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자들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 지음 | 장은명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7년 4월 28일 | ISBN 9788932029979

사양 신국판 152x225mm · 744쪽 | 가격 22,000원

책소개

“매눈이여, 나는 델라웨어 족의 위대한 뱀이오,
자넨 불을 먹는 사람과 백인의 천국으로 가겠지.
난 내 조상들을 따라간다네”

 

미국 문학의 창시자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의 대표작
자연과 문명, 조화와 욕망이 충돌하는 신생 미국의 초상

미국 문학의 아버지이자 영화 「라스트 모히칸」의 원작자로 유명한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준 작품『개척자들』이 문학과지성사에서 대산세계문학총서 141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쿠퍼를 미국 문학사에 남게 한 연작소설 ‘레더스타킹 시리즈’는 백인들이 원주민을 몰아내고 개척지를 확장하는 과정의 사건들을 그린 소설이다. 이 시리즈는 내티 범포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미국 개척기의 역사적 · 문화적 상황을 보여주어 문학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그중 첫 작품인 『개척자들』은 18세기 말 뉴욕 주 옷세고 호수 주변의 변경지역에 자리 잡은 개척자들의 삶을 그린 소설로 ‘레더스타킹 시리즈’의 전설이 시작되는 책이다.
작가는 가치가 충돌하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 미국 개척지에서 백인이지만 인디언과 함께 인디언의 관습대로 자연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레더스타킹의 궤적을 통해 인디언과 백인, 개발과 환경 파괴, 법과 정의의 문제 등을 통찰하여 미국 문학사의 한 장을 차지했다.

 

18세기 미국의 자화상 『개척자들』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는 동부 개척자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개척자와 인디언 들을 보며 자랐고, 이 소설의 무대 역시 그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쿠퍼스타운이다. 작가는 자신이 살았던 쿠퍼스타운을 표본으로 당시 미국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풍속을 자세히 묘사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놀이인 칠면조 쏘기, 초봄에 단풍나무 수액을 채취하여 설탕을 만드는 광경, 비둘기 사냥, 옷세고 호수에서 밤에 대량으로 농어잡기, 재판정의 풍경, 민병대의 행진 등도 그의 실제 경험에 근거한다. 또한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18세기 말경 미국의 신개척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다양한 인물들의 전형을 보여준다.
1793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개척자들이 들어와 원주민의 권리를 침범하면서 자연권과 공동체법이 대립하는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오해로 엮인 두 남녀가 오해를 풀고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는 전형적인 로맨스를 보여준다. 또한 동족이 몰락하고 혼자 영락한 삶을 영위하던 전 델라웨어 족 추장 칭가치국, 존 모히건의 최후를 통해 유럽인의 미국 개척 이후 원주민들의 운명을 보여준다. 비록 백인 개척자의 자손이 썼지만, 이 작품에서는 백인과는 다른 인디언의 삶과 죽음의 방식에 대한 존중이 엿보인다. 내티도 백인이지만 칭가치국의 신앙을 존중하고 성공회 신부도 칭가치국의 마지막 모습에 깊은 경외감을 느끼며 고개를 숙인다.
이 소설에서 쿠퍼는 자연 보존과 개발에 대한 인식, 법의 불공정성에 대한 고발, 인간 사회를 건설하려는 사람들과 자연 속에서 생활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대비 등을 통해 삶의 양면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드러내며 당시 미국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용하시오, 그러나 낭비하지 마시오.”
― 미국 최초의 환경 소설

쿠퍼를 두고 흔히 미국소설의 개척자요 선구자라고 하는데, 그는 또한 미국문학에서 환경 및 생태학적 사유와 의식의 기원을 열어준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개척자들』은 미국의 자연이 개척지로 변화 발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무분별한 자연 파괴를 그림으로써 환경 및 생태학에 대한 선구적 의식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내티 범포와 존 모히건은 템플턴의 개척자인 템플 판사와 이주민들과 대비를 이룬다. 템플 판사와 이주민들은 숲을 개간하여, 자연을 훼손하여 인간 사회를 조성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단풍나무에 필요 이상으로 큰 흠집을 내어 수액을 채취하고, 삼림자원이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나무를 과도하게 벌목하며, 재미로 많은 비둘기를 사냥하거나 다 먹지도 못할 정도로 농어를 잡는다. 템플 판사는 이러한 무분별한 자연 훼손에는 반대하지만 그의 관점은 실제적인 효용성을 고려한 것이다. 개발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자연 자원의 효과적인 관리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칭가치국(인디언)과 내티 범포는 숲을 사랑하며, 숲에 동화된 삶을 지향한다. 그들은 배가 고프면 먹고 목이 마르면 마실 것을 숲에서 얻지만, 결코 남용하지 않는다. 숲을 개발과 이용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숲 생태계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급격한 환경 파괴는 인간의 생존 유지가 아닌 과도한 인간의 욕망과 무절제 때문이다. 쿠퍼는 약 200년 전에 인간의 탐욕과 환경 파괴에 대해 통찰할 수 있었다. 미국 문학의 개척자로 일컬어지는 쿠퍼는 환경 및 생태 문제에 있어서도 누구보다도 앞서 관념을 가졌던 작가였다. 『개척자들』은 그의 이러한 선각자적인 관점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 본문 속으로

“[……] 하지만 이런 낭비적인 방식으로 새 떼에게 총을 쏘는 것은 사악한 짓일세. 한 마리의 새를 쏘아 잡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이런 짓을 하지는 않아. 만약 누군가가 비둘기 고기를 몹시 먹고 싶어 한다면 이런! 다른 모든 짐승의 고기와 마찬가지로 그 고기도 사람이 먹게 되어 있겠지. 하지만 스무 마리를 죽여서 한 마리만 먹는 그런 식은 아니어야 한다네. 내가 그런 걸 먹고 싶을 때는 난 숲으로 가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지. 그러고는 나뭇가지 위에 앉은 그 새를 쏘지만 다른 새는 깃털 하나도 안 건드려. 같은 나무에 백 마리가 앉아 있다 해도 말이지.” _394쪽

“이건 하느님의 정교한 선물들을 무시무시하게 낭비하는 일이야. 베스야, 너는 이 물고기들이 네 앞에 저렇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있지만 이것들은 내일 저녁이면 템플턴의 가장 보잘것없는 식탁에서조차도 퇴짜 받는 음식이 될 거다. 그렇지만 이 물고기들은 높은 품질과 독특한 풍미가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라면 왕자나 미식가의 식탁에서도 호사스러운 음식으로 여겨질 만하단다. [……] 하지만 미개척지에 있던 다른 모든 보물들과 마찬가지로 이 농어들도 벌써 사라지기 시작하고 있단다. 인간의 파괴적인 낭비 앞에서 말이야.” _414~15쪽
“매눈! 내 조상들이 그 행복한 사냥터로 날 부르고 있네. 그 길은 환하게 뚫려 있고 모히건의 두 눈은 젊어졌다네. 내겐 보이네…… 그러나 백인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군. 의롭고 용감한 인디언들 외에는 아무도 볼 수가 없네. 잘 있게, 매눈…… 자넨 불을 먹는 사람과 젊은 독수리와 함께 백인의 천국으로 가겠지. 그러나 난 내 조상들을 따라간다네. 모히건의 활과 도끼와 담뱃대와 조가비 염주를 그의 무덤에 묻어주게. 그가 전쟁하러 떠나는 부대의 한 전사처럼 길을 떠날 때는 밤일 것이고 그러면 그런 것들을 찾기 위해 길을 멈출 수가 없을 테니까.” _668~69쪽

그는 지는 해를 향해 멀리 떠나갔다. 개척자들이 이 민족이 이 대륙을 가로질러 행군해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었는데, 그는 이 개척자들의 무리 중에서도 선두에서 나아간 사람이었다. _724쪽

목차

책머리에(1823년)
작가 서문(1832년)
작가 서문(1851년)

개척자들

옮긴이 해설 _ 욕망과 위대한 영(靈)이 충돌하는 신세계, 18세기 뉴욕
작가 연보
기획의 말

작가 소개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 지음

미국 뉴저지 주에서 태어나 인생의 대부분을 아버지 윌리엄 쿠퍼가 개척한 쿠퍼스타운에서 보냈다. 예일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퇴학당한 뒤 상선의 선원을 거쳐 미국 해군에서 복무했다. 변경에서 개척자와 인디언 들을 보고 자란 배경과 해군으로서의 경험은 훗날 그의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주었다.

1820년 첫 소설 『예방책』을 시작으로 역사 소설과 해양 소설 등 장편 40여 편을 발표했다. 또한 지금까지도 정통적 역사서로 평가받는 『미국 해군의 역사』와 정치비평서 등을 출간하기도 했다. 쿠퍼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준 작품은 다섯 편의 연작 소설인 ‘레더스타킹 시리즈’이다. 1823년 출간한 『개척자들』은 이 연작 소설의 첫 작품으로 미국 개척자들과 원주민 인디언들의 모습을 상세하게 그려냈다. ‘레더스타킹’이라는 별명을 지닌 내티 범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당시 미국 개척기의 역사적 ․ 문화적 상황을 보여주어 문학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레더스타킹 시리즈’인 『모히칸 족 최후의 생존자』 『대평원』 『길을 여는 사람』 『사슴 사냥꾼』과 『키잡이』 『문명을 세우는 사람』 『아메리카 인디언』 등의 작품을 남겼다.

1851년 쿠퍼스타운에서 수종으로 사망했다.

장은명 옮김

영남대학교에서 윌리엄 블레이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경대학교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는 토머스 머튼의 『고독 속의 명상』과 『선과 맹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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