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녀의 시간 여행

배미주 지음 | 양정아 그림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8년 3월 20일 | ISBN 9788932018447

사양 · 184쪽 | 가격 8,500원

책소개

상상의 기발함이 돋보이는 여섯 편의 이야기

■ 신선하고 발랄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의 변주가 시작됐다

새로운 신인 배미주는 『웅녀의 시간 여행』에 담겨 있는 여섯 편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존재와 존재 (사람과 사람, 혹은 동물 혹은 로봇)가 맺는 관계의 중요성을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관계의 중심은 상호 존중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리얼리즘, 가상현실, 알레고리, 신화 등 다양한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는 앞으로도 이 작가의 문학적 스펙트럼을 기대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무엇을 소재로 하든 이야기를 새롭게 다듬어 내는 능력과 더불어 인간으로서 잃지 말아야 할 따스함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가 의식이 두루 믿음직스럽다.

작가가 이렇듯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의 주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들이다. 자신의 의지보다는 부모 혹은 어른의 의지를 따라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때때로 자신의 의지를 멋지게 펼쳐 보이려 했다간 ‘말 안 듣는 녀석’이 되고 만다. 관계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그 관계가 ‘나’ 중심이 아니라 그야말로 ‘상호 존중’의 바퀴가 잘 맞물려야 ‘성숙’이라는 값진 선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해 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뛰어넘은 모든 존재하는 것들과의 관계 맺음은 우리 인간에게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단군신화를 파격적으로 뒤집으면서 오늘날의 인간 사회를 비판하는 표제작 「웅녀의 시간 여행」 외에 자신의 로봇 친구의 뇌가 개에게 이식된 것을 알고 찾아 나선 「내 로봇 친구의 장례식」 등의 이야기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산뜻하게 넘어서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또한 그 힘은 우리의 감정을 낯설음보다는 유쾌함에 가깝도록 인도해 준다. 작가는 자신의 폭 넓은 시선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 독자들이 그 경계를 쉽게 넘나들 수 있도록 유머와 여유를 작품 곳곳에 심어 놓았다.

■ 내용 소개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
아파트에 살다가 이름도 예쁜 우정빌라에 이사 온 첫날, 경민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영화에서 본 귀신 나오는 집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옆집 아저씨는 너무나 무섭게 생겨 인사차 떡을 돌리러 갔다가 기겁을 하고 도망치고 만다. 그뿐만이 아니다. 혼자 집을 보던 어느 날 화장실 변기에서 시커먼 쥐가 허둥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일은 경민이에게 좋은 친구를 만들어 준다. 무섭던 옆집 아저씨의 아들 차준수와 함께 쥐잡기 대작전을 펼치며 멋지게 성공을 거두면서 말이다. 낯선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소동이 두 남자 아이의 훈훈한 우정을 통해 산뜻하게 그려져 있다.

「내 로봇 친구의 장례식」
무인 자동차, 사람처럼 프로그램화 된 로봇, 사람 몸에 로봇 인공 기관을 달 수 있는 시대에 사는 가온이와 나래 자매는 슬픔에 빠져 있다. 가온이의 가장 친한 로봇 친구 ‘수리’가 제 기능을 다해 몸은 지하실에, 뇌는 로봇 납골당에 안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어 뇌가 텅 빈 수리의 몸을 데리고 납골당에 간 가온이는 큰 충격에 휩싸인다. 수리의 뇌가 이미 뇌 중고 센터에 팔려 수리가 가장 무서워했던 개에게 이식된 것이다. 더욱 슬픈 것은 로봇개 수리가 앞 못 보는 새 주인을 위해 가온이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가온이는 슬픔을 달래며 차가운 금속덩이로 변한 수리를 위해 손수 구덩이를 만들어 수리를 묻어 준다. 그 순간, 가온이의 마음엔 새로운 희망의 별이 떠올랐을 것이다. 과학의 발전이 가져다 준 미래 사회의 명암을 통해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웅녀의 시간 여행」
서로의 모습에 반해 이내 사랑에 빠진 하늘신과 웅녀님은 각각 하늘 집과 곰의 모습을 버리고 천 년 만 년 행복하게 살기로 약속한다. 겨울잠을 자러 동굴 속으로 들어가 마늘을 먹기 시작한 웅녀님은 자신에게 꿈의 시간이 시작된 것을 알아챈다. 환한 빛에 이끌려 하늘신과 자신의 후손들이 정신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본 웅녀님은 다시 동굴로 돌아온다. 세상엔 봄이 와 있고, 부쩍 자란 하늘신이 청혼을 하자 웅녀님은 흔쾌히 받아들인다. 다음의 조건과 함께 말이다. “네, 좋아요. 하지만 나는 곰의 모습을 벗지 않겠어요. 그러니 당신이 곰이 되세요!” 단군신화를 파격적으로 뒤집으면서 오늘날 인간 사회를 비판하는 이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쾌하고 발랄하다.

「물고기 도둑」
새끼 수달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동네 횟집에서 물고기를 가져가던 어미 수달은 덜미를 잡히고 만다. 급기야는 온 동네 횟집 주인들과 ‘꼬마 원님’으로 통하는 귀동이, 온갖 동물들까지 모여 수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회의를 연다. 횟집 물고기에 임자가 있는 줄도 모르고 가져간 걸로 판명이 났지만, 수달을 동물원에 보내자는 등 의견이 분분하기만 하다. 그 와중에 귀동이가 꼬마 원님답게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수달 덕에 ‘수달이 사는 깨끗한 싱싱 바다 횟집’ 따위의 간판들을 걸고 장사를 하는 거니까 수달에게 그 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수달과 횟집 주인들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 의인화된 동물들을 통해 자신밖에 모르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나동근 씨, 학교에 가다」
어느 날 아침, 나동근 씨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맞닥뜨린다. 자기가 아들 세종이가 되어 있고, 세종이는 나동근 씨 자신이 되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된 건지는 둘째 치고라도 우선 세종이는 아빠 회사로, 나동근 씨는 세종이 학교로 향한다. 그러면서 동근 씨는 세종이의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를 알게 된다. 가장 좋은 친구로 여겼던 지훈이는 세종이를 종 부리듯 부려먹고 몹쓸 심부름까지 시킨다. 동근 씨는 세종이의 속내를 알아주기는커녕 보이는 대로만 믿었던, 아니 믿고 싶었던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 게다가 세종이는 정말 아들에게 하듯 동근 씨를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아빠와 아들이 서로의 처지가 바뀌면서 겪게 되는 소동은 마음 한구석을 짠하게 하면서 웃음과 감동을 전해 준다.

「문을 열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승아. 승아는 멀리 외항선을 타고 나가 있는 아빠의 일도 놀라울 정도로 알아맞힌다. 그러던 어느 날, 승아는 태평양 위에 계신 아빠에게 전화해 곧 무서운 폭풍이 온다고 가까운 육지로 가라고 했지만, 아빠는 너무 걱정 말라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그 다음 날 새벽, 아빠가 탄 배가 침몰한다. 그리고 2004년 12월 26일, 승아와 진하 남매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들의 집에서 따뜻한 해변이 있는 남아시아 어느 곳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지진 해일이 덮쳐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죽고 다친다. 승아는 그곳에서 알게 된 소년 넨과 넨의 아버지를 구하고 다시는 오빠와 엄마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2004년 12월 26일 남아시아 일대를 덮쳤던 지진 해일을 소재로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것 너머의 세계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작가 소개

배미주 지음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광명에서 두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지만 정작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아이들이 자라면서다. 『웅녀의 시간 여행』이 첫 책이다.

양정아 그림

대구대학교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를 졸업했다.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 『내 생각은 누가 해줘?』 『싸우는 몸』 『소똥 경단이 최고야』 『웅녀의 시간 여행』 등에 그림을 그렸다.

관련 보도

[세계일보] 2008.03.21

■ [아동 신간] 웅녀의 시간 여행 외

웅녀의 시간 여행(배미주 지음, 양정아 그림, 문학과지성사, 8500원)=표제작 포함 동화 6편을 묶었다. ‘웅녀의 시간 여행’은 서로의 모습에 반해 사랑에 빠진 하늘신과 웅녀님이 각각 하늘집과 곰의 모습을 버리고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기로 약속한다는 내용. 그러나 단군신화 줄거리를 뒤집는 반전이 발칙하다.

[부산일보] 2008.03.29

■ [이 책 어때요] 웅녀의 시간 여행/배미주

기존 단군신화의 고정관념 발랄하게 뒤집어

땅의 신 웅녀는 흰머리산 아래 신단수에서 노는 걸 무척 좋아했다. 어느날 까마득히 높은 하늘에서 누군가 내려온다. 웅녀 앞에 하늘신이 나타난 것이다. 둘은 첫눈에 반한다. 결국 웅녀는 하늘신의 바람대로 사람이 되기로 한다.
웅녀는 동굴에서 사람이 되기 위해 마늘만 먹고 산다. 여기까지는 흔히 아는 단군신화. 그런데 느닷없이 웅녀의 마음이 바뀌게 된다. 웅녀는 하늘신더러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곰이 되세요.”
‘웅녀의 시간여행'(배미주 글·양정아 그림)은 기존 단군신화를 발랄하게 뒤집는다. 재창조를 통해 고정관념을 살짝 비틀고, 나아가 관계와 상호존중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둘이 한 모습이 되는 게 중요하지 곰인지,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하는 대목에서 지은이의 뜻이 읽힌다.
웅녀가 꾸는 꿈을 통해 인간의 삶도 돌아본다. 지하철을 ‘거대한 지네’라고 부를 때는 그 기발함에 미소를 짓게 되고, 뽀족한 쇠붙이를 들고 서로 피를 흘릴 때는 못내 씁쓸하다. 책은 모두 여섯 편의 이야기로 돼 있다. ‘관계’라고 하는 주제를 다양하게 변주한 동화들이다. 초등 고학년용. 문학과지성사/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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