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분석의 이론과 실제

문학이론연구회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2월 1일 | ISBN 9788932013060

사양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280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작품 소개]

1960년대 후반 이래 문학 연구에 있어서 이미 하나의 토포스가 된 담론 이론의 지평은 실로 넓다. 언어를 상징적 질서로 이해하는 라캉과 광기를 미학화하는 작업에 치중했던 가타리와 들뢰즈는 물론이고 ‘글로서의 주체’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데리다의 해체구성주의 또한 넓은 의미에서의 담론 분석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이 책의 출발점은 한마디로 ‘기호의 질서 속에서의 주체의 해체’라고 부를 수 있는 미셸 푸코의 작업과 관련이 있다. 그에 따르면 어느 사회에서나 담론의 산물은 언제나 통제, 선택, 조절된다. 요컨대 담론의 힘과 위험성을 억제하고 그것으로 인한 돌발적 사태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 또 담론이 위협적이고도 곤란한 구체성을 보일 때는 이를 적절히 처방하기 위해 특정한 조치와 방법이 강구된다는 것이다. 푸코로부터 출발한 담론 이론은 무엇보다도 이와 같은 규범적이고 배제하는 논리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서문]
푸코의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의 실제

_푸코의 유명한 저서 『지식의 고고학』(1969)이 담론 분석의 출발을 알렸다면 『정신과학으로부터 정신의 추방』이라는 도발적인 책 제목1은 오늘날 담론 분석적 문예학의 위상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정신 내지 주체는 담론, 욕망, 기호의 흔적 등을 표출하는 하나의 재료에 불과하다는 것이 담론 분석가의 입장이다. 또한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과 텍스트 속에 내재된 영원한 진실과 가치, 즉 전해내려온 목소리에 대한 해석학적 경외심은 포괄적인 구조에 대한 객관적 탐구로 대체되었고, 교묘한 은폐술로 권위를 보장받고자 했던 텍스트 생산 주체 또한 미심쩍은 가상적 주체로 폭로된다. 담론 분석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실현되는 담론적인 것의 물질적 성격을 연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담론을 담아내는 그릇인 언어는 다른 영역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사회 영역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적인 영역의 기본적인 구조로 간주된다. 담론 분석이 초기에는 “유물론적 학문에 대한 도발”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텍스트를 정신사, 작가의 심리, 시적 천재성 등이 표현되는 공간으로 이해하려는 태도에 맞서 미적인 것의 물질성을 파악하고자 할 때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의 효용성이 증명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의 여지가 없다. 1960년대 후반 이래 문학 연구에 있어서 이미 하나의 토포스가 된 담론 이론의 지평은 실로 넓다. 언어를 상징적 질서로 이해하는 라캉과 광기를 미학화하는 작업에 치중했던 가타리와 들뢰즈는 물론이고 ‘글로서의 주체’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데리다의 해체 구성주의 또한 넓은 의미에서의 담론 분석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이 책의 출발점은 한마디로 ‘기호의 질서 속에서의 주체의 해체’라고 부를 수 있는 미셸 푸코의 작업과 관련이 있다. 그에 따르면 어느 사회에서나 담론의 산물은 언제나 통제, 선택, 조절된다. 요컨대 담론의 힘과 위험성을 억제하고 그것으로 인한 돌발적 사태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 또 담론이 위협적이고도 곤란한 구체성을 보일 때는 이를 적절히 처방하기 위해 특정한 조치와 방법이 강구된다는 것이다.2 푸코에서 출발한 담론 이론은 무엇보다도 이와 같은 규범적이고 배제하는 논리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푸코의 분석 방법과 분석 수단을 문예학의 일정한 대상 영역을 분석하는 데에 적용해보거나 더욱 발전시킨 것이 담론 분석 문예학이다. 푸코의 담론 이론은 매우 다면적이어서 담론 분석 방법은 상당히 다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호 모순적이다. 그에 걸맞게 문예학자들 또한 푸코의 사상을 하나의 견고한 이론 체계로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들이 모여 있는 장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이 책에 실린 논문들의 면면을 살펴보아도 즉각 드러난다. 제1부에 실린 네 편의 논문들은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 문예학 자체의 이해를 위한 이론 부분에 해당한다.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 문예학의 입장과 전략」이라는 남운의 논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책의 도입부에 해당한다. 첫째는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 문예학의 출발점과 현재적 동태를 푸코와 담론 분석가로 잘 알려진 독문학자 위르겐 링크의 예를 들어 일반 독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는 점 때문이며, 그 다음으로는 담론 분석 문예학의 시의성을 정확하게 지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담론 분석의 대상은 문학 작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화적 텍스트까지도 포괄한다. 그런 점에서 담론 분석 문예학은 문학과 문학 연구의 정체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문화학이나 텍스트학의 한 방편으로 부각된다. 푸코의 문학 개념을 상세하게 분석한 마티나 마이스터의 논문3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그러나 결코 침묵하지 않는 언어─경계 위반으로서의 문학」이라는 긴 제목을 가지고 있다. 이 논문은 문학에 관한 세 가지 관심, 즉 문학과 비문학을 구분하는 제도로서의 문학, 문학의 자기 구축 방법, 사회의 규범과 인습을 위반하는 문학적 실천과 가능성 중에서 세번째 내용을 다루고 있다. 독자들은 제목만 보아도 푸코가 문학의 본질과 특성을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 쉽게 연상할 수 있을 것이며, 푸코에 따를 때 문학이 사회적 제반 담론의 경계를 뛰어넘는 최고의 철학이라는 마이스터의 견해에 동조할 수 있을 것이다. 루만의 체계 이론을 문학사 연구에 적용하는 체계 이론가로 더 알려진 플룸페는 「예술과 법 담론─담론 개념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라는 논문4을 통하여 담론 분석의 명증성을 보여주고 있다. 푸코의 『지식의 고고학』에 의지하여 플룸페는 저자와 작품의 기능이 어떻게 구성되는가의 문제를 상호 담론의 측면에서 고찰한다. 그 결과 그는 현대 사회에서 경제와 법 체계의 상대적 우위성을 강조하는 체계 이론가답게 저자, 작품 등의 정의 문제에 있어서 법 담론이 가지는 주도적 역할을 역사적 담론 분석을 통하여 증명하고 있다. 그의 논문 서두에서는 푸코와 하버마스의 담론 개념이 상세하게 설명되기 때문에 담론이라는 개념이 생소한 독자들은 이 부분을 먼저 읽어보시기 바란다. 노베르트 볼츠는 「영화의 문자」5에서 벤야민을 빌려 매체와 인간의 소외 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서 인간이 매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매체를 인간의 신경망 속에 내재화시킬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는 기계와 기술의 인간화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파시즘의 집중화와 집단화,조직화를 해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담론 이론을 실제 텍스트 분석에 응용한 예와 상호 담론의 역사적,현재적 기능과 출현 방식을 다룬 논문들은 제2부에 모았다. 제1부 남운의 논문에서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는 위르겐 링크의 담론 분석 작업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담론들 간의 연관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곧 문학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는 푸코가 『지식의 고고학』에서 언급한 바 있는 “담론들의 배열 상태”6라는 구상을 상호 담론이라는 개념을 통해 발전시키고 있다. 상호 담론은 여러 개의 담론들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담론적 요소들을 지칭한다. 여기에 번역된 그의 논문의 원제목은 「유물론적이며 생성론적인 문학 이론의 가능성─브레히트와 말코브스키의 서정시 혁신을 중심으로」7이다. 링크는 브레히트 후기시에 대한 생성론적 분석을 통하여 브레히트의 시에 나타나는 무운(無韻), 경구와 같은 압축, 함축적이고 간결한 구성 등의 문학 생산 법칙들의 복합체가 브레히트 후기시의 담론을 구성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논문이 실려 있는 그의 저서 『기초 문학과 생성론적 담론 분석』에서는 문학의 외연이 ‘제도화된 문학’에 그치지 않고 기초 문학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이러한 기초 문학에 대한 담론 분석적 접근이야말로 사회의 제반 담론 간의 관계망을 분석하는 첩경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이 책은 비단 담론 분석 문예학을 주관심사로 삼지 않는 일반 문학도들에게도 ‘문학이란 무엇이가?’에 대해 시의적인 답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꼭 추천할 만하다. 롤프 파르와 함께 쓴 그의 또 다른 논문 「대중 매체 언어와 군사 담론─기초 문화, 매체 담론, 주체적 무장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8는 이 책에서 개진된 그의 구상의 단면이 발전된 것이다. 여기에서는 군사 부문과 같은 복잡한 전문 분야의 문제가 상호 담론 및 집단 상징 등을 특징으로 하는 매체와 같은 기초 문학적인 양식을 통해 어떻게 단순 비유의 논리로 독자에게 전달되며 그에 따라 허구적인 담론이 어떻게 실제의 정치 행위에 연관되는지 논증된다.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유명한 노벨레 『칠레의 지진』을 다루고 있는 키틀러의 착안점은 독특하다. 그는 『1800/1900년의 기록 체계』9라는 대학 교수 자격 논문을 통하여 “담론적 실제를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기술의 전제 조건과 매체의 전제 조건들에 관한 푸코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확장”10한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칠레의 지진』에서 당대 프로이센의 국가 정치 담론의 흔적을 실증주의적으로 찾아내는 이 논문11에는 담론 분석은 문학 텍스트를 해석하거나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경험적 연구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평소의 지론이 잘 증명되어 있다. 그는 작가와 작품의 주변에 산재하는 여러 자료들을 재구성하여 작품이 어떠한 담론 연합체로 조직화되는가를 밝힘으로써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 텍스트가 지닐 수 있는 기능들과 효과들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클라이스트는 칠레의 자연 재해를 묘사함으로써 민중의 무력 사용과 파르티잔 효과를 선동하는 효과를 내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한스-티스 레만은 그리스의 비극적 담론 속에서의 주체의 형성 과정을 『연극과 신화』라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데 번역한 부분은 비극적 담론의 첫째 단계인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에 초점을 맞춘 「권력, 신화, 비극」12이다. 즉 비극적 담론 형성의 초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신화가 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된 서술적 구조라면, 비극에서는 시각의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즉 신화적 질서 속에서 고통받고 신음하는 인간이라는 주체에 초점을 맞추고 그 시각에서 권력 질서로서의 신화를 바라보고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표현 양식상 단순한 서술적 구조가 아니라 무대 위에서 고통받는 주체인 인간의 몸과 목소리로 체현하기 때문에 관객과 더불어 희생양의 시각에서 신화적 질서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아이스킬로스의 3부작 「오레스테스」를 분석하여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 이 책에 논문을 기고했거나 번역함으로써 책의 출간에 참여한 문학이론연구회 회원들의 본래 목적은 담론 분석 문예학을 수용하고 응용하면서 우리 사회의 제반 사회적,문화적 텍스트를 분석하려는 것이었다. 제2부에 실린 남운과 이지은의 논문은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1차적인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남운의 논문은 독일의 생태시에 나타나는 의학 담론의 분석을 통하여 문학 언어의 교차 담론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지은의 논문 「성 담론의 질서와 욕망의 구조─『즐거운 사라』에 관한 논쟁을 중심으로」는 성 담론의 형성과 구성, 성을 매개체로 한 권력의 작동, 작품과 저자의 존재 방식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즐거운 사라』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밝히고 있다. 문학이론연구회는 앞으로도 담론 이론을 통한 사회의 제반 담론 분석과 담론 분석 문예학을 통한 문학 이론과 문학 연구 방법론의 시계 확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문학이론연구회의 작업에 독자 여러분의 질정과 애정 어린 비판을 기대하며 그 동안의 독회 작업에 도움을 준 대우재단에 감사드린다. 편집을 맡아준 문학과지성사 편집부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_2002년 1월 문학이론연구회

목차

서문: 푸코의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의 실제

제1부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 문예학

담론 이론과 담론 분석 문예학의 입장과 전략_남운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그러나 결코 침묵하지 않는 언어:경계 위반으로서의 문학_마티나 마이스터(이지은 옮김)
예술과 법 담론: 담론 개념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_게르하르트 플룸페(고규진 옮김)
영화의 문자_노르베르트 볼츠(유봉근 옮김)

제2부 담론 분석의 실제

브레히트와 말코브스키의 서정시 혁신_위르겐 링크(김용민 옮김)
의학 담론을 통한 독일 생태시 분석_남운
클라이스트 소설의 담론 전략: 『칠레의 지진』과 프로이센_프리드리히 A. 키틀러(전동열 옮김)
권력, 신화, 비극_한스-티스 레만(이상란 옮김)
대중 매체 언어와 군사 담론: 기초 문화, 매체 담론, 주체적 무장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_위르겐 링크,롤프 파르(한성자 옮김)
성 담론의 질서와 욕망의 구조: 『즐거운 사라』에 관한 논쟁을 중심으로_이지은

필자 및 옮긴이 소개

작가 소개

문학이론연구회 엮음

문학 이론을 함께 공부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80년대 후반 독일 보쿰에서 유학하던 독문학도 다섯 명과 연극학도 한 명이 뜻을 모아 모임을 시작했고, 우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 10여 년이 되는 현재가지 정이적으로 만나 함께 책을 읽고 있다. 그동안 회원이 늘어 현재는 아홉 명이 되었다. 유학 시절 매주 한 번씩 모여 담론 이론을 열정적으로 공부하던 시간들이 문학이론연구회를 지금까지 끌어오는 원동력이다.
[새로운 문학 이론의 흐름](문학과지성사,1994), [기호와 문학](민음사, 1994)을 함께 번역했다.

필자 및 옮긴이 소개
_고규진 
연세대학교 독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보쿰 대학교 수학. 연세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전북대학교 인문과학대학 유럽어문학부(독문학) 교수.
_김용민
연세대학교 독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보쿰 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유럽어문학부(독문학) 교수.
_남운
성균관대학교 독문과 졸업. 독일 보쿰 대학교 문학석사. 도르트문트 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독어교육과 교수.
_유봉근
연세대학교 독문과 졸업. 독일 보쿰 대학교 문학석사.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문화학박사. 현재 연세대학교 독문과 강사.
_이상란
연세대학교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보쿰 대학교 연극학박사. 현재 상명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_이지은
독일 보쿰 대학교 독문과 졸업. 동 대학교 문학석사 및 문학박사. 현재 인천대학교 독문과 교수.
_전동열
연세대학교 독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홍익대학교 문과대학 독문과 교수.
_한성자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독문과 졸업. 독일 보쿰 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독문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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