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 지리산에서 이렇게 살 줄 몰랐지?

정상순

출판사 문지푸른책 | 발행일 2015년 11월 23일 | ISBN 9788932027777

사양 · 236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별난 선택? 아니 살맛 나는 선택!”
도시와는 조금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 나선 사람들을 만나다

지리산권에서 벌어지는 스물다섯 개의 재미있고 의미 있는 활동들을 소개하며 시골살이의 다양한 면면을 보여주는 『시골생활—지리산에서 이렇게 살 줄 몰랐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도시를 떠나 지리산 자락에 새로이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면서, 지역에 기반을 둔 다양한 단체, 모임 등이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저자인 정상순 역시 지리산의 품 안에 둥지를 튼 지 햇수로 14년째. 그녀 또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크고 작은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 지리산 전 지역에서 울려 퍼지는 이러한 실험과 변화의 움직임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함께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다채로운 커뮤니티들의 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삶의 결을 가진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이들을 만나고, 지역에서 살아오며 저자가 직접 느끼고 경험한 바가 더해져 삶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이 단순히 ‘지리산권’이라는 지역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 생활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정상을 향해 질주하기보다는 둘레길을 걷듯 천천히 에둘러 가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조금 다른 ‘시골생활’을 통해 도시 탈출의 욕망과 시골살이의 두려움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지리산에선 실험과 변화가 진행 중

이 책은 ‘지리산 이음’의 커뮤니티 조사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지리산 이음’은 지리산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마을, 마을과 세계를 잇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단체다. 저자는 이들과 함께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커뮤니티뿐 아니라 지리산 전역에 퍼져 있는 커뮤니티를 인터뷰하고 그것을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3개 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구례군, 남원시, 산청군, 함양군, 하동군)에 위치한 “재미있고, 의미 있으며, 자발적인” 스물다섯 개 커뮤니티의 주요 활동을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전한다.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과정도 제각각이다. “다르게 살고 싶어서 내려 왔는데, 이 마을에서도 오피니언 리더는 역시 사십대 남자더라고요.”(69쪽) 여성들이 글을 통해 자신의 욕망과 능력을 펼쳐 보이며, 그들의 다채로운 삶이 한데 어우러진 ‘패치워크’ 같은 잡지 『지글스(지리산에서 글 쓰는 여자들)』, “우리가 해도 것보다는 잘할”(79쪽) 것 같은 별 시답지 않은 재담을 늘어놓으며 ‘중국산 싸구려 수의를 100만 원 웃도는 가격’으로 팔아치운 약장수들로부터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꾸려진 산내 놀이단, ‘뭘 할까?’ 고민하던 귀농 2세대 20대 청춘들이 똘똘 뭉쳐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려내는 ‘살래청춘식당 마지’ 등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고 싶어서’와 같이 소소한 계기로 생겨나기도 하고, 댐 건설 · 케이블카 설치 반대운동과 같이 지리산권의 중대한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령과 종교와 지역을 뛰어넘어 연대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연극, 지역 도서관, 문화예술적 기반을 구축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농산물보다 농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공유하는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도시 생활자들과도 활발히 소통하기도 한다. ‘함께’ 또 ‘즐겁게’를 외치며 연대와 공존을 꿈꾸는 이들의 움직임은 ‘시골’을 특정 공간이 아닌, 다양한 가치관이 향유되는 하나의 장으로 그 의미를 확장시킨다.

 

“좀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순 없을까?”
둘레길을 걷듯 천천히 에둘러 가는 삶

지리산 자락에서 제 나름의 삶의 방식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익숙해진 도시생활의 풍경 너머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덤덤한 고백 속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에 대한 그들 나름의 답을 엿볼 수 있다.
“도시는 규모가 너무 커서 고통에 시달려도 그 원인이 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지역은 다르죠. 규모가 작으니 그 모순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거든요.” 감나무밭을 경작하는 ‘농부’이자 현 구례군민극단 ‘마을’ 단장 이상직 씨는 도시에서처럼 극장에 앉아 관객을 기다리기보다는 찾아가는 공연, 극장까지 나오기 어려운 어르신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을 순회공연을 꿈꾼다.
호텔만큼 쾌적한 환경에서 자연 방목하여 키운 닭이 낳은 유정란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배달하며 ‘건강함’이라는 신뢰를 쌓는 ‘간디유정란농장’ 대표 최세현 씨. “닭은 오전에 알을 낳기 때문에 알 모으고 사료 주는 데 하루 4시간이면 충분해요. 돈을 벌기 위해 4시간 일하고 나머진 하고 싶은 일을 하죠. 이 정도로도 생활은 가능합니다.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요.”(203쪽) 그는 14년째 유정란 농장을 운영해왔지만 1,000마리의 닭과 400명의 회원 규모를 확장할 생각이 없다. 단순하게 일하고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농장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바탕이다.
비교와 경쟁을 통해 ‘성공’을 향한 지름길을 찾는 삶에 지쳤다면, 이들의 삶에서 각자가 진정 원하는 삶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과 더불어 지리산권에 자리잡은 커뮤니티 안내도(지도)가 부록으로 실려 있어 읽는 이들이 직접 관심 있는 커뮤니티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 책 속으로

“내가 살고 있는 산내는 총인구 2천 명 남짓한 면 단위 마을이다. 이 조그마한 마을에 못해도 40여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소모임이 존재한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고 싶어서’ 출발한 지극히 개인적인 태생을 지닌 모임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일들을 ‘의미 있는’ 일들로 바꾸어 나가는 커뮤니티의 모태이기도 하다. 이런 움직임들은 비단 산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리산 전 지역에서 이러한 실험과 변화의 변주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대안교육의 씨앗을 뿌려 온 배움의 터전이 있고, 마을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낸 마을 극단이 있는가 하면, 지역의 사랑방이 되길 자처한 마을 도서관이 있고, 커피숍인지 공연장인지 물품보관소인지 당최 정체를 밝혀낼 수 없는 카페도 있다. …… 지리산권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달리 묶일 방법이 없을 것 같았던 이들을 한데 묶어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커뮤니티들이 제시하고 있는, 종전과는 조금 다른 삶의 방향에 관한 청사진 덕분이었다.”_「머리말」에서(7)

“도시는 규모가 너무 커서 고통에 시달려도 그 원인이 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지역은 다르죠. 규모가 작으니 그 모순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거든요. 자연은 늘 이렇게 인간과 공존하는 건데, 도시에선 인위적인 시스템에 갇혀 살다 보니 자연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시스템의 모순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역에서, 도시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러시아의 희곡작가 안톤 체호프를 좋아하는데 그 영향도 없지 않은 것 같아요. 체호프 희곡의 배경이 대부분 조그만 중소도시잖아요.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에서 거꾸로 세상을 조망한다는 점이 재미있어요.”_구례군민극단 마을단장 이상직 씨(23~24)

“의식적으로 귀농이니 귀촌이니 하는 말들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냥 ‘이사 왔다’고 합니다. 부산이나 서울에서 했던 일들을 여기 구례에서도 하고 있으니까요. 웹 디자인을 했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문득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나?’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다르게 살고 싶고, 좀더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려왔죠. 지금은 시골에 살고 있으니 시골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해요. 걸어 나가기만 하면 얘깃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어르신들 말씀엔 복선이 없어요. 잔머리 안 굴려도 되고, 그냥 말이 다죠. 그런 화법이 저한테 맞습니다.”_지리산닷컴 맨땅의 펀드운영자 권산 씨(32)

『산내마을신문』에는 어떤 신문에서도 실어주지 않지만 산내면 사람들에게는 소중하고 절실한,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가 실린다. 각각의 이야기는 그 기사에 보다 관심이 있고 그 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담당한다. 그것이 신문 을 만드는 일이 무거운 노동이 아닌 편안한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 만드는 이들의 자발적 의지는 신문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마을 기자가 늘어났고, 창간 당시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의 십시일반으로 메워졌던 인쇄비도 지금은 신문 후원금과 신문 지면에 실리는 광고료로 충당한다. / 신문을 배달하는 과정도 인상적이다. 해당 마을이나 인근 마을 주민이 직접 신문을 배달하는데, 부모 손을 잡고 따라나서는 아이들도 있고 혼자 힘으로 신문을 돌리는 이른바 ‘배달의 기수’도 있다. 이렇게 신문을 직접 배포하면 신문에 대한 반응을 체감할 수 있고 신문을 건네며 주고받는 이야기를 통해 기삿거리를 확보한다._산내마을신문(90~91)

「산내 마을을 찾아서」라는 마을 안내 기사를 담당하고 있는 조창숙 씨는 각 마을을 찾아가 이장님을 만날 때마다 명함 대신 마을신문을 내민다. / “귀농인과 지역민, 아이들과 어른들이 신문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큰 소득은 신문이 제 명함이 되었다는 점이에요. 전에는 제 자신을 소개할 때 ‘누구누구 엄마예요’ ‘어느 마을에 살아요’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는데, 신문을 만들면서부터는 ‘신문 모임의 조창숙이에요’라고 절 소개하거든요.” / 이런 과정을 통해 그녀가 얻은 것은 주변인처럼 느껴졌던 산내에서의 삶이 마을 안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충만함이다._산내마을신문(93)

“돈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거예요. 한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갈등이 안 생긴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저희는 타의든 자의든 일단 얘길 하고 봅니다. 여기서 제가 막내인데요, 언니들이 물어요. ‘넌 어때?’ ‘넌 어떻게 생각해?’ 그러니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있어야죠. 쌓이기 전에 풀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채고 알아주는 것이 계속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힘인 것 같아요.”_협동조합 자연에서운영자 김현정 씨(146)

“예전에는 아내와 마주 앉아 얘기할 시간이 없었어요. 이젠 시간이 넘쳐나서 자연히 둘이 얘길 많이 하게 돼요. 그 대화 속에서 나를 돌아볼 여유를 갖게 되더라고요. 결국 그 여유가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에도 변화를 가져 왔어요. 다른 것을 인정하게 된다고 할까요. 일하는 것과 쉬는 것 모두 삶의 일부이고 똑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_인드라망 사회연대쉼터 쉼터지기 최종규 씨(155)

“늘 어떤 공간을 꿈꿔왔어요. 여행자나 지인들을 위해 먹거리와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했죠. 지역 사람들과 청소년이 모여 북적거릴 수 있는 공간도 원했고요. 막연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카페를 겸한 공간을 생각했습니다.” 문화기획자였던 전직 탓인지 김찬두 씨는 공연 및 전시 공간, 특히 강좌와 워크숍에 관심이 많다. 이를테면 ‘30년간 자전거포를 운영한 할아버님께 듣는 자전거 강좌’ 같은, 지역인이 강사가 되고 또 지역인이 수강생이 되는 강좌를 꿈꾼다. …… 언젠가 함양군청의 공무원이 김찬두 씨의 경력을 전해 듣고 ‘빈둥’을 찾아온 일이 있었는데, 공무원은 대뜸 이렇게 물었다. “아니 왜 그런 걸 이런 조그마한 데서 합니까?” 김찬두 씨의 대답은 이랬다. “그런 걸 이런 조그마한 데서 해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내려 왔는데요.”_카페 빈둥김찬두 씨(184)

목차

머리말 ─ 실험과 변화는 지금도 진행 중

1부 전남 | 구례
1. 연극의 뿌리는 마을, 그래서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 구례군민극단 ‘마을’
2. 이토록 발칙한 맨땅 투자기 ─ 맨땅에 펀드
3. 내 땅 네 땅 구분할 맴이 없는 사람들 ─ 협동농장 ‘땅 없는 사람들’
4. 한 지붕 여러 가족의 이유 있는 동거 ─ 공간협동조합 ‘째깐한 다락방’
5. 알콩달콩 어울려 꿈을 키워요 ─ 콩장
♦ 지리산의 내일을 묻다 1 ─ 지리산 둘레길 & 지리산 아트 프로젝트

2부 전북 | 남원
1. 헐렁하기 짝이 없는 글 쓰는 여자들의 연대 ─ 『지글스』
◦ 인터뷰 ─ 달리(『지글스』 편집장)
2. 마을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신명 나는 놀이 한마당 ─ 산내 놀이단
◦ 인터뷰 ─ 윤여정(산내 놀이단 단장)
3. 평범하지만 소중한 우리의 목소리를 담습니다 ─ 『산내마을신문』
4. 토닥토닥 마을을 품에 안다 ─ 지리산문화공간 ‘토닥’
5. 별난 선택? 아니, 살맛 나는 선택! ─ 지리산 시골살이학교
◦인터뷰 ─ 조현정(지리산 시골살이학교 1기 졸업생)
♦ 지리산의 내일을 묻다 2 ─ 지리산생명연대
6. 나누고 되살리어 피어난 아름다운 마을꽃 ─ 행복한 가게 ‘나눔꽃’ & 재활용 작업장 ‘살림꽃’
7. 수달과 함께하는 수상한 데이트 ─ 수달모니터링팀 ‘아! 수달’
8. 음식에 맛을 내니 사는 맛도 남달라요 ─ 협동조합 ‘자연에서’
9. 먼저 나선 이들을 위한 작은 쉼표 하나 ─ 인드라망 사회연대쉼터
10. 산내 청춘들의 두근두근 자립 프로젝트 ─ 살래청춘식당 ‘마지’
♦ 지리산의 내일을 묻다 3 ─ 지리산 만인보

3부 경남 | 산청 · 하동 · 함양
1. ‘빈둥’대다 ‘꿈틀’대다 ─ 카페 ‘빈둥’
2. 대안교육, 함께 불러온 성장의 노래 ─ 간디고등학교
3. 닭이 호강하니 삶이 건강해요 ─ 간디유정란농장
4. 아이들의 놀이터, 어른들의 사랑방이 되고 싶어요 ─ 작은 도서관 책보따리
5. 지리산 너른 교실에서 이웃과 함께 배움을 나눠요 ─ 지리산학교
6. ‘배움’이라는 순례의 길 위에 서다 ─ 온배움터
♦ 지리산의 내일을 묻다 4 ─ 지리산 종교연대

부록 ── 지리산에선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지도

작가 소개

정상순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서른이 넘어 접어든 지리산 자락에서 비로소 ‘제멋대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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