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의 노래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 김은애

출판사 문지푸른책 | 발행일 2017년 7월 15일 | ISBN 9788932030241

사양 변형판 130x195 · 440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부디 이 보물이 당신들에게 불행을 가져다주지 않기를!”
피에 목마른 보물의 저주인가, 인간 스스로가 불러온 비극인가?

사랑, 배신, 탐욕, 음모, 복수……
라인 강 깊숙이 사장된 니벨룽의 보물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장대한 운명의 드라마!
게르만 민족 최고의 대서사시 『니벨룽의 노래』를 만나다

“교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니벨룽의 노래』를 읽어야 한다.”_요한 볼프강 폰 괴테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게르만의 유일한 신화이자 영웅서사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니벨룽의 노래』는 13세기경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작품이다. 용을 물리친 불사의 영웅이자 사랑하는 남편 지크프리트를 죽인 일족에게 복수하기 위해 크림힐트가 훈족의 왕 에첼과 재혼해 복수를 단행하면서 부르군트족이 멸망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니벨룽의 노래』는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 시기에 구전되어 오던 영웅 설화와 북유럽 신화 등을 영웅서사시 형식으로 집대성한 것이다. 게르만의 영웅 전설들 가운데 ‘지크프리트’ 전설과 5세기경 라인 강 지역에 동고트족이 세운 부르군트 왕국이 훈족에 의해 멸망한 역사적 사건을 결합시켜 장엄하고 비장한 영웅서사시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이 작품에는 게르만 특유의 철저성과 충성심 등 독일 민족의 민족성이 잘 드러나 있으며, 충의와 정절, 신의와 같은 기사도 정신을 충실하게 재현하여 중세 기사 문학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궁정문화에 대한 가감 없는 서술은 물론이거니와 사랑과 욕망, 배신과 복수 같은 인간 본연의 감정과 윤리의식, 신앙심 등이 등장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생생하게 잘 드러나 있다. 그런가 하면 궁정 내에서 벌어지는 온갖 정치적 모략과 술수와 그에 맞서는 인간의 지혜로운 능력과 의연한 태도 또한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오늘날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여전히 적용 가능한 삶의 모델이 되어준다.
이 작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오늘날 독자들에 맞게 새롭게 써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오스트리아 작가 아우구스테 레히너는 이 책을 시작으로, 평생에 걸쳐 고대와 중세의 신화와 영웅 설화를 새롭게 풀어쓰는 작업을 통해 고전의 가치를 널리 알려왔다. 특히 이 책은 원작 『니벨룽의 노래』를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소개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2005년 ‘안데르센 기념일 10대 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의 원전이자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의 모티프가 된 『니벨룽의 노래』!

그들은 이제 끝까지 싸우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것이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참혹한 종말을 향해 끝까지 가야만 하는 인간의 운명이 지닌 끔찍한 면이었다._본문에서

『니벨룽의 노래』는 그 작자와 연대기가 불분명하다. 도나우 강 주변 지리에 밝은 오스트리아 태생의 기사나 음유시인, 혹은 주교의 궁에서 지내던 어느 필사자에 의해 4~5세기 무렵부터 전해져온 영웅 설화와 전설들이 13세기 초에 영웅서사시 형태로 완성되었다고 추정된다.
원작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지크프리트와 크림힐트의 결혼에 이어 지크프리트의 죽음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2부는 크림힐트의 복수가 주된 내용이다. 그 당시 유행하던 궁정서사시들이 화려한 궁정 생활이나 궁정적 규범, 고귀한 이상 등의 덕목을 강조하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혼란스럽고 냉혹했던 정치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즉, 기독교적 세계관이 지배하던 시기였음에도 복수와 명예를 강조하고,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이 화합과 조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대신 파국으로 치달으며 비극으로 끝이 난다는 점이 매우 특징적이다.
『니벨룽의 노래』는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의 원전으로 자주 회자된다. 그 두 작품이 비슷한 내용일 것이라 짐작하는 이들이 많지만, 실상 두 작품은 등장인물이나 줄거리, 주제 등 많은 면에서 차이가 난다. 또한 원작인 『니벨룽의 노래』를 소개하는 도서들은 드물뿐더러 지크프리트의 영웅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내용 중심으로 각색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원작을 읽으려 해도 방대한 분량과 운문 서사시로 되어 있는 형식상의 특징 등을 이유로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작품을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레히너는 원작에 충실하게 내용을 압축하는 동시에 독자들이 쉽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시간의 경과에 따라 사건들을 재구성하고 산문 형식으로 정리하였다. 이로써 『니벨룽의 노래』 평역본 가운데 가장 모범으로 평가받는 판본을 펴내며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나치 정권하에 사라질 뻔한 고대와 중세의
신화와 영웅 설화의 가치를 되살려낸 레히너의 대표작!

이 책은 특히 청소년 문학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은 되도록 줄이고, 사건을 빠르게 전개시켜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도 인물 묘사나 감정선 등을 생생하게 살려내어 이야기 자체에 빠져들게 만든다. 또한 용, 거인과 난쟁이, 인어, 명검 ‘발뭉,’ 투명 망토 등 판타지의 요소들이 다수 등장하여 상상력을 자극하고 흥미를 돋운다.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레히너가 이 책을 이를 집필하고 발표한 시기 역시 주목할 만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나치 정권하에서 히틀러가 칭송하던 게르만 민족의 전설은 외면 받던 소재였다.
특히 『니벨룽의 노래』는 기사 하겐을 비롯하여 주군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충직한 신하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섬기는 왕에 대한 기사들의 절대적인 충성, 종족을 지키려는 투쟁정신 등을 내세우며 나치 정권이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조작하고 민족적 이념을 앞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 작품을 오용하기도 했다.
이것이 종전 후 작품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자칫 나치를 옹호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에서, 레히너는 과감히 가장 민감한 소재를 택한다. 전후 청소년들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고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새로이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이후에도 고대와 중세의 신화와 영웅 설화들을 새로이 써내며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힘썼다.
또한 이 책에는 인간의 본성과 각자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선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인물들의 성격이 변하면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이를 테면, 브룬힐트 여왕과의 결혼을 두고 벌인 목숨을 건 대결에서 군터 왕을 말리는 대신 속임수를 써서 그를 도운 지크프리트의 행동은 옳은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은 아픔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크림힐트의 복수는 정당한가? 주군과 왕국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살인도 서슴지 않고 크림힐트의 소유가 된 보물마저 빼앗으며 맹목적으로 충성을 바치는 하겐의 행동은 옹호될 수 있는가? 등 청소년 독자들에게 다양한 토론거리를 제공해줄 것이다.
부록으로는 인물 관계도 및 인물 소개를 추가하여 작품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 『니벨룽의 노래』 줄거리

네덜란드의 왕자 지크프리트는 용을 물리친 후 그 피에 몸을 적셔 무적의 영웅이 된다. 이후 니벨룽 왕국의 왕들을 물리치고 그들이 소유한 보물을 차지하게 그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부르군트족의 공주 크림힐트에게 청혼하기 위해 보름스 성으로 떠난다. 부르군트를 다스리던 세 왕 중 맏이인 군터 왕은 아이슬란드의 여왕 브룬힐트와 결혼을 위해 그에게 도움을 청하며 누이인 크림힐트와의 결혼을 약속한다. 브룬힐트는 구혼자들에게 목숨을 건 대결을 요구했는데, 지크프리트의 도움으로 대결은 군터 왕이 승리로 끝이 나고, 그렇게 두 쌍의 부부가 탄생한다.
몇 년 뒤, 브룬힐트와 크림힐트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나고, 크림힐트의 입을 통해 군터 왕의 승리에 얽힌 비밀이 폭로된다. 분노한 브룬힐트는 지크프리트의 죽음을 요구하고, 군터 왕의 묵인하에 하겐이 나서서 지크프리트를 암살한다. 크림힐트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끝이 나고, 일족의 배신으로 남편을 잃고 그의 유산으로 받은 니벨룽의 보물마저 모두 도난당하자 그녀는 깊은 슬픔에 잠긴다. 그러던 어느 날, 훈족의 왕 에첼이 그녀에게 청혼해온다. 그 소식을 들은 크림힐트의 마음속에 단 한순간도 꺼지지 않았던 복수의 불길이 다시금 타오르기 시작하는데……

크림힐트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오오…… 다시 올라온다…… 이 끔찍하고도 이글이글 타오르는 분노가…… 크림힐트를 그렇게도 괴롭혀오던 불안과 공포는 바로 이 억누를 수 없는 분노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이 터질 듯한 분노는 머리끝까지, 두 눈까지, 마치 붉은 안개처럼 온 세상을 뒤덮었다._본문에서

     

 

속으로

“여러분들은 지금껏 내가 단 한 번도 지크프리트의 친구였던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오!” 마침내 하겐이 입을 열었다. “나는 맨 처음 그자가 말을 타고 저 아래 궁전 뜰로 들어설 때부터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소. 군터 왕이시여, 맹세컨대 나는 그날 그자가 건방을 떨며 입을 연 순간에 이 칼로 답을 대신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오. 그대의 동생인 기젤헤어 왕만 아니었다면 분명 그리했을 것이오! 그대는 지크프리트가 우리를 위해 작센과 덴마크에 대항해서 싸웠다고 했소. 그렇소, 그건 사실이오! 그런데 그 싸움이 그에게 너무 많은 명예를 가져다주었소. 라인 강 상류건 하류건 할 것 없이 강변에 있는 성이란 성에서는 모두가 지크프리트에 대한 말만 하고 있소!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명성이 부르군트 왕들의 명성보다 훨씬 더 커져 있단 말이오! 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소! 그런데 그 모든 사실보다 더욱더 좋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당신들을 무시하고 조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오! 분명히 말해두지만, 나는 이 나라의 성과 영주들의 궁전에서 부르군트인들을 두고 비웃는 자들을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이오!”_176~177

앞서 들어간 난쟁이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램프를 높이 쳐들었다. 알베리히가 부르군트의 기사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 “여기에 니벨룽의 보물들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 알베리히는 경건하게 말했다. 컴컴한 동굴 안에 쌓여 있는 엄청난 양의 보물을 본 기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 온 사방에 번쩍이는 장신구들, 근사한 무기들, 손잡이가 온갖 보석으로 장식된 칼들, 루비와 에메랄드로 눈을 장식한 갖가지 동물 문양을 새겨 넣은 황금 투구들, 금과 은으로 된 갑옷들 그리고 값비싼 그릇들이 쌓여 있었다. [……] “저는 정말이지 구경하다가 지칠 지경입니다!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보물은 처음 봅니다. 지금까지 나는 우리 부르군트 사람들이 정말 넉넉한 부자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한데 지금 보니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군요.” / “서두르셔야 합니다.” 알베리히가 경고했다. “당신들이 데리고 온 시종들이 땅 위로 보물들을 모두 옮겨 마차에 싣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겁니다.”_232~233

부르군트의 기사들은 알베리히 왕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마음이 무거워진 난쟁이 알베리히 왕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였다. / “지금부터는 부르군트 사람들이 니벨룽의 왕이 된 겁니다. 보물을 소유한 자가 왕이 될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베리히가 말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내려오는 규칙입니다. 그러나 니벨룽의 보물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사람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지 않았으며, 그 보물을 소유한 이들 중에는 오래 산 사람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에게는 행운이 함께하고 오래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 이 말을 들은 부르군트 병사들은 어디선가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바람이 어디에서부터 불어오는지도 알 수 없었다._234~235

하겐이 드디어 그녀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엄청나게 기뻐해도 모자랄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대신 크림힐트는 덜컥 겁이 났다. 뭔가 무시무시하게 겁이 났다…… 어쩌면 그건 끔찍한 외로움일지도 몰랐다. 별도 달도 없이 끝없이 캄캄하기만 한 밤같이 그녀를 칭칭 휘감고 있는 외로움…… 그녀의 가족이었던 모든 사람이 다 죽었다! [……] 하겐이 아직 살아 있었다. 그녀는 그를 죽이고야 말 것이다. 그런데 그다음은? 그를 죽인다고 해서 뭐가 달라진단 말인가? 지크프리트는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어린 아들 오르틀리프도, 기젤헤어 오빠도 마찬가지다…… 없다, 아무도 없다, 더 이상 아무도 없다. / 크림힐트는 갑자기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상에 맙소사, 정녕 그녀에게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단 말인가? / 바로 그 순간, 크림힐트에게 니벨룽의 보물이 떠올랐다. 그래, 그 보물이 아직 있었지. 라인 강 깊은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고 하더라도 있는 건 있는 것이다. 많은 양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죽은 금덩이이고 차가운 금덩이라고 해도 크림힐트는 지금 너무나 가난하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것은 적어도 두려움에 떨지 않고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이었다._422~423

목차

일러두기

니벨룽의 노래

옮긴이 해설

작가 소개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오스트리아의 청소년 문학 작가.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청소년 문학을 집필하는 데 전념했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아이네이스』 『니벨룽의 노래』 『파르치팔의 모험』 등 약 20여 개가 넘는 고대와 중세의 신화와 영웅 설화를 현대의 독자들을 위한 작품으로 새롭게 써냄으로써, 과거의 가치 있는 문화를 확산 및 전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녀의 작품들은 1950년대에 첫 성공을 거둔 이래로 수백만 부가 넘는 발행 부수를 기록했다.

1956년 오스트리아 교육문화부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
1962년 오스트리아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
1964년 오스트리아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
1968년 오스트리아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
1978년 유럽 청소년 문학상
1983년 티롤 문학상
2005년 안데르센 기념일 10대 작품으로 선정 (『니벨룽의 노래』)

김은애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인츠 대학에서 독문학 석사학위를,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와 레싱의 비극 이론에 관한 연구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압록강은 흐른다』 『보름달 음악대』 『앵두 같은 네 입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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