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문학과지성 시인선 143

차창룡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4년 5월 25일 | ISBN 9788932006925

사양 신46판 176x248mm · 166쪽 | 가격 5,000원

수상/추천: 김수영문학상

책소개

이 시집은 시인의 첫 시집으로, 신랄하면서도 익살스럽고 통쾌한 풍자 시집이다. ‘똥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시에는 빈번하게 똥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시의 화자를 그만큼 낮춤으로써 풍자성을 한층 건강하고 날카롭게 하기 위한 그의 시적 전략이다. 시인이 풍자하고 있는 것은 자신으로부터 농촌 현실, 정치 권력, 그리고 다시 자신의 시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한데,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자조와 분노, 반성과 통쾌한 웃음을 단숨에 통과한다.

[시인의 산문]

“이 시집을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전에 바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인들이 부럽다. 나는 이 시집을 아버지의 영전에 바칠 수 없다. 내용이 아름답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아버지께 바친들 아버지께서 읽으실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셨다.

아니다. 아버지도 학교 문턱을 밟아보셨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는 가끔 쌀을 짊어지고 광주에 오셨는데, 그때마다 아들에게 용돈을 주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학교에 오신 아버지는 삐그덕거리는 현관문 옆에서 수업이 끝날 때를 기다리셨다. 아버지는 늘상 초라했다. 아버지가 입으신 황토색 잠바! 아버지께서 쥐어주시던 역시 황토 빛깔의 오천원권 지폐! 그런 아버지의 초라한 색깔이 나는 부끄러웠다.

지금도 오천원짜리 지폐를 보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모교인 광주고등학교의 낡은 교사도 아버지의 황토색 이미지로 떠오른다. 그 이미지가 아직도 내 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시를 씀으로써 출세하라는 아버지의 뜻을 배반했고, 시를 씀으로서 초라했던 아버지가 부끄럽지 않게 되었다. 아버지가 부끄러웠던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졌다. 이 부끄럼만은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다.

작가 소개

차창룡 지음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조선대학교 법학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9년 『문학과사회』 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으며,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 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1994),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1997)가 있다. 제13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중앙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21세기 전망’ 동인, 계간 『디새집』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창룡"의 다른 책들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9 +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