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깊이 읽기

이광호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9년 12월 17일 | ISBN 9788932011356

사양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92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여전히 살아 있는 운동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정현종 문학을 총화하는 [우리 문학 깊이 읽기] 시리즈의 신간. 이 책에는 정현종의 자전전 에세이와 편자(이광호)와의 대담, 문학적 연대기, 정현종 시에 대한 비평들, 문학 동료들의 인상기, 정현종의 산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을 엮으며]

오랫동안 한국 현대 문학은 무거움의 요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 무거움은 두 가지 층위를 갖는데, 엄혹한 현실 자체의 무거움이 그 하나라면, 그 무거움에 대응하는 문학 언어의 무거움이 다른 하나이다. 현실의 무거움에 맞서는 문학의 무거움은 진지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역시 현실의 무거움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쓰라린 성찰이 이제는 필요하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정현종의 문학을 문제화하려는 것은 문학이 어떻게 현실의 중력을 거슬러 자유의 동력을 언어화할 수 있는가에 관한 전범을 그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은 1965년 등단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칠 줄 모르는 창조의 에너지를 과시하면서 한국 현대시의 자기 전개 과정에 중요한 진화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시는 모든 유형의 상투성을 거절하면서 재래적인 서정시의 전통을 혁신하고 현대시의 새로운 호흡과 육체를 만들어냈다. 정현종의 시에는 사물과 생명의 숨과 꿈이 들끓고 있다. 그것은 사물들과의 우주적 교감에 대한 열망이며, 동시에 그것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예리한 저항의 문맥을 함유한다. 그의 시는 사물과 생명의 탄력을 관념적인 명제로 응고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 언어의 탄력으로 드러낸다. 그 언어는 우리 시대에 상처받은 사물의 꿈을 되돌려주는 원초적인 에너지이며, 우리의 고통과 절망을 공중에 띄워 그것을 순수하게 살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그리하여 그의 에로스적 상상력은 인간과 물질과 생명이 서로에게 몸을 여는 우주적 황홀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정현종의 탄력으로 인해 한국 현대시는 그 둔중한 무게를 덜고 시 언어의 역동성을 좀더 과감하게 시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올해로 이순에 이른 정현종 시인의 시력(詩歷) 35년을 기념하는 책이다. 그러나 어쩌면 ‘기념’이라는 말은 여기에 적절하지 않을지 모른다. 정현종의 문학은 기념과 정리의 대상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는 운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자리에서 정현종의 문학을 탐구한다는 것은, 한국 현대시의 좌표를 다시 한번 점검한다는 계기이며, 동시에 정현종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예감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현종 시의 언어들은 늘 새롭게 태어나는 말, 창조적 위반을 품은 말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정현종의 자전적 에세이, 문학적 연대기, 정현종 시에 대한 비평들, 문학 동료들의 인상기, 정현종의 산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귀중한 글의 재수록을 허락해주신 분들과 정성껏 새 원고를 써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편자의 불민과 무지 때문에 빚어진 번거러움을 잘 이해해주신 정현종 선생님, 편집 실무를 맡아 수고한 안수연씨에게도 감사한다. 부디, 이 책이 정현종 문학과 한국 현대시에 관한 심층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999년 12월, 이광호

목차

[책을 엮으며]

제1부 시인의 길, 누설된 신비
[대담] 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정현종/이광호)
[자전적 에세이] 나의 유토피아, 화전(花田)(정현종)
[문학적 연대기] ‘죽음의 고통’으로부터 ‘생명의 황홀’로 나아가는 길(이경호)

제2부 숨과 꿈의 미학
정현종의 진화론(김주연)
어느 시구(詩句)의 이해(유평근)
사물의 꿈(김우창)
정현종의 ‘방법적 시’의 시적 방법(이상섭)
정현종, 풀잎/보석의 상상 구조(남진우)
물 주기, 숨통 터주기(진형준)
술 취한 거지의 사학(김현)
헬리콥터와 정현종 생각(김훈)
현종, 꿈의 사제(김정란)
해학의 친화력(유종호)
숨결과 웃음의 시학(오생근)
환경을 만드는 시인(정과리)
빈 몸과 바람의 시(박혜경)

제3부 정현종을 찾아서
[내가 본 정현종] 정현종을 찾아서(김현) / 한 시인의 향기(김병익) / 타고난 시인 정현종(마종기) / 내 친구 정현종(김화영)
[시인의 산문]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 시란 무엇인가 / 가이아 명상 / 내 인생의 책들 / 몸에 대하여

[참고 문헌]

작가 소개

이광호 엮음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평론과 에세이를 쓰며, 책 만드는 일을 한다. 산문집으로 『사랑의 미래』와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가 있으며, 그 외 『시선의 문학사』 『익명의 사랑』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 등 다수의 비평집을 썼다. 소천비평문학상, 현대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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