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편지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7년 6월 18일 | ISBN 9788932009209

사양 · 175쪽 | 가격 7,000원

책소개

‘근대 소설 이론’을 소설로써 정립했다는 평을 받는 포의 단편소설을 모은 책. 정체성의 위기와 분열된 자아의 모습들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다.

[기획의 말]

음악과도 같은 아름다운 소리로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노래한 시 「애너벨 리」, 독자의 마음에 잊혀지지 않는 공포를 남기는 「검은 고양이」, 그리고 이지적이고 매력적인 탐정 뒤팽이 활약하는 추리소설들. 이처럼 상이한 작품들이 한 작가 에드가 앨런 포Edgar Allan Poe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놀라움만큼이나 포를 설명해보려는 시도에서 우리가 부딪히는 어려움 또한 크다. 단편소설의 이론을 정립한 예리한 비평가이자 편집인이면서 또한 아편과 도박에 빠졌던 술주정뱅이. 이성에 호소하는 추리소설의 선구자이면서 또한 광기로 가득 찬 어둠의 세계를 예술적 소설로 형상화시킨 공포소설의 작가. 사회와 규범보다는 인간의 강렬하고도 내밀한 감정들을 소재로 삼은 낭만주의자이면서 또한 그 창작법에 있어서는 우연이나 직감을 배격하고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의도된 구성과 효과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고전주의자. 이처럼 포에게는, 그리고 그의 작품 세계에는, 어떤 단면적인 개념으로 환원될 것을 거부하는 복합성이 있다.

이러한 포의 특성은 그가 처한 개인적·사회적 환경, 그가 물려받은 문학적 전통과 그의 독창성이 함께 빚어낸 독특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부모를 여의고 정식 절차도 없이 입양되어 양부와 심한 갈등 속에 성장해야 했던 포는 그에게 사랑을 주던 세 여인, 그의 생모, 양모, 그리고 아내의 죽음을 겪어내야만 했다. 그러한 상실의 고통 속에서 포는 음주·도박·마약 등에 의존했고 그러한 그를 거부하며 그의 재능을 질시하는 문단의 반응 등으로 가난과 고독, 그리고 광기의 위협 속에서 비참한 삶을 살다 41년의 짧은 생애를 마감하였다. 이러한 그의 불운했던 생애와 더불어 그의 작품 속에 죽음과 공포, 광기가 주된 음조로 자리잡게 작용한 것은 공포를 통하여 미를 표현하고자 했던 유럽의 고딕소설들의 영향과 완벽한 조화를 미의 이상으로 삼는 것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당대에 싹터오던 낭만주의의 기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또한 어학과 문학에 탁월한 두각을 나타내었던 학생이고, 작품을 세밀하고 실제적으로 분석하는 재능 있는 비평가이자 편집인이었으며 그의 시대는 모든 현상이 이성적·분석적인 논리로 설명될 수 있다는 믿음이 뿌리를 내리던 시대였다. 공포소설 작가이자 추리소설의 창시자로서 포의 복합적인 면모에는 이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의 조국 미국이 포의 문학적 중요성을 인정하는데 인색했던 반면 오히려 그의 진가를 일찍 알아차린 것은 유럽 세계였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심리적 통찰력과 세밀한 사실주의를, 보들레르는 구속받지 않은 상상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이제 그는 상징주의의 선구자로 공인받고 있다. 또한 데리다와 같은 현대 사상가들은 그의 작품 속에서 언어와 진리에 관한 서구 형이상학의 이분법적 대립 구조를 뛰어넘는 선지적 통찰력을 발견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주로 탐험했던 영역은 극도의 이성주의와 극한적 광기, 인간 의식의 어두운 지하실, 아름다운 여인들의 죽음, 자살과 살인의 충동, 생매장, 이중적 자아의 모티프들이다. 이 모티프들을 통해 포는 과학과 이성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면서도 동시에 그러한 ‘발전’과 함께 깊어가는 현대 사회의 ‘광기’의 병적인 징후들, 정체성의 위기와 분열된 자아의 모습들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이 또한 우리가 포를 즐겨 읽는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1997년 6월, 기획위원

작가 소개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에드거 앨런 포 Edgar Allan Poe (1809~1849)
1809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세 살에 고아가 되어 앨런가에 입양되었으나 양부와의 불화, 도박과 술과 가난으로 불행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1827년 열여덟 살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833년 「병 속에서 발견된 원고」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창자게 집중하여 뛰어난 작품들을 연달아 발표하는 한편, 단편소설의 이론을 세우는 비평 활동을 이어나갔다. 「어셔가의 몰락」 등 그의 몽환적인 소설들은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초현실적인 관념들에 접근하고자 했던 19세기 상징주의 흐름의 최전방에 위치하고 있다. 1841년 발표한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은 최초의 추리소설로서 ‘뒤팽’이라는 매력적인 탐정을 창조해냈다. 「까마귀」 「애너벨 리」 등 그의 시들 또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40여 년의 짧은 생애 동안 포는 다양하고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세계 문학사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으며, 오늘날 ‘단편소설의 아버지’ ‘추리소설의 창시자’ ‘상징주의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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