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그렇지 않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29

김광규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83년 10월 15일 | ISBN 9788932001845

사양 신46판 176x248mm · 132쪽 | 가격 5,000원

수상/추천: 김수영문학상

책소개

초기시들에서 강렬하게 나타나는 일상에의 우수와 조직 사회에 대한 비판들을 한 걸음 더 진폭·심화시킨 이 시집은 새로이, 부정의 정신을 짙게 깔면서 오늘의 개인적 집단적 삶에 대한 지적 성찰을 집요하게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의 산문]

ㄱ과 ㅎ 사이를 오고가는 흔들이가 있다고 하자. 이때 ㄱ을 꿈이나 환상, 또는 감성이라고 하고, ㅎ을 삶이나 현실, 또는 이성이라 한다면 이 흔들이의 운동은 크게는 역사적 사조의 흐름으로부터 작게는 개인적 욕망의 진폭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조화의 원칙과 질서의 공식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문학에 적용해 본다면 흔들이의 위치 ㄱ, ㄴ, ㄷ, …ㅍ, ㅎ들은 바로 문학의 본질적 특성과 시대적 위상 및 사회적 기능을 나타내게 된다. 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는 시가 꼭 ㄱ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 ㅎ에 가까운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며, 또 ㄱ과 ㅎ의 중간에서 그 이상적 좌표를 찾으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는 위치도 흔들이의 운동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으므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씌어진 작품이 있든 그것은 시의 한 형태를 보여줄 수 있을 뿐이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시는 옛날에 모두 ㅎ에서 비롯되어 ㄱ 쪽으로 발전해왔다. 우리의 시는 과연 이 흔들이의 어느 지점에 와 있을까. ㄱ으로부터 ㅎ의 방향으로 움직여 온 20세기의 우리 시는 1970년대 후반에 ㅅ, ㅇ, ㅈ쯤에 이르렀다가 1980년대에 접어들자 ㅎ까지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완성하지 못한 채 다시 ㄱ 쪽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흔들이의 운동으로서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을 때 가장 그것답고 자유로운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작가 소개

김광규 지음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및 동대학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에서 수학했다. 1975년 계간 『문학과지성』을 통해 등단한 이후 1979년 첫 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을 발표하여 제1회 녹원문학상을 수상했고, 1983년 두번째 시집 『아니다 그렇지 않다』로 제4회 편운문학상을, 2003년 여덟번째 시집 『처음 만나던 때』로 제11회 대산문학상을, 2007년 아홉번째 시집 『시간의 부드러운 손』으로 제19회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시집 『크낙산의 마음』『좀팽이처럼』『물길』『가진 것 하나도 없지만』, 시선집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누군가를 위하여』, 산문집 『육성과 가성』『천천히 올라가는 계단』, 학술 연구서 『권터 아이히 연구』 등을 펴냈다. 그리고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 하인리히하이네 시선, 페터 빅셀 산문집 등을 번역 소개하는 한편, 영역 시집 Faint Shadows of Love(런던, 1991), The Depth of A Clam(버팔로, 2005), 독역 시집 Die Tiefe der Muschel(빌레펠트, 1999), Botschaften vom grünen Planeten(괴팅엔, 2010), 중역시집 『模糊的旧愛之影』 등을 간행했다. 독일 예술원의 프리드리히 군돌프 문화상(2006)과 한독협회의 이미륵상(2008)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양대 명예교수(독문학)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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