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테릭스, 고트족 국경을 넘다

아스테릭스,고트족 국경을 넘다 7

원제 Asterix Et Les Goth

르네 고시니 지음|알베르 우데르조 그림|오영주 성기완 공역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5월 22일 | ISBN 9788932013336

사양 국배판 210x297mm · 56쪽 | 가격 9,500원

책소개

[옮긴이의 도움말]

여러분 재미있었어요? 이번 모험을 좀더 재미있게 읽으려면, 고트족이 누구이며, 고트족과 로마제국은 어떤 관계에 있었는가 하는 역사적인 사실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의 아스테릭스 이야기는 반쯤은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그 배경은 역사적인 사실이잖아요. 어느 분이 그러셨죠.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 우린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웃을 수 있다.” 자 그럼, 좀더 신나게 웃기 위해 역사 공부를 해볼까요?

프랑스 땅에 골족이 살고 있던 청동기 시대 말, 독일 땅에는 게르만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번 모험에서 만나게 된 고트족은 바로 게르만족의 한 종족입니다. 이외에도 게르만족에는 반달족·작센족·프랑크족 등, 여러 부류들이 있습니다. 고트족은 이처럼 게르만족의 한 종족이지만, 이번 모험에서 우리가 만난 고트족은 게르만족을 대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50년경, 율리우스 카이사르 군대는 골 지방을 정복한 후, 독일 땅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라인 강을 넘어 동쪽 게르마니아 땅에 들어선 로마 군대는 춥고 음산한 날씨를 견뎌낼 수 없었습니다. 태양이 밝게 빛나는 이탈리아 날씨에 익숙한 그들에게 그곳은 아무런 매력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로마 사람들은 라인 강을 경계로 더 이상 게르마니아 땅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던 로마인의 눈에 게르만족은 문자도 없는, 사냥으로 먹고 사는 ‘야만족’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서기 300년경 제국을 지키기 위해 로마인들은 수많은 게르만족을 로마군으로 채용하게 됩니다. 375년경에는 지금의 러시아 땅 볼가 강 근처에 살던 훈족이 게르만족이 살던 땅으로 쳐들어오고, 이때 게르만족은 훈족을 피해 떼를 지어 로마제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게르만족의 대이동’이죠. ‘야만족의 침범’으로 로마제국은 멸망하게 되는데, 내부의 부패와 해이한 기강으로 이미 쓰러져가고 있던 제국에 ‘야만족의 침입’이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던 것입니다.
대이동이 있기 이전에도 게르만족은 때때로 국경을 넘어 로마제국을 침략했습니다. 이번 모험은 바로 이러한 사실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지 로마 점령하의 골 시대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고, 그 이후 오랜 세월 동안 독일 땅에서 일어난 일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49쪽의 ‘아스테릭스가 일으킨 전쟁’은 이 점에서 아주 흥미롭습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고트족 대장들 사이의 싸움은 게르만족의 대이동 이후 1,000여 년이 지나도록 진행된 독일 땅의 상황을 빗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10세기경부터 강력한 힘을 가진 왕을 중심으로 한 국가 건설에 들어서기 시작한 프랑스가 17세기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중앙 집권의 절대 왕권 국가를 세웠다면, 19세기 말까지 독일은 비슷비슷한 힘을 가진 지방 호족들이 다스리는 작은 나라들로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강력한 지방 호족들이 서로 권력을 가지려고 싸우는 동안, 상대적으로 약했던 호족들이 힘을 길러 독립을 선언하고서는 도전장을 내는 등, ‘아스테릭스가 일으킨 전쟁’보다 더 복잡하게 엎치락뒤치락 하며 호족들이 싸우는 동안 독일은 서기 1,300년경 자그마치 300여 개의 나라로 갈가리 나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1618년에서 1648년 사이에 일어난 30년 전쟁은 이러한 분열을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유럽 각국이 신교와 구교로 나뉘어 독일 땅에서 벌였던 30년 전쟁 후 독일은 350개의 나라로 또 갈라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세력이 가장 강했으며 30년 전쟁에서 승리한 프랑스가 베스트팔렌 조약을 맺음으로써, 독일의 통일을 지체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파노라믹스 사제가 마술 물약으로 고트족을 분열시켰듯이 말입니다. 나라의 힘이 한데 모이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진 이러한 독일의 상황은 1871년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에 의해 한 나라로 통일되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서로서로 비슷비슷하니 몇 세기 동안 서로 치고 받고 할 거야…… 그동안 이웃 나라를 침범할 생각은 하지 않을 거야”라고 파노라믹스 사제가 말하듯, 서로 싸우면서 분열되어 있는 동안 독일은 이웃 나라를 넘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비스마르크 아래서 힘을 모은 독일은 곧 프랑스와 전쟁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바로 1870년 벌어진 프로이센(독일의 당시 이름)-프랑스 전쟁입니다. 이때 전쟁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프랑스는 잘 훈련된 프로이센 군대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전쟁에서의 승리와 더불어 프로이센은 독일 통일을 이루고 유럽 제1의 강대국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프랑스가 독일을 두려워하게 된 것은 바로 이때부터입니다. 엄한 규율과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된 독일인의 모습은 이 시기에 프랑스인의 마음속에 새겨진 듯합니다. “하낫, 둘, 하낫, 둘” 구령에 맞추어 행진하는 고트족 병사들이 바로 그것이죠. 독일에 대한 프랑스의 불편한 심경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이후에도 꽤나 오래 계속되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고,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히틀러 군대에 4년 동안이나 점령당하는 수모를 겪는 등, 프랑스가 독일을 곱게 볼 수 없는 일들이 자꾸만 생겨났죠. 하지만 제2차 세계 대전 후 독일은 자신의 나치 역사 청산에 스스로 앞장섰습니다.

이후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는 개선되었고, 여름 휴가철이 되면 수많은 독일 사람들이 프랑스로, 프랑스 사람들은 독일로, 마치 이웃 마을 드나들 듯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또, 오랫동안 서로의 힘이 약해야 안심할 수 있었던 두 나라가 이제는 서로의 힘을 필요로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이웃이 되었습니다. 이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유럽 연합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골족과 고트족의 후예가 서로 손잡고 유럽을 한 단위로 엮어, 광대한 영토와 막강한 경제력으로 20세기 후반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자리 잡은 미국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역사 공부 어땠어요? 『아스테릭스, 고트족 국경을 넘다』 속에 예전의 독일 역사, 프랑스 입장에서 바라본 독일 역사가 있다고 한다면, 조금은 과장이겠지만, 전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겠죠? 자, 이제 간단히 살펴본 독일 이야기를 통해, 유럽 역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겠죠?

작가 소개

성기완

성기완  시인, 뮤지션. 1967년 서울에서 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1994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 『쇼핑 갔다 오십니까?』(1998) 『유리 이야기』(2003), 『당신의 텍스트』(2008), 산문집 『장밋빛 도살장 풍경』(2002) 『모듈』(2012) 등을 출간했다.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멤버로 네 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솔로 앨범으로는 「나무가 되는 법」(1999), 「당신의 노래」(2008)가 있다. 현재 소리보관 프로젝트인 <서울 사운드 아카이브 프로젝트>(SSAP)를 이끌고 있으며 계원예술대학교에서 사운드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르네 고시니

1926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1977년에 세상을 떠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에서 다수의 풍자 만화를 발표하다가 1959년 파리로 돌아온 그는 우데르조, 샤를리에와 함께 잡지 『필로트Pilote』를 만들고, 여기에 우데르조와 함께 「아스테릭스」를 발표하면서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61년에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출간된 『골족의 영웅 아스테릭스Asterix le gaulois』 이후,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33권이 나와 전세계적으로 3억 2천만 부가 넘는 판매 부수를 올리고 있다. 시나리오도 썼던 그는 「럭키 루크」(1955), 「꼬마 니콜라」(1956) 등의 작품을 발표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만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르네 고시니"의 다른 책들

알베르 우데르조

1927년 이탈리아에서 출생하였다. 어린 시절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13세가 채 안 되던 1940년부터 몰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1948년에 첫 만화를 발표했다. 1958년 잡지 『땡땡Tin Tin』에 「빨간 피부의 움파파」를 연재했다. 이듬해인 1959년 고시니, 샤를리에와 함께 잡지 『필로트Pilote』를 만들고, 고시니와 함께 이 잡지에 「아스테릭스」를 발표했다. 1977년에 고시니가 세상을 떠났지만, 우데르조는 영원한 명작 아스테릭스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알베르 우데르조"의 다른 책들

오영주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7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마담 보바리, 현대문학의 전범』과 『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공저)이, 역서로 『사랑의 범죄』가 있다. 현재 서울대, 덕성여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오영주"의 다른 책들

독자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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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6 =

  1. 김세중
    2002.07.18 오전 12:00

    저는 30대 초반입니다.

    이번에 아스테릭스가 한국에서 나오게 되어서 무척 반갑습니다.

    어렸을 적 ‘소년중앙’에 특별부록으로 매달 연재되었을 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그 만화를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가끔씩 문득 생각이 나더군요.

    근데 생각은 나지만, 그게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도 없고, 다시 볼 수도 없어서 무척 서운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다시 나오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만화 자체의 방대함과 풍부함 색감과 글 곳곳에 배어있는 유머와 재치가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제가 문학과 지성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예전에 보던 그 색감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종이의 질은 더 좋아진 것 같은데, 색감이 예전의 그 느낌보다 좀 ‘떠보인다’고 할까, 뭐라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좀 원작의 색감이 잘 전달되지 않는 느낌입니다.
    예전에 TV에서 아스테릭스 애니메이션도 해 준 적이 있는데, 그 느낌하고도 또 달랐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제가 느낀 점을 말하자면, 원작의 번역에 더 충실했으면 합니다.

    만화를 읽는 독자들을 위해서 요즘 유행하는 유머로 의역을 하다보니 그 재미가 반감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최신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대사 속에 우리가 요즘 쓰는 은어와 유행어가 나오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지금은 유행어이지만, 몇 년이 흐른 뒤에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 참 이상한 느낌으로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재미를 고급스럽게 내지 못할 바에야, 원작에 충실해서, 원작의 감동을 그대록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스테릭스를 보면서 프랑스 국민들이 왜 그리 자랑스러워 하는지 알게 되었고, 우리도 이에 필적하는 만화가 나왔음 좋겠다는 바람을 끝으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좋은 책 계속 만들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