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사회62

제xvi권 제2호 통권 62호 2003년 여름호 0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3년 5월 20일 | ISBN

사양 신국판 152x225mm · 494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문학과사회』 여름호를 엮으며

찬란한 문화의 시대가 되리라던 21세기는, 새로운 야만과 혼돈이 시작되는 시대가 되었다.

문명 사회에 가해진 9 11의 테러의 재앙은, 문명의 야만적 에너지를 스스로 폭발시키는 보다 거대한 테러로 이어졌다. 이라크전은 이제 끝났지만, 이 시대의 정치적 삶의 준거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질문들을 남겨주었다. 성찰과 논쟁은 다시 시작되어야 하고, 이런 맥락에서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9 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지젝은 세계화와 미국화의 쌍둥이 같은 거울 구조에 대한 테러로 인해 미국인들이 ‘실재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실재 세계의 엄혹함을 깨달은 미국은, 실제로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자신들이 ‘현실 세계’로부터 당한 것을 되갚아주었다. 물론 전쟁을 허구화하는 온갖 전쟁 테크놀로지와 시뮬라크르가 동원되었다. ‘CNN’이 전쟁을 게임과도 같은 가상 현실의 세계로 인도했다면, 아랍 매체인 ‘알자지라’는 그것의 지독한 현실성을 각인시켜주었다. 한국민은 CNN과 알자지라가 만드는, 이 가상 현실과 실재 세계의 틈새에서, 그것이 한반도의 실제 상황으로 될 수 있다는 악몽을 곁에 두고 이 전쟁을 경험했다.

미국은 종전과 승리를 선언했지만, 그것이 정말 정의와 자유의 승리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파병 문제를 둘러싼 한국 내의 격렬한 논쟁들은 ‘국론’ 분열의 양상을 드러내었다. 미국이 내세우는 전쟁의 명분 뒤에 미국의 국가 이익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도 파병의 문제를 거론할 때, 이른바 ‘국익’을 문제삼았다는 것이다. 파병 찬성도 국익을 위한 것이고, 파병 반대와 ‘반미’도, 다른 보편적 가치에 기대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파병이 국익 혹은 ‘민족 생존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파병은 ‘국가 전략적’으로 오류라는 논리로 귀결되었다. 이 서로 다른 방향의‘현실론’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똑같은 인식 구조의 쌍생아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국익 논리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세웠던‘예방 전쟁’의 논리와 그리 멀지 않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이른바 ‘국익’의 실체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국익’을 둘러싼 현실론의 배후에는 국가의 이익은 곧 ‘국민’의 이익이라는 논리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 이 논리는 국가가 개인을 ‘국민’으로 ‘호명’함으로써 국가주의의 이데올로기를 내면화시키는 정치적인 마법의 연장이다. 이라크전 파병이 ‘정당성’은 없지만 ‘불가피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국민’ 상당수의 ‘여론’은 이 마법의 결과물이다. 한국 이라크반전평화팀의 일원들의 ‘국적 포기 선언’에 대한 한국 내부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역시 이 마법의 강력한 저변을 확인시켜준다. 이른바 민족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진보 진영’의 논리 역시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마법의 기만성을 말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군사 독재 시절 이른바 ‘국익’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개인’들이 희생되었는지, 그리고 문민 정부와 국민의 정부 시대에도 ‘국가 경쟁력’이란 명분으로 얼마나 많은 개인들의 ‘고통’이 요구되었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새로운 ‘국민 참여 정부’에서 그 ‘참여’의 의미 안에 들어 있는 국가주의적 발상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국가가 마련한 희생제의의 제단에 ‘개인’들이 바쳐져야만, ‘국익’은 비로소 ‘너’와 ‘나’의 삶 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일까?

목차

『문학과사회』 여름호를 엮으며

[특집 국가주의를 넘어서]
민족과 국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_이종은
국가주의와 문학의 갈등 _송상일
국가주의라는 괴물과 성 정치학 _최성실
한반도 핵위기와 핵국가주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나타난 대중 심리 분석 _김상준

[시]
지빠귀와 잡목림 외 3편 _오규원
꿈속에서 아는 사람이 죽는다는 것 외 3편 _이진명
여름산 외 3편 _성윤석
계단의 끝은 외 3편 _박형준
포장품 외 3편 _이수명
回生 외 3편 _김중

[소설]
코끼리 방: 침죽재여화(枕竹齋餘話) _김성홍
배우지 않은 것: 원효로 사람들 2 _최시한
소녀 시대 _정이현
숨어 있는 그림들(3):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_이윤기(장편 연재 3)

[비판 문화론]
총애장국영寵愛張國榮 _이상용

[이 작가: 배수아]
작가의 편지 _배수아
비하(飛下/卑下)의 상상력이 우리에게 묻는 것 _권오룡

[문학 공간 2003: 여름]
좌담 한국 문학의 깊이를 더듬어보니 흥겹도다_김예린 박수연 정과리

[기획 21세기]
사라진 작가, 모리스 블랑쇼 _고재정

[비평 논문]
농촌소설을 넘어서: 이문구론 _김치수
비평적 개관과 조망, 그리고 글쓰기의 문제: 김인환 우찬제 김춘식의 비평집 _장경렬
“우리의 동정을 시험하라”: 근대적 ‘동정’의 본류를 찾아서 _김성연

[서평 공간]
신형기, 『민족 이야기를 넘어서』 _김동식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궁정사회』 _임승휘
주디스 버틀러,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 _임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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