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김현 일기 1986-1989

김현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5년 12월 12일 | ISBN 9788932028101

사양 변형판 139x205 · 380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독자와 함께한 행복한 책 읽기 40, 문학과지성사 1975~2015

 

문학과지성사가 올해로 창사 40주년을 맞았다. 1975년 12월 12일에 문을 연 문학과지성사는 문학, 학술, 인물을 비롯해 아동, 청소년 분야까지 2,600여 종의 책을 꾸준히 발행해왔다. 무엇보다 잡지와 단행본 출판을 통해 동시대 한국의 문학, 예술 그리고 사회와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해온 지난 40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동시에 김병익, 김치수, 김주연, 황인철과 더불어 문학과지성사를 창립하고 『문학과지성』 창간동인으로 시대의 문학정신과 지성에 대해 쉼 없이 사유하고, 읽고, 썼던 비평가 김현의 25주기이기도 하다.

 

문학으로, 문학 안에서 들끓는 지식인의 욕망 불안 공포 매혹

한국 문학의 뜨거운 상징, 김현의 내면 일기

 

이 책 『행복한 책읽기』는 김현(1942–1990)이 1985년 12월 30일부터 1989년 12월 12일까지 만 4년의 381일치의 일기이자 유고로, 김현의 숨은 사유의 궤적들, 그의 꿈과 욕망을 보여주는 김현 문학의 밑그림들에 해당한다. 마지막 몇 해, 죽음의 예감에 시달리면서도 동시에 죽음 앞에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증거하는 김현의 숨소리는 그의 삶 그 자체였던 글, 즉 말의 결을 통해 실천되고 있다. 죽음과 삶이 팽팽히 맞선 곳에서 발생하는 긴장된 힘, 그 긴장된 힘이 불러들이는 투명한 직관적 통찰, 그 통찰에 의해 과감히 잔가지를 치며 핵심에서 핵심으로 건너뛰는 글 걸음, 그러면서도 구석진 어디라도 끌어안고 가는 크나큰 품……

우리 시대 누구보다 많이, 누구보다 넓고 깊게 삶-읽기와 삶-쓰기를 완성한 김현이었기에 이 책은 그의 왕성한 독서 편력기이자 우리에게 희귀한 일기문학의 가장 뛰어난 예로 꼽힌다. 1992년 초판이 간행된 이후 지금껏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2015년 12월 현재, 단행본 기준 통쇄 31쇄)

한국 문학을 향해 끊임없이 창조적 배반을 요구하는 열린 비평과 지성적 사유의 전범으로서 김현의 글은 그의 사후 25년을 지나도록 여전한 감동과 질문을 지금-여기에 던지고 있다.

 

김현 비평의 핵심과 사유의 궤적을 돋을새김한 디자인

 

이번 개정판은 김현 25주기를 기념하고 초판이 간행된 지 23년이 지나도록 여전한 독자들의 애정에 답하는 마음을 담아 특별판으로 제작되었다. 새 개정판의 디자인은 현대 한국 북디자인의 산 증인이자 생전의 김현은 물론 이청준, 김인환, 황현산 등 한국 문학사의 거목들과 동시대를 공유한 정병규 북디자이너가 맡았다. 우선, 책의 본문은 일기 본연의 ‘시간 여행’적 특징을 담아내는 새로운 틀에 앉혔고, 독자들에게 친숙한 맞춤법을 적용하여 가독성은 물론 자료로서 실증적 가치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두었다. 책 말미에는 ‘인명 찾아보기’를 덧붙여 이 책의 중심을 이루는 독서 기록들과 독서 외의 삶에서 촉발된 경험과 인상을 드러내는 사적 기록들의 궤적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연도별로 나뉜 각 부의 첫머리에는 김현의 자필 서안 4점을 옮겼다. 이들 자료는 2011년 이후 모두 ‘목포문학관(김현관)’에 소장 ․ 전시되어 있는데, 이번 개정판 제작을 위해 특별히 도움을 받아 싣게 되었다. 모두 오랜 문우들인 김치수(1962년 1월), 김병익(1974년 11월), 이청준(1975년 2월)과 주고받은 편지와 김현의 일기(1972년 12월)의 원본을 그대로 옮겨와, 깨알 같은 글씨와 밀도 높은 문장에 담긴 김현의 숨결은 물론,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격동의 시기였던 60, 70년대 당시에 새로운 한국 문학을 꿈꾸었던 젊은 김현의 뜨거운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했다.

 

 

{추천사}

김현의 시선은 비평의 기준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다. 나의 책읽기는 여유가 없고, 욕심이 많고,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행복한 책읽기』, 다시는 찾아갈 수 없는 정원에 초대받은 느낌이다. 행복했다. 나는 오랜만에, 촛불이 켜진 차분한 한여름 밤의 정원을 거닐었다.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번은 육체적으로, 또 한 번은 타인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으로서 정신적으로 죽는다.” 김현은 예외다.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을 뿐 “정신적으로 죽지 않았다”. 그가 남긴 책이 있지 않은가. 책이란 그런 것이다. 사람 대신 만질 수 있는 몸. 정희진(평화학여성학 연구가)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비평은 작품과 만나는 것이다. 그때 누군가는 그저 수사에 홀려서 언저리를 빙빙 돌면서 하나마나한 말장난으로 원고료를 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냥 단번에 작품 안으로 들어가서 그걸 창작해낸 사람의 밑바닥까지 단숨에 스며들어간다. 마치 두더지와 같은 비평. 나는 영화를 보고 나면 압지(押紙)처럼 스며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 가능할까, 라는 의심을 하고 있었다. 그때 김현 선생님의 그저 지나치듯,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언제 그렇게 본다는 듯, 쓴 단 하나의 문장이 그걸 내게 보여주었다. 그걸 정말 보는 사람이 있구나. 그때 나는 아직 어렸고, 그래서 열심히 책을 읽으면 그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이건 희귀한 재능이었다. 아니, 차라리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건 전승이 불가능한 재능이다. 그러므로 누구도 제2의 김현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분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별이 떨어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유일무이한 책이다. 나도 그걸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정성일(영화평론가, 영화감독)

 

{일러두기}

  1. 이 책은 1992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 김현의 일기 1986~1989』의 개정판으로, 1992년 초판과 함께 1993년 〈김현 문학전집〉 15권으로 간행된 『행복한 책읽기/문학 단평 모음』(문학과지성사)을 저본으로 삼았다.
  2. 초판에서 발견된 저자의 단순 오기나 편집상의 실수로 보이는 몇몇 부분은 해제자의 의견에 따라 바로잡았다.
  3. 본문 뒤쪽에 ‘인명 찾아보기’를 덧붙여, 이 책의 중심을 이루는 독서 기록들과 독서 외의 삶에서 촉발된 경험과 인상을 드러내는 사적 기록들의 궤적을 밝혔다.
  4. 본문에 [134] 표시는 언급되고 있는 책의 134면을 가리킨다. [2: 56] 표시는 여러 권으로 된 같은 제목의 책 중 제2권의 56면을 뜻한다.
  5. 일부 인용문과 서지 사항, 저자의 의도가 담긴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현행 국립국어원의 맞춤법과 외래어표기법을 따랐다.
  6. 본문의 콜론, 세미콜론, 로마자 등의 문장부호는 그대로 두었고, 단행본이나 잡지는 『』, 논문과 영화, 그림, 공연 등은 「」로 표시했다.
목차

[해제] 죽음을 응시하는 삶-읽기과 삶-쓰기 ——5

1986 ——————————————————–15
1987 ——————————————————–81
1988 —————————————————–167
1989 ——————————————————-255

인명 찾아보기 ——————————————369
김현 약력 ————————————————377

작가 소개

김현 지음

김현(본명 김광남金光南, 1942~1990)은 1942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되던 해에 부모님을 따라 목포로 이주, 목포 북교국민학교와 목포중학교, 그리고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 및 동 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 유학했으며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인문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2년 『자유문학自由文學』 3월호에 「나르시스 시론詩論」을 필명 ‘김현’으로 발표하며 공식적인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김승옥, 김치수, 최하림과 함께 소설 동인지 『산문시대』를, 1966년에 황동규, 박이도, 김화영, 김주연, 정현종과 더불어 시 전문지 『사계』를 창간했다. 이 두 잡지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1968년에 창간된 『68문학』은 고스란히 1970년 가을에 창간호를 낸 계간 『문학과지성』의 원형을 이룬다.

그는 불물학자로서 『프랑스 비평사』 2권과 『현대 프랑스 문학을 찾아서』 『바슐라르 연구硏究』 등 많은 연구서와 번역서를 펴냈으며, 문학평론가로서 『상상력과 인간』 『사회와 윤리』 『한국 문학의 위상』 『문학과 유토피아』 『말들의 풍경』 및 『한국문학사』의 비평집과 연구서를 상자했다.

『분석과 해석』으로 제1회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행복한 책읽기』의 원고를 유고로 남긴 채 1990년 6월 27일 48세로 작고했다.

그의 사후 3년 뒤인 1993년에 『김현 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 전16권)이 간행되어 김현 문학의 거대한 덩어리에 접근하는 가장 충실한 자료가 갖춰졌다. 이어 2000년 4월에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그의 10주기 기념 문학 심포지엄(‘4.19 이후의 한국 문학 비평’)이, 2010년 6월에 서울 동교동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20주기 기념 문학 심포지엄(‘말들의 풍경’과 비평의 심연)이 각각 개최되었다. 2011년에 그의 정신적 뿌리에 해당하는 목포에 문학관(김현관)이 개원했고, 2015년 9월에는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그의 25주기를 기념한 심포지엄(‘김현 비평의 역동성’) 개최와 더불어 문학상 ‘김현문학패’가 제정․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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