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과 현대 철학

윤명로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87년 8월 28일 | ISBN 2002194008211

사양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74쪽 | 가격 6,000원

수상/추천: 서우저술상

책소개

현상학의 중심 개념과 탐구의 방법론을 검토하고 현상학의 창립자인 후서를의 사유 체계를 그 경험으로부터 의미론 진리논리학에 이르기까지의 전모를 분석 서술하며 현상학과 연계된 현대의 여러 철학 사조들을 설명한다.

[머리말]

플라톤은 문자를 “흔히 깃들어 있는 말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으며, 따라서 글을 쓴다는 것은 한낱 ‘고상한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겼다. 글에 대한 플라톤의 이러한 폄가(貶價)는 활자화의 기피증에 걸려 글쓰기를 꺼리게 된 필자와 같은 비재(菲材)에게는 합리화를 위한 다시 없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솔직이 말해서 이제까지 필자는 글이라는 것을 이런저런 외적인 책무나 속연(俗緣)에 못 이겨 마지못해 쓴 것이 대부분이오, 무가내하의 내면적인 동인에서 쓴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러기에 학술적인 논문은 차치하고 하찮은 잡문 한 편을 쓸 경우에조차도, 일종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채 차일피일하다가 약속된 기일이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쫓기듯이 써버리기가 일쑤였으며, 따라서 내용상으로나 외형상으로나 만족스러운 회심의 글이 될 리가 만무하였다. 이와 같은 거조(擧措)가 반복되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필자는 자신이 쓴 글을 두번 다시 읽어보기가 싫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글쓰는 일 자체를 기피하기에 이르게 되었고, 급기야는 심오한 뜻이 담긴 상술한 플라톤의 말을 원용하여 자신의 이러한 불민(不敏)을 견강부회로 호도하고 정당화하곤 하는 습성마저 생기게 되었다.

이번에 주위의 몇 분 동학자들의 우정어린 권유에 못이겨 한동안 주저하던 끝에 이제까지 이곳저곳에 발표되었던 논문들을 한데 묶어 출간할 것을 동의하기는 하였으나, 이 논문들의 거개가 깊은 천착이나 사색을 기울일 겨를도 없이 쫓기다시피 씌어졌던 집필의 경위를 돌이켜보니, 하찮은 ‘놀이’를 가지고 독자들을 또다시 우롱하는 것만 같아 새삼 자책과 자괴를 금할 수가 없다.

더구나 책의 표제와 장·절로 구분된 체제만을 보면, 이 책은 마치 현상학 및 이를 중심으로 전개된 현대 철학 전반의 체계적인 서술처럼 여겨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편집상의 편의를 위한 표제요 체제일 뿐, 사실은 그때그때 필자가 관심을 품은 주제에 관하여 서술한 독립된 글들을 모은 것에 지나지 않는 만큼 하나의 통일성을 지닌 체계적 저술이 아니니, 이 점에 있어 또한 독자들을 현혹시키지 않을까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그러기에 만일 구태여 이 책에 존재 의의를 부여하자면, 그것은 소극적인 의의밖에 지닐 수 없을는지 모르겠다. 미상불 여기서 생각나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심지어 악의 존재까지도, 각기 존재할 만한 제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본 라이프니츠의 주장이다. 대저 우리가 자신을 타자와 견주어 봄에 있어서는, 자신보다 ‘나은’ 타자와 견주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라 하겠으나, 자신보다 ‘못한’ 타자와 견주어 보는 것도 그다지 무의미하지만은 않을 성싶다. 전자의 경우에는 타자로부터 자극과 격려를 받게 되는 이점이 있는 데 반하여, 후자의 경우에는 자위와 자족을 얻을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일 독자가 이 졸저를 통하여 자위와 자족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비록 소극적일망정 이 책에 존재 의의를 부여하는 소이가 된다고 하겠다.

목차

서문
Ⅰ. 독오(獨墺)학파의 철학

[독오학파와 진리의 객관성의 문제]
서언 / 제1장 서론 / 제2장 후설의 반심리학주의 사상 / 제3장 후설의 객관주의와 현상학 / 제4장 마이농의 객관주의와 대상론

[대상론과 실향(失鄕) 대상]
1. 의식의 내용과 대상 / 2. 대상의 본질 / 3. 실향 대상

[공의어(共義語)와 자의어(自義語)]

Ⅱ. 후설의 현상학

[현상학에 있어서의 경험의 의의(Ⅰ)]
서언 / 1. 경험관의 변천 / 2. 후설에 있어서의 경험이 문제되는 이유

[후설에 있어서의 의미와 추상]
1. 이념적 종으로서의 의미 / 2. 이념화로서의 추상 / 3. 보편자의 대상성 / 4. 전통적 추상 이론의 비판

[후설에 있어서의 현상학의 구상과 지향적 함축]

[후설에 있어서의 선험적 논리학의 의의]
1. 학문 일반의 통일적 정초의 문제 / 2. 전통적 논리학과 진리 논리학 / 3. 진리 논리학의 정초로서의 선험적 논리학

[현상학과 현대적 상황]
1. 현상학과 시대 비판 / 2. 현상학적 환원 / 3. 선험적 주관성 / 4. 서양 철학에 있어서의 현상학의 위치

[후설 현상학의 현대적 의의]
1. 서언 / 2. 제1철학으로서의 선험적 현상학 / 3. 근대 과학의 객관주의적 특징과 현대적 위기 / 4. 현상학과 위기 극복의 모색 / 5. 결어

Ⅲ. 현대 철학의 사조들

[철학에 있어서의 체계와 문제학]
1. 철학과 체계의 문제 / 2. 체계적 사유의 특징 / 3. 문제론적 사유의 특징 / 4. 문제학의 의의

[카르납의 구성 이론]

[현상학적 방법과 해석학적 방법]
1. 서언 / 2. 현상학과 생철학의 사상적 배경 / 3. 현상학적 방법 / 4. 해석학적 방법 / 5. 결어

[생철학의 사상적 전개]
1. 생철학의 시대적 배경 / 2. 생철학의 선구 / 3. 생철학의 확립 / 4. 생철학의 전개

[과학의 개념]
1. 과학의 다양성 / 2. 과학과 체계화 / 3. 과학과 사유 / 4. 과학의 정초

Ⅳ. 고대 철학의 이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와 사상]
1. 생애와 인간상 / 2. 사상의 발전 / 3. 저작 및 업적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증 사상]
1. 서설: 『오르가논』에 있어서의 『분석론』의 위치 / 2. 『분석론 전서』의 『분석론 후서』의 관계 / 3. 학적 지식과 논증 / 4. 논증의 전제 / 5. 전제의 조건과 전제의 파악 / 6. 이상적 논증 / 7. 결어

[유교적 전통과 윤리 교육]
서언 / 1. 윤리와 가정 교육 / 2. 윤리와 종교 / 3. 우리의 전통적 윤리관 / 4. 가정 윤리 교육과 유교 정신 / 결어

작가 소개

윤명로 지음

1922년 경기도 장단 출신으로 서울대 및 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고 오스트리아의 그라츠 대학에 유학했으며 1971년 동국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5년 이후 1987년 정년 퇴임할 때까지 동국대를 거쳐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철학연구회, 한국현상학회,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학술원 회원인 그는 『철학개론』 『논리적 사고』 등의 공저와 『현대의 정신적 위기』(야스퍼스 저), 『서양 철학사』(람프레히트) 등 역서 및 현상학 관계 등 많은 논문을 발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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