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사회 하이픈 (2020년 여름)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20년 5월 29일 | ISBN 1227285X

사양 신국판 152x225mm · 132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들어가며

비평을 둘러싼 제도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비평의 위기론에 대한 재론만큼이나 식상해졌다. 제도에 대한 질문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요청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질문을 던지는 쪽에서도 그 해법에 관심을 기울이는 쪽에서도, 문제의 핵에 가닿지 못하고 변죽만을 울리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만들어진 제도는 기원의 흔적을 지우고 자가 복원력을 더해가며 권력 효과를 강화해가기 마련이다. 제도의 해체가 어렵다면 재편은 그보다 더 어렵다고 해야 하는 것이다. 이 기획이 겨냥하는 것은 지금 이곳의 ‘이러한 방식으로 존속하는’ 바로 이 제도이다. 그렇다면 비평의 이름으로 제도에 대한 검토를 시도하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번 호 『문학과사회 하이픈』의 키워드는 장치dispositif이다. 권력 관계가 교차하는 자리에 기입되어 있으며 수행적으로 강화되는 권력 효과임에도 제도는 언제나 탈주체적이고 무성적인 형태로 고착되어 있다는 착시를 불러온다. 주체화에 작동하는 권력 효과를 가시화하기에 적합한 용어인 장치를 통해, 제도의 탈주체적이고 무성적인 면모를 재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바로 이런 의미로 장치–비평의 요청은 비평가를 거점으로 한 권력의 수행적 작동에 대한 점검이자 미래의 비평에 대한 모색을 의미한다. 장치–비평은 현재와 미래를 위한 비평의 재작동을 요청한다. 따라서 장치–비평은 비평을 둘러싼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되어야 하며 권력 관계의 배치들과 그에 의해 구축되는 네트워크의 해체와 재배치라는 연쇄적이고 연속적인 수행적 비평 실천이 되어야 한다.
최근 이상문학상 사태는 창작자의 저작권 문제로 이해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 ‘작가’를 ‘노동자’로, ‘문학 제도’를 ‘노동환경’의 문제로 재정의하는 비평적 해석 및 개입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문학비평’이 (등단 제도를 통과한) 비평가들에 의해 문학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장르로 제한적으로 이해되어온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1960~80년대는 국가, 민족, 공동체, 집단 주체라는 개념틀을 통해 문학을 평가하던 ‘지식인–비평(가)’의 시대였고 , 이 속에서 작품의 복수성이 박탈당하는 것을 비판하며 ‘공동체’의 윤리보다는 ‘개별성’의 도덕을 강조하는 1990년대의 ‘작가 –비평(가)’의 시대가 정립되었다. 돌이켜보건대 2000년대는 이 ‘작가–비평(가)’의 시대를 완성하는 시대는 아니었을까? 2015년 신경숙 사태를 기점으로 이후 문학계에 던져진 여러 사건은 오로지 작품을 경유해서만 비평을 해오던 ‘작가–비평(가)’ 개념을 재고하게끔 한다. 이제 2020년대의 (문학)비평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것이 이번 기획이 궁극적으로 던지고자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의 구현을 위해 ‘작가–비평(가)’ 모델이 2020년 현재의 시점에서 그 시대적 유효성을 얼마나 갖는가를 질문하고 , 이후의 비평(가) 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현재 문학계를 작동시키는 여러 제도, 청탁서, 계약서, 문학상에 이르는 각종 세부 제도들을 검토하면서 현재의 글쓰기 환경을 구체화해보고자 했다. 제도에 대한 이러한 점검이 결과적으로 비평의 미래를 위한 질문과 모색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페미니즘 열풍 이후, 비평을 전망하기 위해 미래의 비평이 지향해야 할 자리의 윤곽을 더듬는 한편 신인 비평가들의 비평에 대한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제도를 작동시키는 이질적 요소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가시화하고자 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발휘되는 권력 효과의 분산을 촉진하고자 하였다. 제도의 공회전이 멈추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획: 소영현 장은정 조연정

문학과사회 보기 -> http://moonji.com/book/23983/

목차

장치-비평

들어가며

장은정
우리의 2010년대

이성미
청탁서의 안과 밖—청탁서와 문예지 제도

임애리
예술가를 위한 변론

조우리
갑의 값

이은지
신인비평상의 구조적 욕망과 환상

서영인
문학상 비평은 어떻게 가능한가

유계영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를 수가 없어서—공공기관 문학지원사업에 대해

박소란
공공과 나와 나의 시

조경희
동시대적 정동과 번역 불가능한 신체성—일본에 파급된 ‘K문학’과 페미니즘

김지윤
바꿀 수 없는 것, 바뀌어야 하는 것, 그리고 선택들

선우은실
어떻게, 무엇을 위해, 왜 비평–하는가—‘삶–쓰기’와 비평 행위

소유정
빈 문서 1

오은교
여자의 얼굴을 한 문단의 비상사태와 장치로서의 문학

이지은
‘글쓰기–노동’이라는 문제 설정, 그 이상의 논의를 바라며

전기화
개입과 영향 ③

전영규
증언과 책임, 그리고 기다림—비평가의 비평적 행위에 대한 몇 가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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