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베르

방미경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6년 12월 10일 | ISBN 9788932007915

사양 신국판 152x225mm · 245쪽 | 가격 8,000원

책소개

엮은이와 외국의 여러 필자들의 논문들로 구성되어 있는 플로베르 연구서. 여기에 실린 논문들은 지나치게 전문적인 것이 아니어서 플로베르 문학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선별된 논문들에서는 각 필자들의 독서 체험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다.

[머리말]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책장을 펼치는 독자는 대부분 이미 플로베르라는 작가에 대해서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지니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어쩌면 플로베르는 몰라도 『마담 보바리』는 알고 있거나, 또는 어렴풋이 그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만큼 『마담 보바리』는 이제 저자의 명성을 능가하는 이름이 되었다. 어떤 독자는 청소년 시절에 엠마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이 작품을 감명 깊게 읽었으나, 후일 다시 읽으면서는 이 주인공에 대해 한심한 느낌을 금치 못하게 된 체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또는 반대로 예전에는 그저 지루함만을 주던 이 책이, 여러 번 이어지는 재독 끝에 더없이 아름다운 텍스트로 가슴을 사로잡는 경험을 했을 수도 있다. 재독을 통하여 이렇게 새롭게 읽힐 때 그것은 동일한 『마담 보바리』이면서 완전히 다른 책인 셈이다. 독서 체험이란 언제나 새로울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수없이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은 그래서 언제나 다시 매혹적이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하여 플로베르에 관한 여러 논문과 자료들을 선별하여 번역하면서 내가 희망한 것은, 플로베르와 이미 각자 자기 나름으로 관계맺고 있는 독자에게 이 책이 보다 다양한 플로베르 읽기의 체험을 유도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플로베르의 작품을 모두 읽고 나서, 자신과 다르게 또는 비슷하게 읽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느낌을 공유한다는 마음으로 여기 실린 논문들을 읽는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플로베르를 읽는 독자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플로베르를 끊임없이 읽고 있는 것은 일반 독자들이라기보다 전문 연구자들이다. 그리고 사실 어떤 면에서는, 특히 『성 앙투안의 유혹』이라든가 『부바르와 페퀴셰』같이 백과사전적인 작품의 경우, 작품 그 자체보다도 그 작품에 관한 이차 담론들이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므로 작품을 직접 대하기 전에 여기에 실린 글들을 먼저 접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독자 속에 잠자고 있던 흥미를 유발한다면, 그 또한 읽는 이의 다양한 수용의 지평 속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미래의 플로베르 독자들에게 그러한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어떤 식으로든 풍요로운 책읽기에 촉매제가 된다면 여기 묶인 글들은 어느 정도 제몫의 구실을 하는 셈이다.

이 책은 체계적인 학술 서적의 성격을 띠는 것이 아니므로 지나치게 전문적인 논문은 제외시켰다. 독자가 플로베르 문학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각 필자의 은밀한 독서 체험이 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되는 개성 있는 논문들을 선별하였다. 제1부의 첫머리에 실린 논문은 도입부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우선 플로베르의 문학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그 중심적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몇몇 작품을 살펴보는 글이다. 그 다음 블랑쇼와 바르트의 글은 짤막하면서도 플로베르의 글쓰기가 가진 핵심적 특징을 드러내 보여주는데, 이 평론들 자체가 각기 독특한 향기를 담고 있다. 푸코의 「환상적 도서관」은 대상이 되는 실제 작품보다 더 매력적이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매력적인 것은, 이 글이 우리를 플로베르의 작품 속으로 강렬하게 유인할 뿐만 아니라 그 작품을 더 잘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데에 있다. 푸코의 사유도 재미있고, 푸코의 사유를 통해 드러나는 플로베르는 더 재미있다. 잔느 벰의 논문은 1845년판 첫번째 『감정 교육』에 대한 글이다. 이 작품은 지금 널리 읽히는 『감정 교육』의 전신에 해당한다. 플로베르 전문 연구자들에게나 읽히는 이 첫번째 『감정 교육』에 대한 논문을 선택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 논문은 단순히 한 초판본에 국한된 지엽적인 연구 논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플로베르 문학의 중추에 해당하는 예술가 개념, 작품 속의 인물과 플로베르와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그 다음의 논문들은 각각 『마담 보바리』 『부바르와 페퀴셰』 『성 앙투안의 유혹』에 관한 것들로서 플로베르 문학의 맥락을 짚어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제2부에서는 대담 기사, 작가 메모 등을 실었다. 첫번째 대담은 모리스 베자르라는 무용가의 예술 속에 플로베르 읽기의 체험이 얼마나 깊이 새겨져 있는가를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그 다음 마르트 로베르의 이야기는 플로베르와 카프카를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 뒤에 이어지는 사르트르와의 대담은 더욱 흥미롭다. 이 철학자가 플로베르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태도를 독자들이 잘 음미해보기 바란다. 사르트르가 『마담 보바리』에 관해 적어놓았던 단상 노트도 덧붙여 실었다. 문장도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채인 메모 상태의 글이지만, 사르트르가 『마담 보바리』와 플로베르에 대해 남겨놓은 사유의 흔적을 따라가보는 일이 의미있으리라 생각된다. 끝으로 플로베르가 친구와 애인 등에게 썼던 편지들 중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실었다. 여기에 번역된 편지들도 대부분 예술에 관한 것이지만, 사실 그의 방대한 서한집의 어느 부분을 펼치더라도 우리는 쉽게 예술에 대한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편지에서는 작품이라는 은유적 목소리가 아니라 작가의 육성을 직접 들을 수 있으므로, 독자들은 이 편지들을 통해 플로베르의 진면목을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플로베르에게 다가가든 그 나름의 독특하고 은밀한 독서 체험이 이루어지듯이, 여기에 실린 글들 가운데 어느 길로 먼저 접어들어도 그 나름으로 의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독자가 각 필자의 생각 위에 자신의 생각을 겹쳐본다거나, 그러다가 논문이 아니라 직접 작품을 읽으면서 플로베르 문학 속에 자기 나름의 길을 내는 일일 것이다.

– 1996년 3월, 엮은이

목차

머릿말

I. 작가 및 작품론
1. 플로베르의 책: 방미경 / 2. 비트겐슈타인의 문제: 모리스 블랑쇼 / 3. 플로베르와 문장: 롤랑 바르트 / 4. 환상적 도서관: 미셸 푸코 / 5. 1845년 판 『감정교육』 속의 예술가와 그의 분신: 쟌느 벰 / 6. 『마담 보바리』의 농사 공진회 장(章)과 이중 대립의 구조: 세르지오 시가다 / 7. 『부바르와 페퀴셰』, 평범한 광기에 대한 이야기: 프랑수아즈 가이아르 / 8. 읽기-보기-꿈꾸기, 그 욕망의 흐름에 관하여-『성 앙투안느의 유혹』에 대한 소고: 방미경

II. 플로베르에 대한 대담 및 기타 자료
1. 베쟈르가 말하는 플로베르: 모리스 베쟈르 / 2. 플로베르와 카프카: 마르트 로베르 / 3. 사르트르와의 대담: 쟝 폴 사르트르 / 4. 『마담 보바리』에 관한 노트: 쟝 폴 사르트르 / 5. 플로베르의 편지 모음: 귀스타브 플로베르

작가연보
참고문헌
필자소개

작가 소개

방미경 엮음

성심여대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파리 10대학 불문학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가톨릭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불문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논문 「꿈의 거울: 플로베르의 『성 앙투안의 유혹』에 관한 연구」와 역서 『미학적 인간』(뤽 페리 저)과 편서로 『플로베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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