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잠시 그친 뒤

문학과지성 시인선 233

허형만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9년 10월 20일 | ISBN 9788932011141

사양 · 115쪽 | 가격 5,000원

수상/추천: 한성기문학상

책소개

『비 잠시 그친 뒤』는 바쁜 삶의 틈바구니에서 발견되는 고요와 아름다움, 순박함 등을 맑은 서정으로 노래하는 시집이다. 남도의 풍광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일상의 여러 자질구레한 일들이 전면에 나와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일상사들에서 시들은 발견되듯이 모습을 드러내고, 또한 물고기의 아가미가 벌렁대듯이 그 시들은 일상에다 아름다움의 숨을 불어넣는다.

[시인의 말]

그 동안, 남도 시인으로서의 진솔한 삶의 역사와 향토적 서정을 노래해온 나의 시 세계가 내적으로 크게 변함이 없어 보인다. 다만 요즈음, 내가 생각해도 말수가 적어지고 시를 보는 눈 또한 깊어지고 있음이 감지된다. 아마도 시가 늘 새롭게 씌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 듯싶다.

이 시집은 『풀무치는 무기가 없다』(1995) 이후의 시편들이다. 누군가 시를 ‘아득한 그리움’이라 했던가. 다시 읽어보니 나를, 내가 그리워하고 있는 모양이다.

1999년 10월, 허형만

[시인의 산문]

나는 평소 “시인이 죽고 시가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곧 씌어진 작품이 중요하지 그 시를 쓴 시인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에 다름아니다. 마르틴 하이데거가 게오르크 트라클의 시 「겨울날 저녁」을 분석하는 자리에서 “시 한 편을 제대로 썼기에 시인의 사람됨이라든가 이름을 부인할 수 있을 만큼 되어야만 제대로 쓴 시의 참된 값어치가 빛난다”고 한 말과도 상통한다.

그러기에 나는 시를 구상하고, 쓰고, 완성할 때까지 항상 나의 신념을 되새기며 작업에 임하는 편이다. 한사코 원고지에 만년필로 쓰는 것도 나의 시 정신을 곧추세우는 내 나름의 한 방법이 되고 있다.

어느 시인이 그렇지 않을까만은 나의 경우도 작품 한 편마다에 목숨을 건다. 시 한 편이 주는 깊이와 넓이와 크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음에서다. 우리가 쓰는 언어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것이 시라고 할 때 시로써 삶의 저 깊은 곳을 꿰뚫고 거기에서 터져나오는 빛으로 내 영혼을 울려주기를 바란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안개
立春
하얀 뼈
헛기침
石鏃
아내
봉화산에 올라
배꽃밭 지나며
그날 밤
처서
한국 현대시 강독 시간
不眠
永郞 생가에서
詩의 房
滿月

제2부

홍도에서 1
홍도에서 2
홍도에서 3
홍도에서 4
흑산도
바람 부는 날
밥이 탔다
대못질
슬픔 하나가
소한
문 열어라
묘지 앞에서
산길을 걸으며
片雲齋에서
겨울 용흥사
꽃이 피면 눈물겹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불개미

제3부

고향에서
山行
이 시대의 낙타
산속에 들어와서야
부드러운 잠
측백나무만 안개를 키우는 건 아니다
마음이 아늑하니
비 잠시 그친 뒤
낙타를 위하여
사와 도모에
요즘 세상
황진이를 위하여
고백 성사
고여 있는 강이
소멸에 대하여
한 편의 시가
여름날

제4부

원고를 쓰다가
외할머니
梅花밭에서
따뜻한 그리움
긴장하기
雲林房 茶
추억의 한 자락
내란의 눈보라가
제월리 산수골
우리 땅 밟고 우리 강 건너
一松亭 소나무
명지원에서
지리산허형만
요즈음
아침 고요
틈새
저 잡히지 않는 그리움
삼학도
별 하나 팽팽하게 지상의 그리움을

[해설] 접근과 성찰 최하림

작가 소개

허형만 지음

1945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목포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1973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시집으로 『淸明』
『풀잎이 하나님에게』 『모기장을 걷는다』 『입맞추기』 『이 어둠 속에 쭈그려 앉아』
『供草』 『진달래 산천』 『풀무치는 무기가 없다』, 시선집으로 『새벽』, 평론집으로
『시와 역사 인식』 『영랑 김윤식 연구』 등이 있다. 전라남도문화상 우리문학작품상 편
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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