서유기

최인훈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8년 11월 13일 | ISBN 9788932019178

사양 · 384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최인훈의 『서유기』는 현실 세계를 훌쩍 뛰어넘어 환상과 해체의 서사 형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매력이 물씬 넘치는 작품이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공간,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간의 수축과 확장, 거듭되는 인물의 변신 등, 『회색인』과 동전의 양면처럼 짝을 이루는 작품이면서도 내면에 무한한 알레고리와 의미를 숨겨놓아 읽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안주할 바탕을 잃은 방랑자, 독고준의 정신적 모험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가? 무엇이 거짓이고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

전작(前作) 『회색인』이 독고준이 이유정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끝난다면, 『서유기』는 바로 이유정의 방에 들어갔던 독고준이 그 방에서 나오는 것으로 시작되며, 또 마지막 부분은 그가 자기 방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서유기』는 독고준이 이유정의 방에서 자신의 방으로 이동하는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다. 또한 『회색인』의 마지막 장면에서 독고준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상한 암호들을 듣고는 “이 초대에 응하기로 하자”라고 중얼거리는데, 『서유기』는 독고준이 넘어서기를 주저하는, 어떤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온 초대에 응한 후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오승은 원작 『서유기』에서 삼장법사 일행이 불경을 가지러 천축으로 가는 길에 갖은 고초를 겪듯이, 『회색인』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탐문에의 길을 떠났던 독고준의 여정은 『서유기』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계속되며 온갖 일을 겪게 된다. 그것은 인과율의 사슬이 끊어진 현실 저편에서 환상의 언어로 채워져나가며, 기존의 것들을 해체하면서 그 자신은 물론, 그를 둘러싼 외부에 대해서도 장대한 알레고리의 세계를 구축한다.

시공간의 갑작스러운 이동과 상황의 급작스런 반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인물들이 느닷없이 다른 인물들로 교체되거나, 혹은 마치 손오공이 자신의 몸에서 털들을 뽑아 여러 명의 손오공들로 자기분열하듯 한 인물이 여러 인물들로 뒤바뀌면서 소설의 맥락을 혼돈 속에 빠뜨리는 등 독특한 환상기법이 극단적으로 펼쳐진다. 또한 독고준은 이동하는 공간들 속에서 엉뚱하게도 논개, 이순신, 이광수, 조봉암 등의 역사 속 인물들과 예기치 않은 만남을 갖기도 하는데, 이동할 때마다 방송을 통해 장황한 웅변조의 연설들이 수시로 쏟아져나오는 상황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또한 이 소설을 읽는 데 주요한 열쇠가 된다.

『서유기』는 현실의 세계를 비틀어버리는, 현실의 경계를 뛰어넘은 곳에서 오히려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의 껍질과 허상을 벗겨내려고 한다. 이는 『서유기』와 동행하는 독자들에게 고도의 정신적 탐구를 요하기도 하지만, 또한 그에 충분히 값하는 지적 희열로 보답할 것이다.

『회색인』의 속편으로서 독고준의 의식의 표류를 추적하는 『서유기』는 오늘의 한국과 그것이 빚어지기까지의 한국사에 대한 치밀한 반성과 검토로 구성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이른바 소설적 재미를 무시하고 있지만 고도의 지적 탐구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극히 치열한 정신의 동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계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어둠의 바다라면 독고준은 우리와 더불어 서양의 율리시스가 될 것이며 우리 모두가 『서유기』의 모험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_송재영(문학평론가)

스스로 한반도의 역사와 운명이라는 어두운 동굴의 세계를 탐사하는 오디세우스가 되어 화려한 정신의 모험을 감행해온 최인훈의 소설들은 『서유기』에 이르러 현실의 경계를 훌쩍 넘어서버린 정신적 카오스의 한 극단을 빚어낸다. 그 카오스란 환상의 언어로 읽어내려는, 한반도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도저한 알레고리의 세계이다. _박혜경(문학평론가)

표지 그림 서용선(2006) 작가 컷 방은식

작가 소개

최인훈 지음

1936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법대에서 수학했다. 1959년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이 『자유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했다.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 집필과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주요 작품으로 『광장/구운몽』 『회색인』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 『우상의 집』 『총독의 소리』 『화두』 등의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1966),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1977), 중앙문화대상 예술 부문 장려상(1978), 서울극평가그룹상(1979), 이산문학상(1994), 제1회 박경리문학상(2011) 등을 수상했다. 『광장』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으로, 『회색인』이 영어로, 『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가 영어와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 간행되었다. 현재 서울예대 명예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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