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찾아서

조경란 소설집

조경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5월 7일 | ISBN 9788932013343

사양 신국판 152x225mm · 306쪽 | 가격 8,500원

수상/추천: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책소개

[내용 소개]

“어디든 사람이 살고 새가 울고 나무가 자라고 친구가 찾아온다면 그곳이 바로 집이란다”라고 조경란은 한층 성숙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그동안 섬세한 감각과 치밀한 문체로 자아의 존재론적 탐구를 추구했던 작가는, 자재로운 독특한 문체의 자전소설을 비롯 7편의 중·단편소설을 묶은 세번째 소설집을 펴냈다.

[작가의 말]

새 책을 내게 될 땐 늘 어딘가 다녀오곤 했으나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가고 싶은 곳만 지도에 표시를 해놓곤 숙소를 예약해놓곤 그리고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글을 쓰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 사이 운동화가 세 켤레로 늘어났다. 나는 자주 싸운다. 이미 남들이 다 밟고 지나간 길을 가는 건 아닌가, 이 세상의 가장 안쪽을 붙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또 나는 갈등한다. 관용과 흡수와 이상과 정상과 금기와 상식과 내부와 외부와 현기증과 전율과 여행을 가자는 마음과 여행을 너무 많이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과 그리고 또…… 자매의 결혼을 앞두고 흑문조 한 쌍을 사 마루에 놓아두었다. 나와 자매들은 무심히 새장을 지나치고 부모는 모이를 주고 똥을 치운다. 막내여동생이 집을 떠날 땐 거북이나 염소를 한 마리 살까 생각 중이다. 내가 떠날 땐 무슨 동물을 사놓고 가야 할까. 자매들이 더 많았더라면 우리집은 동물원이 되었겠다. 집은 곧 적적해질 것이다. 나는 내가 내년 이맘 때도 여기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한다.

꿈결처럼 2년이 흘러갔다. 그동안 갈팡질팡했던 흔적들을 여기 모았다. 어떤 글을 쓸 땐 아주 가깝던 이와 맹렬히 싸우고 돌아서기도 했고 어떤 글을 쓸 땐 더 가야 할까 여기서 그만 멈춰야 할까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다가 소설을 다 썼노라고 가장 먼저 H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 다른 글을 쓸 땐 몸이 너무나 아파 글쓰기는 정신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 격렬한 통증이 동반되는 육체적 현상이라는 마리 르도네의 말을 실감하기도 했다. 그 시간들이 모두 지나갔다. 내가 혼자였다는 생각은 틀렸다. 그간 다소 몰린 듯한 기분이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젠 어쩔 수 없는 결핍에 대해서는 단념할 줄도 알게 되었으니 시간이 마냥 흘러간 것만은 아닌가 보다. 그러나 아무데고 빈 의자가 있다면 거기 앉고 싶을까 봐 두렵기도 하다. 대번 싫어지는 것 대번 좋아지는 어떤 것이 생겼으면 좋겠다.

해설을 써주신 김병익 선생님, 3년 동안 매번 책을 묶어주신 채호기 사장님, 문학과지성사의 편집부 여러분들께 각별히 감사드린다.

어느땐 발바닥이 쩍 갈라지는 듯한 아픔 때문에 잠을 깨곤 하지만 길을 잃는 것은 곧 길을 알게 된다는, 지푸라기가 많으면 코끼리도 묶을 수 있다는, 어느 날엔간 마른 손바닥에서 불쑥 싹이 돋는 날도 있을 거라는, 벌집의 조직처럼 연약하면서도 질서정연하며 향기롭고 달콤하며 타인에게 이로운 글 한 편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진정으로 그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하여 그 모든 것들이 각각의 서사시를 지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그러한 희망의 위력으로, 나는 산다.

2002년 5월
조경란

목차

동시에
우린 모두 천사
김영희가 흘린 눈물 한 방울
마리의 집
코끼리를 찾아서
나는 마을의 이발사
라메르 모델 하우스

해설·괴이한 기척에서 원초에의 기억으로_김병익

작가의 말

작가 소개

조경란 지음

조경란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1997; 개정판 2006) 『나의 자줏빛 소파』(2000) 『코끼리를 찾아서』(2002) 『국자 이야기』(2004), 중편소설 『움직임』(1998; 2003),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1997) 『가족의 기원』(1999)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2001) 『혀』(2007) 그리고 산문집으로 『조경란의 악어 이야기』(2003) 등이 있다. 문학동네작가상(1996),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2), 현대문학상(2003)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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