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조경란 장편소설

조경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1년 5월 18일 | ISBN 9788932012544

사양 신국판 152x225mm · 273쪽 | 가격 7,500원

분야 장편소설

책소개

[내용 소개]

섬세한 감각과 치밀한 문체로 그려낸 자아의 존재론적 탐구 조경란의 소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이며 동시에 삶의 의미를 찾아나선 주인공의 끝없는 방황의 이야기이다. 자아의 탄생으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믿음의 위기에서 존재의 확신을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절망적으로 매달리는 ‘나’는 부모의 죽음과 오빠의 떠남,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인해 절대 고독의 상태에 빠지지만, 전생 최면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서 그가 도달한 마지막 결론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섬세한 감각과 세밀한 문체로 이루어진 조경란의 소설 세계는 작가의 철저한 장인정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_김치수(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이월과 사월 사이에 전주 송광사, 금산사, 파주 보광사, 부산 범어사를 다녀왔다. 범어사에 갔을 때, 철사로 대강 꼴을 만들어놓은 연등에 척척 풀을 바른 색색깔의 한지를 붙이고 있는 보살들을 보곤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산 어디선가 꼴꼴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마음을 위무하는 듯 찬란한 햇살 속에서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그 자리에 폭삭 주저앉아 연등이나 만들고 살았으면, 싶었다. 전생에 밥짓는 보살도 아니었을 텐데, 여행 떠나면 인근 절을 찾아다니고 곁의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게 많아지는 걸 보니 나이가 들고 있나 보다. 혼자서만 신발 끈이 풀린 채 다른 사람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던 초조함과 불안도 이젠 나를 그렇게 고통스럽게 하진 않는다. 신발 끈이 풀리면 풀린 대로 내처 걷거나 그 자리에 앉아 하늘도 올려다보고 맨손으로 땅도 한번 쓸어보곤 한다. 그러나 어느 땐 그런 여유가 두려울 때도 있는 걸 보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모양이다.‘이오에서 온 빛’은 일 년 전 이맘때 마친 나의 첫 연재소설이다. 이야기를 전개해나갈수록 애초에 내가 떠올렸던 것과는 다르게, 인물들이 때로는 내가 원치 않는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새 인연을 만들기도 해서 정작 소설을 쓰고 있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 만든 그 인연 속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조금이라도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면 좋을 텐데. 인사동 사과나무, 예술의전당 앞 라리, 하이텔 문학관, 호출기, 칠월미술학원, 프리지어, 룰루, 낙산비치호텔, 「고도를 기다리며」. 연재하는 동안 나와 함께했던 것들이다. 책을 내면서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라고 제목을 바꾼다. 원고를 보기 위해 홍천의 한 숙소에서 며칠 머물렀었다. 창 밖으로 잔설이 남은 산이 보였는데 등성이 너머로까지 네 갈래 길이 보였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은 저 길로 가봐야지, 내일은 꼭 가봐야지 했는데 어느 길로도 한번 가보지 못한 채 돌아오고 말았다. 돌아오고 나서도 가보지 못했던 그 길들이 두고 온 그리운 사람처럼 자주 떠오른다.

_2001년 5월 조경란

작가 소개

조경란 지음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불란서 안경원』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풍선을 샀어』 『일요일의 철학』, 중편소설로 『움직임』, 장편소설로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혀』 『복어』, 짧은 소설집으로 『후후후의 숲』, 산문집으로 『조경란의 악어이야기』 『백화점—그리고 사물ㆍ세계ㆍ사람』 등을 펴냈다. 문학동네작가상, 현대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동인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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