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과 정치철학

김홍우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9년 10월 30일 | ISBN 9788932011226

사양 신국판 152x225mm · 756쪽 | 가격 30,000원

수상/추천: 백상출판문화상

책소개

이 책은 현상학과 정치학을 접맥시키는 야심만만하고 독특한 정치철학을 펼쳐보이는 근래 보기 드문 역작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현상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물론 현상학과 정치학의 바람직한 결합과 그를 통한 정치철학의 새로운 영역을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생각한다’는 것]

우리말 가운데 ‘~한다’는 말이 꽤 많다. 예컨대 ‘말한다’ ‘노래한다’ ‘행동한다’ ‘생각한다’ 등등.

어린 시절, 나는 말하는 것은 나의 ‘입’이라고만 믿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말은 나의 ‘입’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점차로 깨닫게 되었다. 나는 말할 때마다 과연 내 몸의 어떤 부분이 말하는 부분이고, 어떤 부분이 말하지 않는 부분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내 말하는 것은 나의 ‘입’만이 아니라 나의 몸 전체라고 믿게끔 되었다.

실제로 우리말에서도 나의 ‘입’이 말한다 하지 않고 ‘내’가 말한다고 한다. 나의 ‘입’이 노래한다 하지 않고 ‘내’가 노래한다고 한다. 나의 ‘팔’ 또는 ‘다리’가 행동한다 하지 않고, ‘내’가 행동한다고 한다. 나의 ‘머리’가 생각한다 하지 않고, ‘내’가 생각한다고 한다. 우리는 몸 전체로써 노래하고 몸 전체로써 행동하고 몸 전체로써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몸 전체로써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또 우리의 삶이란 우리의 몸 전체, 우리의 존재 전체가 투입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한 사람의 벌거벗은 몸뚱이를 보여준다. 로댕은 생각하는 몸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의 몸 전부를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서 로댕은 생각이란 단순히 몸의 일부분만 움직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그는 우리가 머리로써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벌거벗은 살아 있는 몸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이런 점에서 우리는 몸의 한 부분에 의해서가 아니라 몸 전체로써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몸 전체로써 말하고, 몸 전체로써 노래하고, 몸 전체로써 행동하고, 몸 전체로써 생각한다. 그 결과 우리는 말이 되고, 노래가 되고, 행동이 되고, 생각이 된다. 진정한 의미에서 말한다는 것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되는 것이며,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가 되는 것이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되는 것이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되는 것일 게다.

***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한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드린다. 먼저 보잘것없는 글들을 모아 읽고, 정리하고, 토론하면서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오도록 자극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의 여러 대학원생들에게 깊이 감사한다. 특히, 이 책은 김영수 박사, 김갑천 박사, 박현모 박사, 전인권군, 이원택군, 최진홍군, 유범상군, 그리고 이병택군의 열의와 관심에 크게 힘입었음을 밝혀둔다. 또 영문으로 된 글들을 꼼꼼히 번역한 이성화 박사, 한규선 박사, 이동수 박사, 박현모 박사, 김대영군, 이병택군, 은종훈군의 수고에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알프레드 슈츠의 탄생 100주년 기념학술회의(동경 와세다 대학, 1999년 3월 26일~28일)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히사시 나쓰(那須壽) 교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필자에게는 이 발표가 슈츠를 새롭게 발전시키고 또 최근의 경향을 배울 수 있었던 유익한 기회였다. 또 이 학술회의를 통해 알게 된 엠브리Lester Embree 교수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그는 귀중한 슈츠의 유고들을 보내주었으며, 이것은 슈츠의 정치학적 관련성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또 항상 따뜻한 친형처럼 관심과 애정을 부어주시고 좋은 글로써 한결같은 감동과 영감을 일깨워주시는 미국 모라비안 대학Moravian College의 정화열(鄭和烈) 교수님과 사모님께 깊은 감사와 은혜의 정의(情誼)를 표한다.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모든 궂은일을 자청했던 박현모 박사와 무더운 더위와 싸워가면서 암호문이나 다름없는 필자의 원고들을 해독하고 입력해준 이승호군, 그리고 언제나 세심한 배려와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은 나의 외우(畏友) 정문길(鄭文吉) 교수에게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 또한 우리 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일을 추진시키고 결실을 맺기까지 힘을 다해 밀어주신 문학과지성사 대표 김병익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다 표현할 길이 없다.

끝으로 이 책의 이면에는 흩어졌던 생각들을 다시 모으고 이지러진 글귀들을 이어가는 표현의 힘겨운 과정을 지켜보면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뒤에서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은 나의 사랑하는 아내의 말없는 뒷받침이 가득히 배어 있음을 부기해둔다.

1999년 10월, 관악 연구실에서, 김홍우

목차

머리말: ‘생각한다’는 것

제1부 말문을 열기 위한 생각들
정치행태론 비판 1
정치행태론 비판 2
메를로-퐁티에 있어서의 ‘보는 것’의 의미

제2부 현상학과 정치철학 1
막스 베버의 사회과학론
후설의 현상학
후설에 있어서 철학의 이념
후설의 생활 세계와 정치철학적 의미

제3부 현상학과 정치철학 2
슈츠에 있어서 정치적 영역의 문제
슈츠의 다영역적 현실론
메를로-퐁티의 『행동의 구조』
레오 스트라우스 비판
스트라우스와 가다머 논쟁

제4부 현상학과 마르크스주의
루카치의 실증과학 비판
메를로-퐁티의 스탈린주의 논고
케이텁, 쾨슬러, 그리고 메를로-퐁티
현상학적 마르크스주의

제5부 현상학과 정치 세계
마오 쩌둥의 정치 세계의 이해
고르바초프의 역사 인식
밀리반트-풀란차스 국가론 논쟁

맺는 말: 현상학과 정치학, 그리고 한국 정치

색인

작가 소개

김홍우 지음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공군사관학교 교관, 경희대 교수, 프린스턴 대학·노틀담 대학 객원 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비교 정치 사상Comparative Political Thought』지의 국제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 Phenomenology and Political Philosophy와 주요 논문으로 「신체의 현상학과 정치학에 대한 그 함의」 「마이클 왈저M. Walzer의 민주사회주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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