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최윤정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7년 2월 20일 | ISBN 9788932008776

사양 · 216쪽 | 가격 6,000원

책소개

저자가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느꼈던, 그리고 어린이 책을 읽고 고르고 번역하는 등의 체험을 통해 쓴 ‘어린이 책’에 관한 전반적인 비평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 책들에서 보이는 태만함을 비판하며,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 책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그리고 그 관심이 참된 어린이 독서에 구체적으로 반영되기를 바란다.

[책머리에]

아이들 책을 읽으며 한 철을 보낸 지 그럭저럭 두 해째가 되어가고 있다. 내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주어야겠다는 지극히 소극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이 일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만 정리를 하고 나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던 애초의 가벼운 마음과는 달리 나는 어느새 어린이 책 출판에 관한 일에 제법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날마다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책들의 홍수 속에서 우리 아이들 독서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부분의 부모들처럼 나도 이런 질문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런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나서도 여전히 그 질문에 대해 별다른 신통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질문에 대해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없다면 일단 그 질문 자체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독서를 ‘지도’하다니.

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는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배웠다. 학교에 다 다니고 난 지금, 과연 책 속에 길이 있는지에 대해서 나는 말할 수가 없다. 책을 많이 접하는 직업을 택한 내게 있어서 변한 것은 오히려 책을 대하는 태도이다. 책으로부터 무엇을 ‘배우겠다’는 자세를 이미 정하고 나면 독서 행위 속에서 독자는 수동적인 존재가 되고 만다. 독서는 한 권의 책과의 만남, 그것도 살아 있는 만남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책은 여러 번 읽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여러 번 만날 때처럼 늘 새롭다.

아이 곁에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이에게 주고 싶은 것은 다만 한 가지, 책과의 만남에 눈뜨게 해주는 일이다. 그것이 아이를 어디로 끌고 갈지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두렵기도 하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현실에 얼마간은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 거의 공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나게’ 책에 빠져드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기가 막히게 상상력이 뛰어난 어린이 책을 읽으면 이러한 우울한 감상은 구름 걷히듯 깨끗이 사라진다. 이런 것이다, 어린이 책의 매력은.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좋은 책만을 까다롭게 골라 오랜 시간에 걸쳐 채운 제 책꽂이 하나를 장만해주는 일이다. 아이로 하여금 그 책꽂이를 제 나름대로 여러 번 정리하면서 책에 손때를 묻히는 행복감을 알게 해주는 일이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그 동안 쓴 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더러 흥분해서 쓴 글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흥분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어린이 책들에서 보이는 수많은 태만함들에 대하여. 앞으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기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관심을 말로 표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자라는 글들을 세상에 내보낸다. 그 동안 아이들 책 쪽으로 몸을 돌리면서도 아이들을 닮을 수 없음으로 인해서 마음이 떠나려 할 때마다 내게 적절한 자극을 주었던 수지 모르겐스턴과 아르튀르 윕슈미트에게 그리고 이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주신 문학과지성사의 여러분들께 감사를 표한다.

– 1997년 1월, 최윤정

목차

[책머리에]

[책 밖의 어른]
아이의 현재는 어른의 과거와 같지 않다 /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 똥 이야기 그림책 세 권 / 어른들의 수채화, 아이들의 크레파스화 / 좋은 텍스트, 나쁜 번역 / 번역 속의 과잉 친절 / 단절된 우리 겨레의 과학적 전통 / 앞에 가는 사람은 대장(기획), 뒤에 가는 사람은 쫄병(집필) / 어른들의 ‘전쟁,’ 아이들의 ‘놀이’ / 책 읽는 즐거움을 위하여 / 무엇을 위한 글쓰기 교육인가 / 남자 편 할래, 여자 편 할래? / 동화 속의 남녀 불평등

[책 속의 아이]
동화 속의 남녀 평등 / 우리 창작 동화 속에 나타난 여자 어린이의 현실 / 생각하는 아이들은 어른들을 웃게 만든다 / 권하고 싶은 프랑스 그림책 몇 권 / 그림책의 글과 그림 / 편가르지 않는 아이들 세상을 위하여 / 외국어는 꼭 배워야 할까? / 무당집 아이 마음에 이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무늬 / 아이들이 바라보는 어른들의 세상은 어떨까? / 마음을 움직이는 힘 / 애들이 놀려요 / 동네북과 동네곰 / 리네아의 파리 여행 이야기 / 가출 소년 혹은 야생 소년

[원문 출처]

작가 소개

최윤정 지음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와 파리3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린이 책에 눈을 떴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로 어린이 책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여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 문학 전문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대표로 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면서 아이들과 책과 교육에 대해서 부단히 성찰하고 작가, 편집자, 사서, 교사 등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우리 어린이 문학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양파 이야기』 『미래의 독자』 『슬픈 거인』 『그림책』 등이 있으며, 『글쓰기 다이어리』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내 꿈은 기적』 등을 번역했다.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로 훈장을 받았다. 현재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블로그(http://blog.naver.com/ehjnee)를 운영하고 있다.

독자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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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1 =

  1. 최윤정
    2000.07.12 오전 12:00

    좋은 책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어린이 서점에 가서 잠깐 읽어 보다가 집에 가져 가서 읽고 싶은 생각에 사 가지고 왔지요.
    정말 저에게 필요한 책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궁금한게 있어서 몇 자 적어 봅니다.
    65페이지에 실려 있는 어린이책 번역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시면서 미술교육에 권해 주시고 싶다는 책 쇠이유 출판사의 ‘Salut l’artiste’를 구입하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 주세요
    아마존 삼성쇼핑몰 모두 찾아 보았는데 실패했습니다.
    답장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