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휴머니티

김재희, 마크 와시우타, 심광현, 에릭 릿펠트·로날트 릿펠트, 에마 아리사, 육휘, 진중권, 카트린 말라부, 커먼 어카운츠, 하나 프록터, 홍성욱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8년 3월 26일 | ISBN 9788932030814

사양 변형판 140x210 · 184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인간은 인간이 아닌 것이 되어가면서 소멸 속에서 성취되고 있다.”
_카트린 말라부

오늘날 인간의 몸과 마음, 환경은 어떻게 바뀌어가는가?
슈퍼휴머니티, 새로운 인간을 생각하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그에 관한 여러 담론과 연구가 생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생활상의 편리와 인간 일자리의 향방이 가장 이목을 끄는 가운데, 반드시 짚어봐야 할 화두가 있으니 바로 인간 자체의 변화 가능성이다. 『슈퍼휴머니티』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천착해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고찰해보는 책으로, 포스트휴먼․트랜스휴먼․슈퍼휴먼 등으로 불리는 새로운 인간형의 도래와 실존 방식을 다양한 각도에서 사유해본다.
2017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은 ‘이플럭스 건축’과 함께 ‘슈퍼휴머니티: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디자인하는가’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는 현대예술의 담론 지평을 인문학적 층위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으로서, 건축, 디자인의 시각에서 현대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고자 시도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과학, 건축,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 10여 명의 강연과 토론으로 구성된 이 심포지엄은 참가신청 예약이 금세 마감될 정도로 커다란 주목을 받으며 개최되었고,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참여의 폭을 한층 넓히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해당 영상은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슈퍼휴머니티』는 이 심포지엄의 내용을 한데 묶은 결과물로서, 동시대 인간사회의 특성을 드러내 보여주는 세 가지 테마―탈노동, 정신병리학, 가소성(변화 가능성)―에 대한 통찰과 비평, 제안을 담고 있다.
이미 폭넓은 영역에서의 활동으로 독자에게 친숙한 국내 연구자들(진중권, 김재희, 홍성욱, 심광현)과 더불어, 세계적인 철학자 카트린 말라부와 육휘, 건축가 마크 와시우타와 에릭 릿펠트 등의 걸출한 학자들의 글 11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소재와 관점에서 ‘슈퍼휴머니티’라는 주제를 다룬다. 자신이 기계라고 생각한 자폐아 소년의 사례를 통해 인간성과 기계성의 관계를 살피고, 강남 성형외과와 라이프스타일 유튜버의 사례 등을 통해 인간 신체의 재디자인과 그로 인한 공간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나아가 로봇이 손님을 맞이하는 일본의 로봇 호텔, 서서 일하는 사무실에 관한 네덜란드 건축가의 실험, 건강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미국 말리부의 재활 센터들까지,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의 스펙트럼은 무한히 넓다. 이 책은 우리 자신에게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며, 궁극적으로 인간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건축, 과학, 철학, 예술 등 다양한 차원에서 모색해보는
새로운 인간의 가능성

 

이 책은 탈노동, 정신병리학, 가소성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탈노동’은 인공지능 등의 발전으로 대두된 자동화 시대에 노동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천착한다. 우선 진중권은 놀이와 노동의 영역이 분리되었던 산업화 시대를 거쳐,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 두 영역이 다시 중첩되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유희와 노동이 맺는 새로운 관계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문제들을 살펴본다. 육휘는 기술철학을 대표하는 시몽동과 스티글레르의 이론을 바탕으로 노동과 기술 간의 개체초월적 관계를 설명하면서, 자동화 시대를 맞아 기술적 지식에 관해 새롭게 사유해볼 것을 제안한다. 김재희는 오늘날 과연 기술적 대상들이 노동으로부터 인간의 소외를 야기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포스트휴먼 사회’로의 이행은 노동과 인간의 관계만이 아니라 노동 개념 자체를 변형시킨다고 주장한다. 에마 아리사는 일본 로봇 호텔의 예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일과 가치를 재구성하는 방법론으로서 IT 시대를 맞았던 시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2부 ‘정신병리학’에서는 “시대마다 고유한 질병이 있다”라고 한 한병철의 선언처럼, 중독, 정신, 감정의 병을 토대로 오늘날 인간의 특성을 탐구한다. 마크 와시우타는 약물 중독 환자들을 위한 재활 및 해독 치료 공간이 된 고급 타운하우스를 소개하며, 사회적 상황에 따라 임상 치료요법은 물론 그와 관련된 도덕과 정체성이 어떻게 재검토되어왔는지 살펴본다. 홍성욱은 스스로를 기계인간이라 여긴 자폐증 소년 ‘조이’의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인간과 기계를 대립적인 관계로 해석했던 기존의 정설을 뒤집고 탈인간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해본다. 하나 프록터는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동료를 잃은 슬픔을 정치적 투쟁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의 정신분석 사례를 통해 애도의 중요성과 힘을 강조한다.
3부 ‘가소성’은 인간의 뇌와 몸이 경험과 환경 등에 의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살펴본다. 카트린 말라부는 니체의 복수 정신과 반복 개념 등을 통해 슈퍼휴먼(초인), 곧 스스로 디자인함으로써 존재하는 새로운 인간에 관해 이야기한다. 건축디자인 그룹인 ‘커먼 어카운츠’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죽음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인간 신체와 공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주목함으로써 자기-디자인을 하는 기관으로서의 인간 신체의 가소적인 힘을 분석해나간다. 심광현은 인간의 뇌 작용과 발달 과정을 면밀히 보여주는 한편으로, 바흐친과 폴라니 등의 이론을 통해 오늘날 발전된 뇌과학적 지식을 예술적으로 전유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규명해본다. 마지막으로 건축가 에릭 릿펠트와 로날트 릿펠트는 좌식 문화에 반기를 들고자 실험, 발표했던 작품(서서 일하는 사무실, 소파를 없애고 서 있게 한 거실 등)을 사례로, 건축과 디자인이 인간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나아가 전체 사회문화적 관습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우리는 인간과 그 주변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그런 만큼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과 디자인은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근본적으로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가 역시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처럼 인간 조건의 현재를 이해하고 그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도구로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작은 영감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책 속으로

자본주의에서 노동의 게이미피케이션이 늦어진 것은 더 강한 인센티브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인’으로서 자본주의적 인간은 재미나 명예가 아니라 물질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기에, 자본주의는 굳이 또 다른 유인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고전적 자본주의가 강하게 기호성․미학성․유희성을 띠면서 그 안에 사는 인간들의 욕망 구조 자체가 변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임금이 더 이상 경제활동의 유일한 유인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 자본주의 자체가 자신을 작동시키기 위해 물질이라는 외적 동기를 재미라는 내적 동기로 바꾸어놓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진중권, 「유희로서 노동」, 18쪽)

소셜미디어, 사물인터넷을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로 뒷받침되는 온갖 종류의 스마트화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개체초월적 관계의 조직화가 탄생하고 구현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 탈노동의 조건은 노동의 종말이 아니라 그 안에서 노동이라는 개념, 기술적 지식, 개체초월적 관계가 재사유되고 재평가되어야 하는 새로운 기술적 조건에 해당한다. [……] 탈노동이란 단순히 자원의 재분배(가령 기본소득)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기술과 노동의 역사적 맥락의 관계로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런 후에야 이러한 기술적 조건으로 야기된 가치 증식과 소외의 새로운 형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육휘, 「자동화와 자유 시간에 관하여」, 34쪽)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는 과연 기술적 대상들이 야기하는가? 기술적 대상들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인간은 이제 노동이 아닌 다른 활동을 하거나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휴먼 사회로부터 포스트휴먼 사회로의 이행은 노동과 인간의 관계만이 아니라 노동 개념 자체를 변형시킨다. 노동을 둘러싼 인간과 기계의 대립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포스트휴먼’으로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탈노동’의 가능성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김재희, 「포스트휴먼 시대, 탈노동은 가능한가?」, 38~39쪽)

AI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AI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일에 깊이 관여하며, 우리가 어디에 가치를 두는지 묻는다. 달리 말해, AI는 우리가 믿는 가치를 해체하고 재구성할 기회를 선사하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생각해보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에마 아리사, 「과업과 가치」, 54쪽)

정화와 자기향상이라는 이중의 과정이 현재 해독 및 재활 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세의 기초를 이룬다. 캘리포니아 주 말리부에만 서른네 곳의 재활 클리닉이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말리부 지역의 클리닉은 유명인 환자와 부호 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상급의 호화 중독 치료를 대표했다. 그러나 미국 건강보험 정책이 바뀌면서 재활 인구 계층이 뒤섞였다. 지금 가장 호화로운 센터는 발리, 이비자 등 이국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곳에서 약물 해독과 스파 서비스는 때로 잘 구별되지 않는다. (마크 와시우타, 「무아경의 정화」, 62쪽)

1950년대에 당시 유명했던 미국의 정신과 의사 브루노 베텔하임은 자폐증에 걸린 ‘조이’라는 소년을 치료했다. 주변 세상과의 대화나 접촉을 끊어버린 조이는 스스로를 기계 로봇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침대에 복잡한 기계장치를 만들고 그것에 자신의 몸을 연결해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는 기계장치가 가득한 집, 고립된 엘리베이터,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등을 그림으로 그렸고, 이런 그림들은 그가 스스로 기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베텔하임의 진단과 일치한다. [……] 상태가 호전되면서 조이의 자동차 그림에는 운전자가 등장했고, 기계 외에 자연과 같은 대상도 그리기 시작했다. (홍성욱, 「자폐 소년, 소통하는 기계」, 78쪽)

화재가 일어난 지 넉 달째인 2017년 10월 14일, 생존자들에게 적절한 영구 주택을 제공하지 못한 것에 항의하는 침묵시위가 일어났다. 침묵시위 행진이 지나는 길목의 벽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위로를 받을 것이다”(「마태복음」 5장 4절). 그러나 이 위기 사태에 보여준 정치권의 부적절한 대응과 애초에 그러한 참사를 가능케 한 중대한 과실이 애도의 과정을 가로막는다. [……] 그토록 역력한 사회적 불평등 앞에서, 본래의 외상적 사건을 딛고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품은 애도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애통해하면서 동시에 평등을 위한 투쟁은 어떻게 이어갈 수 있는가? 치유하면서 투쟁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 프록터, 「애도하는 투쟁」, 93쪽)

우리가 시간에 대하여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유한성은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이다. 인생은 짧으며, 돌이킬 수 없다. 이로 인해 분노의 감정이 발생한다. 우리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반복한다. 우리는 우리가 바꿀 수 없기에 반복한다. 휴머니티의 본질은 분노와 분열을 반복하는 것으로, 그것은 항상 너무 늦게 나타난다. 신에게는 언제나 일찍 나타난다. 동물에게 시간은 언제나 지금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시간은 “결코 더 이상은”이라고 말하는 순간의 반복이다. (카트린 말라부, 「반복, 복수, 가소성」, 109쪽)

죽음은 가소적인 힘이다. 오늘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작동하고 이미지 공유 문화에 기반을 두며, 죽음이 내재된 가정 공간에서 파생된 기술은 새로운 인체를 생성시켜왔다. 즉 망자를 위한 의식과 새로운 형태의 공동묘지에 대응하는 장소가 이러한 인체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기념물들은 신체 그 자체가 자동 수행적인 제의로 변모되는 것에 내포되어 있다. (커먼 어카운츠, 「유체가 되다」, 116쪽)

인공지능에 의해 통제되는 가전제품의 발전은 일상생활에서 개별 주체들이 다양한 도구들을 다루면서 행하던 신체적인 경험적 접촉과 노고가 줄어드는 정도에 비례한다. 그런데 만일 안과 바깥의 분리, 1인칭과 3인칭 관점의 분리를 자명한 것으로 전제하고, 후자에 의해 전자가 대체되는 경향의 가속화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1인칭 경험의 주체로서 ‘인간의 종말’은 물론 ‘생명의 종말’도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경향을 역전시키기를 원한다면, 그 전제가 되었던 안과 바깥의 분리, 1인칭과 3인칭 관점의 분리를 초역사적인 자명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특수한 맥락에서 일반화되었을 뿐인 결코 자명하지 않은 전제로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심광현, 「뇌의 안정성과 가소성의 변증법」, 135~36쪽)

어포던스의 철학에서, (인간의 삶을 포함하는) 삶의 양식은 고정되어 있다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대안적이거나 상이한 어포던스를 제공함으로써 변화될 수 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어포던스에 대한 의존 때문에, 사회물질적으로 패턴화된 관습, 이를테면 입식 환경을 조성하는 관습과 달리 좌식 환경을 조성하는 관습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 가능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는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새로운 사물이나 건축물을 만들 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심지어 전체 사회문화적 관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어포던스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릭 릿펠트․로날트 릿펠트, 「어포던스와 건축」, 166쪽)


■ 기획자 소개

니콜라우스 허쉬Nikolaus Hirsch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이자 편집자, 큐레이터다.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와 포르티쿠스의 디렉터를 역임했으며, 현재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대표적 건축 작업으로 「드레스덴 유대교회당」(2001), 「힝차토 기록 센터」(2006), 「사이버모할라 허브」(델리, 2008~12), 리크릿 티라바니자와 함께 만든 랜드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불멸의 미술관」(멕시코시티, 2016) 등이 있다. 또한 포르티쿠스에서 수많은 전시를 기획했고, 광주 비엔날레에서 「광주 폴리」 프로젝트를,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HKW에서 「집에 대한 질문」(2015)이라는 전시를 기획했다. 현재 슈테른베르크 출판사의 ‘비평적 공간 실천’ 시리즈와 온라인 저널 『이플럭스 건축』의 공동 창립자이자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닉 악셀Nick Axel
로테르담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이자 이론가, 편집자로, 현재 『이플럭스 건축』의 부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잡지 『볼륨』의 44~49호를 편집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 연구팀 ‘포렌식 아키텍처’의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팔레스타인의 ‘탈식민 건축 예술 레지던시DAAR’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골드스미스 건축연구센터에서 미국의 수압 파쇄에 대한 공간적 법 규제 완화를 연구하기도 했다. 또한 스트렐카 전문학교, 네덜란드 아인트호반 디자인 아카데미, 헤이그 왕립예술학교, 바이마르 바우하우스 대학교, 바틀렛 건축학교 등에서 건축학, 이론,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마크 위글리Mark Wigley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의 교수이자 학장이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해왔으며, 2016년에는 베아트리츠 콜로미나와 함께 ‘우리는 인간인가?: 종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제3회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를 공동 기획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데리다의 출몰: 해체의 건축학』 『하얀 벽, 디자이너의 의복: 근대 건축의 유행』 『콘스탄트의 새로운 바빌론: 욕망의 하이퍼–아키텍처』 『버크민스터 풀러 주식회사: 라디오 시대의 건축』을 비롯해 베아트리츠 콜로미나와 공저한 『우리는 인간인가?: 디자인의 고고학에 대한 서술』이 있다.

베아트리츠 콜로미나Beatriz Colomina
프린스턴 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역사와 이론을 담당하는 교수로, 이 학교에서 ‘미디어와 모더니티 프로그램’을 만든 디렉터이기도 하다. 건축, 예술, 성, 미디어 등에 관한 광범위한 질문을 던지면서 다양한 집필을 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섹슈얼리티와 공간』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대중매체에 드러나는 현대 건축양식』 『전시戰時의 가정생활』 『클립/스탬프/폴드: 리틀 매거진의 급진적 건축 196X~197X』 『건축학 선언문: 미스의 유령』 『우리는 인간인가?: 디자인의 고고학에 대한 서술』 등이 있다. 한편 2016년 제3회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마크 위글리와 공동 큐레이터로 활약하기도 했다.

안톤 비도클Anton Vidokle
아티스트이자 『이플럭스 저널』의 편집자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으며, 뉴욕과 베를린에서 거주하고 있다. 비도클의 작업은 카셀 도큐멘타 13과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등 국제적인 미술행사에서 전시된 바 있으며, 그의 영화는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 베르겐 어셈블리, 상하이 비엔날레, 제65회와 제6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 광주 비엔날레, 파리 퐁피두센터, 런던의 테이트모던, 모스크바의 개러지 뮤지엄, 이스탄불 비엔날레를 비롯한 여러 행사에서 상영되었다.

이지회
국립현대미술관 건축 학예연구사다.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에서 예술비평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 큐레이팅을 전공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새로운 유라시아 프로젝트’ 큐레이터로 작가 박경과 함께 3년간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2014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의 전시 ‘한반도 오감도’의 부큐레이터이자 사무국장으로 참여해 최고 국가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플라토 삼성미술관의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 전시의 협력 큐레이터로도 활동했다.

목차

축사
기획의 말

1부 탈노동
유희로서 노동 • 진중권
자동화와 자유 시간에 관하여 • 육휘
포스트휴먼 시대, 탈노동은 가능한가? • 김재희
과업과 가치 • 에마 아리사

2부 정신병리학
무아경의 정화 • 마크 와시우타
자폐 소년, 소통하는 기계 • 홍성욱
애도하는 투쟁 • 하나 프록터

3부 가소성
반복, 복수, 가소성 • 카트린 말라부
유체가 되다 • 커먼 어카운츠
뇌의 안정성과 가소성의 변증법 • 심광현
어포던스와 건축 • 에릭 릿펠트․로날트 릿펠트

필자 소개
기획자 소개
도판 목록

작가 소개

김재희 지음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화여자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대 프랑스철학, 포스트휴머니즘, 기술정치철학 등을 연구해왔다. 지은 책으로 『물질과 기억: 반복과 차이의 운동』 『베르그손의 잠재적 무의식』 『시몽동의 기술철학: 포스트휴먼 사회를 위한 청사진』이 있고, 공저로는 『현대 프랑스 철학사』 『포스트휴먼의 무대』 『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데리다와 스티글레르의 『에코그라피: 텔레비전에 관하여』(공역), 베르그손의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 시몽동의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 양식에 대하여』 등이 있다.

마크 와시우타 지음

큐레이터, 건축가, 작가로서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로 건축 큐레이팅과를 공동 담당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와시우타는 그동안 과소평가되어온 전후戰後 프로젝트들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와 아카이브 전시를 진행해왔다. 최근 전시된 작품으로는 「환경 커뮤니케이션: 간접 중독」과 서울 건축 비엔날레에 출품된 「송도 제어 구문」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아카이브 전시: 아서 로스 건축 갤러리의 10년간의 연구』 『다큐멘터리 리메인즈』 『인포메이션 폴–아웃: 버크민스터 풀러의 월드 게임』 등이 있다. 아시아문화위원회, 그래엄 재단, 뉴욕 주 예술진흥원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심광현 지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교수다.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의 편집인을 역임했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문화연구학회 2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은 책으로 『문화사회와 문화정치』 『프랙탈』 『유비쿼터스 시대의 지식생산과 문화정치』 『맑스와 마음의 정치학』 등이, 주요 공저로 『미래교육의 열쇠, 창의적 문화교육』 『사상이 필요하다』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인지과학과 이미지의 문화정치」 「오토포이에시스, 어포던스, 미메시스」 등이 있다.

에릭 릿펠트·로날트 릿펠트 지음

에릭 릿펠트는 철학자이자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수석연구원이다. 간학제적이며 철학적인 연구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숙련된 행위의 철학, 그 안에서 건축이 수행하는 역할, 뇌심부자극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험 등 세 가지 주제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인드』 『신테제』 『아키텍처럴 리뷰』 『하버드 디자인 매거진』 『플로스 원』 『행동·뇌 과학』 등의 저명 학술지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로날트 릿펠트는 건축가로 2006년 젊은 예술가 및 건축가에게 수여되는 네덜란드의 가장 영예로운 상 가운데 하나인 프리 드 롬을 수상했다. 로날트와 에릭이 함께 설립한 RAAAF(릿펠트 건축–예술–어포던스) 그룹은 시각예술, 건축, 철학의 교차 지점에서 작업하는 다학제적 스튜디오다. RAAAF의 작업은 전 세계적으로 발표되었고, 상파울루, 이스탄불, 베니스 등 주요 예술 및 건축 비엔날레에서 전시된 바 있다. RAAAF는 2013년 올해의 네덜란드 건축가로 선정되었고, 2013년 아키텍처럴 리뷰 어워드와 2017년 유러피언 건축상(필리프 로티에), 네덜란드 학술연구기구의 VIDI 지원금, 유럽연구이사회의 신진연구지원금 등 수차례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여러 심사위원들이 건축과 철학, 예술의 학제적 경계를 횡단하고 확장하는 RAAAF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에릭 릿펠트와 로날트 릿펠트는 네덜란드 왕립예술과학한림원의 예술학회 소속 회원이기도 하다.

에마 아리사 지음

도쿄 대학교의 조교수이자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내 첨단지능 프로젝트의 객원 연구원이다. 2012년 도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교토 대학교 하쿠비 고등연구센터에서 조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과학기술연구STS 분야 연구원으로, 주 관심사는 학제 간 연구 그룹을 조직하여 인공지능의 혜택과 위험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2014년에는 인공지능과 사회 간의 새로운 쟁점과 관계를 다루는 수용 가능한 책임 있는 지능 연구 그룹AIR을 공동 설립했다. 일본인공지능협회JSAI의 윤리위원회 위원이며, 이곳에서 『일본 인공지능협회 윤리 지침』 발간 작업에 참여했다. 한편 2017년 봄 일본에서 개최된 ‘IEEE 윤리적으로 조정된 디자인, 버전 1 워크숍’을 기획하기도 했다.

육휘 지음

독일 뤼네부르크 로이파나 대학교의 ‘참여의 기술–생태학’ 프로젝트 연구원이며, 같은 학교 철학연구소에서 가르치고 있다. 또한 중국 항저우에 있는 중국 미술학원의 초빙교수이자 시몽동 국제연구센터(인간과학의 집, 파리 노드)의 멤버이기도 하다. 특히 『메타필로소피』 『현상학 연구』 『안게리키』 『파르헤지아』 『카이에 시몽동』 『기술철학연감』 같은 저널에 기술철학 및 매체철학에 관해 발표해왔다. 지은 책으로 『디지털 대상의 실재에 대하여』 『중국의 기술에 관한 질문: 코스모테크닉에 관한 에세이』 등이 있다. 『‘비물질성’ 이후 30년: 예술, 과학, 이론』의 공동 편집을 맡기도 했다.

진중권 지음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이자 기술미학연구소의 소장으로 인문학과 게임, 디자인, 공학 등 다른 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을 공부했다. 지은 책으로 『미학 오디세이』 『아이콘』 『생각의 지도』 『현대미학 강의』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이미지 인문학』 『진중권이 사랑한 호모 무지쿠스』 『미디어 이론』 등이 있다.

카트린 말라부 지음

프랑스 철학자로, 킹스턴 대학교의 현대유럽철학연구센터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자크 데리다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때 작성한 논문은 이후 단행본 『헤겔의 미래: 가소성, 시간성, 변증법』으로 출간되었다. 말라부의 철학사상에서 핵심 개념인 ‘가소성’은 헤겔의 철학적 개념과, 의학에서 거론하는 줄기세포의 역할과 신경 가소성 개념 등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은 책으로 데리다와 함께 공저한 『자크 데리다와 함께 여행하기: 보도步道』를 비롯해, 트라우마 현상을 통해 신경과학, 정신분석학, 철학이 교차되는 지점을 사유한 『새로운 부상자』, 그리고 가장 최근 작품인 『내일이 오기 전에: 후성설과 합리성』 등이 있다.

커먼 어카운츠 지음

이고르 브래가도Igor Bragado와 마일스 거틀러Miles Gertler가 2015년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설립한 단체다. 브래가도와 거틀러는 「매일 더 가까이: 일상적 죽음의 건축」 등의 작업과 더불어 제3회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유체가 되다: 강남의 성형 프로토콜」 등의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커먼 어카운츠는 유동적인 신체, 케이팝의 인프라 구조, 가정 공간의 가용성, 기억하기 쉬운 슬로건 등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브래가도와 거틀러는 베이징, 토론토, 이스탄불을 비롯해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의 A+D 뮤지엄, 『언큐브 매거진』 『쿠아르토: 아키텍처 플레이그라운드』 『아트시』 『디진』 등을 통해 최근 작품을 발표해왔다. 특히 거틀러는 토론토의 코킨 갤러리에서 두 번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워털루 대학교 건축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브래가도는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에 비평문을 기고하고 있으며, 쿠퍼 유니온 대학교의 건축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브래가도는 2017년 런던의 디자인사학회로부터 비평상을 받기도 했다.

하나 프록터 지음

베를린의 문화탐구연구소ICI 박사후 연구원으로, 정치적 투쟁의 여파로 발전된 여러 치료 형태들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그것과 넓게 연관된) ‘급진적 정신의학’의 일시적 역설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사학자 란 압스 고거티와 ‘공산주의자의 감정’이라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프록터는 런던 버크벡 대학교에서 구소련의 심리학자이자 신경학자인 알렉산더 루리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퀴어 이론, 주름, 레이온 스타킹, 젠더와 죽음 충동, 혁명적 모성, 두뇌 영상 소프트웨어, 공산주의 교육학 등의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관련 글들을 출간해왔다. 현재 철학 저널 『래디컬 필로소피』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홍성욱 지음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강의 및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로 오기 전에는 토론토 대학교에서 가르쳤다.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과학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과학과 기술에 대한 STS적 관점을 설파하고 있다. 또한 인간과 기계의 접면으로서의 자동인형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과학과 종교, 포스트휴머니즘,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등이, 주요 공저로 『욕망하는 테크놀로지』 『과학철학』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 『과학은 논쟁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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