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물고기

문학과지성 시인선 267

차창룡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12월 10일 | ISBN 9788932013749

사양 신46판 176x248mm · 120쪽 | 가격 5,000원

책소개

[시인의 말]
히말라야의 새벽, 당나귀의 워낭 소리에 잠을 깨곤 했다.
등짐을 가득 지고 산길을 오르내리는 당나귀의 눈동자,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죽어버리는 워낭 소리가
아직 내 가슴에 있다.

[뒷표지 글]
엘로라 동굴 제10굴의 갈비뼈 같은 천장을 바라보며, 그 눈물겹도록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그늘 밑에서, 엉뚱하게도, 인도의 거리거리에서 까마귀와 바람과 쥐와 햇볕과 수증기와 파리에게 제 살을 나눠주고 있는, 차에 치인 개들의, 라자스탄 여인들의 장식품같이 서글프게 번쩍이는 갈빗대를 떠올렸다.
아부 산에서 우다이푸르까지 여섯 시간 동안 버스는 햇볕에 검게 익은 길바닥을 내리 달렸고, 뜨뜻한 창자 같은 길은 허연 갈비뼈를 뽐내는 개 다섯 마리, 내장을 똥싸버린 염소 두 마리를 뭇 생명들의 식탁에 올려놓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느릿느릿한 소는 교통사고로 죽는 일이 드문데, 민첩한 개와 염소는 무수히 차에 치인다. 그러나 소 또한 세월을 비롯한 수많은 차에 치여 결국에는 죽음의 갈비뼈를 드러내고야 만다. 진실로 이슬과 같은 생명들이다. 『금강경』에서도 모든 함[爲]이 있는 법(法)이란 이슬과 같다 했으니, 우리가 바라보는 이 모든 현상이 이슬일진저.
이슬과 같은 우리들은 이슬 같은 차를 타고 이슬처럼 아름다운 도시, 동방의 베니스라고 일컬어지는 우다이푸르에 도착했다. 이슬 같은 호수에, 천상의 꽃처럼 화려하게 피어 있는 이슬 같은 궁전, 궁전의 각 방은 찬란한 햇살을 잔뜩 머금은 이슬처럼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으나, 그러기에 그것들은 훅 불면 비틀거렸고, 눈만 깜박거려도 저세상을 왔다갔다했다.
환장하게도, 이 모든 이슬 없으면, 이슬인 생명들 살아 있을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으니, 엄연한 이슬 같은 세상에서, 이슬 같은 배낭을 짊어진 이 한 생애, 이슬 같은 여행을 통해 과연 깨달을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이슬이라는, 이슬 같은, 이슬인 법을?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내소사, 선운사, 동불암 똘감
禪雲山 禪雲寺
선암사 목어
개심사에서
무량사의 김시습 웃음 소리
채석강, 부서지는 책들 너머에서
나무 물고기
숯공장 탐방기
트리베니 가트에서 누는 똥
죽지 않는 나무

제2부

그것은 단지 꿈에 불과했다
사시공양(巳時供養)
창동역 비둘기
헬스클럽에서
도서관에서
정독도서관에서
피버노바는 우주로 날아간다
러닝 머신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나는 인터넷을 통해
길 위에서, 길 안에서, 길 밖에서, 길 아래에서
신혼여행-감포에서

제3부

목탁 12
목탁 13
목탁 14
목탁 15
목탁 16
목탁 17
목탁 18
목탁 19
목탁 20
목탁 21

제4부

첫사랑
도배
밤하늘 – 목어
밤하늘 – 범종
밤하늘 – 風磬
밤하늘 – 운판
밤하늘 – 침묵
붉은 목탁 소리

천년을 죽어가는 주목나무 아래서
죽어야만 이루어지는 사랑
사마귀
이슬

해설·‘이다’와 ‘아니다’ 혹은 그 사이·권혁웅

작가 소개

차창룡 지음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조선대학교 법학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9년 『문학과사회』 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으며,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 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1994),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1997)가 있다. 제13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중앙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21세기 전망’ 동인, 계간 『디새집』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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