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

원제 The Winter Room

게리 폴슨 지음|박향주 옮김|고광삼 그림

출판사 문지아이들 | 발행일 2001년 1월 31일 | ISBN 9788932012285

사양 양장 · 국판 148x210mm · 139쪽 | 가격 6,500원

수상/추천: 뉴베리상, 어린이신문 굴렁쇠 추천 도서, 책따세 추천 도서, 한우리가 뽑은 좋은 책

책소개

미국 어린이들의 최고 인기 작가 게리 폴슨의 화제작!

엘든의 눈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지는 농장의 봄·여름·가을·겨울

농장의 사계가 뿜어내는 냄새와 소리, 그리고 빛의 향연

농장의 봄과 여름, 가을이 모두 지나가고 꽁꽁 언 추운 겨울 밤, 따뜻한 겨울방에 모여 앉아 데이비드 아저씨로부터 듣는 놀랍고도 우스운, 그리고 흥미롭고도 무시무시한 이야기.

■ 줄거리

 

『겨울방The Winter Room』은 미국 오대호 서쪽 미네소타 주의 한 시골 농가에서 주인공 소년 엘든이 잘난체하는 장난꾸러기 형과, 부지런한 부모님, 고향과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며 늘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할아버지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다. 엘든의 눈에 비친 농장의 사계절이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엘든에게 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만물이 깨어나는 아름다운 계절이 결코 아니다. 농장의 봄은 거름 더미에서 풍기는 코를 찌르는 악취로 시작돼서 고된 노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엘든은 형과 함께 농장의 허드렛일들을 힘자라는 데까지 도우면서도 그들 나름의 즐거움을 찾는다. 그리고 분주하기만 한 여름이 지나고 소풍과 함께 찾아온 가을. 엘든은 이 가을을 ‘살상의 계절’이라고 이름붙인다. 소를 잡고 돼지를 잡고 그래야만 살아 갈 수 있는 사람들의 생활이 정말 끔찍하게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 비릿하고 역겨운 광경도 엘든은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풍성한 곡식과 고기를 곳간에 가득 쌓아 둔 겨울 밤, 엘든네 식구들은 따뜻하게 난롯불이 피워져 있는 겨울방에 모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데이비드 아저씨로부터 듣는다. 그 겨울방은 땔감 마련이 힘들어 온 식구가 잠들기 전까지 함께 생활하는 방이다.

데이비드 아저씨가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살았던 노르웨이의 전설과 그곳에서 겪었던 아저씨의 사랑 이야기,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그로 말미암아 아저씨는 노르웨이에서 이미 죽었고 지금 미국으로 건너와 있는 사람은 아저씨의 껍데기에 불과하다), 아저씨의 한창 때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그러던 아저씨가 ‘왕년에’ 세상 최고의 벌목꾼이었던 무용담을 늘어놓자, 아저씨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믿고 있던 형은 그 동안 아저씨한테 들었던 모든 이야기들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분개한다. 마침 그 말을 듣게 된 아저씨는 더 이상 겨울방에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엘든 형제는 우연히 헛간에서 젊은 시절 세상 최고 벌목꾼으로 돌아간 아저씨의 모습을 본다. 그 뒤로 아저씨의 겨울방 이야기는 다시 시작되고 엘든과 형은 다시 아저씨의 이야기에 열심히 귀 기울인다.

■ 지은이의 말

―게리 폴슨

책이 책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면, 책이 더 많이 보여 줄 수 있고 더 많이 담아 낼 수 있다면, 이 책은 냄새를 담았을 터다……

옛 농장의 냄새를 담았을 터다. 갓 베어 낸 풀의 향긋한 냄새를 담았을 터다. 말들이 풀 베는 기계를 끌고 온 밭을 돌아다닐 때 기름 친 칼날에 잘려 떨어지는 그 풀내, 겨울 외양간에 진동하는 퀴퀴한 가축 분뇨 냄새, 송아지가 태어나고 그 녀석이 난생 처음 진한 새 젖을 빨 때 나는 끈끈하고 미끈미끈한 출산의 냄새, 소먹이로 떨어질 날을 기다리며 건초간에 저장되어 있는 겨울 건초의 먼지 냄새, 잘게 썬 옥수수를 쇠스랑으로 여물통에 옮길 때 나는 코를 찌르는 발효 냄새를 담았을 터다. 얇게 썬 감자에 후추를 살짝 뿌린 뒤 난로에서 튀길 때 나는 생감자 냄새, 난로 뚜껑 뒤에 널어 놓은 가죽 벙어리 장갑에서 김이 오를 때 나는 축축한 냄새, 문간에 있는 음식 찌꺼기 통에다 감자 껍질을 버리려고 뚜껑을 들 때 나는 그 지독한 냄새를 담았을 터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다.
책에는 냄새를 담지 못한다.
책이 책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면, 책이 더 많이 담을 수 있고 더 많이 줄 수 있다면, 이 책은 소리를 담았을 터다……
종이 만드는 펄프로 쓰려고 남자들이 여섯 자나 되는 틀톱으로 소나무를 자를 때 나는 높고 날카로운 톱질 소리와, 남은 그루터기를 뽑느라 철썩철썩 마구를 때리면 픽─ 픽─ 콧김을 뿜으며 툴툴거리는 말들의 울음 소리를 담았을 터다. 기나긴 겨울 밤, 외양간 소들이 새김질하느라 열심히 씹어 대는 소리, 땔감으로 쓸 장작을 패느라 도끼를 내리찍을 때 나는 단단하고 둔탁한 소리, 칼로 멱을 딸 때 죽음이 가까웠음을 안 돼지의 귀를 찢을 듯한 비명을 담았을 터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다.
책에는 소리를 담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책이 책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면, 책이 더 많이 줄 수 있고 더 많이 보여 줄 수 있다면, 이 책은 빛을 담았을 터다……
그렇다. 이 책은 따사로운 황금색 빛을 담았을 터다. 외양간의 통나무벽 틈으로 새어 들어온, 건초 먼지 폴폴 떠다니는 그 황금색 빛, 부엌에 쉭쉭거리며 켜져 있는 등잔의 고른 무색 빛, 한겨울 낮의 은회색 빛, 그리고 보름달이 눈 위에 튀겨 놓은 하얀 달빛을 담았을 터다. 여름 아침, 젖 짜는 소의 등 너머로 펼쳐진 들판 동쪽 끝에서 밝아 오는 새벽빛도 담았을 터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다.
책에는 빛을 담지 못한다.

책이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해도, 책은 독자가 필요하다. 책이 담을 수 없는 소리를 보태 주고 냄새를 보태 주고 빛을 보태 주는 독자가 필요하다.

이 책은 당신이 필요하다.

 

■ 옮긴이의 말

작은 어른이 되고픈 어린이들에게
―박향주

내가 이 책의 주인공만했을 때 살던 집에는 겨울에도 불을 때지 않는 빈 방이 하나 있었다. 제철 아닌 옷가지며 오래된 책이며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넣어 두는 창고이자, 마음대로 장난감을 어질러 놓고 놀 수 있는 놀이방이었다.

우리는 그 방을 찬방이라고 불렀다. 한겨울에는 외투 입고 목도리 두르고 장갑까지 껴도 하얗게 입김이 나올 만큼 추웠지만 그래도 찬방에서 지내기를 좋아했다. 숙제도 하고 놀이도 하고 그 당시 어린이가 있는 집이면 으레 한 질씩 들여 놓았던 동화 전집을 손에 잡히는 대로 한 권 빼들고 앉아 읽거나, 그게 지루해지면 뜻 모를 두꺼운 옛날 책을 들고 하릴없이 책장을 넘기며 책 냄새 맡기를 즐겼다. 그렇게 한두 시간 꽁꽁 얼었다가 따뜻한 방 아랫목 이불 밑으로 파고들어 몸을 녹일 때면 대단한 모험이라도 끝낸 양 기분이 우쭐했다.

겨울방.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 때 같은 느낌을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나의 찬방과 주인공의 겨울방은 사뭇 다르다. 찬방은 춥고, 겨울방은 따뜻하다. 찬방이 홀로 있는 즐거움을 준다면 겨울방은 삼대가 함께 있는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주는 느낌은 동일하다. 성숙. 책을 덮으며 나는 키가 한 뼘은 더 자라고 마음은 한 아름 더 넓어졌음을 느꼈다.

『겨울방』은 미국 오대호 서쪽 미네소타 주의 한 시골에서 13세 살짜리 소년 엘든이 잘난 체하는 장난꾸러기 형과 부지런한 부모님, 고향과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며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할아버지들과 살아 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엘든은 평범한 일상 생활을 그저 평범한 것으로 흘려 보내지 않는다.

엘든은 사계절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한다. 밭 갈고 씨 뿌리고 거둬들이는 농사일은 물론 매일 해야 하는 허드레 집안일도 힘 자라는 데까지 열심히 돕는다. 소, 돼지 잡는 비릿하고 역겨운 광경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풍성한 곡식과 고기를 곳간에 가득 쌓아 둔 겨울 밤, 엘든네 식구들은 따뜻하게 난롯불이 피워져 있는 겨울방에 모여 전설인지 경험담인지 모를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린이들은 누구나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죽음을 맞아 보지 않고서는, 노인들이 굳세게 살아 낸 거친 삶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철든 어른이 되지 못한다. 엘든은 이 두 가지를 가장 성실하고 겸허하게 겪어 낸다. 엘든은 이제 어린이가 아니라 작은 어른이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될 것이다. 겨울이 가고 새 봄이 오면.

목차

〔차례〕


여름
가을
겨울
얼리더 아줌마
해적 오루드
미치광이 앨런
벌목꾼

지은이의 말
-조율·게리 폴슨

옮긴이의 말
-작은 어른이 되고픈 어린이들에게·박향주

작가 소개

게리 폴슨 지음

1939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열심히 공부하는 어린이는 아니었지만 열심히 독서하는 어린이였던 그는 14세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농장 일꾼·건설 노무자·목장 일꾼·트럭 운전사·선원 등 힘들고 위험한 일들을 경험한 그는 1,950킬로미터의 눈길을 달리는 알래스카 개 썰매 경주에도 두 번이나 참가했다. 이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많은 어린이 책을 썼으며, 세 차례나 뉴베리 상을 받았다. 지금도 그의 작품들은 미국 도서관 협회가 선정하는 권장 도서 목록에 여러 작품이 오르고 있으며, 어린이 독자들로부터 하루 200통 이상의 편지를 받는 인기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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