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조지 오웰 지음 | 김병익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22년 9월 30일 | ISBN 9788932040578

사양 변형판 122x188 · 456쪽 | 가격 14,000원

책소개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의 거울인가, 미래의 예언인가오늘날의 빅 브라더는 무엇인가?
과거에서 미래를 길어낸 디스토피아 문학 최고의 고전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소설’
『뉴스위크』 선정 ‘최고의 책 100’
『옵서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최고의 영문학 100’
『르몽드』 선정 ‘세기의 도서 100’
BBC 선정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설 100’
『가디언』 조사 ‘최고의 책’ 1위

냉철한 통찰과 뜨거운 열정으로 늘 깨어 있던 시대의 증인, 정치 소설을 예술의 수준으로 승화시킨 조지 오웰 최후의 역작 『1984Nineteen Eighty-Four』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흔히 말하듯 미래소설이자 정치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상처가 아직 가시지 않은 1948년에 36년 후의 세계를 묘사했으니 미래에 관한 픽션이요, 스탈린과 히틀러가 따를 수 없는 완벽한 전체주의를 설계했으니 정치적 문학이다. 이 작품은 상상의 미래를 그린 것이지만 비평가 어빙 하우가 지적하듯 “현대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증언, 차라리 현대를 대변”하는 작품이다. 또한 『1984』에서는 줄곧 지배하는 ‘당’의 통치 방법과 정치철학이 언급되는데, 오웰은 이에 그치지 않고 그러한 사회 속에서 패배하는 인간의 정신적 파탄을 추적한다.
정치학도였으며 기자로서, 그리고 출판인으로서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해온 번역자 김병익은 독재정권하이던 1968년 오웰의 책 두 권을 번역한 이후 오늘날의 언어에 맞게 다시 다듬어 새로이 선보이기까지 끊임없이 오웰의 소설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 이유는 『1984』가 보여주는 오웰의 악몽이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계속되어왔음을 긴 시간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 오랜 시간 양상은 다르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기에, 안타깝게도 오웰과 『1984』는 여전히 현재적이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1984년, 세계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의 3대 초국가로 분할되었다. 세 나라는 비슷한 정치 · 사회체제를 유지하면서 ‘승리도 패배도 없는, 전면전도 종식도 없는’ 전쟁을 끊임없이 계속한다. 윈스턴 스미스가 사는 곳은 오세아니아의 ‘제1공대’인 런던이다. ‘당’이 권력체를 의인화해서 내세운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오세아니아는 사상 통제와 과거 통제로 국가를 이끌어간다.
1960년대의 혁명과 내란을 통해 성숙한 오세아니아는 궁핍하다. 국민들은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이고 빈민가에서는 쥐가 아기들을 물어뜯는다. 곳곳마다 빅 브라더의 포스터가 살벌하게 붙어 있고, 거리에도 방에도 화장실에도 있는 양방향 송수신이 가능한 텔레스크린을 통해 개인을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한다. 스파이단 어린이들은 부모의 이단적 언행을 고발한다. 그리하여 부모와 자식 간의 전통적인 유대가 끊어지고, 모든 국민은 매일 이어지는 ‘2분간 증오’와 성性의 억압을 통해 적개심을 기른다. 사상죄로 적발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증발’되어 모든 기록에서 말소된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것은 사회 통제 원리를 내면화하는 ‘이중사고’에 의해서이다. 사람들은 과거의 기록이 바뀌었다는 것을, 사실이 날조되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수정된 ‘허위의 사실’을 믿는다. 그리고 생각을 바꾸었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야 했다는 사실조차 잊는 등, 언제나 “허위의 각성을 깨뜨려버려야 할” 이중사고를 거듭한다.
역사 조작을 담당하는 기록국 소속 윈스턴은 위험하다. 그는 당을 의심한다. 과거를 기억하려, 확인하려 한다. 일기를 쓴다. 그리고 사랑을 한다. 독재 권력을 절대화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욕구마저 금지되는 사회, 24시간 감시받는 사회, 개인의 생각마저 통제되는 사회. 그 속에서 윈스턴은 인간적으로 살기로 결정한다. 인간적인 가치를 믿는 것 자체가 그놈들을 패배시키는 것이다!


여전히 이어지는 오웰적 악몽Orwellian nightmare
“인간적인 가치를 믿는 것 자체가 그놈들을 패배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구글을 검색했다. 이제는 구글이 우리를 검색한다.”
_쇼샤나 주보프(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명예교수)

2013년 밝혀진 바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가 신-구 대륙을 잇는 광케이블을 통해 1년 6개월 동안 6억 건의 전화 통화, 3,900만 기가바이트의 전자우편과 인터넷 접속 기록을 도·감청했다고 한다. 『가디언』은 이들이 매일 도·감청한 정보량은 대영도서관이 보유한 정보 총량의 192배에 해당한다며 그것이 “광케이블로 연결된 모든 형태의 정보를 빨아들여 세계 인터넷 사용자 20억 명의 일상을 감시했다”고 지적했다.
오웰이 글을 쓰던 당시에는 미래였으나, 우리에게는 이미 오래전 과거가 된 1984년. 『1984』의 빈곤과 결핍에서 벗어나고, SNS와 개인방송의 발달로 표현 매체가 독점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여전히 『1984』를 다시 찾고 새로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이 책이 경고의 목소리일 뿐만 아니라, 경고로서 오웰이 그린 징후를 우리가 현재로서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웰의 빅 브라더가 스탈린의 전체주의 권력을 염두에 두었다면 오늘의 빅 브라더는 더 은밀하게 “불평등을 용인하는 태도를 강화하는” 시민 통제에 있음을 역자 김병익은 주목한다. 빅 브라더의 속성이 이전 시대의 ‘절대 폭력’ 시스템에서 ‘1퍼센트 경제적 상위층’ 구조로 숨어버렸다는 것이다. 이제는 무지막지한 고문과 감시가 아니라 ‘글로벌화’ ‘파생 금융’ ‘균형 재정’ ‘조세 완화’ 등 그럴싸한 용어로서 자본의 논리가 우리에게 스며든다. 또한 CCTV와 스마트폰으로 감시받고 스스로를 기만한다. 절대 폭력에서는 벗어났으나, 우리는 끝내 빅 브라더의 손길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세계를 정치 권력에서뿐만 아니라 심화된 불평등 경제에서도 피할 수 없이 만나고 있다.
우리는 1948년에도 ‘1984년’을 살고 있었고, 1984년에도 ‘1984년’ 속에서 살았으며, 오늘날에도 ‘1984년’을 살고 있다. 우리가 비판적인 시각을, 인간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존엄을 지키지 않는 한, 오웰의 『1984』는 끊임없는 현재성으로 우리에게 공포의 그늘을 던져줄 것이다.


■ 책 속에서

모든 역사란 필요하면 깨끗이 지워버리고 다시 고쳐 쓰는 양피지와 같다. [……] 윈스턴이 일하는 기록국의 대부분은 수정해서 없애버려야 할 모든 책과 신문 및 기록을 찾아내 정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정치적 서열의 변경이라든가 빅 브라더의 예언이 틀렸기 때문에 열두 번도 더 고쳐 쓴 숱한 『타임스』가 원래의 날짜로 철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과 모순되는 다른 기록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_66쪽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노동자층뿐이다. [……] 왜냐하면 오세아니아 인구의 85퍼센트를 차지하는 이 우글거리는 피압박 대중만이 당을 분쇄할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은 내부에서 전복될 수 없게 돼 있다. [……] 그러나 노동자층은 어떻게든 자신의 힘을 깨달을 수만 있다면 모의할 필요까지도 없다. 그냥 들고 일어나 파리를 쫓는 말처럼 흔들기만 하면 된다. 그들이 하려고만 들면 내일 아침에라도 당을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릴 수 있다. 조만간에 그들에게 그럴 마음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_104~105쪽

그들은 의식하기 전에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란이 일어나기까지 그들은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 이들을 지배하기는 어렵지 않다. 몇 명의 사상경찰 정보원이 그들 속에 끼어들어 유언비어나 퍼뜨리고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놈들은 잡아서 없애버리면 된다. 그러니 당의 이데올로기를 그들에게 가르칠 필요도 없다. 노동자들이 강렬한 정치의식을 갖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시간을 연장한다든가 배급을 줄이는 데 대해 그들이 호응하도록 필요할 때마다 들먹거릴 수 있는 원시적 애국심뿐이다. _106~107쪽

자유란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자유가 허용된다면 그 밖의 모든 것도 이에 따르게 마련이다. _120쪽

“별것은 아니겠지. 그렇지만 증거물은 돼. 누구한테고 보일 수만 있으면 당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생길 거야. 우리 평생에 그 때문에 변하는 것은 없을 거야. 그러나 여기저기서 몇 번의 저항운동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떼를 이루어 그 무리가 점점 커질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뒤에 몇 개의 기록이라도 남겨둔다면 다음 세대는 그걸 계속 수행해나가겠지.” _221쪽

어떤 점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주입되었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이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공적 사건에 충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가장 악랄한 현실 파괴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이 정상적일 수 있다. _222쪽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어요. 결국 당신이 무엇이든 말하게끔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믿게 할 수는 없어요. 당신 마음속까지 지배할 수는 없거든요.”
[……] “당신 말이 옳아. 사람 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지. 인간적으로 사는 것을 보람 있다고 믿는다는 것 자체가 별다른 소득은 없다 하더라도 그놈들을 패배시키는 셈은 되는 거지.”
그는 결코 잠들지 않는 텔레스크린을 생각했다. 그놈들이 밤낮으로 감시하지만 정신을 갖고 있는 한 우린 그놈들을 속이는 것이다. _235~36쪽

“우린 소극적인 복종이나 비굴한 굴복으로는 만족하지 않아. 자네가 우리한테 결국 항복한다 해도 그것은 자네의 자유의지로 해야 해. 우리는 이단자가 우리한테 반항한다고 해서 그들을 처형하는 게 아니야. 우리한테 반항한다고 해서 그를 처형하지는 않아. 우린 그를 전향시켜 그의 속마음을 장악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그로부터 모든 죄와 환상을 불태우지. 외양만이 아니라 진짜로 그의 마음과 영혼까지 우리 편으로 만드는 거야. _357쪽

증오가 거대한 불길처럼 그를 휩쓸 것이다. 그리고 거의 그와 동시에 또는 약간 늦거나 빨리, 빵! 하고 총알이 날아오리라. 그리하여 그의 머리통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어놓겠지만 증오심을 터뜨린 그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으리라. 그러면 이단적인 사상은 영원히 그들 손 밖에 있어 벌을 받지도, 회개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완전성에 구멍이 뚫리는 거다. 그들을 증오하면서 죽는 것, 그것이 바로 자유다. _395쪽

목차

■ 차례

옮긴이 서문

제1부
제2부
제3부

부록-신어의 원리
작품 해설-2013년에 만나는 ‘빅 브러더’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조지 오웰 지음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영국 식민지하 인도 벵골에서 영국인 하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17년 장학생으로 이튼스쿨에 진학했으나 졸업 후에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버마(지금의 미얀마)에서 제국 경찰로 근무하며 식민 체제와 제국주의의 모순과 실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후 경찰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간다. 파리와 런던에서 경험했던 궁핍한 빈민가 생활을 토대로 1933년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펴냈다.
1936년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였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카탈로니아 찬가』는 기록 문학의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을 우화로 그려낸 『동물농장』으로 큰 명성을 얻게 된다. 1949년에는 전체주의와 그로 인한 개인의 파멸을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출간하였다. 이 작품은 오웰을 20세기의 가장 논쟁적이고 중요한 작가로 만들었으나 지병인 폐결핵이 악화되어 이듬해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병익 옮김

1938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성장했고,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문화부에서 기자 생활(1965~1975)을 했고, 한국기자협회장(1975)을 역임했으며, 계간 『문학과지성』 동인으로 참여했다. 문학과지성사를 창사(1975)하여 대표로 재직해오다 2000년에 퇴임한 후, 인하대 국문과 초빙교수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초대위원장(2005~2007)을 지냈다. 현재 문학과지성사 상임고문으로 있다.

저서로는 『상황과 상상력』 『전망을 위한 성찰』 『열림과 일굼』 『숨은 진실과 문학』 『새로운 글쓰기와 문학의 진정성』 『21세기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그래도 문학이 있어야 할 이유』 『기억의 타작』등의 비평집과, 『한국문단사』 『지식인됨의 괴로움』 『페루에는 페루 사람들이 산다』 『게으른 산책자의 변명』 등의 산문집, 그리고 『현대 프랑스 지성사』 『마르크시즘과 모더니즘』 등의 역서가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대한민국문화상, 팔봉비평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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