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

원제 La Ciudad Invisible

에밀리 로살레스 지음 | 정동섭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8년 3월 28일 | ISBN 9788932018409

사양 신국판 152x225mm · 352쪽 | 가격 10,000원

분야 외국소설

책소개

나폴리, 마드리드, 상트 페테르부르크……
18세기 유럽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회화 속에 숨겨진
정치적 음모와 스릴 넘치는 모험, 그리고 은밀한 러브 스토리!

2005년 산 조르디 문학상 수상작.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그리스어 등
전 세계 15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에밀리 로살레스는 최근 카탈루냐 문학에서 가장 빛나는 작가로 꼽히며 전도유망하게 떠오르는 젊은 목소리이다. 그의 『보이지 않는 도시』는 음모와 예술, 유럽의 숨겨진 역사가 뒤섞인 매혹적인 칵테일이자 스릴 넘치는 이야기이고, 또한 자신을 발견하는 여행이기도 하다.
_카를로스 루이스 사폰(『바람의 그림자』 저자)

2005년,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화려한 스페인 문학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스페인 현대 문학의 현주소를 밝히고 있는 작가로 소개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가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국내에 출간되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언어와 문화적 경계를 초월하여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한 이 작가의 뒤를 잇는 또 한 명의 스페인 작가가 2008년, 다시 한 번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한국의 독자들을 찾는다. 『바람의 그림자』에 이어 스페인 현대 문학의 전도유망한 젊은 목소리로 떠오르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에밀리 로살레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를 주목하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바로 『바람의 그림자』의 편집자였다는 사실이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을 스페인 현대 소설의 총아로 떠오르게 한 출세작의 담당 편집자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또 한 번 스페인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작품을 썼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때문에 『바람의 그림자』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번 『보이지 않는 도시』의 출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떠오른 에밀리 로살레스는 2005년 산 조르디 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작품이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그의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이다.
1947년부터 수여된 산 조르디 문학상은 프랑코 독재정권이 카탈루냐어(카탈란어) 사용을 금지하자 카탈루냐어로의 글쓰기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제정되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 잡았다. 시인으로 먼저 문단에 나온 그의 특별한 경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에밀리 로살레스는 문장의 실험적인 시도와 난해한 구조, 모호한 표현 등을 뛰어넘는 특유의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로 『보이지 않는 도시』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힘이 이 작품을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그리스어 등 전 세계 15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세계적인 작품을 읽을 때,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며 고전으로 인정받는 작품들을 읽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은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시대적인 공감과 문화적인 차이와 이 모두를 뛰어넘는 교감. 이것이 동시대 다른 나라 작가들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또한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문체와 구성에서의 새로운 시도들도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도시』는 18세기 스페인 계몽 군주인 카를로스 3세의 신도시 계획과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시대의 에밀리 로셀을 연결시키는 역사 소설류로서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과정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고 러시아를 잇는 등장인물의 노정 안에 당대의 도시와 국가, 그리고 역사와 예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현재 스페인에 살고 있는 주인공의 갈등과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 소설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에밀리 로셀에게 어느 날 발신인을 알 수 없는 봉투 하나가 배달되면서 시작된다. 이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것은 18세기에 안드레아 로셀리라는 건축가에 의해 작성된 비망록으로, 에브로 강 유역에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모방한 위대한 도시를 건설하려던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3세의 계획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망록에 씌어진, 안드레아 로셀리의 도시 건설을 위한 지난한 여정과 그 안에 숨겨진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의 이야기는 현재의 에밀리 로셀의 이야기와 서로 교차된다. 또한 18세기 이탈리아 회화의 마지막 거장인 잠바티스타 티에폴로의 잃어버린 작품과 21세기에 살고 있는 에밀리 로셀의 미스터리한 과거와도 연결된다.
왕의 이름을 건 대도시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개인의 복수로 인해 물거품이 되는 숨겨진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가며, 서로의 욕망을 좇는 현재 인물들의 모습들을 그와 연결시켜 그리고 있는 『보이지 않는 도시』는 개인의 모험과 역사의 음모를 다룬 소설이지만, 그 기저에는 고백할 수 없는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이 한 편의 소설 속에서 독자들은 현재에서 18세기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나폴리, 그리고 계몽군주 카를로스 3세의 마드리드에서 오늘날의 에브로 강 삼각주에 이르는 다양한 무대를 쉼 없이 여행하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도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 속에 나타나지도 않은 채 사라져버린 도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도시는 군주의 도시이자 절대자의 도시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것을 단순히 하나의 도시로만 그리지 않았다. 그 도시의 곳곳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내재되어 있다. 이를테면, 도시를 건설하려고 하는 자들의 야망과 그 야망에서 한 발자국 물러선 자들의 사랑, 그리고 삶의 진실 같은 것들 말이다.
존재하는 것이라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는 것이고,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것이라면 그것이 설령 존재하지 않더라도 개인에게 더 큰 의미가 된다는 이 작품의 속뜻은 과거와 현재의 갈등이 풀리며 모든 것의 진실이 밝혀지는 결말에 이르러 마치 깨달음처럼 드러난다. 주인공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유럽 여러 도시들로의 여행에 기꺼이 동참했던 독자라면 그 메시지에 강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보이지 않는 도시』를 향한 언론의 평가들

천부적인 이야기꾼인 에밀리 로살레스는 공을 들여 에피소드들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이를 섬세한 문체로 그려내면서 『보이지 않는 도시』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__『엘 문도 El Mundo』

『보이지 않는 도시』에는 우리가 사는 이 세계와 우리 삶의 연약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__『엘 파이스 El Pals』

깨져버린 꿈의 시대로 떠나는 매혹적인 여행. __『디아리오 데 발렌시아 Diario de Valencia』

■ 작품의 줄거리

마드리드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에밀리 로셀에게 어느 날 익명의 우편물이 배달된다. 그 우편물은 안드레아 로셀리라는 18세기 건축가가 쓴 비망록이었다. 그 겉표지에 씌어진‘보이지 않는 도시’에 대한 비망록」이라는 제목을 보고 에밀리는 화들짝 놀란다. ‘보이지 않는 도시’는 에밀리가 어린 시절에 고향인 산 카를로스 델 라 라피타에서 친구들과 자주 가곤했던 폐허가 된 건물과 그 주변을 부르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에밀리는 그 비망록을 추적하며 ‘보이지 않는 도시’의 정체를 밝히기 시작한다.
비망록에는 당시 최고의 건축가 사바티니를 도와 카를로스 3세의 신도시 계획에 참여하게 된 안드레아의 도시 건설을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그 과정에서 이탈리아 회화의 거장인 티에폴로와의 만남, 사바티니의 부인인 세실리아와의 위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씌어 있다.
한편 에밀리에게 과거에 사귀었던 친구이자 친구의 아내인 소피아가 나타나 위험에 처한 자신을 위해 티에폴로의 그림을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 여기에,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란 에밀리에게 어린 시절부터 친형처럼 챙겨주었던 아르만드까지 합세해 그에게 티에폴로의 그림에 대해 추궁한다. 에밀리는 자신은 티에폴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하고, 밤마다 비망록을 읽으며 ‘보이지 않는 도시’에 빠져든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사랑했던 아리아드나와 만나면서 그녀가 제공하는 단서에 의해 티에폴로와 보이지 않는 도시의 비밀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에밀리가 가진 비망록에는 안드레아와 세실리아의 위험한 사랑이 계속되면서 동시에 신도시 건설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에서 끝이 나지만, 아리아드나가 건네준 두번째 이야기에는 그 도시가 왜 건설되기도 전에 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씌어 있다. 티에폴로가 안드레아와의 우정으로 그려준 세실리아의 아름다운 누드화가 사바티니에게 발각되면서 그동안 참아온 사바티니의 분노가 폭발했던 것이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여러 도시를 오가며 신도시 건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안드레아에게 사바티니는 그 도시 계획을 무산시키는 것으로 복수를 한다. 그러니까 에밀리의 고향에서 어린 시절 ‘보이지 않는 도시’라고 불렀던 그곳은 신도시를 건설하려고 안드레아가 터를 잡았다가 결국 그 흔적만 남은 곳이었던 것이다.
에밀리와 아리아드나는 그 비망록에 씌어진 내용을 추적해서, 어린 시절 자주 갔던 그 ‘보이지 않는 도시’를 다시 찾아가 티에폴로가 그린 세실리아의 누드화를 찾아내고, 꺼진 것 같았던 그들의 사랑을 재확인하게 된다.
또한 옛집에서 돌아가신 어머니가 스크랩해놓은 신문 기사들을 통해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실은 자신을 어린 시절에 친형처럼 대해주었던 아르만드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에밀리는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아버지는 의미가 없으며, 시간을 뛰어넘어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안드레아가 자신의 아버지와 다름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 본문 속으로

나는 두 눈에 에브로 강을 가득 담고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에브로 강의 진동하는 빛은 다른 물체를 거의 부식시킬 정도여서, 나폴리 만에 있는 포추올리나 베네치아의 별로 깊지 않고 파랗게 흐린 바다 같다. 그 황무한 광야. 지평선 너머로 펼쳐진 황폐한 들에서 나는 아무것도 없는 것 이에 도시 건설을 제안했던 차르의 과대망상을 기억했다. 그리고 즉시 깨달았다. 어떤 인간의 흔적도 없는 그 세상에서는 개발의 몸짓 하나가 위압이었음을. 모든 선이 길이 되고, 모든 설계도가 대로로 변할 수 있으며, 모든 단어가 연설로 변할 수 있었음을. 마치 창조의 그날에 우리가 땅을 관조하듯이. 사물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하는 것으로 그것이 존재하기 시작하듯이 말이다.(pp. 301~02)

티에폴로는 세실리아 반비텔리의 초상화를 그렸다, 의심의 여지 없이. [……] 세실리아는 폼페이 프레스코화에 나오는 꽃 뿌리는 소녀의 옷처럼 로마인들의 가운에 더 가까운 적포도주 빛깔의 옷을 빛내고 있었다. 그 옷을 어깨에 걸쳐져 있었는데, 비단이 은근히 내려와 가슴 한쪽을 가렸다. 그리고 다른 쪽 가슴은 멋들어지게 드러나 있었다. 그 숙녀의 턱 끝은 추켜올려져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동시에, 환희와 수줍음에 가까운 분위기로 미소 짓고 있었다. 석류 빛 두 입술은 옷 색깔과 비슷했고, 왼쪽으로 묶은 머릿결은 젊음, 혹은 목의 우아한 관능미를 두드러지게 했다. 또한 드러난 이마는 그녀의 몸짓에 대담함을 부여했다. 그러나 두 눈은 완전히 혼란스러웠다. 두 눈은 나머지 다른 육체의 공격적인 욕구나 음탕함을 전달하지 않았다. 대신 오래된 환란에서 회복되어 나오는 듯한 한 줄기 빛을, 지혜롭고 현명한 시선으로 해결해낸 혼동을 가지고 있었다. 분노와 탄식을 넘어, 마치 탐내던 승리를 예언하듯.(pp. 311~12)

“내가 국왕으로 하여금 자네를 가장 춥고 가장 먼 도시로 보내도록 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나? 그게 무슨 의미인지 해석할 수 없었는가? 일 년 동안 자네 우편물을 붙잡아놓은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나?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소용없었지! 내가 얼마만큼의 쓴잔을 삼키고 있었는지 자네는 알지 못하는가? 세실리아가 일정한 시간에 어딜 가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과 그녀가 내 조력자, 내가 보호하는 자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은 매우 다른 얘기야. 그것도 내 친구와 말이야!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을 갈갈이 찢어놓았고, 나를 훨씬 빨리 늙게 했어 [……] 나는 또 다른 불쌍한 자인 티에폴로의 그림을 보았네. 지금 난 결코 자네를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주겠어. 이 그림이 존재하는 하는 동안 자네에 대한 내 저주도 지속될 것임을!”(pp. 331~32)

목차

I. 보이지 않는 도시
II. 나폴리
III. 알파케스 만의 불빛들
IV. 베네치아
V. 그래, 그는 그녀를 사랑했었다
VI. 마드리드
VII. 오래된 길들
VIII. 상트 페테르부르크
IX. 아리아드나를 잊지 말아줘
X. 상트 페테르부르크
XI. 상상의 감옥
XII. 마드리드
XIII. 미스터리의 끝 혹은 시작
XIV. 미지의 길을 통해
XV.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에밀리 로살레스 지음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소도시 산 카를로스 델 라 라피타 출신으로, 시인으로 등단하여 『도시와 바다Ciutats i mar』(1989), 『세월과 당신Els dies i tu』(1991)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또한 『해변의 집La casa de la platja』(1995), 『세상의 주인Els amos del m뾫』(1997), 『바르셀로나가 잠든 사이에Mentre Barcelona dorm』(1999) 등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신세대 소설가의 반열에 올랐고, 『보이지 않는 도시』로 2005년 산 조르디 문학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현재 『아부이Avui』와 『라 방과르디아』지(紙)의 칼럼니스트와 플라네타 출판사의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동섭 옮김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으로 건너가 마드리드 주립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스페인 현대소설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화이론 및 영화사를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소설의 이론』 『스페인 영화사』 『돈 후안 테노리오』 『바람의 그림자』 『보이지 않는 도시』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돈 후안: 치명적인 유혹의 대명사』가 있다. 현재 전북대학교 스페인·중남미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스페인 문학과 영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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