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인 단편소설집

서정인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6년 9월 20일 | ISBN 9788932000060

사양 신국판 152x225mm · 336쪽 | 가격 11,000원

수상/추천: 한국문학작가상

책소개

서정인의 소설은 삶의 꼼꼼하고 섬세한 기록이다. 여기에는 작품 전체의 충전된 삶의 우울한 그림자가 있다. 충전의 전원은 우선은 그의 문체에 있다.

[머리말]

첫 작품 「후송」은 1962년 8월 여름 방학 때 고향에 내려가서 무더위와 싸우며 썼다. 신성포와 광양을 잇는 둑을 동생과 함께 자전거로 달리기도 하고 서문밖 수원지 아래의 냇물에서 멱을 감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해 늦여름에 큰 물난리가 났었다. 「물결이 높던 날」은 역시 고향에서 겨울에 쓴 것 같은데, 자세한 기억은 없다. 「미로」는 꿈 이야기다. 무의식의 의미를 의식의 논리로 붙잡으려고 꽤 애를 먹었던 것 같다. 나는 현실의 질서가 완전히 파괴되고 현실이 새로운 은유로서 나타나는 꿈의 세계의 대담함과 선명함을 대단히 좋아한다. 「강」은 동료 교원 두 사람과 함께 김포 학부형 집에 놀러 간 것이 빌미가 되었다. 광주 있을 때 ‘고창떡’이 일하는 밥집에서 얼마 동안 점심을 단골로 먹었고, 도암에 잠깐 있었을 때 식목을 했었던가 안 했었던가 했고, 또 딴 데 있을 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교장의 어리석음을 겪었는데, 아마 이런 것들이 「나주댁」에서 묘하게 어울린 모양이다. 「가을비」는 군대 있을 때 부산 오병원에 입원했던 경험과 그때 들은 실어증 환자의 꺼억꺼억 소리가 암시가 되었다. 「우리 동네」는 덕진에 있는 과수원 아랫동네에서 살 때 얻은 얘긴데, 끝 부분에서 주인공이 홍소를 터뜨리는 것에 유의해주었으면 좋겠다. 「산」은 그해 첫여름에 남해 금산에 오르기 위해서 상쾌한 바다 바람을 가르며 몇 시간 동안 통통배를 탄 적이 있는데, 대개 그런 여행길에서는 창백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한둘은 볼 수 있는 법이어서, 아마 그런 것들이 나의 상상력을 건드려서 되었던 것 같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미인이 많다. 「벌판」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서 명절 때면 꼭 성묘를 다녔던 나에게는 퍽 자연스러운 얘기다. 마지막 두 작품은 술집 여자와 도둑놈 얘긴데, 요즘 부쩍 이 두 가지 유형의 인간들이 나의 머리를 출몰한다. 남도여창이라고나 할까.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 정작 그들은 가장 비창녀, 비도둑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상 한 움큼의 단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들 중의 어느 것을 쓰고 나서도 장티푸스를 앓고 난 듯한 기분이 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모두 그것들과는 상관이 없는 작품 이전의 이야기들이다. 그것들은 이제 나와는 관계없이 존재한다. 우연히 책방 앞을 지나다가 일금 얼마를 주고 이 책을 산 독자들은 내가 피를 말렸건 살을 깎았건 상관없이 그들이 이 책을 읽는 일 외에 정 할 일이 없을 때 이 책을 읽고 기쁨을 느껴야 한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는다면 그것은 이 책을 펴낼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해주신 문학과지성사 여러분의 덕분이고, 반대로 그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본전 생각이 난다면 그것은 전혀 나의 잘못이다.

– 1976년 3월, 서정인

목차

후송
물결이 높던 날
미로

나주댁
가을비
우리 동네

벌판
남문통(南門通)
밤과 낮

[작가 후기]

[초판 해설] 세계 인식의 변모와 의미·김현
[신판 해설] 소설은 어떻게 눈뜨는가·이광호

작가 소개

서정인 지음

1936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 서울대 영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털삭 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수학했다. 1962년 『사상계』에 단편 「후송」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그는 소설집 『강』 『가위』 『토요일과 금요일 사이』 『철쭉제』 『붕어』 등과 장편소설 『달궁』(전3권), 『봄꽃 가을 열매』를 상자했다. 한국문학작가상(1976), 월탄문학상(1983), 한국문학창작상(1986)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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