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이와 복잡 마녀

원제 Mouche et la mere Podcha

야크 리베 글 그림|최윤정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9월 12일 | ISBN 9788932013565

사양 양장 · · 136쪽 | 가격 7,000원

책소개

깜찍이와 복잡 마녀의 엎치락뒤치락 속임수 대결!  

누가 이기나 해 볼까?

 

‘마녀’ 하면 생각나는 게 일단은 엄청난 마력과 변장술과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간교함일 테다. 마녀에 관련된 영화나 책을 봐도 마녀의 그 뛰어난 계략 때문에 마녀에 맞서는 모든 선한 무리들은 엄청난 시련을 겪으며 마녀를 무찌르고 평화를 되찾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어딘가 어설프고 동정이 느껴지는 마녀가 바로 복잡 마녀다. 손가락처럼 길쭉한 이, 늑대처럼 삐쭉한 귀, 치렁치렁한 허연 머리. 겉모습은 그럴싸하지만 첫 글자를 되풀이하는 버릇도 그렇고, 매번 어린 깜찍이와의 지혜 싸움에서 밀리고 마니까. 깜찍이를 잡아먹으려는 복잡 마녀의 꾀 아닌

 

꾀와 그런 마녀를 물리치는 깜찍이의 재치가 책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엎치락뒤치락 펼쳐지는 속임수 대결이 끝났는가 싶으면 또다시 시작되는데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작가의 유쾌하고 신선한 발상이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 줄거리

 

혼자 집을 보게 된 깜찍이에게 엄마 아빠는 직업이 ‘~원’으로 끝나는 사람에게 절대로 문을 열어 주지 말라고, 또 혹시 마녀가 찾아오더라도 절대 문만 열어 주지 않으면 된다고 당부하고 집을 나선다. 그런데 정말 엄마 아빠가 걱정했던 일이 벌어지고 만다. 복잡 마녀가 찾아온 것이다. 마녀는 깜찍이가 집에 혼자 있는 걸 알고는 어떻게든 잡아먹기 위해 나름대로의 작전을 펼친다. 하지만 고심 끝에 계략을 꾸며도 늘 된서리를 맞는 건 마녀 쪽이다.

 

비눗방울로 깜찍이의 환심을 사려다 오히려 비누 탄 물벼락을 맞고, 산타 할아버지로 변장해서는 어렵사리 깜찍이를 잡아 집으로 데려갔지만 문고리에 손목이 묶여 넘어지고, 풍선 장수로 변장해 풍선을 타고 올라가다 땅으로 곤두박칠치고, 과일 장수로 변장해서 맛있는 과일로 깜찍이를 속이려다 수박으로 머리를 얻어맞고…… 이쯤에서 포기한다면 진정한 마녀가 아닐 것이다. 마녀는 이번엔 아주 작은 카나리아로 변하더니 깜찍이네 베란다로 날아오른다. 깜찍이가 카나리아를 어루만지자 본래의 끔찍한 모습으로 돌아와 얼른 깜찍이를 잡아 자기 집으로 간다. 그리고 커다란 쇠창살이 쳐진 새장 같은 데에 깜찍이를 가두고 아주 신나게 양파 수프 끓일 준비를 한다. 깜찍이는 지혜를 짜내 마녀가 쇠창살 문을 열지 못하도록 자물쇠 구멍 속에 여러 가지 부스러기를 넣는다. 양파 수프가 한창 끓을 때쯤 깜찍이를 잡아 넣으려고 자물쇠에 열쇠를 넣고 돌려 보지만 열쇠는 부러지고 만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마녀는 이번엔 톱으로 쇠창살을 자른다. 가만 있을 깜찍이가 아니다. 깜찍이는 머리를 묶었던 형광끈을 풀어 마녀의 고양이에게 주어 밖으로 내보낸다. 자기가 마녀네 집에 갇혀 있음을 알리라는 것이다. 마녀가 거의 쇠창살을 자를 무렵 깜찍이의 엄마 아빠가 뛰어들어와 마녀를 흠씬 두들겨 패 주고는 깜찍이를 구한다. 그 후 깜찍이는 학교 갈 때만 빼고 밖으로 나오지를 않는다. 학교도 엄마 아빠가 데려다 주니 복잡 마녀는 달리 접근할 도리가 없다. 좋은 생각을 떠올린 복잡 마녀는 학교 선생님께 편지를 쓴다. 편지에 병균을 오십 마리도 넘게 넣어서. 감기에 걸린 선생님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자, 마녀는 그럴듯한 가면을 쓰고 선생님으로 변장을 하고 깜찍이네 반의 임시 교사가 된다. 다시 깜찍이와 복잡 마녀의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마녀는 깜찍이를 잡기 위해 여러 가지 묘안을 생각해 내지만 깜찍이의 친구들 또한 만만치가 않다. 치미는 화를 억지로 누른 복잡 마녀는 공놀이를 하자며 공을 맞은 아이를 가방 속에 넣는 게임을 하자고 한다. 밖에 나가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이 일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 하지만 영리한 깜찍이는 가면을 쓴 복잡 마녀를 알아본다. 하지만 이미 게임은 시작되었고 마녀는 바로 깜찍이에게 공을 던지고 자기 가방에 쑤셔 넣고는 학교를 나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교장 선생님과 아이들은 깜찍이를 구하러 가게 되고 경찰과 하수구 청소부의 도움으로 깜찍이는 마녀의 손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럼 마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허둥지둥 도망가다 열린 하수구 속으로 빠지고 만다. 아이들에게 이런 글짓기 숙제를 남겨 둔 채. “마녀가 하수구 속에 떨어졌습니다. 그 다음을 상상해 보시오.” 과연 아이들은 마녀를 어떻게 상상하고 있을까? 아이들의 글짓기로 끝맺는 글이 재미있다.

 

옮긴이의 말

이 작품을 내가 몇 번 읽었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이 년의 시간을 두고. 맨 처음에는 번역할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 읽어 보았고, 막상 고르고 나서는 옳은 선택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기 위해 읽었다. 그 다음에는 번역, 퇴고 과정에서 도돌이표식으로 작업한 분량만큼씩 다시 읽어보기를 계속했기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읽었다. 그러고 나서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이제, 교정지를 받아들고 다시 읽어 보면서 내가 가장 걱정한 것은 재미 없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글을 쓰든, 번역을 하든 문장을 되풀이해서 읽어 보는 습관이 있는 나로서는 어느 순간에 달하면 어떠한 문장도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역시 번역자는 독자들처럼 작품을 순수하게 즐기기가 어렵다. 그래서 일단 작업이 끝난 후 몇 개의 계절을 보내고 마음은 벌써 다른 작품들에 가 있는데 편집자로부터 교정을 보라는 전화를 받으면 문득 두려움이 생긴다. 왠지 작품이(사실은 교정지가) 무척 낡아 보일 것만 같기 때문이다. 『깜찍이와 복잡 마녀』도 그런 심정으로 교정지를 받아 들었고 그래서 더욱더 미루어 두지 못하고 빨리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도 여전히 재미있어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이 작품이 무심한 시간의 흐름을 견디는 힘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야크 리베의 작품이 개별적인 감정보다 보편적인 이성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깜찍이와 복잡 마녀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속임수 대결을 벌이는 얘기가 보통 옛 이야기에서처럼 삼세번이 아니라, 이젠 끝인가 싶을 때조차 계속되고 또 계속되는데도 지루함을 모르겠다. 읽다 보면 작가가 정말 어떻게 결말을 맺을 것인지가 여간 궁금해지는 게 아닌데, 결국 깜찍이의 승리와 복잡 마녀의 죽음(상징적인)이라는 해피 엔드의 공식을 따르지만, 아이들의 작문으로 작품을 마무리한 솜씨는 독자들에게 남겨 주는 깜짝 선물처럼 즐겁다. 이 작품은 내가 그 동안 번역한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부분적으로 의역을 해야 했는데, 그것은 야크 리베가 말장난을 보통으로 치는 작가가 아니기 때문이다.(다행히, 이 작품은 순한 편이다!) 서구의 작품들의 경우, 어린이 문학은 말과 글을 익히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니 만큼 수사학적인 장난이 많다. 우리 말법에는 생소한 그것들을 효과적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장난’을 생각해 내는 도리밖에 없는데, 번역자로서는 자주 갈등하게 된다. 어디까지를 의미가 통하게 해야 하고 어디까지를 외국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낯설음으로 남겨 둬야 할지가 고민이기 때문이다. 깜찍이와 친구들이 복잡 마녀의 별명을 지으면서 노는 부분은 의미 만들어내기에 치중했고, 작품의 마지막 부분, 트리스탕의 작문에 나오는 고유 명사들에 대해서는 낯설음을 포기하고 우리 것으로 대체해 버렸다. 동네 슈퍼마켓이나 빵집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새콤달콤, 마이구미, 밀크 캐러멜, 땅콩 초콜릿, 막대 사탕, 풍선껌, 톡톡 캔디, 솜사탕, 슈크림, 찹쌀 도넛, 생크림 케이크, 애플파이, 팥빵 같은 낱말들을 보고 반짝반짝해질 아이들의 눈망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이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대목에서 마냥 마음이 편해져 버린다. 첫아이를 키우면서 충치 걱정, 편식 걱정으로 단것을 많이 제한했는데, 이제는 몸에는 나쁠지 모르지만 사탕 한 알, 초콜릿 한 쪽이 아이들에게 주는 ‘정신적’ 만족감을 상상하면 내 몸에도 그대로 그것들에 대한 욕구가 번져 나가는 것 같아서 매번 허락하고 만다. 그래서 결국 나는 나쁜 엄마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 의심하면서도…… 『깜찍이와 복잡 마녀』는 이런 달콤한 맛들을 작품 구석구석에 깔아 놓으면서도 명백하게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그래도 어른인 나는 모르겠다. 아이들이 좋아할지 어떨지. 그래서 또 바란다. 많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어 주기를. 

2002년 9월 최윤정

작가 소개

최윤정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와 파리3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린이 책에 눈을 떴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로 어린이 책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여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 문학 전문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대표로 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면서 아이들과 책과 교육에 대해서 부단히 성찰하고 작가, 편집자, 사서, 교사 등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우리 어린이 문학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양파 이야기』 『미래의 독자』 『슬픈 거인』 『그림책』 등이 있으며, 『글쓰기 다이어리』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내 꿈은 기적』 등을 번역했다.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로 훈장을 받았다. 현재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블로그(http://blog.naver.com/ehjnee)를 운영하고 있다.

야크 리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야크 리베Yak Rivais는 1939년에 태어났다. 1982년까지는 파리, 몬트리올, 뮌헨, 브뤼셀 등에서 전시를 하며 화가로 활동했다. 1994년까지 작가 겸 교사로 지내면서 많은 작품을 썼는데, 작품을 쓰면 항상 자기 반 아이들에게 읽어 주곤 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여러 가지 문학상을 받았는데, 그의 작품은 블랙 유머가 넘치고 반순응주의적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작품으로는 『세상에! 세상에!』 『아니, 이럴 수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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