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사회 하이픈(2016년 가을)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6년 9월 20일 | ISBN 9771227285006

사양 신국판 152x225mm · 172쪽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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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래할 새로운 세대와 함께하는 정치와 문학의 실험

 

1988년 봄에 창간호를 낸 『문학과사회』가 2016년 가을, 통권 115호 발간을 맞아 잡지 전면에 걸친 새 단장을 꾀했다. 지난해 세대교체를 통해 새롭게 구성된 『문학과사회』 편집동인(강동호, 금정연, 김신식, 이경진, 조연정, 조효원)들은 1년 가까이 회의를 거듭하며, 문학과 비평을 둘러싼 기존의 개념들과 무수한 편견들, 그리고 50여 년에 걸쳐 고착화돼온 문예지 시스템을 통한 문학의 생산과 소비 방식 모두를 재점검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잡지 발행과 편집이 더는 현실과의 싸움을 의미하지 못한다는, 다시 말해 ‘잡지를 통한 이념적 논쟁’과 ‘정치한 비평을 통과한 삶에 대한 정치적 실천’의 수행으로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해왔다고 믿었던 한국 문학장의 제도적 질서가 이미 붕괴해버렸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크고, 무겁게 확인해가는 시간이었다. 더욱이 그 지난한 논쟁과 비판, 냉소와 우울이 교차하는 시간은, 우리 세대를 규정짓는 ‘헬조선’ ‘N포세대’ ‘달관 세대’ ‘흙수저’ 등 구조적 현실에 부딪힌 나머지 결여와 몰락의 기운으로 암울하고 무기력한 표현들만이 팽배한 시대의 공기를 온몸으로 호흡해야만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문학과사회』의 편집 주체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롭게 질문하고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 세대가 포기하게 된 것이 세계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상상력이라면? […] 토대 없는 심연을 향한 무한한 추락이야말로 새로운 재현적 자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새로운 세대의 출현이 지금까지 알려졌던 방식으로는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로도 이어질 수 있다. […]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방식의 싸움,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저항의 장소이니 말이다.”(강동호, 「새로운 싸움을 모색하며」, 『문학과사회』 2016년 가을호 서문 中)

이러한 기대와 예단에는 이미 우리 주위의 다양한 공간에서 계속되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연대와 저항이 그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차별에 반대하고,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여성혐오와 젠더 불평등에 항의하는 우리 세대의 목소리는 광화문에서, 강남역에서, 대학의 캠퍼스와 강의실에서, 노동의 현장에서, 그리고 SNS 등의 온라인 공간에서 자율적인 연대를 이루며 민주적이고도 창의적인 방식의 싸움으로 지금 이 순간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세대는 무언가를 이루고 달성할 수 있는 세대라기보다는 도래할 세대의 현실을 위한, 일종의 연결과 매개가 되어야 할 세대, 새로운 문학과 비평을 더욱 창조적으로 실천해나갈 세대를 위한 터전을 마련하는 세대여야 하지 않을까. 지금 도래 중인, 그리고 곧 도래하게 될 세대를 위한 또 다른 장소를 탐색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세대 동인을 표방하는 『문학과사회』의 문학적/정치적 입장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문학과사회』의 편집 체제를 비롯하여 그 안에 담아낼 글의 내용과 형식까지,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위의 글)

 

우리에게 잡지란 무엇인가

모든 개별적인 잡지의 목적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이다.”(F.슐레겔)

이번 『문학과사회』 혁신호는, ‘문학은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사회를 비판하고, 이러한 반성과 비판을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는 동시에 사회 변혁의 주요한 동인이 될 수 있다’는 문학과 사회의 상호 포괄적인 관계를 의식한 제호 ‘문학과사회’를 어느 때보다 책임 있게 품으려 했다. “『문학과사회』 가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세대의 싸움이다. 이제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문학과 비평은 이전의 것과 달라야 한다. 『문학과사회』 혁신호는 그러한 세대론적 전선과 연대의 장소를 모색하고, 문학의 장을 변화시키기 위한 우리의 실천적 첫걸음이다.”(강동호, 「새로운 싸움을 모색하며」 中)

이렇듯 잡지 편집-발행의 유의미성과 비정형의 에너지로 가득할 새로운 세대에 대한 오랜 고민과 입장이 자연스럽게 이번 혁신호의 주제가 되었다. <기획>에서는 잡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 세대의 잡지가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 사유하면서 앞으로 『문학과사회』가 추구할 잡지의 실험적 방향성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아테네움』은) 기존의 창작과 비평의 경계를 무효화하는 비평을 꿈꿨다. […] 그들은 비평의 형식을 논문과 편지, 대화, 랩소디적 고찰, 아포리즘적 파편들로 변화를 줄 것이고, 내용상으로는 이론과 역사적 고찰, 민족과 시대를 막론한 다양한 시문학에 대한 고찰을 […] 비평과 창작 어느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는 비평적 픽션의 범례를 보여준다. 또한 여기에는 번역이 빠지지 않는다. 잡지에서 번역은 단순히 모범이 되는 작품이나 최신 이론을 소개하는 장이 아니라 ‘이제 생성하는 언어 자체의 훈련장’으로 문학의 자기반성의 중요한 한 형식이며, 경계를 넘고 한 단계 끌어올리는 낭만주의 문학운동으로 간주되었다. […] 우리가 『아테네움』이란 잡지에서 참조해야 할 것은 글쓰기의 공동체로서 잡지는 어떤 현재적인 형식을 생산해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다. 현재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라는 것. 그렇기에 스스로를 계속해서 해체하는 문학의 장르로서 잡지 역시 늘 새롭게 무효화되어야 한다.”(이경진, 「잡지에 대한 반시대적 고찰―『아테네움』」 中)

잡지의 형식에 대한 문제의식은 『문학과사회』의 창작란으로도 이어진다. 편집진은 더욱 자유롭고 창의적인 실험의 무대가 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가운데 그 일차적 시도로, 30매 내외의 단편소설들을 적극적으로 청탁하여 이를 특별히 다른 장르로 범주화하지 않고 <소설>란에 나란히 실었다(김솔, 김태용, 손보미, 양선형, 정세랑, 요한 페터 헤벨). 소설이 분량과 관계없이 동일한 관점과 기대 속에서 읽혀야 한다는 믿음, 중요한 것은 미학적 수준과 깊이이지 물리적 길이가 아니라는 비평적 신념의 한 표현이기도 하다.

 

언어-­다리이자 미-­언어인 하이픈

우리는 세대론을 픽션이라고 생각한다. 픽션은 우리가 하는 일이다.”(금정연)

『문학과사회』 혁신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무엇보다 본책과 별책, 두 권으로 나뉜 책의 구성으로 모아질 것이다. 때로는 본책 기획의 연장선상에서 때로는 별도의 단일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글쓰기의 형태로 편집동인의 비평적 실험을 구체화하는 공간으로 기획된 별책 문학과사회 하이픈(이하 하이픈)이 그것이다. 여기서 ‘하이픈’은 “완료될 수 없는 연결의 상징이자 결코 연결될 수 없는 완료의 상징이다. 하이픈은 지속이며 단절이고, 논쟁적 전선이자 새로운 세대의 기대지평을 나타내는 표식이다. 언어를 통해, 즉 언어 비판을 통해 사회를 성찰하고 문화를 점검하며 역사를 문제화하려는 우리 잡지는 하이픈 기능을 주춧돌로 삼고, 하이픈 형상을 푯대로 세우고자 한다”(조효원). 앞으로 하이픈은 매 호 다른 주제와 유연한 형식 그리고 개방적인 편집 체제를 실험하는 공간으로 거듭나며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하이픈』의 의제는 세대론픽션이다. 앞서 혁신호 미리보기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출간 전부터 큰 화제를 낳은 바 있는 이 책의 맨 앞에는, 자신만의 언어로 뚜렷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젊은 작가 6인이 ‘세대론’과 마주하는 저마다의 예각적 시선을 담은 <산문> 6편을 싣고 있다. 남성중심 조직문화의 정점인 군대 내 여러 폭력과 성소수자문제, 여성혐오와 관련한 고백(김현, 「견본 세대 2」), “우리는 함께 싸워야 할 대상이 있다. 그것은 낡은 젠더 체제의 차별과 억압이다. 우리는 싸워야 할 명분이 있다. 그것은 페미니즘”이라는 힘 있는 선언(서효인, 「다시 만날 세계」, “한낱 파편이라도 한낱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든 목소리가 있다”(한유주, 「빈 문서 1」), “문학이 문학에 대한 환상이라면, 문학의 종언을 막기 위해 우리 예술가, 출판업자 들은 문학을 공격해야 한다. 세대론은 더 이상 문학을 창작하는 자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문학 소비 방식에 대한 담론이 되어야 한다”(김승일, 「나는 세대론이 참 좋다」) 같은 젊은 예술과 문학에 관련된 흥미로운 세대적 선언들이 나란히 실렸다.

연일 폭염의 수위를 갱신해가던 지난여름의 어느 날, 도심의 한 퇴락한 인쇄소 골목길에서 시인 황인찬과 만화가 이자혜가 만났다. <인터뷰: 미지×희지 Vol. 1: 쩌는 세계>는, 현재 뜨겁게 주목받는 청년 예술가들인 두 사람이 서로의 작품 세계에 대한 교감을 배면에 깔고, 지역성-감정-기억-젠더적 감수성과 세대의 기록이란 대화를 거침없이 솔직하게 이어가는 풍경이 그날의 일기 흔적과 함께했다.

현장의 또래 평론가 5인(강동호, 박인성, 이우창, 오혜진, 황현경)이 만난 <좌담: 우리 세대의 비평>에서는 ‘세대론’이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 문학비평의 현실을 점검하고 나아가 비평의 복권을 위한 솔직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현실 담론이나 의제 설정의 역할을 상실한 한국 문학비평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필두로 ‘젊은 비평가가 존재하는 방식’에서 ‘한국 문학 안의 혐오의 징후들’을 거쳐 새로운 비평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비판적인 대화들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전망을 길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형식에의 도전

1988년 창간호 이후 네 차례(2000년 50호, 2005년 70호, 2014년 105호)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뵈었던 『문학과사회』는 이번 115호에 이르러 다섯번째 옷을 독자에게 선보인다. 어쩌면 제호 ‘문학과사회’를 제외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문학은 사회 속에 존재하며 사회는 또한 문학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와 구조를 발견해내리라는 『문학과사회』 본연의 정체성은 군더더기 없이 힘 있게 표현된 제호 디자인에서 변함없이 읽게 될 것이다.

본책과 별책으로 나누어 ‘따로 또 같이’의 분권 형식을 택한 구성은, 기존의 두텁고 부담스러운 잡지의 볼륨 대신 휴대의 편이성과 독서의 접근성, 주제별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기획이다. 본책과 별책의 뚜렷한 개성과 집중을 드러내는 데 역할 한 전혀 다른 두 디자인과 용지는 겉표지뿐만 아니라 본문 전체의 쇄신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각 코너에 실린 글의 성격에 따라 텍스트 스타일이 크고 작게 변화를 겪고 있는데, 이는 단지 “(『악트』의 그라피즘graphisme은) 시각적인 효과를 위한 장식이 아닌, 어떤 태도의 체계적인 구현물이고, […]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또 다른 언어’로서 조직적으로 배치된 것”(이상길, 「계몽의 시각적 수사학―『악트』의 성공담 혹은 성장담」 中)이라는, 새로운 시각적 수사학을 매개로 한 잡지 형식에 대한 지극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편집동인 소개

문학과지성사 40년사에 걸쳐 비평과 출판 활동의 근간이자 구심적 역할을 해온 계간지 『문학과지성』(1970년 가을~1980년 여름)에서 『문학과사회』(1988년 봄~2016년 현재)로 이어지는 5세대 편집동인의 면모는 다음과 같다:

 

강동호 문학평론가. 1984년생. 연세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 평론 부문 수상 및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

금정연 서평가. 1981년생. 한양대 국문과 졸업.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인문 분야 MD로 재직. 지은 책으로 『서서비행』 『난폭한 독서』 등이 있음.

김신식 독립연구가. 1982년생. 성공회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영상이론을 전공. 2008년 『당비의 생각』(舊 『당대비평』)을 통해 비평, 출판활동을 시작. 현재 학문제도권 바깥에서의 감정사회학 연구 진행 중.

이경진 문학평론가. 1982년생. 서울대 독문과 졸업 및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2008년 창비 신인상 평론 부문 당선. 옮긴 책으로 W. G. 제발트의『공중전과 문학』과 G. 아감벤의 『도래하는 공동체』가 있음.

조연정 문학평론가. 1977년생. 서울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 비평집으로 『만짐의 시간』이 있음.

조효원 문학평론가, 번역가. 1981년생. 성균관대 독문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 및 서울대 독문과 박사과정 수료. 현재 미국 뉴욕 대학(NYU) 독문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 지은 책으로 『부서진 이름(들)』 『다음 책』 등이, 옮긴 책으로 G. 아감벤의 『유아기와 역사』 『빌라도와 예수』, 야콥 타우베스의 『바울의 정치신학』, 대니얼 헬러-로즌의 『에코랄리아스』 등이 있음.

 

『문학과사회』 보기 -> http://moonji.com/book/10919/

목차

문학과사회 하이픈』 2016년 가을 | 차례

세대론-픽션
산문
김엄지, 세대는 세대 문학은 문학 나는 나
김승일, 나는 세대론이 참 좋다
한유주, 빈 문서 1
서효인, 다시 만날 세계
김현, 견본 세대 2
정한아, Sent by Post

좌담
박인성 ․ 오혜진 ․ 이우창 ․ 황현경, 우리 세대의 비평

비평
금정연, 순­문학적으로 살아남기
김신식, 진정성과 충실성-후일담적 사회학에 대한 노트

인터뷰
이자혜 ․ 황인찬, 미지×희지 Vol.1: 쩌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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