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사회 92 – xxiii권 제4호 통권 제92호 2010년 겨울호

문학과사회 편집 동인 엮음
발행일: 2010-11-29
사양: 규격외 변형판, 543쪽
ISBN: 1227-285X
정가: 13,000원

『문학과사회』겨울호를 엮으며

한 나라 전체를 역사의 시간을 되돌려 88년 서울올림픽의 손님맞이 국민총화단결체제로 몰고 갔던 G20 정상회의가 끝났다. 이 대회 기간 동안 글로벌한 세계의 시선 앞에서 의장국의 국민으로 호명되면서 시민들이 감당했던 갖가지 금지 사항들은, 그 정도가 지나쳐 냉소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 대회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대립한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경제의 또 다른 위기인 환율전쟁에 대해 G20이 공동 대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면서, 글로벌 금융 안전망과 개발 의제는 G20의 지속성을 보장한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G2의 딜에 의해 결정된 합의가 모호하다는 비판으로부터 G20의 구성 자체가 G20 바깥의 국가와 시민들, 그리고 노동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을 근원적으로 비판하는 시선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문제적인 것은 G20의 탄생 배경이 갖는 아이러니이다. 주지하다시피 G20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한 미국과 세계의 금융위기가 몰고 온 파국의 공포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경제적 협력체제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20개국을 초대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대응한다는 G20의 취지가 갖는 근원적인 아이러니는, 재앙의 근원이자 주체가 그것의 치유와 해결의 주체로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다.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체가 세계 금융경제의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려 할 때, 재앙은 잠시 숨죽였다가 언제 다시 등장할지도 모른다.
장기 불황과 같은 경제위기가 세계 자본주의 체제 내의 잠재된 모순과 자기순환의 필연적인 결과라면, 우리가 사는 시대는 가히 재난의 시대라고 할 만큼 재난의 이미지들이 넘쳐난다.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적 삶의 파국에 대한 공포는 천문학적·지구과학적·의학적 급변 사태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이제 그 공포를 전시하고 상품화하는 미디어의 중요한 재료가 되었다.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는 이제 재난의 상상력을 가장 중요한 시각적 스펙터클의 소재로 삼음으로써 거대한 스케일의 마조히즘적 쾌감을 실현한다. 그래서 이제는 전 지구적인 재난의 시대와 그 시대의 틈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파국의 상상력에 대한 메타적인 성찰의 시점이 도래했다고 할 수 있다. 재난과 파국의 상상력은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단단한 세계의 끝장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끌어오기도 하지만, 그 상상력 자체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관성과 시스템에 포획되어 그 성찰적 힘을 잃어버린다. 『문학과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재난과 파국을 둘러싼 담론들의 아이러니이다.

이 특집에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참여한 것은 그 재난의 성격이 갖는 다층적인 성격 때문일 것이다. 최우성 씨의 글은 경제적 파국 담론에 대한 비판적인 읽기를 시도한다. 경제위기가 ‘대문자 D’라는 유령을 불러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지난 몇 년간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고 증폭됐던 파국의 시나리오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시장만능주의적인 과도한 자기확신의 허상이 산산이 깨지는 과정이었다. 자기확신이 극단적 공포로 한순간에 돌변한 것은, 지난 시기를 지배했던 자기확신과 자기확신을 먹잇감 삼아 등장한 공포가, 어쩌면 우리가 자본주의 경제라는 대상물을 바라보는 ‘이중 거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일종의 ‘대립적인 공존물’로써 우리의 의식을 확고하게 지배하고 있다”는 통찰에 다다른다. 주일우 씨의 글은 재난의 신호가 일종의 노이즈 같은 것이라 전제하고, “조그마한 위험의 신호들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개별적인 인간의 생존에 유리했다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실제적 위협이 없는데도 진화적으로 굳어진 몸과 마음의 반응을 이용해서 효과를 끌어내는 노이즈 음악과 비슷한 전략이 성공적이었던 경우도 적지 않다”고 분석하고, 하늘에서, 땅에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출발해서 우리에게 다가서는 재앙들에 대해서 완전히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파국의 상상력 탓에 불안한 상태로 몰린다고 해서 우리의 상태가 많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으며,” “재난의 실재는 파국의 상상력의 물리적 기초가 아니다”는 통찰을 내놓는다. 김서영 씨의 글은 묵시록의 이미지가 공포를 자아내고 있는 현재에 대해 슬라보예 지젝이 『시차적 관점』에서 내놓은 대답,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선호합니다”라는 명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정신분석 임상이 재난이라는 ‘내용’에 대한 열린 해석을 통해 파국적 상상력을 극복했다면, 정신분석 이론은 사회 이론 및 철학과 연대하여 파국적 상상력을 통해 ‘구조’에 대한 열린 해석을 쟁취할 수 있었다. 전자의 경우 파국적 상상력이란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지만, 후자의 경우 파국적 상상력은 회복을 위한 노력의 한 부분으로 간주된다. 다른 구조를 가능하게 만드는 인식론적 단절을 통해서만 우리는 해석과 의미가 회복과 치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고 분석하면서 시차적 관점의 실천적 가능성에 대한 탐색으로 나아간다. 정여울 씨의 글은 최근 한국문학에서의 파국의 서사들을 분석한다. “ ‘파국의 이벤트화’ ‘파국의 에피소드화’가 진행되는 미디어 컨텐츠 산업에 비해, 문학 쪽에서는 ‘파국의 알레고리화’가 진지하게 모색 중”이라는 것이다. “문학이‘메시아’처럼 구원을 향한 말끔한 모범답안을 내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인류의 종말과 문명의 파국을 상상하고 묘사하면서 문학은 소중한 자기 갱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종말에 대한 알레고리적 상상 속에서 한국문학은 오히려 풍요와 성숙을 경험하고 있다. 2000년대 한국문학은 지배적 시스템의 바깥에 버려진 존재들의 시선을 통해 문명의 파국을 그려내고, 그렇게 시스템 바깥에 버려진 존재에게만 허락되는 역설적인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고 평가한다.

이번 호 ‘비평 논문’란은 풍요롭다. 우찬제 씨는 작가 임철우가 6년 만에 낸 신작 장편 『이별하는 골짜기』를 임철우 문학 세계의 맥락 안에서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아득하게 슬퍼서 아름답고, 아스라이 아름다워서 슬픈 이야기들이 웅숭깊은 흑백사진처럼 펼쳐진다. 사라져가는 모든 것은 대부분 아스라한 아쉬움을 주기 마련이지만, 『이별하는 골짜기』에서는 특히 더 그러하다. 빠른 속도로 급변하는 현실에서 밀려나는 것들을, 사라진 간이역의 비유로 담아 성찰의 깊이를 더해준다”고 평가한다. 임철규 씨의 기형도론은 풍부한 인문학적 맥락 위에서 기형도 시를 다시 읽는다. “그의 비극적인 특유의 감수성이 없었더라면,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그처럼 비극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아름다운 그의 시를 결코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문학사에 있어 위대한 고전들은 이런 ‘역설’ 위에서 성립되었던 것 아닌가? 그리고 그가 그의 특유의 감수성으로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시대의 ‘진실’을 그렇게 두렵게 노래하는” 시를 만나지 못했을 거라고 분석한다. 김대산 씨의 글은 박형서의 역작 『새벽의 나나』에 대한 본격적인 작품론이다. 이른바 ‘소설의 영혼’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면서, 이 소설에서 “영혼의 의미는 생물학적 본능 혹은 충동이나 신화적인 측면에서 반복적으로 (다르게) 재생, 순환, 회귀하는 영속적인 생명의 의지 사이에서 모호하게 떠돌고 있다”고 분석한다. 더불어 “이 소설은 ‘소설의 영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에 관해서 암시하고 있다. 신화적 영혼이 긍정적이면서 부정적인 이중적 성질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나듯이, 이 소설을 통해서 드러나는 소설의 영혼 또한 그렇다”고 비평한다. 오생근 씨는 “브르통은 모든 대립되는 것들이 모순되지 않게 인식되는 정신의 지점이 있다고 말한 반면에, 바타유는 모든 인습적 가치들의 전복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하류 유물론’의 논리처럼, 물질적이고 비천한 것들, 도착적인 성욕과 무의식의 요소들에 가치를 부여하였다. 브르통이 주관성과 객관성의 통일처럼 대립된 것들의 융합 혹은 일치를 시적으로 추구했다면, 바타유는 주체와 객체의 내재적 일치보다 그것들의 이질성을 강조했고, 모든 타자와의 소통 속에서 가치의 기반과 전복을 목표로 삼았다”고 브르통과 바타유의 논쟁을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20세기 후반 프랑스 지성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 바타유의 사유를 재인식하는 계기를 던져준다.

한국문학의 기념비적인 작가 황순원의 10주기를 맞아 지난 계절에 그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한 바 있는 『문학과사회』는 최근 발굴된 그의 미공개 작품들을 이번 호에 수록하게 되었다. 이 작품들은 ‘20세기 격동기의 한국문학에 순수와 절제의 미학을 이룬 작가’로 평가받는 황순원, 그의 습작기와 작품 세계의 발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을 발굴하여 공개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깊다고 하겠다. 작품을 발굴하고 해설을 써준 김종회 씨에 따르면 “초기의 습작일망정 이 작품들에는 장차 서정성·사실성과 낭만주의·현실주의를 모두 포괄하는 작가의 문학세계가 어떻게 발아하였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요소들이 잠복해 있고, 동시에 당대의 아동문학과 생활기록문의 특성을 짐작하게 하는 단초들이 병렬되어 있기도 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번역되어야 마땅했으나 국내에 번역되지 못했던 세계의 고전 시리즈 <대산세계문학총서>가 지난 2001년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샌디』를 첫 권으로 선보인 이래 2010년 11월, 꼬박 10년 만에 통권 100권에 이르게 되었다. ‘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 100권의 성과는, 세계문학전집의 대중적 편식증에 대한 비판적 보충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 뜻깊은 시리즈의 눈 밝은 독자들이었던 네 명의 시인과 소설가 들이 자유롭고도 이채로운 감상기를 보내왔다. 김경욱, 김소연, 이 원, 한유주 씨가 각각 쇼데를로 드 라클로 『위험한 관계』와 알렉산드르 쿠프린의 『결투』,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집』, 조리스 카를 위스망스의 『거꾸로』에 대한 유연하고 애정 어린 독법들이 그것이다.

창작란 역시 풍부한 문학적 언어들의 향연을 보여준다. 임철우, 조경란, 박찬순, 황지운, 정용준의 소설들은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문학의 소설적 두께를 실감하게 해준다. 한편 편혜영 문학의 새로운 전기로 평가될 수 있는 장편 「서쪽 숲에 갔다」의 마지막회를 아쉬움 속에 싣게 되었다. 숲에 들어간 한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복잡하고 설명할 길 없이 막막한 곳이 비단 숲만이 아님을, 우리의 삶에도 역시 의심과 불안이 잠식해 있음을 추적해간 이 소설을 통해 한국문학은 그 미지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더할 수 있게 되었다. 1년간 수고해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다음 호부터는 한국문학의 또 다른 개성을 상징하는 한유주의 장편 연재가 시작됨을 알린다. 또한 마종기, 박정대, 박형준, 연왕모, 김영남, 김이듬, 하재연, 이이체의 시들은 시 언어의 깊이와 극한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선택 젊은 소설’에는 신예 박솔뫼의 「안 해」를 선택했다. 이 소설은 작고 낡은 노래방 안에서 세 사람의 티격태격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과 형식 안팎에서 이야기의 파괴력은 적지 않다. 김형중 씨는 이 소설이 “목적도 이유도 모르는 채로 부조리극의 주인공들처럼 누구나 열심히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회의 논리에 대한 단호한 거절이”라 보고, 이 소설에서  “ ‘열심히’의 세계를 거부하는 일과 ‘문어체’를 거부하는 일은 얼마나 유사하고 또 어울리는 일인가?”라고 날카롭게 짚어낸다.

‘이 작가’란에서는 작가 최제훈을 초대했다. 그의 첫 창작집 『퀴르발 남작의 성』이 문단 안팎에 적지 않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이 소설이 정통적인 소설 텍스트들 사이를 자유롭게 비행하면서도, 독자들에게 소설 읽기의 다른 차원을 열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박성원 씨가 작가를 만나 최제훈의 소설 세계에 대한 세밀하고 흥미진진한 대화를 맡아주었다. 첫 작품집과 그간 꾸준히 발표된 최제훈의 작품들을 두루 독해한 이경재 씨는 작품 비평에서, “최제훈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시체들을 조각조각 꿰매어 괴물을 만든 것처럼, 이야기를 조각조각 맞추고 꿰매는 일을 좋아한다. 그러나 최제훈이 더욱 좋아하는 것은 얼기설기 엮은 그 누더기마저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일이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애당초 괴물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어이 증명”해낸다고 말한다. 여기에 “최제훈은 텍스트의 바깥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과 대중문학적 코드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서사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각각의 작품들은 탄탄한 논리와 지성으로 뒷받침되어 과학적인 엄밀성까지 느껴진다”고 밀도 높은 분석을 더하고 있다. ‘문학공간 2010: 겨울’에는 장석남, 연왕모, 이영광의 새 시집과 정미경, 고종석, 김경욱, 권여선, 조경란, 김중혁, 손홍규의 소설을 다루었다. 한국문학의 가장 최근의 현재적 성과들을 한눈에 정리한 이 작품들의 리뷰에 박상수, 조연정, 김나영, 오윤호, 김나정, 이소연, 박준석, 조형래, 손경민, 유 준 씨가 참여해주었다.

‘사유의 발견’ 코너에서는 최근 번역 소개된 페터 지마의 『모던/포스트모던』을 중심으로 하여, ‘다원주의 시대와 무차별성의 문제’를 사유한다. 정용환 씨는 “지마는 『모던/포스트모던』에서 현대주의와 탈현대주의 문학을 단일한 양식이나 이데올로기로 환원하지 않고 복합적인 체계로서 구성하고 있다. 그가 현대나 탈현대의 특징으로 간주하는 양가성이나 무차별성의 개념은 구조 개념이므로 여러 가지 경향과 텍스트들을―단순히 병치시키는 것이 아니라―체계적으로 구조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서평 공간’에서는 요네타니 마사후미의 『아시아/일본』, 테리 이글턴의 『신을 옹호하다』, 피터 버거·안톤 지더벨트의 『의심에 대한 옹호』를 통해 세계 지성의 성과들을 탐색한다. 각각 홍종욱, 서준석, 김태환 씨가 수고해주었다. _문학과사회

_2001년 계간 『문학과사회』에 소설 「수족관」을 발표하며 등단한 서준환의 세번째 소설집 『고독 역시 착각일 것이다』가 10월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망설임 없는 서사의 추동과 관념을 해체하는 연금술적 상상을 통해 읽는 이를 몽환의 세계로 인도한다. ‘나’와 ‘그’의 차이가 연소되고 고정되어 있던 세계가 자유롭게 탈피되는 이 환상적 이야기들은 다시 한 번 진일보한 문학의 전위성과 거침없는 상상력의 탈주 그리고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이어서 김숨 소설집, 염승숙 소설집, 김종호 장편소설, 김도언 장편소설, 백가흠 장편소설, 편혜영 소설집 등이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_시인 한하운의 서거 35주기를 맞아 『한하운 전집』이 11월에 출간되었다. 이 전집은 나병과 싸우면서도 아름다운 이상향을 꿈꾸어온 시인의 직접적인 경험이 녹아 있는 시편들과 시인이 직접 밝히는 고통스러운 반생애, 그리고 자신의 시에 대한 해설에서 소설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발표된 글은 물론이고 친필 유고 등 한하운이 남긴 모든 원고를 담고 있다.

_연왕모 시집 『비탈의 사과』, 최치언 시집 『어떤 선물은 피를 요구한다』, 김점용 시집 『메롱메롱 은주』, 권혁웅 시집 『소문들』, 이기성 시집 『타일의 모든 것』이 9월과 10월에 출간되었다. 13년 만에 묶은 연왕모의 두번째 시집 『비탈의 사과』는 나직한 목소리로, 생의 아름다운 비밀을 쥐여준다. “심장이 꺼내놓는 말”로, 위태로운 감각을 유지하는 이번 시집은 진심 어린 언어들이 보여주는 강렬한 존재 본연의 고독을 통해 한층 더 깊어진 감정의 너울과 그 너머의 세계를 보여준다. 극작가이자 시인인 최치언의 두번째 시집 『어떤 선물은 피를 요구한다』는 속도감 있는 언어와 삶/죽음의 경계를 해체하는 구조, 장르를 융합하는 상상력을 통해 세계의 어둔 치부를 드러낸다. 시적-비시적 언어의 간극을 이용해 시인이 보여주는 피안의 세계는 기괴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김점용의 두번째 시집 『메롱메롱 은주』는 주체적 자아를 잃고 헤매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방향성을 묻는다. 또한 허상으로 가득 찬 세계를 독자들에게 환기시키며 입탈의 경지에 이른 해방의 노래를 들려준다. 권혁웅의 네번째 시집 『소문들』은 여러 형태의 연작시들을 통해 기호들과 의미들의 울창한 숲을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언어에 입체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이 시집은, 자명한 기호들의 베일, 어쩌면 이 세계를 덮고 있는 베일을 벗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기성의 두번째 시집 『타일의 모든 것』은 일상적 풍경의 안온하고 매끄러운 표면이라 할 수 있는 타일을 깨고 부수는 작업을 통해, 허약하고 낡고 메마르고 지저분하고 황량한, 이 세계의 이면을 펼쳐놓는다. 이어서 이준규, 함성호, 이경임 시집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_‘한국문학연구서’로 채기병의 『소통의 잡설―박상륭 꼼꼼히 읽기』가 9월에 출간되었다. 저자는 박상륭 글쓰기의 주된 의도를 무명(無明)에 쌓여 있는 수많은 중생과 깨우침의 세계와의 소통, 삶과 죽음과의 소통, 몸-말-맘 사이의 소통, 종교와 문학과의 소통이라고 보고, 박상륭의 첫 책 『열명길』에서부터 최근작 『잡설품』에 이르기까지 전 작품을 포괄하여 그의 이러한 문학 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큰 밑그림을 제시한다. 전 파리8대학 문학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장 벨맹-노엘의 『충격과 교감―한 프랑스 비평가의 한국문학 읽기』가 그와 오랫동안 연구·번역 작업을 함께해온 최애영 씨의 번역으로 11월에 나왔다. 이 책은 40여 년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론의 한 실천으로 문학연구와 비평·강연 활동으로 저명한 저자가 자신의 ‘텍스트분석textanalyse’이란 비평방법론에 기초한 열정적이고 꼼꼼한 한국문학 읽기이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외국 학자의 한국문학 평론집이란 데에 그 의미가 크다.

_‘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로 페터 슈나이더의 『장벽을 뛰어넘는 사람』과 『에두아르트의 귀향』(김연신 옮김)이 9월에 출간되었다. 이 두 작품은 독일 68세대를 대표하며 당대의 세계관과 시대정신을 탁월하게 표현해온 페터 슈나이더의 대표작이다. 『장벽을 뛰어넘는 사람』은 통일 이전 독일을 배경으로 냉전의 이데올로기로 굳어진 분단이 보편적인 역사-정치의 문제를 넘어 각 체제 속 사람들의 의식 및 지각 작용 그리고 정체성까지도 어떻게 지배하는지 명료하게 보여준다. 『에두아르트의 귀향』은 독일 통일 이후 베를린에 있는 할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고 귀향하며 겪는 주인공의 혼란을 통해 나치와 분단이라는 독일의 역사적 과제를 통찰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이어서 영화 「언더그라운드」의 원작으로 유명한 두샨 코바쳬비치의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김상헌 옮김)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루이지 피란델로의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이윤희 옮김)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_로버트 M. 피어시그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가치에 대한 탐구』(장경렬 옮김)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엘제 아씨』가 11월에 출간되었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은 정신과 치료 중 과거를 잃은 아버지와 그 아들의 모터사이클 여행기이지만 동시에 가치에 대한 철학적 탐구서이기도 하다. 이 특별한 여행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철학적 오디세이다. 『엘제 아씨』는 오스트리아 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 슈니츨러의 중단편 선집이다. 표제작 「엘제 아씨」는 사회적 모순과 욕망에 의해 희생당하는 한 여성의 심리상태를 내적 독백으로 표현한 수작이다. 곧바로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마지막 왕국’ 시리즈 2?권인 『옛날에 대하여』(송의경 옮김)와 『심연들』(류재화 옮김)이 독자들의 오랜 기다림 속에 근간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_인문 단행본으로 정수복의 『파리의 장소들─기억과 풍경의 도시미학』과 H. 포터 애벗의 『서사학 강의─이야기에 대한 모든 것』(우찬제·이소연·박상익·공성수 옮김)이 각각 10월과 11월에 걸쳐 출간되었다. 『파리의 장소들』은 『파리를 생각한다─도시 걷기의 인문학』(2009)에 이은 사회학자 정수복의 ‘파리 연작’ 두번째 책으로, 파리의 수많은 장소들 가운데 열여섯 개의 장소에 초점을 맞추고 그 장소들이 담고 있는 여러 겹의 의미 층을 발굴하여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실제 서사학 교재 입문서로 쓰고 있는 『서사학 강의』는 서사의 구조와 정의를 간명하고도 체계적으로 밝히는 한편, 기초적인 개념 정의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논점을 파고드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서사의 이론과 원리에 대한 흥미로운 독서를 제공한다. 이어서 양운덕의 『구체성의 모험―문학과 철학의 만남』, 안치운의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연구』가 12월에 나올 예정이다.

_‘문지푸른책’의 ‘문지 푸른 문학’ 시리즈로 이상운 장편소설 『불』이 지난 9월에 출간되었다. 이상운 장편소설 『불』은 11년 전 순직한 소방관 아빠의 흔적을 찾아가는 한 소년의 여행을 그리고 있다. 아빠의 숭고한 죽음과 그를 공통분모로 하는 세 사람(엄마-나-그 아이)의 현재의 삶을 목도하는 ‘나’의 성찰 과정은 마치 ‘불[火]’과 같은 인생사를 토닥이고 진화(鎭火)하는 성장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어서 시선집 『문지 성장시선』(가제, 이광호ㅤㄱㅔㄿ雍굻?엮음)과 김혜정과 강미의 성장소설들이 ‘문지 푸른 문학’ 시리즈로, 『허병두의 즐거운 글쓰기 교실 3』이 ‘밝은눈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다.

_‘문지아이들’에서는 『날마다 뽀끄땡스』로 2008년 제4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으며 많은 주목을 받은 오채의 『나의, 블루보리 왕자』와 카네기 상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인 엘리너 파전의 그림책 『줄넘기 요정』(샬럿 보크 그림/김서정 옮김), 엘리너 랜더 호위츠의 그림책 『하늘이 레이스처럼 빛나는 밤에』(바버러 쿠니 그림/이상희 옮김)가 각각 9월과 10월,  11월에 출간되었다. 『나의, 블루보리 왕자』는 열한 살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우정과 질투와 화해의 이야기를 애완견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따뜻하고 유쾌하게 보여 주는 작품으로 4학년 남자아이의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줄넘기 요정』은 멋진 줄넘기 기술로 마을을 지켜 낸 엘시와 요정들의 마법 같은 이야기와 샬럿 보크의 수채화풍 그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고전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따뜻한 감수성을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하늘이 레이스처럼 빛나는 밤에』는 엘리너 랜더 호위츠의 생생하고 매력적인 글에 바버러 쿠니의 화려하고 열정적인 그림이 더해진 작품으로, 깊은 밤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풍경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그림책이다. 이어서 헬가 게베르트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알라딘과 마법 램프_천일 야화』(박종대 옮김), 정두리 동시집(김동수 그림),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그림책 『암탉은 왜 길을 건넜을까?』(김서정 옮김)가 나올 예정이다. _문학과지성사

『문학과사회』 겨울호를 엮으며

 

특집: 재난의 시대, 파국의 상상력

최우성 ‘경제적 파국’ 담론에 대한 비판적 읽기─2007~08년 금융위기를 중심으로

주일우 재난의 실재와 파국적 상상력

김서영 재난과 회복을 변주하는 정신분석의 해석학―21세기 파국적 상상력을 오용하는 편집증적 구조를 넘어서

정여울 구원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2000년대 한국문학에 나타난 ‘재난’과 ‘파국’의 상상력

 

마종기 유적지의 비 외 2편

박정대 청춘 계급 외 2편

박형준 타인들의 광선 속에서 외 2편

연왕모 너의 목소리, 또는 음악이거나 아니거나 외 2편

김영남 나팔꽃 외 2편

김이듬 응답 외 2편

하재연 도망자 외 2편

이이체 유언연습 외 2편

 

소설

임철우 월녀

조경란 학습의 生

박찬순 무당벌레는 꼭대기에서 난다

황지운 스위, 스윗 홈

정용준 떠떠떠, 떠

편혜영 서쪽 숲에 갔다 [장편 연재 마지막회]

 

선택, 젊은 소설

박솔뫼 안 해

김형중 열심히 쓰지 않은 소설─박솔뫼, 「안 해」

 

이작가

최제훈·박성원 최제훈의 숨겨진 사건 [작가 인터뷰]

이경재 텍스트 바깥에는 텍스트가 있다─최제훈론

 

사유의 발견

정용환 다원주의 시대와 무차별성의 문제

 

황순원 10주기 발견

김종회 소설가 황순원 초기 작품 4편

 

비평·논문

오생근 브르통과 바타유의 논쟁과 쟁점

우찬제 역사적 상처와 서정적 치유─임철우의 소설

임철규 입 속의 검은 잎─죽음의 새 기형도

김대산 소설의 영혼─박형서 『새벽의 나나』의 주변 혹은 중심에서

 

 

기획 내가 읽은 대산세계문학

김경욱 옛날 옛적에/김소연 비미(非美)의 비밀

이 원 그 꽃의 끝을 본다는 것/한유주 피로·패로·거꾸로

 

문학공간 - 시

장석남 시집, 『뺨에 서쪽을 빛내다』 박상수

연왕모 시집, 『비탈의 사과』 조연정

이영광 시집, 『아픈 천국』 김나영

 

문학공간 - 소설

정미경 장편소설, 『아프리카의 별』 오윤호

고종석 장편소설, 『독고준』 김나정

김경욱 장편소설, 『동화처럼』 이소연

권여선 소설집,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박준석

조경란 장편소설, 『복어』 조형래

김중혁 장편소설, 『좀비들』 손경민

손홍규 장편소설, 『이슬람 정육점』 유 준

 

서평공간

홍종욱 요네타니 마사후미, 『아시아/일본』

허준석 테리 이글턴, 『신을 옹호하다』

김태환 피터 버거·안톤 지더벨트, 『의심에 대한 옹호』

 

색인 『문학과사회』 82~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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