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구의 강한 과학

강양구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21년 2월 26일 | ISBN 9788932038384

사양 변형판 138x205 · 314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밑줄 쫙, 한 줄 요약, 짜깁기식 해석……
『이기적 유전자』를 아직도 이런 방식으로 읽어야 할까?
과학기술 시대의 고민과 실천을 이끄는 23권의 강력한 과학 고전

코로나19와 황우석 사태 등을 취재하며 한국 사회에 과학기술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성찰해온 과학 전문 기자 강양구가 이번에는 과학 고전을 읽는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강양구의 강한 과학―과학 고전 읽기』가 그것이다. 이 책의 제목 ‘강한 과학’이 나타내듯 과학기술은 우리 삶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강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고 막아내는 데도 과학기술의 힘이 중요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시민들을 비대면 경제로 연결하는 것도, 기본소득처럼 사회안전망을 둘러싼 논의를 이끄는 것도 과학기술이다. 이렇게 과학기술이 사회 변화에 대응하거나 심지어는 변화를 주도하며 둘 사이가 긴밀해질수록, “과학기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섬세하게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저자 강양구는 말한다.
흔히 과학기술은 객관적이고, 과학자는 이성적인 판단력으로 “모든 세상사를 놓고서 올바른 입장을 가진 사람”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 과학기술은 사회적 조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구글에 일자리를 검색할 때, 사회적 편견을 학습한 검색 엔진이 여성에게 남성보다 더 낮은 급여를 주는 일자리 광고를 보여주는 것은 그 단적인 사례다. 이 책은 이렇게 갈수록 힘을 더해가는 과학기술을 바로 이해하고, “과학을 맹신하지 않으면서 적절히 관심을 두고 감시”해야 모든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가 이 책에서 제안하는 것은 오래 읽혀온 과학 고전을 새로 읽으며, 과학기술과 사회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되짚어보는 것이다. 23권의 과학 고전을 선별해 읽은 이 책은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등의 과학책 베스트셀러가 과학기술과 사회를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한편, 과학기술 시대의 사회적・윤리적 쟁점들을 다룬 과학책을 조명함으로써 현재적 관점에서 읽어나간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좌지우지할 사회
‘뉴 노멀’을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한 과학책 읽기의 가이드

그렇다면 과학 고전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강양구의 강한 과학』은 과학 고전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따져 물어야” 책의 의미가 온전히 드러난다고 말하는 책이다. 과학 고전 역시 과학기술과 똑같이 사회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쓰이고 읽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과학책이 세상에 등장할 때의 시대적 상황이 어땠는지, 책이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독자들은 어떤 해석을 덧붙였는지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자로 생명 현상을 환원해서 보려 했던 당대 학계의 분위기와, 시장 중심의 자본주의가 득세했던 사회적 맥락을 모른다면 그 의미를 온전히 알기 어려운 책이다. 마찬가지로 제임스 왓슨이 로절린드 프랭클린에게서 가로챈 연구 성과로 노벨상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이중나선』에 올바른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이렇게 세심한 독서 지도가 필요한데도, 핵심 문장에 ‘밑줄 쫙’ 긋고 ‘세 줄 요약’하는 피상적인 해석으로 대체되어온 것이 고전 읽기의 현실이었다. 『강양구의 강한 과학』은 이런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낀 저자가, 직접 고전을 읽고 해석하는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 내놓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코스모스』 『침묵의 봄』 『생명이란 무엇인가』 등
빛나는 과학 고전과 함께 과학기술의 진짜 작동 원리를 읽자!

『강양구의 강한 과학』은 과학 고전을 깊게 읽을 수 있도록 맥락을 들려주는 것은 물론, 과학 고전에 소개된 과학 지식 역시 놓치지 않고 일상 속 흥미로운 사례들과 함께 소개하는 책이다. 고전 읽기를 숙제처럼 안고 사는 10대 청소년과 대학생을 비롯해, ‘뉴 노멀’을 고민하고자 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든 쉽게 읽을 수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과학기술과 사회가 관계를 맺는 양상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 23권의 과학 고전을 배치했다. 제1부 「의심의 과학―과학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에서는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아, 혹은 과학자나 과학자 공동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과학기술이 작동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과학기술의 본모습을 마주한다. 제2부 「싸우는 과학―세상에 목소리를 낼 것」에서는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철 카슨이나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를 쓴 존 벡위드처럼, 과학기술의 힘을 인지하고 “위험한 사회적 결과들을 초래할 수 있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바로잡고자” 싸웠던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3부 「궁극의 과학―모든 것의 이론을 향해」는 “복잡한 사실로부터 단순한 설명을 찾는” 과학의 특성에 매료되어,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려 했던 환원주의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사회생물학을 주창해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을 꾀한 에드워드 윌슨, 물리학으로 생명 현상을 설명하려 했던 에르빈 슈뢰딩거 등이 여기 속한다. 제4부 제4부 「미래의 과학―기술이 사람을 만든다」에서는 인간과 과학기술의 대안적 관계 맺기를 모색하고, 과학기술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윤리적 쟁점을 제기하는 책들을 다룬다. 그 외에 본문에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23권의 과학 고전과 함께 읽기에 좋은 책들은 「도서 목록―더 강한 과학을 위한 읽을거리」를 통해 소개한다.


■ 책 속으로

오늘날 사람들은 과학을 마치 신과 같은 완전무결한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력파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과학은 수많은 논쟁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논쟁 과정에서 흔히 우리가 ‘과학적’이라고 여기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여러 가지 사회적 요소가 상당히 많이 개입합니다. 심지어 그 결론을 이끄는 과정 역시 거칠고요.
이 책은 이런 정돈되지 않은 과학의 민낯을 중력파와 같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묻습니다. ‘이래도 과학을 맹신하시겠습니까?’ 이런 질문도 나옵니다. ‘이래도 과학에 관심을 끊으시겠습니까?’ 과학을 맹신하지 않고 또 적절히 관심을 두면서 감시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이 폭주하는 골렘이 되지 않도록 막는 길입니다. (49쪽)

『이중나선』은 과학자도 희로애락에 웃고 울고, 화를 내고, 질투하는 보통 사람에 불과하다는 세상의 진실을 알려줍니다. 당연하죠. 우리가 뭔가 특별한 일이라고 간주했던 과학 역시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일 뿐이니까요. 이렇게 『이중나선』은 (왓슨의 의도와는 다르게) 과학자 혹은 과학에 드리운 환상을 깹니다. (58쪽)

과학자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조건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특정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과학자가 유전자, 세포, 뇌를 내세우며 과학의 이름으로 인간의 의미를 연구할 때, 그것은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 그래서 벡위드는 이런 문제를 놓고 과학자가 좀더 목소리를 높일 것을 주장합니다. 과학자는 그가 그랬던 것처럼 위험한 사회적 결과들을 초래할 수도 있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바로잡고자 노력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같은 하버드 대학교의 동료 윌슨 교수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나섰던 것도 이 때문이고요. (107~108쪽)

자, 다시 한번 세이건이 드루얀에게 했던 헌사를 읽어보면서 생각해보세요. 이 글을 읽는 친구는 지금 “끝없는 우주”와 “무한한 시간” 속에서 “같은 행성”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 때문에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나요? 아,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군요. 이 글을 통해서 『코스모스』를 쓴 세이건과 드루얀, 또 저와 당신 사이에 관계의 고리가 하나 만들어졌습니다. (144쪽)

지금도 『두 문화』는 두 문화 간의 갈등이 야기한 여러 문제를 ‘중립적인’ 위치에서 지적하고 대안을 찾는 책으로 여겨집니다. 과학자와 소설가 등 두 문화를 두루 경험한 스노의 경력까지 염두에 두면 더욱더 그렇죠. 요즘 (두 문화에 속한) 여러 분과 학문의 소통을 강조하는 ‘융합’ ‘통합,’ 그리고 ‘통섭’ 등이 얘기될 때마다 『두 문화』가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 볼 때마다 저는 다음과 같은 마크 트웨인의 독설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곤 합니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트웨인은 ‘고전’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모두가 읽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 (148~149쪽)

20세기 후반의 영향력 있는 생물학자였던 스티븐 제이 굴드도 그런 회의주의자입니다. 그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메시지를 “(물리학으로 하나가 되는) 과학 통일 운동”이라고 평가하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다양성을 지닌 세계”를 물리학의 추상적인 법칙으로 설명하려는 환원주의를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오랫동안 생명 현상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원리를 찾으려는 과학자는 계속해서 등장할 거예요. 왜냐하면 과학의 중요한 특징이 복잡한 사실로부터 단순한 설명을 찾는 것이니까요. 단, 설명의 단순함(물리학)에 집착하면서 정작 그 설명 대상인 사실(생명 현상)의 복잡함을 잊어서는 곤란합니다. 슈뢰딩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실수를 했습니다. (199~200쪽)

자, 이래도 과학기술에 대해 무언가 말하고 쓰려면 꼭 과학기술을 전공해야 할까요? 글릭의 예에서 보자면, 오히려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 지식이 아니라 미지의 것에 대한 집요한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뜨거운 애정입니다. 『카오스』를 직접 읽으면서 글릭의 성공 비법을 직접 확인해봅시다. (216쪽)

『인체 시장』이 나온 지 20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이런 바람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인체 시장에서 큰돈을 번 ‘분자 백만장자’가 비약적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대학의 과학자로, 연구 결과를 인류와 과학의 발전을 위해 공유하기보다는 자본이 독점하도록 한 대가로 막대한 이득을 얻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세금으로 조성된 공공 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일부 자원이 과학자와 일부 생명공학 업체, 제약 업체의 돈벌이를 위해 사용되는 현실입니다. 분명히 시민이 낸 세금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그 혜택은 소수의 부자만 누리는 것이죠. 『인체 시장』의 이런 지적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237쪽)

군용 로봇이 상용화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얼핏 생각하면 전쟁터에서 사람 대신 로봇이 싸우니 좋은 일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 반대 의견을 낸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이들은 군용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정부나 군대가 전쟁을 시작하는 것을 가볍게 여길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로봇에게 사람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결정을 맡기고, 더 나아가 전쟁의 승패까지 좌지우지하도록 한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분명히 각국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좀더 강력한 군용 로봇을 만들기 시작할 테고, 그 군비 경쟁은 20세기 중반의 핵폭탄을 둘러싼 경쟁만큼이나 과열될 거예요. 그리고 그 결과는 정말로 끔찍한 일이 될 테죠. (248쪽)

우리나라가, 또 전 세계가 코로나19바이러스 확산을 안간힘 쓰면서 막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걱정이에요. 이번에 운이 좋아서 코로나19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고 하더라도 몇 년 안에 또 신종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할 수 있어요. 그때도 인류가 운이 좋을 수 있을까요? (260쪽)

목차

들어가며―고민과 실천을 이끄는 강한 과학

제1부 의심의 과학—과학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과학 기사를 믿지 마라―도로시 넬킨 『셀링 사이언스』
혁명은 어렵고 또 어렵다―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과학은 사고뭉치 골렘들―해리 콜린스·트레버 핀치 『골렘』
이런 과학자와는 절대로 어울리지 마라!―제임스 왓슨 『이중나선』
공포의 탄생―리처드 로즈 『원자 폭탄 만들기』
하이젠베르크, 진실의 불확정성―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이제는 ‘이기적 유전자’를 버릴 때―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제2부 싸우는 과학—세상에 목소리를 낼 것
“나는 과학과 싸우는 과학자입니다!”―존 벡위드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
노래하는 봄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레이철 카슨 『침묵의 봄』
‘흙수저’가 유인원을 만났을 때―사이 몽고메리 『유인원과의 산책』
『코스모스』를 읽을 시간―칼 세이건 『코스모스』
과학기술이 세상을 구원하리라?―C. P. 스노 『두 문화』
침팬지와 보노보, 우리 마음속 승자는?―프란스 드 발 『내 안의 유인원』

제3부 궁극의 과학—모든 것의 이론을 향해
통섭의 과학자, 야심 찬 프로젝트―에드워드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
느낌은 힘이 세다―안토니오 다마지오 『스피노자의 뇌』
생명은 ‘정보’다! 물리학자의 과학 통일의 꿈―에르빈 슈뢰딩거 『생명이란 무엇인가』
복잡한 세상, ‘혼돈’에서 ‘질서’를 찾자―제임스 글릭 『카오스』
바이러스 네트워크, 대한민국을 덮치다―A. L. 버러바시 『링크』

제4부 미래의 과학—기술이 사람을 만든다
‘아인슈타인 뇌 강탈 사건’이 예고한 디스토피아―로리 앤드루스·도로시 넬킨 『인체 시장』
기술이라는 이름의 괴물을 고발한다―이반 일리치 『공생을 위한 도구』
예고된 재앙, 바이러스의 역습―데이비드 쾀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90퍼센트를 위한 따뜻한 기술―에른스트 F.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날―아이작 아시모프 『강철 도시』

도서 목록―더 강한 과학을 위한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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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강양구

서울시 미디어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참여연대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시민과학센터) 결성에 참여했다. 2003년부터 2017년까지 『프레시안』에서 과학・환경 담당 기자로 일했으며,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갈등, 대한적십자사 혈액 비리, 황우석 사태 등에 대한 기사를 썼다.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앰네스티언론상(2005), 녹색언론인상(2006)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과학의 품격』 『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가, 공저로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과학 수다』 『밥상 혁명』 『침묵과 열광』 『정치의 몰락』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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