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김현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2년 12월 5일 | ISBN 9788932005850

사양 신국판 152x225mm · 282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김현이 작고하기 전 4년 동안 쓴 일기로, 그가 읽은 책, 본 영화, 느낀 이야기 들을 아름답고 섬세한 단상으로 기록함으로써, 그의 사유의 비밀, 왕성한 책읽기 작업, 문화와 삶, 그리고 그 자신이 예감한 죽음에 대한 뛰어난 성찰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 소개

김현 지음

김현(본명 김광남金光南, 1942~1990)은 1942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되던 해에 부모님을 따라 목포로 이주, 목포 북교국민학교와 목포중학교, 그리고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 및 동 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 유학했으며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인문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2년 『자유문학自由文學』 3월호에 「나르시스 시론詩論」을 필명 ‘김현’으로 발표하며 공식적인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김승옥, 김치수, 최하림과 함께 소설 동인지 『산문시대』를, 1966년에 황동규, 박이도, 김화영, 김주연, 정현종과 더불어 시 전문지 『사계』를 창간했다. 이 두 잡지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1968년에 창간된 『68문학』은 고스란히 1970년 가을에 창간호를 낸 계간 『문학과지성』의 원형을 이룬다.

그는 불물학자로서 『프랑스 비평사』 2권과 『현대 프랑스 문학을 찾아서』 『바슐라르 연구硏究』 등 많은 연구서와 번역서를 펴냈으며, 문학평론가로서 『상상력과 인간』 『사회와 윤리』 『한국 문학의 위상』 『문학과 유토피아』 『말들의 풍경』 및 『한국문학사』의 비평집과 연구서를 상자했다.

『분석과 해석』으로 제1회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행복한 책읽기』의 원고를 유고로 남긴 채 1990년 6월 27일 48세로 작고했다.

그의 사후 3년 뒤인 1993년에 『김현 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 전16권)이 간행되어 김현 문학의 거대한 덩어리에 접근하는 가장 충실한 자료가 갖춰졌다. 이어 2000년 4월에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그의 10주기 기념 문학 심포지엄(‘4.19 이후의 한국 문학 비평’)이, 2010년 6월에 서울 동교동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20주기 기념 문학 심포지엄(‘말들의 풍경’과 비평의 심연)이 각각 개최되었다. 2011년에 그의 정신적 뿌리에 해당하는 목포에 문학관(김현관)이 개원했고, 2015년 9월에는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그의 25주기를 기념한 심포지엄(‘김현 비평의 역동성’) 개최와 더불어 문학상 ‘김현문학패’가 제정․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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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8 =

취소

  1. 오루알
    2000.03.23 오전 12:00

    작고한 김현씨는 한국의 평단과 불문학도들의 범주안에서 단연 선이 굵고 중요해
    보인다. 머리쯤에 위치한다고 할까. 유고집으로 미리 염두해 두었으며, 컴퓨터를
    가까이한 이후 새로 타이핑 작업까지 했다는 이 원고들은 다름아닌 그의 일기!
    죽음전 3년의 시간동안 거의 매일 이루어진 독서의 흔적들인데, 그가 선호하던 바르
    트처럼 단상들이 많다. 화려한 시적 문체로 내게 각인되있던 그의 면모는 상당히
    감해지고, 단문에 깊은 울림이 있는 함축적 사색을 즐기었던 것으로 보인다. 담담함
    지극한 절제(그는 서술의 극대화를 시도했음에 분명하다. 서술의 극점은 언제나
    ‘시적’이다). 그의 고통스런 탄성이 내지르는 것은 언제나 외마디 뿐이다. 소리치지
    않고 고통을 참는 앙다문 입술이랄까. 칼날같은 정신으로 깨어 다 보고, 다 읽고 말
    겠다는 충열된, 부릅뜬 눈이랄까. 지극히 처절하게, 또 외롭게 그의 아픔이 스미어
    있는 순간은 항상 문장들의 말미이며, 또 그것은 어김없이 날선 정신의 검열하에
    알맞게 삭제 당한다. 그가 ‘정리’라고 행했던 작업은 아마도 이런 절제와 함축의 과정
    이었으리라. 죽음을 두러워 하면서도 마주보고, 도망치고 싶어하면서도 더듬어 성
    찰하고 독을 품어 달려드면서도 꺼안아 버리는 상처입은 노련한 늙은 짐승! 그의 담담
    에 그토록 충일한 긴장은 그 때문일까. 침묵 속에서 혹은 딴짓(딴 중얼거림=책읽기)
    속에서 이루어지던 죽음과의 사투. 놀랍도록 날카로운 지성, 예민한 감각, 삶에대한
    직관. 안타깝다. 그의 죽음은 확실히 우리 문단의 거대한 손실임에 분명하다. 불과
    48세의 나이, 더 깊은 차원을 헤아릴 연륜의 도약을 앞에두고 그는 혼자서 ‘혼자의
    안’으로 뚜벅이며 말없이 걸어들어가 버렸다. 죽음 너머 그 어느 자리에 머물곳
    하나 마련했는지. ‘끔직하게 아름다운 ‘이 세상, 수많은 결들과 골목골목을 여의고
    간 그곳은 그 아름다움들을 되돌려 받게 되거나 더 놀라운 것으로 만나게 되는 곳인
    지. 부디, 돌아간 그곳에서 그가 이뤄낸 일생의 장엄한 기투와 치열한 삶들이 보상받
    을 수 있기를.그러나 그는 내가 그를 읽고 적어내는 이런식의 연민을 기뻐할까. 질문의
    투로(-진리를 쥔채하지 않던 , 객관의 방법- )물어오던 끊임없는 그의 물음들이 머리속
    에서 웅성거린다. 나 역시, 다른 많은 사유자들과 한데 묻어 그의 질문들의 바톤을
    넘겨받고 싶다면, 여전히 희미하고 더딘 나의 이어달림은 그의 분노를 사지 않을런
    지..말없는 사람의 흔적은 왜 이리 아픈가.
    질타로 혹은 격려로 이 책에서 언급된 작가들은 감정이 상하거나 우쭐하기에 앞서,
    그저 한없이 아프고 겨웁게 고마우리라. 자신의 생을 축내며 그들을 읽어낸 그의
    무서운 욕망-사랑에 대해 .

    간과할 수 없이, 마지막 장에 할애된 그의 절규가 떠오른다.
    ” 새벽에 형광등 밑에서 거울을 본다. 수척하다. 나는 놀란다. 얼른 침대로 돌아와
    다시 눕는다. 두배, 세배 방이 얼굴로 가득하다. 나갈 길이 없. 일어날 수도 없고, 누워
    있을 수도 없다. 결사적으로 소리 지른다. 겨우 까어난다. 아, 살아있다.”

    거짓없이, 그가 죽음을 두려워 한 것을 알겠다. 죽음은 그런 것인가. 그것을 볼 수
    있고, 그것을 봄으로써 혐오감에 몸을 움추리는 우리와 같은 것들의 연약한 의식속
    으로 잔인하게, 무자비하게 파고드는 폭력. 그의 의식은 죽음의 수압 아래 얼마나
    여리게 떨고 있는가. 그는 우리가 그의 비참을 바라보도록 허락하였다. 그의 진정성
    의 가정 맑은 곳은 바로 그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