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모와 나

원제 Kamo et moi

다니엘 페나크 지음|장 필립 샤보 그림|조현실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2월 16일 | ISBN 9788932013084

사양 양장 · 국판 148x210mm · 103쪽 | 가격 6,500원

책소개

어른이 된 아이와 아이가 된 어른이

시끌벅적하게 살아가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

 

다니엘 페나크의 까모 시리즈 중 그 세 번째 권인 『까모와 나』가 출간되었다. 다니엘 페나크는 까모 이야기에서 늘 꿈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도 희한한 꿈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 한바탕 큰 소동이 벌어진다. 바로 ‘크라스탱병’이라는 꿈. 얼음장 같이 차갑고, 시계 바늘처럼 틀림없고 빈틈없는 크라스탱 선생님. 이 선생님이 내준 고약한 작문 숙제 때문에 까모와 ‘나’는 하룻밤 사이에 세상이 뒤바뀌어 버린 황당한 상황 속에 내던져진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보니, 난 어른으로 변해 있다. 놀라서 부모님 방으로 달려가 보니, 부모님은 아이들로 변해 있따. 그 후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 보시오.’ 바로 이런 작문 숙제 때문에…… 하지만 이 작문 숙제 때문에 아이들은 선생님을 이해하게 되고, 선생님은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감동과 웃음과 재치가 어우러진 따뜻한 이야기 『까모와 나』는 읽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줄거리

 

대머리, 희고 반들반들한 삼각형의 얼굴, 밋밋한 턱, 작지만 빛나는 눈, 그리고 소리 없는 민첩함! 이걸로 크라스탱 선생님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선생님에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 이런 선생님은 작문 숙제로 늘 아이들에게 괴로움을 준다. 숙제를 제대로 해 오지 않으면 두어 시간 자습은 기본에다가 ‘부모님과의 짧은 면담’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건 ‘부모님과의 짧은 면담’이다. 그리고 작문 숙제는 대부분이 가족과 관련된 주제들뿐이다. ‘가족끼리 보내는 저녁 시간을 그려 보시오.’ ‘고모 집의 정원을 묘사해 보시오.’ 등등. 게다가 기억력은 어찌나 좋으신지 예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걸 내면 족집게처럼 집어 내신다. 이런 선생님 앞에서 그 누가 당당할 수 있겠는가!

 

크라스탱 선생님과의 면담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나’의 아빠는 나에게 아예 못을 박아 두셨다.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겠지만 다음 번 작문 숙제는 적어도 제출하기 사흘 전까지는 끝내 놔야 한다. 알았냐?” 난 아빠하고 그러겠노라고 굳게 약속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약속을 꼭 지키리라고 결심했다. 그런데 나의 약속을 깨뜨리는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우리의 크라스탱 선생님께서 너무너무 황당한 작문 숙제를 내 준 것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보니, 난 어른으로 변해 있다. 놀라서 부모님 방으로 달려가 보니, 부모님은 아이들로 변해 있다. 그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 보시오.’

 

집으로 돌아와 아무리 엄마 아빠를 쳐다봐도 도저히 어릴 때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 사진을 봐도…… 그 날 밤, 난 한참 동안이나 선생님 욕을 한 후에 잠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기막힌 일이 일어났다. 학교에 가 보니 아이들 중 삼분의 일이 결석을 한 것이다. 다음 날은 더 기가 막혔다. 학교에 온 아이들이 열 명밖에 안 되는 것이었다. 서른 세 명 중에 열 명이라니! 전염병이 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 주치의인 그라프 선생님께 아이들을 진찰하도록 했다. 선생님은 ‘급성 크라스탱병’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 옮기고 나서

 

처음 출판사로부터 까모 시리즈 네 권을 받아들었을 때, 사실 난 다니엘 페나크라는 작가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얇고 작은 책들도 대수롭지 않게 보였다. 그러나 막상 읽어 보니, 우리말로 옮길 일이 막막했다. 내 빈약한 상상력을 비웃는 기상천외한 줄거리, 톡톡 튀는 인물들의 대사, 재기가 번득이는 경쾌한 문체를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세권째 책이 나오는 지금까지도, 원작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러나 어렵기 때문에 또 애착이 가는 게 바로 까모 시리즈인 것 같다. 이젠 다니엘 페나크를 좀 알 것 같다. 까모 시리즈에서, 이 작가는 늘 꿈을 이야기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알아차릴 수도 없을 정도로, 삶을 온통 휘저어 놓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 꿈 말이다. 까모가 영어를 열심히 배웠던 것도, 마르주렐 선생님이 끝없는 변신을 해 가며 마침내 사랑을 이뤘던 것도, 꿈속에 완전히 빠져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열병을 앓듯 한바탕 꿈을 꾸고 나면 세상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있고, 자신은 어느 새 훌쩍 성숙해져 있다. 『까모와 나』 역시 희한한 꿈 이야기이다. ‘크라스탱병’이라는 꿈! 프랑스 어 선생님이 내 준 고약한 작문 숙제 때문에, 까모와 ‘나’는 세상이 뒤바뀌어 버린 황당한 상황 속에 내던져진다. 아이는 어른이 되고 어른은 아이가 되어 버린…… 개구쟁이들로 변한 엄마 아빠는 천방지축이고, 갑작스레 어른이 된 아이들은 자기들에게 지워진 막중한 삶의 무게에 허둥댄다. 유쾌한 코미디가 될 수도 있을 상황이다. 그러나 『까모와 나』는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건 화자이자 주인공인 ‘나’의 꿈이 환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대신, 과거의 현실 속으로 들어간 덕분이다. 꿈에서, 괴팍하고 고집불통이던 악명 높은 크라스탱 선생님은 불쌍한 고아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선생님의 그 비참한 유년기의 뿌리에는 전쟁이라는 역사의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 ‘나’는 선생님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되면서, 선생님이 왜 그토록 가족에 집착하는지를 비로소 납득하게 된다. 꿈을 통해서, 삶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신의 깊이를 얻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을 마치 추리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인물들 간에 이루어지는 신기한 교감이다. 크라스탱 선생님, 아빠 그리고 ‘나’. 각기 다른 세대에 속하는 세 사람은, 꿈을 통해서 서로의 체험을 공유하는 독특한 경험을 한다. 아빠와 ‘나’는 꿈속에서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생생하게 본다. 선생님 역시 ‘내’가 꿈속에서 겪은 황당무계한 일들을 마치 자신의 눈으로 본 듯 글로 묘사한다. 그건 바로 선생님이 평생 써 보고 싶어했던 글이었다. 기쁜 일, 슬픈 일 다 함께 겪어 가며 시끌벅적하게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 선생님은 그 글을 완성함으로써 비로소 긴 세월 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상처를 툭툭 털어 버리고, 밝은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세 사람은 세대의 벽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된다. 나는 이 작품과 함께 하는 동안 내내 마음이 찡했다. 크라스탱 선생님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그건 바로 일제 강점기와 육이오전쟁을 다 겪어야 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기도 했다. 우리 아버지는 “우리 크던 때를 생각하면, 너희들은 공주보다도 더 호강하는 거다”라고 말씀하셨다. 전엔 그 말씀에 담겨 있는 과거에 대한 회한을 모른 척하고만 싶었다. 상상하기도 싫은 고난을 얘기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질 게 겁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그 말씀을 다시 새겨 보게 된 건, 고집불통에 버럭버럭 소리만 잘 지르시던 무서운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너무나 작고 외로워 보이면서부터였다. 작아진 아버지……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인지, 고아원 마당에 웅크리고 앉은 크라스탱의 모습, 까모의 등에 업힌 크라스탱의 모습이 가슴 한 구석에서 영 떠나지 않는다.

2002년 2월
조현실

목차

크라스탱 선생님
우리 엄마 문느, 우리 아빠 포프
작문 주제
카운트다운
아빠, 장난치는 거죠?
진짜 아이들
엄마 아빠 맞아요?
타티아나
선생님은 어디에?
포프, 문느, 제발 이러지 마!
가족 이야기
살았다!
크라스탱병
모범 답안

옮기고 나서

다니엘 페나크와의 인터뷰

작가 소개

다니엘 페나크 지음

1944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나 프랑스 니스에 정착하여 문학 석사 학위를 받고 중등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였다. 프랑스 문학계를 이끄는 선두 주자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는 대중성과 문학성에서 두루 인정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가 쓴 책으로는 장편소설 『산문 파는 소녀』 『말로센 말로센』 등 말로센 연작소설, 『마법의 숙제』 등이 있고, 어린이 책 『까모와 나』를 비롯한 까모 시리즈, 『늑대의 눈』 『위대한 렉스』 『연극처럼』 등이 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다.

조현실

조현실은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이화여대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까모는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나?』등 까모 시리즈 외에 『가족 이야기』『운하의 소녀』『뚱보, 내 인생』『공주의 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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