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안 보이는 너의 손바닥 우에』에서 그는 무기력하고 상투화된 현대인의 결핍을 충족시켜 본래의 자리로 돌려줄 정신적 희구의 대상으로서 ‘그’를 찾아가는 도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의 험난함과 애틋함 속에서 섬광처럼 어둠 속에 묻힌 길들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그’라는 것을 이 시집에서 아름답게 드러내고 있다.
[시인의 산문]
‘지금·여기’에서의 삶보다는 ‘언젠가 가 닿고 싶은 곳’에 마음이 가곤 한다. 그 때문에 이즈음은 내려갈 수 있으면 더 내려갈 데가 안 보일 정도로 내려가서 마주치는 내 삶에 대한, 단조로우면서도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눈뜸과 아픔, 그리고 이윽고는 새로 꾸는 ‘낮은 꿈’에 관심이 주어질 때가 많다. 이 같은 ‘내려가기’는 어쩌면 ‘올라가기’의 또 다른 ‘길찾기’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또 다른 ‘길찾기’는 고통과 맞물려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를 기다리면서 그 기다림이 그 이상의 그 무엇도 될 수 없다는 인식과 만나야 했고, ‘나’를 찾아 서성거려도 ‘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절망감을 떨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사정은 ‘너’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언제까지나 ‘너’를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언제까지나 ‘너’는 ‘너’일 뿐, 깊숙이 끌어안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면 저만큼 평행선으로 달리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오늘도 잘 보이지 않는 ‘나’를 더듬거리며, ‘너’를 목말라하고, 신(절대자)과 인간 사이에서 눈을 뜨는 ‘그’를 기다리는 시간을 마냥 문지르고만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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