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사회』겨울호를 엮으며
대의 민주주의의 보통선거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어느덧 우리에겐 익숙하고 자명해졌다. “사람들은 마치 의회주의에서도 민주주의적 자유의 이념이, 그리고 이 이념만이 파탄 없이 표현되기라도 하는 듯한 겉모양을 환기하려고 했다. [……] 그러나 사실은 이와 반대로 의회주의 원리는 모든 헌법에서 예외 없이 의원은 그 선거인으로부터 아무런 구속적인 지령을 받아서는 안 되고, 따라서 의회는 그 기능에서 국민과 법률상 독립해 있는 것이라는 규정과 결합되어 있다.” 법학자 켈젠의 이 문구를 인용하면서 가라타니 고진은 대의 민주주의에서의 ‘대표 불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대표를 뽑는 시스템에서 대표하는 자가 누구를 대표하는지, 또 대표되는 자가 누구에 의해 대표되는지 원리적으로 알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기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선거는 대의제의 가장 발전된 형태라고 생각되고 있다. 그런데 보통선거에서 ‘대표’라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의원은 뽑은 자의 구속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 보통선거의 의회는 본래 의미의 대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선출된 대표자는 자신들을 뽑아준 자에게 구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근대 의회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가라타니 고진, 『일본정신의 기원』, 이매진, 2003, pp. 119~20).
대표하는 자와 대표되는 자의 관계가 임의적일뿐더러, 누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없는 무기명의 형식 때문에 뽑아준 자에 대한 의무는 원론적인 추상이 되고, 의무의 방기를 책임 지우려 해도 그를 뽑았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은 대표자가 정작 자신을 뽑아준 이들로부터 어떤 구속도 받지 않는 아이러니를 만들어낸다. 지금 저 많은 정치가들 중 진정한 대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그들은 뽑아준 덕도 모르고 우리를 배신하기 일쑤인 거짓말쟁이라고 여기는 것, 선거철만 다가오면 우리를 대표해줄 ‘진정한 대표자’를 찾아 새로이 정치 일선에 세우는 것은 대의제의 허망을, 그것이 제각각의 대중적 욕망을 통계적 수치로 총합하는 산술적 쇼에 그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의제의 아이러니를 매번 확인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근본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대표자’로 여겨지는 대상을 찾아 “박수갈채에 의해”(같은 책, p. 123), 그 소리의 크기와 정도에 따라─가라타니는 이 “박수갈채”가 극한에 이르면 대표자를 위해 공동체가 존재하는 역전이 생겨난다고 지적한다. 대의제 자체를 뛰어넘는 ‘진정한 대표’의 등장, 그것은 선거를 통해 전체주의가 실현되고 독재가 실행될 수 있는 이유를 해명하는 열쇠이기도 하다─‘진정함’과 ‘대표 자격’을 믿어보려는 대중의 속내는 대의제 체제를 신뢰하지 않으면서 그 체제를 유지시켜 그 속에 안주하려는 수동적 자기기만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정치 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시장의 하소연을 정점으로 자진 사퇴와 재선거라는 극적 전개에 이르는 동안, 그것이 대선이라는 새로운 정국 기류의 형성과 연동하면서 지금 현재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는 이를 찾아 ‘우리의 대표’로 만드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국은 정치적 불신과 허무주의를 키우는 대의제의 미망에 대한 근원적인 반성 없이 불신을 내부적으로 조장하고 만연된 허무감을 감추는 일이 아닌지 묻게 된다. 진보의 가치든, 보수의 가치든, 부정적인 자기기만의 얼굴을 한 대중적 인기에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찾는 것은 또 하나의 ‘대표 아닌 대표’를 만들어내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참다운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것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답은 무엇인가? 대표자를 선출한 자가 실제적으로 구속할 방법을 찾는 것인가? 또 그러한 구속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동체 전체를 소규모의 형태로 나누어 쪼갤 것인가? 무기명 투표가 아니라 기명 투표로 전환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대의제를 포기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민주주의가 우리가 수호해야 할 정치적 이념과 가치와 이상이라면 이에 걸맞게 쇄신할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은 언제나, 예외 없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추첨과 제비뽑기의 방식이라도 도입해보자는 가라타니의 아이디어가 막무가내식 제안처럼 보이지만, 발상의 전환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국민 문자 투표와 닮아 있는 여론조사의 수치에서 민의의 향방을 읽어내는 것보다 더 긴요한 ‘참여’일지도 모른다.
‘정치적인 것의 귀환’이 최근 지적 담론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치와 윤리, 정치와 예술, 정치와 공동체 등의 관계가 재고찰되고 있다. 특히 타자의 윤리학은 정치와 여타의 영역을 사유하는 주요 범주로 논의되는데, 근래에는 ‘사랑’을 화두로 이를 새롭게 성찰해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주목하여 이번 호 특집은 “‘사랑’의 사유, 담론, 현재성”이라는 제하에 네 분의 글을 싣는다. 돌이켜보면, 이젠 고전의 목록으로 들어감 직한 많은 철학자와 석학 들이 ‘사랑’을 다루었고, ‘사랑’을 말하면서도 충분히 철학적이고 동시에 정치적이고 윤리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치의 실종에 대한 대안적 사유로 윤리를 말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 이래, ‘사랑’이란 단어는 전혀 다른 용법으로 쓰일 것을 요청받고 있는 듯도 하다. 박준상, 윤경희, 정성훈, 조효원의 글은 ‘사랑’이 어떻게 정치와 윤리를 대신한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는지를 살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박준상은 바타유의 에로티시즘이 금기와 위반의 역설을 바탕으로 존재와 언어의 관계를 성찰하는 틀을 제공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사랑’에 대한 사유를 시작한다. 바타유의 에로티시즘이 “지식(언어)과 비-지의, 사회성과 자연성의, 이성과 몸의 이항대립으로부터 유래”한다는 점에서 “헤겔이 말하는 ‘찢긴 존재’라는 관점을 근본적인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는 설명은 급진적으로 읽히는 그의 에로티시즘이 근대 철학의 계보를 ‘사랑의 형이상학’을 통해 달리 그려보게 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바타유가 “위반이 금기를 완전하게 한다고 말할 때, 인간은 여전히 지식과 언어를 버릴 수 없고 결국은 사회 내에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남는다. 따라서 인간은 ‘찢긴 존재’라는 조건을 완전히 넘어설 수도 없지만, 그 조건 내에 영원히 고정되어 있을 수도 없는 모순으로 남는다”고 지적하면서, 에로티시즘의 성찰은 근본적으로 사랑의 담론이 언어에 대한 성찰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헤겔 철학의 해석자인 코제브의 명제 “언어는 살해한다”에 기초한 바타유의 언어관을 논하면서 “누더기의 말”인 연인의 말이 어떻게 ‘그렇다’는 긍정만을 수행하게 되는지, 타자를 향해 ‘찢긴 존재’일 수밖에 없는 우리가 침묵과 고독 속에서 사랑함으로써, 연인이 됨으로써, “둘에 갇혀 있지 않을 수 있게 만드는 사랑, 그들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것, 그렇기에 그들이 아닌 다른 공동체와 그들이 공동으로 열어놓고 있는 범애”라는 ‘사랑의 아이러니’를 실천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윤경희는 라캉의 “사랑은 자기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주는 것”이라는 정의로부터 “사랑은 근본적인 의미에서 자기의 결여밖에는 줄 것이 없는 상태이자 사건”이라는 해석에 근간해 ‘사랑’ 자체를 정신분석의 텍스트로 삼는다. “사랑의 속성들 중 하나는 사랑에 연루된 주체들의 근본적인 무지 또는 비-지non-savoir다”라고 말하면서, 그는 “사랑이라는 사건이 의식적인 앎의 영역 바깥에서 일어나는 한편, 사랑으로써 두 사람을 매개하는 결여, 소유, 줌/주기의 대상 자체가 앎, 특히 자기와 타자에 관한 지식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바르트의 사랑론을 근거로 사랑에 빠진 주체는 발화 주체, 즉 “이야기하는 자”가 되며, 이때 사랑의 언어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해야 하는 내적 모순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질적으로 편린들의 집합”이 되고, “무정형의 말 조각들의 느슨한 결합과 확장이라는 형식으로서만 가능”할뿐더러, “단선적으로 조직된 통합적 서사를 교란하는 속성이 있다”고 말한다. 연인의 말은 “누더기의 말”이라고 적은 박준상의 표현과 만나는 대목이다. 그리고 사랑의 말이 이러한 “편린들의 집합”일 수밖에 없는 까닭을 “부분 충동들의 활성화로 파편화되는” ‘신체의 논리’로 설명한다. 사랑에 관한 텍스트들이 글쓰기의 파편들로 구성되거나, 단속적인 전언들의 집합으로, 수습할 수 없는 파국적 와해로 치닫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그의 지적은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정성훈은 니클라스 루만의 『열정으로서의 사랑』을 중심으로 사랑의 형식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살피면서 사랑의 현대성과 현재성을 재조명한다. 그리고 ‘친밀성의 영역’으로 기능적 분화한 사랑이 왜 현대인에게 독립 분화된 코드로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오히려 작금에는 이러한 “기능적 분화의 결과가 결국 기능적 분화를 침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사랑의 코드가 “포함/배제라는 메타코드 혹은 슈퍼코드”로 기능하며 역으로 여타의 코드들을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문제시한다. 사랑의 만연이 사랑을 힘겹게 하고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모순을 그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효원은 최근 발표된 한국문학의 여러 작품을 매개로 사랑에 대한 뜨겁고 맹렬한 사유를 수행한다. “모든 사랑은 이름에 대한 사랑이다”라는 선언적 언명으로 말문을 연 그는 사랑이란 이름의 창안이자 배반이며, 이러한 이름 짓기는 심연의 생성이자 빛을 향한 의지의 구현임을 역설한다. 사랑의 다른 짝으로 ‘질투’를 놓는 그의 논의는 텍스트의 세밀한 분석과 만나 왜 근래의 한국문학이 사랑이라는 화두에 눈을 돌리고 있는지 더불어 생각하게 한다. 그의 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을 둘러싼 뜨거운 성찰의 열기를 독자도 함께 느껴보길 권한다.
이번 호의 ‘사유의 발견’은 ‘인문학’을 키워드로 삼았다. ‘인문학의 대중화’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형태의 강좌와 기업의 마케팅이 줄을 잇고 있는 현상이 인문학을 상징 자본의 하나로 전유하는 과정이 아닌가라는 문제의식에 대해, 주일우는 심도 깊고 발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국의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에 대한 대중적 기대와 호응에 부응하여 위기를 타개하려는 욕심과 전문 직업으로서 인문학을 정착시키고자 하는 욕망의 이중 구속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들리고, “인문학이 풀어야 할 문제가 여전히 진리를 찾는 것이든, 아니면 생명의 비밀을 푸는 것이든, 그 효용을 실용적 가치에 두기보다는 우리의 꿈이나 상상력과 연관시켜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정직하고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한편, “인문학적 사유를 하는 태도가 그것을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가능성이 높”고 “때에 따라서는 학문으로서의 인문학에 입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긍정적 진단은 인문학이 직면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생각해보게끔 한다.
이번 호 ‘이 작가’의 주인공은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을 상재한 시인 이수명과 신작 소설집 『웃는 동안』 출간을 앞둔 소설가 윤성희다. 시란 무엇인가,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까다로운 질문에 특유의 성실성과 진지함, 밝은 여유와 세밀한 사색으로 답을 적어준 두 작가에게 감사를 드린다. 김나영과 김형중이 이들의 문학 세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꼼꼼히 살펴주었다. ‘징후들’에는 두 사람의 ‘젊은’ 신인 시인을 모셨다. ‘젊다’는 단어를 생물학적 젊음이 아니라 정신과 감수성의 젊음을 뜻하는 것으로 새긴다면, 이 두 시인은 너무나 젊다. 김현, 황혜경이 그들이다. 서면으로 전달된 질문서를 마치 실제 얼굴을 마주하고 당한 물음처럼 답해준 그들의 재치와 눈치 빠른 배려에서 그들이 지닌 진중한 발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와 정리는 강계숙이 맡아주었다.
이번 호의 소설 창작란은 이기호, 원종국, 조해진, 박솔뫼의 작품들로 꾸며진다. 이기호의 소설은 이야기꾼으로서의 장점이 한껏 드러나 있고, 일상의 비루함을 간파하는 원종국의 차분한 입담은 여전하며, 위태로운 내면 세계를 그리는 데 능한 조해진의 문장은 서늘하다. 박솔뫼의 문체가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형성해가는 장면을 읽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한 번의 연재만을 남겨놓고 있는 한유주의 「불가능한 동화」는 글쓰기가 가닿을 수 있는 실험의 결말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김용택, 송찬호, 허수경, 함기석, 곽효환, 이근화, 임승유의 시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어울리는 시정(詩情)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이번 호 ‘비평/논문’란은 세 분의 글을 싣는다. 홍정선의 글은 지난 9월에 열린 <한국문학번역원 중국 포럼>에서 발표되었던 것으로, 다른 정치 체제 속에서 전개되어온 한국문학과 중국문학을 통시적으로, 공시적으로 검토한 글이다. 비교문학적 시각에서 양국의 문학적 전통을 아우르고, 정치와 문학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를 추동하면서 동시에 정치를 넘어서는 문학적 공통 지반을 형성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서로 다른 정치 속에서도 문학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 강압적 권위 아래서 자라난 이념적인 문학도 근본적인 구조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정치는 일시적으로 문학의 표면을 바꾸면서 그렇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양국문학의 유구한 전통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습니다”라는 곡진한 맺음말은 문학의 보편성과 그 힘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순미의 글은 김현 문학관 개관을 계기로 목포에서 개최되었던 <김현 문학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글로, ‘바다’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김승옥과 이청준의 ‘바다’를 김현이 어떻게 비평적으로 재해석·전유하면서 ‘비평가’로서의 자기 세계를 이루어가는지를 추적한다. 우찬제의 글은 ‘소통’을 키워드로 하여 서유미와 오나영의 근작을 분석하면서 이들 작품에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상호텍스트성으로 내재되어 있는 양상을 살피고 있다. 이를 통해 이항 대립적인 세계 이해가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와 ‘클라인 씨의 병’으로 표상되는 “제3의 지평 융합”을 읽어내는 그의 독법은 “문화의 시대”로 지칭되는 지금 이곳의 소통 방식을 다시금 문제시한다. 김주연의 연재 비평은 이번 호에도 계속된다. 편혜영의 작품을 대상으로 재앙에서조차 위기를 느끼지 않는 “불감과 이기(利己)가 지닌 위기”야말로 그의 소설이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위험이라고 진단하는 날카로움은 이 사회를 향해 던지는 노(老)비평가의 경고이기도 하다.
‘문학 공간’은 작금의 한국문학이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한아, 이장욱, 이경임, 이혜미의 시집은 최근 한국시의 새로운 변화를 예감케 하는데, 허윤진, 장은석, 이찬, 송종원이 이들의 시 세계를 찬찬히 짚어주었다. 소설은 풍부한 작품들을 다 다루지 못하고 아쉽게 내려놓은 경우도 없지 않다. 구병모, 조현, 정영문, 최인석, 윤보인, 김성중의 신작을 양윤의, 이학영, 함돈균, 김대산, 강지희, 서희원이 짧으나 결코 짧지 않은 비평적 명명을 해주었다. 첫 비평집을 낸 김대산의 평문에 대해서는 김종호가 엄정하고도 따뜻한 비판과 격려를 담아주었다. ‘서평 공간’에서는 이영희의 『과학기술과 민주주의』, 미셸 푸코의 『안전, 영토, 인구』, 브라이언 마수미의 『가상계』에 주목하였고, 조현식, 홍기숙, 정남영 세 분의 필자께서 맡아 깊이 있는 서평을 보내주셨다. 품이 많이 드는 리뷰를 쓰느라 고생한 필자 분들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린다. _문학과사회
_실제와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정영문의 장편소설 『어떤 작위의 세계』가 지난 8월 말 출간되었다. <웹진문지>를 통해 2011년 1월부터 3개월간 연재됐던 이 소설은 작가가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0년 봄여름 두 계절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며 쓴 일종의 체류기인 동시에 “지극히 사소하고 무용하며 허황된 고찰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시도”다. 관념과 실재가, 사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정영문 특유의 문장이 여전한 매혹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2007년 데뷔 후 독특한 감각의 경신과 꾸준한 자기 세계의 확장으로 주목을 받아온 작가 윤보인의 첫 소설집 『뱀』이 9월에 출간되었다. 이 소설집은 길들여지지 않는 인간 본연의 충동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소리 없이 젖어드는 욕망이 왜곡된 형태로 발현되어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외부 세계로부터 가해지는 위협과 폭력 속에서의 생에 대해, 윤보인 특유의 감성은 일면 익숙한 이야기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끌어내어 읽는 이가 빠져들게끔 한다.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김성중 작가의 첫 소설집 『개그맨』이 출간되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그 깊은 곳에 슬픔을 알아야 타인을 웃길 수 있듯이, 경쾌한 상상력을 리드미컬하게 전개하는 김성중 소설의 재미에 빠져 작품을 읽어가다 보면 존재의 심연으로 내려가는 상상의 깊이와 마주쳐 돌연 숙연해지기도 한다. 그것이 견딜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가볍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무겁게 조망하는 작가 김성중의 매력일 것이다. 『문학수첩』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온 임수현의 첫 소설집 『이빨을 뽑으면 결혼하겠다고 말하세요』가 독자들을 찾아간다. 소설 속 연인들은 믿음 없는 관계, 몸이 없는 결혼, 입이 없는 말 등 폐허처럼 쓸쓸한 세계 속의 고통을 우울 없이 토로한다. 임수현은 소년 속의 소녀, 아이 속의 노인, 미(美) 속의 추(醜)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의미들의 중첩으로 쫀득쫀득한 소설의 재미를 길어 올린다. ‘어둠’을 통통 튀는 유쾌한 언어로 그려내는 그의 소설집에 올가을 기대를 모아보아도 좋겠다. 『가나』는 2009년 등단한 이후 제1회 웹진문지문학상 이 달의 소설과 제2회 젊은작가상에 선정되는 등 그 행로가 기대되는 신예 정용준의 첫 소설집이다. 사자나 판다, 오블로나 스끼, 숫자 9나 21, 미스 송이나 농, K 등 여러 작품 속에는 숱한 무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모두 가혹한 생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생을 관조하고 포기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사랑하며 살아는 사람들이다. 장애, 가난, 사고 등 인간이 처할 수 있는 처참한 환경 속에서도 인물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온기와 존엄이 담겨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정용준 소설의 가장 빛나는 힘이다.
이어서 독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최윤 소설집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와 한강 소설집 『여수의 사랑』이 ‘소설 명작선’으로 새 옷을 입고 나올 예정이며, 윤성희 소설집, 한유주 소설집, 김태용 소설집 등이 올겨울 독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_지난 2008년에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 선생의 문학을 보전하고 재조명하고자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로운 구성과 장정으로 펴내고 있는 『이청준 전집』의 8권으로 장편소설 『조율사』가 10월에 출간되었다. 집필 시기상 이청준의 첫 장편소설에 해당하는 『조율사』는 1967년의 정치, 언론, 문화 전반에 걸친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 당시 전 사회적으로 파급력을 갖기 시작한 산업화, 도시화 속에서 고독하고 소외된 도시인들의 삶과 심리를 탁월하게 그린 한편, 이후 이청준 소설에 반복 심화되는 많은 모티프들을 한 작품이다. 이십대 후반의 젊은 소설가 이청준이 안팎에서 감지하는 소설 쓰기의 위기의식과 이를 극복한 소설가로 재탄생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_철학과 심리학 등의 인문학 전반에 대한 탐구와 사색, 고민의 흔적들을 시 속에 녹여내온 이경임 시인이 오랜 침묵 끝에 두번째 시집 『겨울 숲으로 몇 발자국 더』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편들 역시 그간의 철학적 사유의 결과물이자 동시에 ‘슬픔’이라는 정서를 폭발력 있게 전달한다. 시인 이수명의 다섯번째 시집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이 문지 시인선 300번대를 마지막으로 장식하며 출간되었다. 늘 선구적 위치에서, 관습화된 서정시, 시적 주체의 폭력성을 반성하며 시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 이르러 “자아, 체험, 추억, 재현 등과 같은 프레임으로” 읽어내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일찍이 본 적 없는” 새로운 우주를 펼쳐 보인다. 독자들은 관념의 나사를 풀어 새롭게 만나는, 이 세계의 다양한 ‘발생’들의 한 국면을 시 속의 이미지로 확인하며 ‘잠재하는 세계’ ‘미지’에 가닿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난 10월, 많은 문인과 독자 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명실상부 한국 현대시의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해온 문지 시인선이 마침내 기념선집 『내 생의 중력』(홍정선 강계숙 엮음)을 출간하며 통권 400호를 돌파했다. 1978년 황동규 시집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첫 책으로 펴낸 이래 33년간 쉼 없이 이어져온 문지 시인선은, “문학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문학과 사회의 복잡한 연관을 추적한다는 문지의 고유한 특징”(문학평론가 정과리)을 그대로 살리면서 “전위의 언어로 최극단의 세계”(시인 이원)를 이루어낸, 오롯이 한국 현대시의 살아 있는 역사이다. 그간 매 백번째 시집을 그 이전 1~99번까지의 시집에서 각 한 편씩을 뽑아 ‘시선집’으로 엮어온 전통을 이어, 이번 시집 역시 301번부터 399번까지 총 99권의 시인 83인이 ‘시인의 초상’이란 주제로 한 작품씩을 선하여 엮었다. 시력 50년을 넘긴 황동규, 마종기를 필두로, 한국 여성시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김혜순과 최승자, 1990년대 한국 시를 이끌었던 함성호, 박형준, 이원, 김소연 등을 거쳐, 기존의 문법을 해체하며 2000년대의 새로운 시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는 김행숙, 김민정, 이장욱, 진은영, 황병승, 김경주와 서정의 진화를 그리는 문태준, 심보선, 400권을 통틀어 첫 1980년대생 시인인 유희경에 이르기까지 그 목록만으로도 한국 현대시의 흐름을 고스란히 안고 새롭게 흐르는 현장을 목도하기에 충분하다. 해설은 맡은 문학평론가 강계숙은 “시인의 얼굴을 보는 일은 시의 몸을 더듬는 길이며, 시에 이르는 첩경은 시인의 내면을 가늠하는 데서 출발”하기에 “시인이 곧 시고, 시가 곧 시인인 불가능한 사건의 도래, 그 고통스런 꿈의 실현”임을 이번 시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400번대의 첫 책으로 한국 현대시의 강력한 미학적 동력인 시인 김혜순의 열번째 시집 『슬픔치약 거울크림』이 출간되었다. 들끓는 이미지의 연쇄와 파열, 특유의 속도감으로 전개되는 경쾌하고도 탄력적인 리듬감, 상상적 언술의 최극단으로 한국 현대시의 미학을 끊임없이 갱신해온 시인은, 검은 어둠으로 꽉 막힌 블랙홀, 혹은 부재를 중심에 둔 내 몸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주재하는 텅 빈 ‘구멍’에 집중하면서 1년여에 걸쳐 완성한 장시 「맨홀 인류」를 포함해, 총 44편의 시를 이번 시집에 묶고 있다. 전체가 하나의 ‘움직이는 미로’처럼 다가오는 이 시집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은 묘연한 적막과 선연한 긴장의 정전기들이 가득한 주조음(主調音)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시인 송승환의 두번째 시집 『클로로포름』이 출간되었다. 송승환이 포착하는 물상의 면면은 일상의 시선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아주 낯선 현장들로 넘쳐나는데, 그의 시 속에 묘사되는 물상을 구성하는 질료들은, 그것 본연의 물리적 특성을 전면적으로 해체하면서 대상과 만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이번 시집에서는 말의 부정을 넘어서서 말을 지워나가는 무모한 도전이 감행된다. 시인의 이러한 ‘여백’의 기획은 의미의 특수성이 창출되는 시의 새 터전을 마련하는 일에 해당한다. 시인 최정례의 다섯번째 시집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도 독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시인은 5년 만의 시작 시집을 통해 이질적 시간의 뒤섞임 속에 현실이지만 꿈같은 장면 안에서 어리둥절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돌연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 ‘어리둥절’은 시간의 교착상태에서 표출되는 주체의 당혹스러움과 아이러니를 말하면서 동시에 짐작할 수도 없었던 간절한 목소리를 출연시킨다. 간절함이 ‘꽃핀 저쪽’을 욕망하는 순간 어느새 그가 욕망하던 미래가 ‘사슴뿔을 뒤집어쓰고’ 지금-여기에 도래한다. 이어서 유종인, 이윤학, 이이체 시집 등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_지난 9월에 나온 『달팽이 사냥』은 200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평론가 김대산의 첫 평론집이다.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집요할 정도로 그 사실의 의미를 좇는 평론가 김대산은 그 의미가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가능성은 의미를 찾는 자의 노력 속에 있고, 다른 한편으로 바로 그 의미 속에 있다고 믿는다. 『달팽이 사냥』은 이러한 그의 소설 비평 태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개별적이면서 보편적인 생명의 ‘근원적 충동’은 ‘깊이’의 요구와 ‘높이’의 요구를 더하는데, 이것은 김대산 비평이 ‘파토스’로 충만한 구체적 행위라는 해석의 근거가 된다. 불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오생근이 비평집 『위기와 희망』을 출간하였다. 40년 넘는 세월 동안 활발하게 비평 활동을 해온 그가 8년 만에 묶은 이번 책은 문학의 위기를 근심하고 오래된 희망을 지켜내려는 저자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문학의 위기를 위엄 있게 극복하는 방법이란 문학이 죽음의 조건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결연하게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선언하며, 문학이 꼿꼿한 자세로 자기의 설 자리와 갈 길을 의식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오래된 희망이자 새로운 희망임을 보여주고 있다.
_깊이 있는 사유와 애정 어린 통찰, 군더더기 없는 정확한 문장과 탁월한 미문으로 정평이 나 있는 문학평론가 이광호가 “사랑을 둘러싼 40편의 공허와 1편의 기이한 위로”를 담은 책 『사랑의 미래』를 펴냈다. 한 편의 시처럼, 한 편의 소설처럼 다가오는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이 특별한 41편의 글들은, 각각 시의 한 구절에서 출발하여 더없이 아름다워서 강력한 ‘사랑의 언어’, 그 너머의 또 다른 이미지들을 그려내고 있다. 시적인 이미지와 간명한 서사, 에세이적인 사유가 교차하며,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전혀 새로운 형식의 에세이로 탄생한 이 책은, 2010년 7월부터 그해 11월까지 <웹진문지>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묶은 것으로 연재 당시에도 많은 독자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_‘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로 관객을 비판적 성찰로 이끄는 독일 작가 프리드리히 헤벨의 『유디트/헤롯과 마리암네』(김영목 옮김)가 10월에 출간되었다. 성서에서 빌려온 이야기에 역동적인 인간 내면의 흐름을 덧붙여 살아 있는 이야기로 재창조한 헤벨은, 남성들의 폭력에 대항해 인간적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유디트와 마리암네를 통해 남녀 간의 사랑과 대립의 본질을 탐색하고 인간이 한낱 소유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어서 터키 시사에서 모더니즘 시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인 오르한 웰리 카늑의 『이스탄불을 듣는다』(술탄 훼라 아크프나르 여·이현석 옮김)와 ‘20세기 가치들의 몰락을 그린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맬컴 라우리의 『화산 아래서』(권수미 옮김)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_이어지는 외국문학 단행본으로는 한 집안 4대에 걸친 여섯 살 아이 네 명의 시선으로 어린 시절의 결핍과 아픔이 내면에 어떻게 남는지 보여주는 2006년 페미나 상 수상작, 낸시 휴스턴 장편소설 『여섯 살』(손영미 옮김)과 전후의 혼란 속에서 세 무희의 무용과 사랑, 좌절 그리고 극복을 섬세하게 그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장편소설 『무희』(이진아 옮김)가 출간될 예정이다.
_‘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샤를 보들레르의 산문집 『보들레르의 수첩』(이건수 옮김)이 9월에 출간되었다. 보들레르의 문학과 일상, 그의 시대와 생활상이 엿보이는 비평과 편지글 그리고 그가 남긴 수첩의 일부를 엮은, 말 그대로 보들레르 산문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_‘현대의 지성’ 시리즈로 정문길의 『독일 이데올로기의 문헌학적 연구─초고의 해석과 편찬』과 프레드 달마이어의 『다른 하이데거─정치철학의 시선으로 조명한 새로운 하이데거론』(신충식 옮김)이 모두 10월에 출간되었다. 『독일 이데올로기의 문헌학적 연구』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동 저작인 “독일 이데올로기”를 대상으로 한 저자 정문길의 20여 년에 걸친 문헌학적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으로, “미완성의 초고” 『독일 이데올로기』의 편찬을 둘러싼 학문적 성과를 정리한 의미 있는 연구서이다. 하이데거의 난해한 철학과 삶을 정치학자의 시각으로 새롭게 분석한 『다른 하이데거』는 세계적 정치학자인 프레드 달마이어의 사상을 가장 뚜렷하고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책이다. 무엇보다 한국에 번역·출간된 그의 첫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어서 김수환의 『사유하는 구조─유리 로트만의 기호학 연구』와 맬컴 불이 엮은 『종말론─최후의 날에 관한 12편의 에세이』(이운경 옮김), 권력 개념을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해 그 근본 형태를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는 한병철의 『권력이란 무엇인가』(김남시 옮김)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_올겨울 ‘문지푸른책’의 ‘푸른문학 시리즈의 목록은 풍성하고 다양하다. 최민경 작가의 『십자매 기르기』는 순진하고 영리한 열두 살 소년 은호가 바라본 세계를 그리고 있다. 때론 울고, 때론 웃으며 은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플루트 연주처럼 아름다운 성장담을 만끽하게 된다. 구병모 작가의 신작 『방주로 오세요』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로, 운석이 떨어진 이후 변형된 지구에 형성된 ‘방주 시티’를 배경으로 한다. 첫사랑을 찾아 방주 고등학교에 입학한 마노에게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우리들의 자취공화국』은 소설가 구경미가 처음으로 도전한 성장소설로, 여고생들의 자취 이야기를 다룬다. 생생한 문장과 재미난 에피소드들로 읽는 맛을 주는 이 소설은 또 한 권의 탁월한 성장소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문학평론가이자 영화평론가인 강유정의 『스무 살 영화觀』도 곧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신문 지면을 통해 연재된 바 있는 글들을 모으고 추가 보완하여 묶었다. 영화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고 관찰한 바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할 이 책에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이어서 김나정, 박상률 장편소설과 『허병두의 즐거운 글쓰기 교실 3』이 출간될 예정이다.
_‘문지아이들’에서는 샬롯 졸로토의 그림책 『토끼의 친구는 어디 있지?』(헬렌 크레이그 그림/김서정 옮김)가 9월에, 모카의 『토마와 아멜리』(메트 이베르 그림/안의진 옮김)와 김영주의 『빨간수염 연대기』(홍선주 그림)가 각각 10월과 11월에 출간됐다. 『토끼의 친구는 어디 있지?』는 생명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부활절 이야기다. 서정적인 시풍을 연상케 하는 샬롯 졸로토의 글에 상상력과 유머, 따뜻한 색감으로 유명한 헬렌 크레이그의 그림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토마와 아멜리』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내고, 이별 뒤에 찾아오는 새로운 만남을 받아들이는 토마를 통해 슬픔이 치유되는 과정을 따뜻하고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빨간수염 연대기』는 서점이 없었던 조선시대에 많은 사람들의 책 읽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책 거간꾼 ‘조생’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과 사건 위에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편 동화다. 실존 인물이었던 책장수 조생의 이력과 인생을 중심으로, 책을 통해 펼쳐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매력적인 필치로 담아냈다. 이어서 오진원 동시집 『그래도 나를 사랑해』(신민재 그림), 이송현 동시집 『호주머니 속 알사탕』(전미화 그림), 김우경의 『맨홀장군 한새』1, 2권(오승민 그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안데르센 메르헨』(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그림/김서정 옮김)이 나올 예정이다. _문학과지성사
『문학과사회』 겨울호를 엮으며
‘사랑’의 사유, 담론, 현재성
박준상 에로스의 말
윤경희 사랑과 정신분석에 관한 몇 편의 말 조각들
정성훈 사랑 이후 혹은 현대 이후의 힘겨움 ―친밀관계와 현대사회에 대한 루만의 연구로부터
조효원 결정적 논고―사랑(의 이름)에 대하여
시
김용택 작은 물고기 떼들 외 2편
송찬호 마을회관 준공식 외 1편
허수경 듣는 책 외 2편
함기석 국립낱말과학수사원 외 2편
곽효환 한 소금꽃나무에 관한 연대기 외 2편
이근화 한밤에 우리가 외 2편
임승유 역말상회 외 2편
소설
이기호 탄원의 문장
원종국 다시, 살아가는 일
조해진 유리
박솔뫼 너무의 극장
한유주 불가능한 동화 [장편 연재 4회]
징후들
김 현·황혜경 / 강계숙 반갑게 낯설고, 두렵게 진지한 그들 [작가 인터뷰]
이 작가
이수명 그냥, 무엇
김나영 아름답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이수명론
윤성희 오직 연결
김형중 아버지, 제가 불타고 있는 것이 안 보이세요?―윤성희론
사유의 발견
주일우 인문학의 유용과 무용 ─실용적으로 무용한 것이 살아남는 방법
연재 비평
김주연 古今共存 20세기 후반기에서 21세기로 ⑤
고양이와 쥐, 개 그리고…… 사람―편혜영론
비평 논문
홍정선 한·중 문학, 무엇을 향해 나갈 것인가
우찬제 뫼비우스의 띠와 제3의 지평 융합―소통의 수사학 ①
한순미 바다, 몸, 구멍―“씌어지지 않은” 바다
문학 공간
시 정한아 시집 『어른스런 입맞춤』 허윤진
이장욱 시집 『생년월일』 장은석
이경임 시집 『겨울 숲으로 몇 발자국 더』 이 찬
이혜미 시집 『보라의 바깥』 송종원
소설 구병모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양윤의
조 현 소설집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이학영
정영문 장편소설 『어떤 작위의 세계』 함돈균
최인석 장편소설 『연애, 하는 날』 김대산
윤보인 소설집 『뱀』 강지희
김성중 소설집 『개그맨』 서희원
평론 김대산 비평집 『달팽이 사냥』 김종호
서평 공간
정남영 브라이언 마수미, 『가상계―운동, 정동, 감각의 아쌍블라주』
홍기숙 미셸 푸코, 『안전, 영토, 인구』
조현석 이영희, 『과학기술과 민주주의』
색인 『문학과사회』 86~95호
정기 구독 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