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궁

문학과지성 시인선 5

윤후명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77년 5월 15일 | ISBN 9788932000305

사양 신46판 176x248mm · 107쪽 | 가격 3,000원

책소개

시인으로서 그는 한국인의 원초적 정서라고 할 한(恨)을 그 기조에 깔면서 한국어의 시적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추리하고 있는 특이한 감성의 시인이다.

[시인의 산문]

어떠한 성찬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굶주림이 있다. 그 근원적이고도 영원한 그리움의 창자를 다스릴 무엇이 필요하다. 배가 고프면 고플수록 세상의 모든 비곗덩어리에 혐오를 보낸다.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먼 곳으로 떠돌 궁리에만 사로잡혔던 오랜 세월 동안 나는 그 굶주림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면서 한편으로는 그 굶주림이 해소될까봐 두려워했던 것 같다. 내 근본에 비곗덩어리가 끼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내가 글을 쓴다는 일은 늘 나를 궁핍의 상태로 놓아두되 그 존재를 구황하는 행위가 된다. 아름다움을 찾아나선다고 했다가 급기야는 절망을 찾아나선 꼴이 되었을 때, 내가 진실로 원했던 것은 그득한 성찬이 아니라 한 숟가락의 糟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이 굶주린 내 존재의 가장 확실한 먹이요, 나아가서 이른바 COGITO이기도 했던 까닭이다. 이 깨달음이 나에게, 방황을 끝내고 이 땅의 ‘사랑의 바닥’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갈 믿음을 심어주었다. 일찍이 내 삶의 보람이었던 이 시들은 내 新生의 糟糠이다. 내가 하릴없이 허영에 들떠 헤맬지라도, 혹은 기근에 시달려 절망할지라도 이 언어들은 내 이율배반의 창자를 다스림으로써 언제나 나를 근원적인 삶 속에 살게 해주리라 믿는다.

작가 소개

윤후명 지음

1946년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1969년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 『名弓』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등이 있고, 소설집 『敦煌의 사랑』 『부활하는 새』 『원숭이는 없다』 『오늘은 내일의 젊은 날』 『귤』 『여우 사냥』 『가장 멀리 있는 나』 『둔황의 사랑』 『새의 말을 듣다』 등과 장편소설 『별까지 우리가』 『약속 없는 세대』 『협궤 열차』 『삼국유사 읽는 호텔』 등이 있으며, 그 외 산문집 『꽃』 『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와 장편동화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가 있다. 이 중 『둔황의 사랑』 「원숭이는 없다」 「사막의 여자」 등이 프랑스어, 중국어,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 소개되었다. 녹원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김동리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민대학교 대학원 등에서 소설 창작론을 강의하면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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