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등

모카 지음|이방 포모 그림|김예령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1년 12월 10일 | ISBN 9788932012933

사양 양장 · 국판 148x210mm · 60쪽 | 가격 6,000원

책소개

내 마음 속에 어떤 보물이 들어 있는지 알고 있나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마음속에 ‘나의 이런 점이 좀 달라졌으면’ 하고 바라는 게 있을 것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안 되면 슬쩍 그 문제를 외면하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는 『푸른 등』을 통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몸이 약한 기욤과 모든 일에 시큰둥한 열두 살 사춘기 소녀 발레리는 우연히 쪼개 보게 된 중국 비스킷 속에 적혀 있는 ‘푸른 등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시오.’라는 메시지 때문에 푸른 등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을 통해 기욤과 발레리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들의 내면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 줄거리

 

몸이 약한 기욤은 창밖으로 흘러내리는 비를 보며 기운이 빠지고 만다. 비 오는 토요일이라니…… 친구들과 장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엄마는 감기에 걸린다고 꼼짝도 못 하게 한다. 기욤은 정말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모자도 안 쓰고 물웅덩이에서 첨벙거리며 놀아도 끄떡없는데 말이다. 기욤은 빨리 방학이 돼서 할머니 네서 방학을 보내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할머니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나쁘다고 주지 않는 맛있는 것들, 초콜릿, 밀크커피 그런 것들을 주시니까. 어느 새 비는 그쳤지만 장에 가기엔 너무 늦어 버렸다. 이럴 때 형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사춘기에 접어들어 모든 일에 시큰둥한 발레리 누나밖에 없다는 것이 기욤은 슬프다. 그렇게 지루한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아빠가 돌아오셨다. 기욤은 아빠에게 뭔가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기대했지만 아빠 손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기욤을 위해 아빠는 시골 빵을 사러 나가셨다. 시골 빵이라니! 그건 기욤이 싫어하는 빵인데……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는 날인가 보다. 그런데 돌아온 아빠의 손엔 시골 빵이 아니라 웬 중국 비스킷 봉지가 들려 있었다. 길에서 만난 중국 노인이 지혜가 한 아름 담긴 과자라면서 아빠에게 주고 갔다는 것이다. 호기심에 찬 기욤이 뽑은 과자에는 이런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발레리의 과자엔 이런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푸른 등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시오.’ 푸른 등이라니? 발레리는 완전 엉터리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발레리는 마지못해 ‘한 시간만’이라고 못을 박고 기욤을 데리고 장터에 갔다. 물론 기욤은 엄마의 성화에 목도리, 장갑, 모자를 쓰긴 했지만 마냥 신이 났다. 그런데 그 곳에서 수수께끼 같은 일이 생겼다. 거기서 푸른 등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웬 점쟁이 여인의 캠핑카에 달려 있는 푸른 등……

 

기욤과 발레리가 점쟁이 여인에게 밖에 걸려 있는 푸른 등과 중국 비스킷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물어 보자, ‘푸른 등’이라는 이름의 골동품 가게를 일러 주었다. 아차! 기욤은 그만 수정 구슬 옆에 장갑을 놓아 둔 채 골동품 가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푸른 등’이라는 골동품 가게에는 중국과 관련 있는 물건들은 있었지만, ‘푸른 등’은 여전히 없었다. 골동품상은 실망하는 기욤과 발레리에게 석유램프를 판 곳을 알려 주었는데 바로 ‘푸른 등 주막’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이었다. 기욤은 이번에도 흔들 목마를 타다가 골동품 가게에 모자를 떨어뜨린 채 그냥 나왔다.

 

‘푸른 등 주막’에 이르자 기욤과 발레리를 맞아 준 건 뚱뚱보 요리사 아줌마. 아줌마에게 중국 비스킷에 관해 묻자 자기는 프랑스 요리만 한다며 화를 내더니 온갖 요리책들을 뒤지며 중국 비스킷 만드는 법을 찾느라 야단법석이 났다. 기욤과 발레리는 뚱뚱보 요리사 아줌마에게 푸른 등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푸른 등 주막’을 나왔다. 아이쿠! 기욤은 이번에도 목도리를 의자 위에 걸쳐 놓은 채 그냥 나오고 말았다. 기욤은 푸른 등 찾는 것을 포기하고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발레리는 기욤을 끌고 우체국으로 갔다. 전화번호부를 뒤져서라도 그 ‘푸른 등’이 걸려 있는 곳이 어떤 곳이며,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내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허사가 되고 말았다. 지친 기욤과 발레리는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돌렸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손에는 비스킷 봉지가 들려 있고 등에는 큰 보따리를 진 중국 노인이 남매 앞에 나타났다. 발레리는 할아버지가 그 문제의 중국 비스킷을 준 노인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할아버지가 새 가게를 선전하기 위해 비스킷 속에 메시지를 적어 놓았던 것이다. 그냥 광고였을 뿐이라니, 푸른 등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하지만 기욤과 발레리에게 남은 것이 과연 실망감이었을까요?

 

기욤과 발레리는 ‘푸른 등’은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그 무엇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기욤은 가는 곳마다 장갑, 모자, 목도리를 떨어뜨리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건강하다는 걸 알았고, 발레리는 자기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며 동생과의 우애를 되찾게 된다.

 

■ 옮긴이의 말

푸른 등의 메시지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보물찾기 놀이를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었죠? 혹시 보물찾기가 왜 재미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음…… 우선은,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감춰진 어떤 것을 찾아내는 일 자체가 흥미롭지요. 그리고 만약 보물이 그냥 숨겨져 있는 게 아니라 어떤 힌트들까지 주어져 있다면, 곰곰이 그 수수께끼를 풀어 가며 찾을 수 있어서 한층 신나겠지요. 그 다음, 일단 보물을 찾고 나면 과연 그 내용물이 무엇일까 끌러 보는 즐거움이 뒤따릅니다. 대부분의 경우 보물을 감추는 사람은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 그것을 포장지로 싸 놓거나, 아니면 직접 보물을 숨겨 두는 대신 나중에 보물과 교환할 수 있는 다른 쪽지나 단서를 남겨 놓곤 하지요(발견하는 데 걸리는 두근거림의 시간을 최대한으로 끌려고 말이죠). 그런데 때로는 보물찾기에서 보다 심오한 의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은, 보물을 찾는 그 과정이 하나의 모험이 되기를, 그리고 그렇게 해서 찾아 낸 보물은, 보물을 찾기 위해 들인 노력과 수고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 되기를 바란답니다. 바꿔 말하면, 보물찾기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은 여러분이 찾아 낸 학용품이나 장난감, 조그만 기념품 따위들이 그저 학용품이나 장난감, 기념품이 아니라 그 탐색의 과정에서 얻게 된 지혜라든가 용기, 성실성, 끈기 등등의 가치들을 상징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거지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그건, 여러분이 지금 읽은 기욤과 발레리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작품의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여러분 또한 책을 읽으면서 과연 푸른 등이 무엇일까, 그것이 달려 있는 장소란 어디를 가리킬까, 그 장소에 도달했을 때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들을 던지게 되겠지요. 몸이 약해서 비 오는 날엔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는 기욤, 그리고 사춘기에 들어서서 뾰로통하니 혼자만의 세계에만 틀어박히려는 누나 발레리…… 그들이 우연히 쪼개 보게 된 건 아마도 중국의 포춘 쿠키(fortune cookie)였던 것 같습니다. ‘행운의 과자’란 뜻의 포춘 쿠키는 흔히 중국 식당에서 후식으로 내어 주는 과자인데 그 안에 작은 메시지가 하나씩 들어 있답니다. 어떤 것은 생활의 지혜이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경고이기도 하고, 다른 어떤 것은 그 날의 운세 같은 것이지요. 얼떨결에 푸른 등을 찾아 나서게 된 기욤 남매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과자 속의 그 신비스런 메시지가 식당을 선전하기 위해 한 중국인 노인이 집어넣은 광고 전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호기심과 두근거림은 날아가 버리고…… 하지만, 그 다음 기욤과 발레리에게 남은 것이 과연 실망감이었나요? 그들이 발견한 진짜 푸른 등은 과자점도, 골동품 가게도, 점쟁이 여인의 캠핑카도, 중국인 노인의 식당도 아니었습니다.

푸른 등은 바로 그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그 무엇이었지요. 여러분도 눈치챘겠지요? 기욤이 확인한 그 ‘무엇’이란 바로 자신이 건강하다는 사실이란 것을 말예요(푸른 등을 찾아 이곳저곳 돌아다닐 때 기욤이 목도리와 장갑, 모자 따위를 차례로 놓아 두고 나온 것, 눈여겨보았나요?). 또 발레리가 깨달은 것은 결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마지못해 동생과 집을 나서게 된 발레리였지만, 푸른 등을 찾아다니면서 점차 동생과의 우애를 되찾고 마음을 열게 됩니다). 찾아 낸 보물이 자기가 찾고자 했던 바로 그것인 것처럼 기쁜 일은 없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보물을 받고 싶나요? 아니, 어떤 보물을 찾아내고 싶나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사자처럼 용기인가요? 허수아비처럼 두뇌인가요? 양철 인간처럼 심장인가요? 아님, 그 모든 것들이 실은 애초부터 여러분 가까이에, 여러분 안에 있었다는 것을 노래해 주는 어떤 파랑새를 따라가고 싶나요?

2001년 12월 김예령

작가 소개

모카 지음

1958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모카는 필명이고 엘비르 뮈라이으Elvire Murail가 본명이다. 첫 소설 『C번 층계』로 일찍이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도 다수 집필했다. 지은 책으로는 『사랑의 우물 』 『사과 세 알』 『조제핀이 사라졌어요』 『물병 속의 물고기』 등이 있다.

이방 포모 그림

1946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출판사에서 북 디자이너로 활약하다가 1972년부터 프리랜서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직접 쓰고 그린 작품으로는 『탐정 존 채터튼』 『라일락』 『릴리를 구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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