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군이 된 아스테릭스

로마군이 된 아스테릭스 12

원제 Asterix Legionnaire

르네 고시니 지음 | 알베르 우데르조 그림 | 오영주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3년 5월 26일 | ISBN 9788932014142

사양 양장 · 국배판 210x297mm · 57쪽 | 가격 9,500원

책소개

[옮긴이의 도움말]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가 유학갔다 온 아름다운 동네 친구 팔바라의 남자 친구를 구하기 위해 로마군이 되었군요. 하지만 우리의 친구들에겐 아무래도 로마 군복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군복을 입은 오벨릭스의 모습이 답답해 보이지요? 지금까지 우리가 아스테릭스의 모험에서 만난 로마군은 모두 서툴고 훈련도 잘되어 있지 않은 오합지졸들이었어요. 하지만 진짜 로마군의 모습은 이와는 달랐다고 해요. 로마가 서유럽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아라비아에까지 이르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잘 조직되고 훈련된 강력한 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로마군은 로마 시민이 주축이 된 주둔 부대와 동맹 국민들이 주축을 이루는 지원 부대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오벨릭스와 아스테릭스가 항상 골탕을 먹이는 아쿠아리움이나 프티보눔의 부대가 주둔 부대라면, 이번 모험에서 우리 친구들이 들어간 부대가 지원 부대인 것이죠. 기원전 1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로마가 새로운 지역을 정복하고, 속주로 만들어 다스리기 위해서는 로마 시민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이미 점령한 지역에서 군사를 모집했던 거죠. 이번 모험의 지원 부대에는 골족(프랑스), 브르통인(영국), 고트족(독일), 벨기에인 그리고 이집트인까지 있군요.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이들은 초기에는 출신 지역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지만, 로마군 명령 체계 아래서 오랜 기간 함께 훈련받으면 서로 동화되어 로마화되어갔다고 합니다. 또 이들이 복무를 마치면 로마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답니다. 물론 우리의 친구들에겐 어림도 없는 소리지만요. 우리의 친구들이 로마군에 입대한 것은 로마 제국의 세력 확장을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벨릭스가 좋아하는 팔바라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서죠. 어쨌든 지역 주둔군이든 지원군이든 관계없이 로마의 병사들은 최소 21년에서 26년 간의 복무를 마치면 주둔했던 곳에 자리를 잡거나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로마의 문화를 제국 곳곳에 심었던 자들이 바로 이들이었어요. 로마 제국의 영토는 어마어마했습니다. 비행기도 텔레비전도 없던 2000년 전에 로마인들이 어떻게 이 광대한 지역을 지배하며 로마의 법과 건축, 그리고 로마의 도시 문화를 심을 수 있었을까 궁금하지요? 그래요, 바로 새로운 지역을 정복하고 거기 주둔군으로 머무르며 지배하던 로마군이 일정 부분 그 일을 해낸 거죠. 로마군은 아주 조직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군단 아래 보병대가, 보병대 아래 백부장의 통솔을 받는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로마군의 체제는 아주 능률적이고 현대적이기도 합니다. 로마군 주둔지는 그 크기, 질서 정연함과 체계적인 구조로 웬만한 근대 도시에 버금갔다고 합니다. 로마군이 최고의 절정기를 맞이한 것은 카이사르 때였습니다. 식사에서 군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세심하게 준비되어 있었어요. 골의 요리에 입맛이 까다로워질 대로 까다로워진 우리 친구들은 전혀 만족시킬 수 없었지만 말이에요. 로마군은 소매가 없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투니크라는 옷을 입고, 목이 긴 가죽 샌들을 신었어요. 투니크 위에는 쇠사슬로 엮은 홑옷을 걸치기도 하고 전투를 할 때는 보호 망토를 입었어요. 또한 오른손에 든 ‘필룸pilum’이라는 투창은 길고 무거워, 어떤 방패나 갑옷도 이 육중한 필룸의 무게를 견뎌낼 수 없었다고 하니 당시로서는 아주 강력한 무기였을 거예요. 이 필룸을 던지고 나서는 허리에 차고 있던 짧은 칼을 들고 싸웠다고 해요.

라틴어로 ‘군대exercitus’는 ‘훈련하다exerceo’라는 단어에서 비롯되었어요. 이 사실만 보아도 훈련과 로마군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짐작할 수 있죠. 신참 병사들은 밤낮없이 훈련을 받았고, 노병이라 해도 훈련에서 결코 면제되지 않았다고 해요. 행진, 질주, 도약, 수영을 비롯하여 무거운 짐을 지고 행군하기, 무기 사용법, 또한 여러 가지 전투 대형 훈련이 그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철저히 훈련받은 로마군들이 우리 친구들 앞에선 꼼짝도 못 했군요! 우리 친구들이 가는 곳엔 군사 훈련도 놀이가 되어버리고, 심각하던 로마군인들로 우스꽝스러워지고, 그들의 필룸도 장난감처럼 되어버리잖아요. 왜 그럴까요? 아마 우리의 친구들이 바라는 세상이 군인이 필요 없는, 전쟁이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오벨릭스가 팔바라를 좋아하듯, 팔바라와 슈퍼믹스가 서로 사랑하듯, 상대에게 필룸을 던져야 하는 세상이 아니라 꽃을 선사하는 세상, 사랑이 가득한 세상을 원하기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평화를 원하더라도 우리보다 몇백 배나 힘이 강한 자들이 침략해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땐 우리의 친구들이 흔들리지 않는 각오로 똘똘 뭉쳐 마을을 지켜내듯이 그렇게 힘을 모아야겠죠.

『아스테릭스』 시리즈가 출판되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 전쟁(1961~1975)이 한창일 때였습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베트남의 내정에 간섭하면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전쟁이 일어난 거죠. 십년이 넘게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전세계에서는 반전 시위가 잇달았고, 명분없는 미국의 전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었답니다. 결국 최신의 막강한 군사 무기를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단결한 베트남 사람들의 끈질긴 저항에 부딪혀 전쟁에 패했습니다. 당시 이 전쟁에 반대하던 대표적 국가였던 프랑스의 독자들은 바로 자국의 이익에 눈멀었던 강대국을 로마 제국에, 강대국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약소국의 국민들을 우리의 친구들에 대입하면서 『아스테릭스』를 읽었다고 해요. 베트남을 내심으로 지원했던 자신들과 우리의 친구들을 동일시했던 것은 물론이고요. 예나 지금이나 강대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여러 가지 형태로 위협─전쟁이 그 가장 노골적인 형태일 겁니다─하고 있는 것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친구들과 마술 물약 이야기는 현대판 ‘로마 제국’의 횡포에 분개하는 많은 이들의 소망과 희망을 대신 신나게 실현시켜주고 있습니다. 『아스테릭스』를 읽으며 세계의 많은 독자들이 통쾌해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에 있을 겁니다.

작가 소개

르네 고시니 지음

1926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1977년에 세상을 떠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에서 다수의 풍자 만화를 발표하다가 1959년 파리로 돌아온 그는 우데르조, 샤를리에와 함께 잡지 『필로트Pilote』를 만들고, 여기에 우데르조와 함께 「아스테릭스」를 발표하면서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61년에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출간된 『골족의 영웅 아스테릭스Asterix le gaulois』 이후,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33권이 나와 전세계적으로 3억 2천만 부가 넘는 판매 부수를 올리고 있다. 시나리오도 썼던 그는 「럭키 루크」(1955), 「꼬마 니콜라」(1956) 등의 작품을 발표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만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르네 고시니"의 다른 책들

알베르 우데르조 그림

1927년 이탈리아에서 출생하였다. 어린 시절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13세가 채 안 되던 1940년부터 몰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1948년에 첫 만화를 발표했다. 1958년 잡지 『땡땡Tin Tin』에 「빨간 피부의 움파파」를 연재했다. 이듬해인 1959년 고시니, 샤를리에와 함께 잡지 『필로트Pilote』를 만들고, 고시니와 함께 이 잡지에 「아스테릭스」를 발표했다. 1977년에 고시니가 세상을 떠났지만, 우데르조는 영원한 명작 아스테릭스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알베르 우데르조"의 다른 책들

오영주 옮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7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마담 보바리, 현대문학의 전범』과 『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공저)이, 역서로 『사랑의 범죄』가 있다. 현재 서울대, 덕성여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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