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깊이 읽기

이광호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2월 25일 | ISBN 9788932013145

사양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40쪽 | 가격 18,000원

책소개

[책을 엮으며]

한국 현대시는 바깥으로부터의 ‘명분’의 요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개인적 감정의 해방이라는 근대적 명제는 시에 대한 내재적 탐구를 유보한 채, 시 언어를 수동화하는 여러 갈래의 ‘명분’들을 축적하는 행로를 밟았다. 사물에 인간적인 관념을 덧씌우는 전통적인 서정시와 그것의 한 변형으로서의 이념적 요구를 추가한 시는, ‘언어’의 문제를 주변화한다는 측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자리에 위치했다. 오규원은 시에서 ‘언어’의 문제를 치열하게 탐구한 시인으로 이해된다. 이 말은 그가 시 언어에 대한 예민한 관심의 소유자였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현실과 언어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시에서의 언어의 투명성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고자 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현대 시사를 통해 시의 언어와 구조에 대한 가장 첨예한 자의식을 지닌 시인의 하나로 평가될 수 있다. 언어의 한계와 이중성에 대한 그의 자각은 시적 언술 방식에 대한 반성적 인식으로 나아갔고, 마침내 ‘관념의 해체’와 ‘현상 읽기’ ‘날이미지’라는 미학적 입장으로 뻗어갔다. 이와 같은 시적 태도는 한국 현대시 제도 안에서의 주류 문법들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의미가 각별하다. 그리하여, 지금 여기서 우리가 오규원을 ‘깊게’ ‘다시’ 읽는다는 것은, 한국 현대시의 제도적 문법에 관한 전면적인 반성과 관련될 수 있다. 10여 년 전 오규원을 그의 직장인 대학에서 처음 만난 이래, 나는 그의 문학적 호흡을 감지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얻어왔다. 나는 한국 현대시와 오늘의 문학 상황에 대한 그의 예리한 안목을 훔쳐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그 행운은 한국 문학사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구성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이 그 행운들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도 될 수 있다면 감사하겠다. 이 책은 오규원의 문학 세계를 정리하여 조망할 수 있는 기획으로 꾸며졌다. 제1부의 대담과 문학적 연대기는 오규원의 삶과 문학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2부의 글들은 그동안의 오규원에 관한 시인론, 작품론 중에서 가려 뽑은 것들이어서, 오규원 문학의 다면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 같다. 3부에는 시인의 개인적 면모를 드러내주는 인물 소묘와 시인 자신이 쓴 시론을 붙여놓았다. 귀중한 글의 재수록을 허락해준 분들과 새로운 원고를 쓰느라 애쓰신 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 책이 오규원 이해의 완결이 아니라, 오규원 읽기에 관한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가지기를 바란다.
2001년 2월
이광호

목차

책을 엮으며

제1부 탐구와 순례
대담 
 언어 탐구의 궤적 (오규원/이광호)

문학적 연대기
 ‘분명한 사건’으로서의 ‘날이미지’를 얻기까지 (이원)

제2부 해방의 언어를 찾아서
오규원론
 에고, 그리고 그 기법의 논리 (김용직)
 물신 시대의 시와 현실 (김병익)
 깨어 있음의 의미 (김현)
 자유를 뭐라 이름 지을까 (송상일)
안에서 안을 부수는 공간 (정과리)
물신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김동원)
‘보는 자’로서의 시인 (김대행)
서늘한 패러디스트의 절망과 모색 (정끝별)
에이론의 정신과 시쓰기 (이광호)
현대시의 자기 반영성과 환유 원리 (김준오)
 날이미지의 의미와 무의미 (이남호)
새는 새벽 하늘로 날아갔다 (황현산)
 출발과 경계로서의 모더니즘 (김진희)
 시선의 조응과 그 깊이, 그리고 ‘몸’의 개방 (최현식)
우주의 숨결과 함께하기 (신덕룡)

제3부 오규원 들여다보기
인물 소묘
 그와의 한 시대는 그래도 아름다웠다 (이청준)
두 남자가 있는 풍경(최하림)
 투명한, 환한 (김혜순)
무릉의 삶, 무릉의 시 (박혜경)

오규원 시론
 구상과 해체
날이미지의 시

참고 문헌

작가 소개

오규원

본명은 규옥(圭沃). 1941년 경남 밀양 삼랑진에서 출생하였고, 부산사범학교를 거쳐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겨울 나그네」가 초회 추천되고, 1968년 「몇 개의 현상」이 추천 완료되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분명한 사건』(1971) 『순례』(1973) 『王子가 아닌 한 아이에게』(1978) 『이 땅에 씌어지는 抒情詩』(1981) 『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1987) 『사랑의 감옥』(1991)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1995)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두두』(2008, 유고시집)과 『오규원 시 전집』(전2권, 2002) 등이 있다. 그리고 시선집 『한 잎의 여자』(1998), 시론집 『현실과 극기』(1976) 『언어와 삶』(1983) 『날이미지와 시』(2005) 등과 시 창작이론집 『현대시작법』(1990)이 있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2007년 2월 2일에 작고했다.

이광호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평론과 에세이를 쓰며, 책 만드는 일을 한다. 산문집으로 『사랑의 미래』와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가 있으며, 그 외 『시선의 문학사』 『익명의 사랑』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 등 다수의 비평집을 썼다. 소천비평문학상, 현대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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