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이응준 소설집

이응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6년 7월 30일 | ISBN 9788932008127

사양 신국판 152x225mm · 257쪽 | 가격 8,000원

책소개

이 책은 작가 특유의 시적인 문체가 아름답게 형상화되어 있는, 신세대 작가의 처녀 소설집이다. 언어를 투명하고 맑게 다루려는 진지한 예술 정신에 바탕을 둔 작가의 소설들은 종교적인 세계관의 풍모조차 띠고 있다.

[머리말]

사랑이니 진보니 하는 매력적인 말들에 혐의를 두기 시작하면서야 비로소 난 어른이 됐다. 그렇게 줄곧 자신과 주변을 파괴하고만 지낸 탓으로, 몸과 마음의 이곳저곳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욱신거리는 요즘이다. 그 통증이 심한 날일수록, 난 지난 내 방향 모르겠던 악다구니들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자신만을 위해 산 청춘에게 상처는 결코 보람이 될 수 없다는 평범하지만 무서운 진리를, 이미 오래 전 아름다운 한 사람으로서의 꿈을 잃어버리고 만 내 모습을 통해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일곱 편의 소설들은, 개인적으론 가장 고달팠던 시기에 발효된 것들이다. 그래서인가, 황홀하지만 결국엔 신기루마냥 비루한 환상 속에 서 있는 자아가 푸른 멍자국처럼 자꾸 눈에 거슬린다. 언젠가는 철저하게 읽는 이들만을 위해 씌어졌기에, 내가 절대로 위로받을 수 없는 진짜 소설을 선보이리라 다짐한다. 그러려면 지금보단 훨씬 강해져야 하겠지.
내 글을 읽기 위해 필요한 사전 지식이나 교양 따위는 애초부터 없다. 그냥 당신이 스스로를 외롭다고 느끼면 그것으로 족하다. 사는 게 무지무지 행복하다고 여기는 당신이 있다면, 제발 그냥 덮어두고 돌아가 그 삶을 더 즐기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사는 게 정녕 슬프고 지루하다 여기는 당신이 어떤 구원 내지는 해답을 바라고 이 소설들을 읽고자 한다면, 난 그에게도 어쨌거나 비슷한 말을 해줄 수밖에 없다. 나는 당신들에게 한 줄 잠언조차 들려줄 수 없을뿐더러, 그런 ‘꿈의 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유에서이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다 읽고 난 내 독자들이 누군가에게 다가가, 지금 외로워 몹시 피곤하지 않느냐고 물어봐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제껏 내가 소설이란 망원경을 통해 관찰했던 삶이란 밤하늘은, 뭐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마냥 쓸쓸한 그 무엇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철이 들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난 그때의 그 쓸쓸함이 무엇이었노라 자신있게 규정하는 어리석은 어른으로 늙어가고 싶지는 않다.

고마운 사람들이 여럿 눈에 어린다. 하지만 일일이 호명하진 않는다. 그립기는 해도 멀리 오래 헤어져 있음으로 행복한 이들이 때론 있는 법이고, 또 그들이 내게 진정으로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암과 싸우고 계시는 어머니께 이 책을 바친다.

– 1996년 여름, 신촌의 작은 방에서, 이응준

목차

이제 나무묘지로 간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아이는 어떻게 숲을 빠져나왔는가
그 시절을 위한 잠언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나라의 분명한 기록
어둡고 쓸쓸한 날들의 평화
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해설] 작가의 탄생, 비관주의 감수성의 설화·한기

[작가 후기]

작가 소개

이응준 지음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계간 『문학과 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외 9편의 시로 등단했고, 1994년 계간 『상상』 가을호에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3년 1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중앙선데이』에 21편의 칼럼을 연재하면서 정치․사회․문화 비평을 시작했다. 시집 『나무들이 그 숲을 거부했다』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애인』, 소설집 『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 『무정한 짐승의 연애』 『약혼』, 연작소설집 『밤의 첼로』, 장편소설 『느릅나무 아래 숨긴 천국』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국가의 사생활』 『내 연애의 모든 것』, 소설선집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논픽션 시리즈 ‘이응준의 문장전선’ 제1권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 산문집 『영혼의 무기』 등이 있다. 2008년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Lemon Tree」(40분)가 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파리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2013년 장편소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SBS 16부작 TV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13년 5월 27일 자와 2015년 10월 9일 자에서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을 각각의 특집으로 다뤄 집중 조명했으며, 특히 2015년 10월 9일 자 「한국의 통일: 소설은 한반도의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상상했다」의 경우에는 작품 중 2개의 챕터(32매)를 발췌 번역 소개하였다. 문화무정부주의 조직 ‘문장전선’의 일원.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2년 8월 28일 | 최종 업데이트 2012년 8월 28일

ISBN 978-89-320-1492-0 | 가격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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