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바람 속에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184

홍신선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6년 9월 5일 | ISBN 9788932008301

사양 신46판 176x248mm · 146쪽 | 가격 4,000원

책소개

이 시집 속에서 시인은, 스쳐지나가는 세상살이의 장면들을, 그것의 인연과 뿌리와 전통과 뒤엉킨 상황 속에서, 그리고 그것에서 배어나오는 회오와 결단이 교차하는 심정의 남루 그대로, 숨기지 않은 채 그려넣는다. 이 그림의 주조색은 어둡고 닳아서 낡은 느낌을 주지만, 시인의 특이한 시각적 언어 기법 때문에 매우 선명한 질감을 준다. 시인의 두드러진 시각적 비유와 풍부한 어휘 때문에 한 시절의 고달픔이 한 순간 잊을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변하는 것이다.

[시인의 산문]

바람꽃이 뿌옇게 둘린 날. 병점에서 돌모루까지의 길에서, 검정물 들인 야전 잠바 속에 야윈 몸 숨긴 삼십여 년 전의 한 젊은 사내를 만난다. 얼뜬 치기와 몽매에 한껏 지친 몰골이었다. 나는 그와 실없는 말들을 나눈다.

“삼십 년이지 아마.”
“시를 업으로 살아온 게 벌써 그렇게 됐나.”
“생강은 묵을수록 맵다는데……”
그 文靑은 아직도 내 안에 그렇게 살고 있다. 내 안에 살면서 지난 삼십 년 동안 많은 일들에 혼을 빼앗겼다.
여행, 죽음, 시와 생활, 가난……

이야기시에 물린다. 대신 마음이란 광대무변의 황무지를 얻는다. 교외의 작은 풀꽃, 두엄 자리에 뜬 하루살이들도 1GB 정도의 마음을 내면에 가지고 있다.
어디 내면 없는 놈 손 들어봐.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내면이 있다. 내면이 있으므로 그들은 제 스스로가 목적이며 절대이다, 그리고 자유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있어
풀새끼들은 풀새끼들에게 있어
아니, 세계는 세계에 있어 목적이다.
그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
서정시를 쓰고 싶다.

작가 소개

홍신선 지음

1944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5년 시전문지『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서벽당집』 『겨울섬』 『우리 이웃 사람들』 『다시 고향에서』 『황사바람 속에서』 『자화상을 위하여』 『홍신선 시전집』 등이 있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대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한국시협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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