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사회 89 – xxiii권 제1호 통권 제89호 2010년 봄호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지음
발행일: 2010-02-23
사양: 신국판, 446쪽
ISBN: 1227-285X
정가: 13,000원

『문학과사회』봄호를 엮으며

 

세종시를 둘러싼 국가적 갈등은 집권당 내부에서도 치열한 양상을 보이며, 파국의 사태로 치닫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목해야 할 것은 ‘세종시’ 갈등의 궁극적인 승자 혹은 수혜자가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정치적 게임이 아니라─아마도 권력의 계산에 따라서 파국은 유예될 것이다─권력과 담론의 관계로서의 담론의 정치학이다. 이 갈등에는 효율성의 가치, 신뢰의 가치, 국가 균형 발전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고, 포섭된다. 기본적으로 효율성의 가치와 신뢰의 가치의 대결이지만, 현실성의 논리와 윤리성의 논리, 경제적 가치와 도덕적 가치는 완벽하게 서로를 제압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균형 발전의 가치를 자신의 논리 안에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실제로 세종시 문제가 지역과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가 혹은 시민 각자의 삶의 실질적인 문제들과 얼마나 중요하게 연결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담론 투쟁의 승리자가 현재 혹은 미래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단순히 세종시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선거와 다음 대선과 집권당 내부의 권력 투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에 해당한다는 것은 이미 상식에 속한다. 이 갈등에서 담론의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야당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지배 권력의 담론 영역이 강화되는 것 역시 이 논쟁의 또 다른 정치적 효과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러한 정치적 담론의 갈등은 시민 생활의 실제적인 공간으로부터 유리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여전히 국민과 국가라는 이름에 기초한 지배적인 가치들에 대한 비판적인 사유가 중요하다면, 이 담론의 외부 혹은 그것의 빈 곳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 것이다.

4·19를 둘러싼 기존의 담론의 체계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4·19와 5·16의 가치와 이념이 서로에게 적대적인 가치인 것처럼 보이고, 그런 측면에서 ‘기억’을 둘러싼 담론의 투쟁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마치 이 정부의 출범과 함께 불거졌던 ‘건국 60년’ 기념을 둘러싼 담론의 투쟁에서도 재연되었던 상황이다. 정치권력의 담론 투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특정한 역사적 기억을 확대하거나 축소해야 하는 것이 정치적 상징질서의 공간에서 필연적이다. 그것은 특정한 역사적 기억을 신화화하는 권력의 작동 방식과 관련될 것이다. 기억의 특권화는 다른 기억에 대한 억압에 기초해 있으며, 말하지 못하는 기억의 영역은 언제나 남아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사유해야 할 것은, 서로 적대적인 가치처럼 보이는 이념들이 국민국가의 계기 혹은 국가 만들기라는 기획으로 함께 작동했다는 측면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혁명’의 한계와 미래를 동시에 사유하는 지점이 될 것이다. 4·19의 50주년에 이르러 그것이 한국 사회의 모더니티에 어떤 계기로서 작용했는가를 이해하는 것도 이에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4·19 50주년을 맞이하여 마련된 연속 기획 특집 ‘4·19와 모더니티 2─4·19와 담론의 정치학’에서는 4·19를 둘러싼 담론의 정치적 지형을 다룬다. 4·19를 둘러싼 기존의 담론들이 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혹은 어떤 기억을 특권화함으로써 억압하고 있는 기억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 문제들을 드러낼 수 있다면, 우리는 4·19의 내재성을, 혹은 그 미래를 사유할 수 있을 것이다. 홍태영 씨의 글은, 민주화라는 시점에서 4·19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에서 국민국가nation-state 형성이라는 시각을 통해 4·19를 볼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4·19를 맥락화하는 시간의 범주를 넓혀서 한반도에서 근대성 및 근대 정치의 형성이라는 시각을 통해 4·19를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보다 역사적 시각에서 근대적 정치 공동체로서 국민국가라는 시공간이 형성되어온 장기적인 흐름을 파악할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전망 속에서 현재의 우리가 기억해야 할 4·19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새롭게 제기한다. 소영현 씨의 글은 ‘4·19’를 청년 주체가 ‘미래를 선취해야 할’ 전위로 호명되었던 주요한 역사적 분기점으로 본다. 청년세대는 이 ‘사건’을 거치면서 상실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나선 찬미해 맞이해야 할 신세대로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청년 학도’ ‘신세대’ ‘젊은 세대’ ‘대학생’은 촉망받는 근대적 주체의 새로운 이름이 되었다. 그런데 모럴과 문화 창조의 주체로 ‘대학생’을 호명하게 한 논리에는 ‘따라잡아야 할’ ‘미국적인 것’과 ‘일본적인 것’이 크기에 압도될 수밖에 없는 일종의 숭고한 것으로 전제되어 있었다. 근대적 ‘국가’ 혹은 ‘사회’와 ‘개인’을 등장하게 한 모더니티의 복합적 힘이란 사실 후진국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내면화하게 한 바로 그 힘이었다는 것이다. 권명아 씨의 글은 4·19와 ‘사랑’과 젠더의 문제를 중심으로 사유한다. 혁명의 문법에서 사랑이 정치와 탈정치를 둘러싸고 젠더화된 위계를 구성하는 것은 혁명에 대한 열정이 특정 주체를 중심으로 배타적으로 위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혁명이란 열정들, 혹은 열정의 주체들이 그 ‘정당성’을 둘러싸고 격전을 벌이는 전장이기도 하다. 4월 혁명에 관한 청년들의 사랑의 서사에서 나타나는 분열과 환멸은 혁명의 실패에 따른 좌절감의 표명일 뿐 아니라, 열정을 둘러싼 현실적인 갈등의 반영이기도 하다. 따라서 특정 주체의 ‘문란한’ 열정 앞에서 분열에 분열을 반복하고, 이를 거세 공포로 경험하는 사랑의 문법은 혁명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특정 주체의 자기 서사라고 분석한다.

‘4·19와 모더니티’ 특집에 덧붙여 4·19의 정신과 미학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작가인 최인훈 씨와 4·19세대의 대표적인 비평가인 김치수 씨의 대담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 대담은 4·19의 시대를 온몸으로 경험한 세대의 육성으로 4·19의 경험이 한국의 정신사와 한국문학에 얼마나 중요한 계기가 되었는가를 들려준다. 최인훈 씨의 “4·19는 정권 교체 같은 통상적 의미의 정치적 부침을 넘어, 문명의 주기가 바뀌었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말이나, 김치수 씨의 “4·19혁명 50주년이란 말은 4·19가 50년의 세월에 걸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4·19는 여전히 역사 속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말은 4·19의 역사적 현재성에 대한 의미 있는 전언이 될 것이다. 또한 최인훈 씨가 『광장』의 이명준의 죽음에 대해 “그래도 나는 여전히 그가 죽는 것이 심미적으로 납득이 된다”라고 고백할 때, 그것은 4·19의 정신이 어떻게 미적 현대성과 관련 맺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호 창작란 역시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문법을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을 독자와 나누게 되었다. 먼저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 편혜영의 장편 연재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린다. 이미 두 권의 창작집으로 한국 소설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탈휴먼’적인 서사적 미학을 구축한 작가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장편 연재라는 측면에서 우리의 기대를 부풀게 한다. 연재소설 「서쪽 숲으로 갔다」에 대해 작가는 “이 소설은 숲에 들어간 한 가족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숲이 복잡하고 설명할 수 없어 막막한 곳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설은 편혜영 특유의 문법이 어떻게 장편 서사와 결합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젊은 작가 김태용, 최제훈, 이동욱의 단편은 한국 소설의 서사적 전위는 지금 어디인가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작가의 사정으로 이혜경 씨의 연재소설이 이번 호에 실리지 못하게 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또한 황동규, 박라연, 이원, 심보선, 김행숙, 최규승, 위선환, 안현미, 송승환, 이우성, 박성준의 시들은 한국 현대시의 시적 개성들이 얼마나 다채로운가를 실감하게 해주는 행복한 시 읽기의 무대를 만들어준다.

 

‘선택, 젊은 소설’에서는 신인 이유의 「낯선 아내」를 선정했다. 추리의 주체인 형사가 ‘안면인식장애’라는 병을 앓으면서, 추리해야 할 자가 역으로 독자들의 추리 대상이 되는 독특한 설정의 단편이다. 해설을 쓴 김형중 씨는 이 작품을, 더 이상 이성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우리 시대의 추리소설, 곧 포스트모던 추리소설로서 명명하면서 “우리가 모두 안면인식장애 속에서 기억을 재구성하면서 감정 지출의 경제를 연출하고 산다는 그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 그 인식장애를 고발하고 폭로한다”고 이 소설을 분석한다. ‘이 작가’란에는 소설가 한강 씨를 초대했다. 현대의 파토스를 나름의 비유적 감각으로 포착하여 대단히 이채로운 서사 세계를 구축해온 한강의 소설은, 평균적인 소설들이 넘쳐나는 작금의 상황과는 달리, 우리 문단의 은총에 값한다. 그동안 오로지 소설로만 독자들과 소통하던 작가가 이번에는 특별히 『문학과사회』의 독자들을 위해 자기 문학 세계와 관련된 속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로는 말할 수 없는 작가의 진솔한 대화를 섬세하게 이끌어내는 일을 비평가 강계숙 씨가 맡아주었다. 우찬제 씨는 「진실의 숨결과 서사의 파동」에서 한강 소설의 특징적인 국면을 해명한다. 여수(旅愁)의 미학을 통해 고통의 심연으로 내려가기를 시도했던 한강의 소설에 현저하게 반복되는 구토의 이미지는 타락한 동물적 현실의 억압 결과이며, 한강의 비루한 인물들은 구토를 통해 역설적으로 식물성의 세계를 꿈꾸고 지향한다는 것, 그렇지만 단순한 식물성일 수 없으며 태초의 신화와 현대의 과학적 지혜를 융합하는 상상적 도정에서 진실한 숨결의 틈을 모색하려 한 소설이 바로 신작 장편 『바람이 분다, 가라』(문학과지성사, 2010)임을 논의한다. 아울러 신작 작품집들의 리뷰를 통해 한국문학의 현재적 성취들을 정리하는 ‘문학공간 2010: 봄’에서는 김형영, 김명인, 박주택, 김소연, 김민정, 위선환, 김경주의 시집과 이승우, 이기호, 조영아, 김사과, 이홍의 소설, 그리고 김치수 씨의 비평집 『상처와 치유』를 다루었다. 각각 이성혁, 이찬, 이광호, 박상수, 김나영, 박슬기, 강동호, 이도연, 서희원, 이소연, 양윤의, 권희철, 이수형 씨가 리뷰에 참여하여 진지하고 섬세한 독해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호 ‘사유의 발견’란에는 ‘번역’의 문제를 다루었다. 조재룡 씨는 “우리를 끊임없이 포위하고 우리의 내부로 침투하여, 이질적이건 동질적이건, 우리들의 저 관계들을 조정해나가면서 모국어의 잠재적 가능성을 일깨우는 유령이 바로 번역이다. 그리하여 정확한 제자리를 타국어에 돌려주는 유령도 바로 번역이다”라고 전제하고, “우리가 모국어 속으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들어오게 하는 것이 바로 번역의 유령이기 때문이다. 숨기려 하는 걸 애써 들추어내고, 피하려고 하는 걸 굳이 마주하게 하고, 얼추 넘어가려고 하는 걸 붙잡아 따져 묻는 일을 번역의 유령이 수행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정체성의 고유한 역사성이 타자를 통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라는 번역에 대한 섬세하고 날카로운 성찰에 이른다. 또한 한 계절의 인문과 문화 영역의 의미 있는 저작을 리뷰하는 ‘서평 공간’란에는 조르조 아감벤의 『목적 없는 수단』, 이진경의 『외부, 사유의 정치학』, 프란시스코 J.바렐라의 『윤리적 노하우』를 다루었다.

 

제10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이 오는 3월 31일 마감된다. 2002년부터 시작하여 21세기 한국문학의 새로운 호흡과 물결을 주도하는 젊은 작가들을 배출한 이 신인문학상은, 이번부터 2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응모 시기도 변경하여, 빛나는 문학적 개성을 발굴하고자 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모를 부탁드린다. _문학과사회

 

 

_조영아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 박혜상 『새들이 서 있다』, 박찬순 『발해풍의 정원』이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나왔고, 이어 한강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와 김이설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이 2월 말과 3월 초에 나란히 선보인다.

2006년 제11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조영아의 첫번째 소설집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는 작가의 뛰어난 관찰력과 섬세한 묘사력, 환상적인 상상력이 돋보인다.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숨겨져 있던 사람과 사물 들을 향해 담담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는 시선을 던지는 이 소설집은, 섬세한 현실 인식과 치밀한 구성으로 우리의 삶에 내장된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얼마나 불안한 바탕 위에 놓여 있는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하게 만들고, 그러한 인식에서 희망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새들이 서 있다』는 제6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박혜상의 첫 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세계의 이면’을 남다른 상상력과 탄력 있는 구성을 통해 풀어낸다. 너무나 익숙한, 그저 그런 일상을 ‘낯선 세계’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돋보이는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현실의 부정’을 부정함으로써, 희망 혹은 화해라는 긍정적 세계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발해풍의 정원』은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찬순의 첫 소설집이다. 신인답지 않은 농익은 필치와 간결한 호흡으로 적어내려간 11편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생이 쥐고 있는 희망과 그 희망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련히 투영되어 있는 이번 소설집은 신산한 생을 견디어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인 동시에 그런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다. 『바람이 분다, 가라』는 1994년에 등단한 이래, 안온한 일상 속에 잠재된 어지럽고 격하게 흔들리는 인간 내면에 천착하여 마치 해부하듯 촘촘한 문장과 시정 어린 문체로 인간의 본질과 삶의 진실을 탐문해온 한강의 네번째 장편이다. 작가 스스로 “소설의 방식을 부수면서, 동시에 소설의 육체를 가진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고백하고 있듯이, 시종일관 인물들의 숨과 숨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이번 소설은, 삶과 죽음의 경계뿐 아니라 생의 기원,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 기억의 전유와 재구성, 우리 안의 광기와 어두운 욕망의 정체, 삶에의 의지, 자연과 예술을 대하는 시선 등 그간 작가 한강의 문학에서 단편적으로 다뤄져왔던 요체들이 한데의 용광로에서 폭발하듯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은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이어 첫 장편 『나쁜 피』를 2009년 동인문학상 최종심에 올리면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김이설의 첫 소설집이다. 김이설은 어둡고 불편한 현실에 처한 인물들을 처참하고 차라리 가학적이라 불릴 만큼 집요하게 그려낸다. 근래 보기 드문 전통서사와 적절한 생략과 여백의 환기로 그 주제 의식 또한 돌올하게 새기는 이 작가의 소설들은, 참혹하고 그로테스크한 우리들의 삶을 정면으로 목도하게 하면서 역설적으로 삶을 견디게 그리고 살아가게 하는 동인을 찾게 한다.

이어 윤고은 소설집, 하창수 소설집, 박형서 장편소설, 하성란 소설집 등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_오정희 장편소설 『새』 개정판이 11월에 출간되었다. 『새』는 문체미학의 대가인 오정희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로서, 한국 문학작품으로는 최초로 해외에서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2003년 독일 ‘리베라투르 상’ 수상). 지난 1996년 초판 발행되어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아온 작품을 작가가 수차례 퇴고하고 판형을 달리하여 새롭게 선보이게 되었다. 『새』는 세상의 밝음과 어둠 같은 것들에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열두 살 소녀를 화자로 등장시켜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어린 남매의 짙은 상실감과 방황을 정갈한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가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세상의 황폐하고 구석진 삶의 현장을 서럽고도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다.

 

_‘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시리즈로 허윤석의 『구관조』와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가 11월과 12월에 각각 출간되었다. 『구관조』는 산문적 과제에 대한 대응 서사가 우세했던 1970년대에 현대인의 내면을 탐문하고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고독과 불안, 공포와 고통을 세련된 필치로 서사화시킨 수작(秀作)이다. 한국 최초의 본격 심리소설로 알려진 이 장편소설은 탈락되어가는 인간성을 비판하고, 그 회복의 가능성을 삶과 죽음, 윤리와 죄, 역사와 구원 등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들에서 찾는 치밀한 내면 세계의 묘사로 신심리주의의 독자적 경지를 확보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깊이 있는 문학적 상상력을 펼쳐 보이는 작가 이동하의 대표작인 『장난감 도시』는 척박한 전후 도시에 갑작스럽게 이식된 어린이의 고통스러운 통과제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전후 도시적 생태의 질곡을 생생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궁핍한 시대의 인간 생리의 현장을 실감 있게 안내하며, 그러한 난세에 축적된 고통과 함부로 울 수조차 없어 응결된 눈물이 어떻게 훗날 언어의 연금술로 미학화되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_최인훈의 문학론과 수필 등을 모은 『유토피아의 꿈』(최인훈 전집 11)과 『문학과 이데올로기』(최인훈 전집 12)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걸쳐 출간되었다. 이들 책을 통해 최인훈은 자신의 자유로운 문학적 상상력과 풍요한 지성으로 한국의 문화와 문명, 정치와 사회와 역사를 점검하여 관념과 현실이 용접되었을 때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최인훈에게 문학은, 말할 수 없이 복잡하게 분화되고 전문화된 세계, 상충되는 이해관계에 의해 분열된 세계에서 여전히 전체를 아우르는 형식이고, 인간이 거대한 문명에서 소외되지 않고 문명화된 주체로서 문명이 이룩한 첨단 위에 설 수 있게 해주는 형식이다. 이렇듯 『유토피아의 꿈』과 『문학과 이데올로기』에 묶인 에세이들에 개진된 최인훈의 문학론은, 문학에 관한 최고 수준의 이론적 성찰의 결과이면서, 최인훈 자신이 추구해온, 혹은 추구해갈 문학에 대한 철저한 관찰과 반성이다. 또한, 우리가 앓고 있는 온갖 사회적 증상들이 전 지구적 자본주의화라는 세계체제적인 조건 속에서 발원한 것이며 동시에 그 불균등한 세계체제 때문에 조화로운 상태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최인훈의 세계인적 시선이 불러온 소중한 성과이자 한국문학이 획득한 몇 안 되는 득의의 영토에 해당한다.

이어 선보일 『길에 관한 명상』(최인훈 전집 15)으로 총 15권의 신판 『최인훈 전집』이 완결될 전망이다.

 

_김소연 시집 『눈물이라는 뼈』, 김민정 시집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위선환 시집 『두근거리다』, 최승자 시집 『쓸쓸해서 머나먼』, 이병률 시집 『찬란』이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2월 사이에 출간되었다. 김소연의 세번째 시집 『눈물이라는 뼈』는 삶이 품은 진실, 이른바 마음이 몰랐거나 마음이 모른 척했던 삶의 연유들을 적실한 한 마디 한 마디로 노래한다. 슬픔으로 시작되었으나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 노래, 마음의 섭생을 위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삶의 진실이 이번 시집을 채우고 있다. 총 5부에 나누어 실린 49편의 시들은 차분하고 투명하며 열렬한 삶과 눈물의 궤적을 좇는 시인의 따스한 시선과 특유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울림으로 가득하다. 김민정의 두번째 시집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검은 유희’를 담아내었던 전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꿈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농담과 익살을 더해 펼쳐놓는다. 솔직한 언어로 드러나는 자유분방한 시인의 개성은, 그러나 결코 가벼운 농담에서 그치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가벼움과 천진함 속에 담긴 그 남다른 감각의 깊이가 그것이다. 위선환 시인의 새 시집 『두근거리다』는 여전히 감각적이고 섬세한 시적 감각은 물론, 과감한 상상력과 더 깊이 있어진 사유를 통해 다시 한 번 ‘서정적 전위성’을 선보이고 있다. 내밀한 언어의 첨단을 구가하는 동시에 밀도 높은 서정성을 통해 마음을 울리는 이번 시집은 읽는 이의 마음을 “두근두근거리는, 저어, 아뜩한 높이”로 끌어올려 밝고 투명한 감각의 세계로 초대한다. 11년 만에 만나는 최승자의 신작 시집 『쓸쓸해서 머나먼』은 상징적, 초현실적 세계에 눈떠가는 시인이 동시에 자기 안을 들여다보고 탐문해가는 오랜 사유의 궤적을 담고 있다. 절망과 죽음의 심연만을 집요하게 응시하던 시인의 시선이 비로소 바깥과 미래를 향해 열리는 국면, 그 감각적 총체의 순간이 이 시집에 펼쳐지고 있다. 상징체계에 대한 시인의 오랜 심취가 그의 몸과 언어로 육화되어 진정 최승자 시의 또 한 세기를 열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병률의 세번째 시집 『찬란』의 시들은 처연하고 오롯하다. 여전히 불분명하며 그윽하고, 일촉즉발의 순간들을 여미고 여며 아주 오랫동안 달인 듯한 이병률의 시에는 설명할 수 없는 생의 절박함, 그 피치 못할 영혼의 일이 새겨져 있다. 오래도록 존재 형성의 근원을 사유하고,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인식하며, 바닥없는 슬픔을 응시하는 시인의 깊고 조용한 시선에 우리 역시 마음의 경계가 흔들리고 이끌릴 수밖에 없는 연유다.

이후 조 은, 곽효환, 류 근, 마종기 시집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_『최하림 시전집』이 2월에 출간되었다. 이 전집에는 1964년에 시단에 나와 올해로 등단 46년을 맞은 최하림 시인의 습작 시절 시부터 그가 펴낸 일곱 편의 시집에 담긴 시, 그리고 근작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이후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쓴 근작 시까지 총 363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인이 다시 다듬고 추려 모은 이 작품들 안에는 우리 시대의 시간과 시인의 시간이 오롯이 녹아 있어, 그 흐름을 더듬으며 한 번도 품위를 잃은 적 없없던 최하림 시의 변화와 성취를 느낄 수 있다.

_문학평론가 김치수의 새 비평집 『상처와 치유』가 2월에 발간되었다. 지난 3년간 발표한 평론 중 21편을 추렸다. 날카롭고도 웅숭깊은 사유와 다감한 정서, 그리고 폭넓은 독서로부터 비롯하는 힘 있고 단단한 문장들은 그가 어느새 종심(從心)의 나이를 넘겼음을 잊게 한다. 특히, 4·19비평그룹의 주역으로, ‘새로운 문학’의 출현에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저자의 새 비평집이 4?9혁명 50주년이 되는 올해 출간되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어떤 폭력적 정의도 가로막을 수 없는 ‘자유와 창조’의 4?9 문학 정신으로부터 출발한 이번 비평집 『상처와 치유』는 어느 시대 어떤 체제에서나 상처 입는 개인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문학의 고유한 힘과 그 역사(歷史)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이어서 우찬제 비평집, 소영현 비평집이 나올 예정이다.

 

_‘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로 한유의 『한유문집』(이주해 옮김), 윌리엄 워즈워스의 『서곡』(김숭희 옮김), 아리시마 다케오의 『어떤 여자』가 지난해 11월~12월 사이에 각각 나왔다. 『한유문집』은 중국 당나라의 대문호 한유의 산문집이다. 황제께 올린 표문(表文), 지인들과 주고받은 글, 벗을 떠나보내는 글, 제문, 묘지명 등의 산문을 통해 불세출의 문장가 한유의 신산한 삶을 엿볼 수 있다. 『서곡』은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스가 어떤 경험과 힘에 의해 자신이 시인이라는 소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는 자전적인 작품이다. 흔히 유럽 낭만주의 문학의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어떤 여자』는 ‘일본 근대 최고의 지성’으로 손꼽히는 아리시마 다케오의 대표작으로, 20세기 초 여전히 여성의 삶에 겹겹의 굴레가 씌워져 있던 당시 시대의 풍경과 이러한 사회적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한 여인의 격정적 삶을 그리고 있다.

이어서 지은이 미상의 중세 로망스 『가윈 경과 녹색기사』(이동일 옮김), 나탈리 사로트의 『어린 시절』(권수경 옮김), 알렉산드르 이바노비치 쿠프린의 『결투』(이기주 옮김) 등이 나올 예정이다.

 

_‘문학이론서’로 최시한의 『소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야기의 이론과 해석』이 2월에 나왔다. 주지하다시피, 소설은 문화산업 시대가 요구하는 스토리의 보고일 뿐 아니라 매우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오랫동안 대학에서 문학과 문학교육에 대해 가르쳐온 최시한 교수가 소설을 소설답게 읽고 즐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은 것이다. 무엇보다 소설에 관한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소설 자체를 합리적으로 체험함으로써 사고력과 감성적 능력을 기르는 데 이바지하고자 하였다. 작품 해석의 방법과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한편, 교과서에 자주 실리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삼아 이야기문학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_‘현대의 지성’ 시리즈로 맹정현의 『리비돌로지─라캉 정신분석의 쟁점들』이 2월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라캉 정신분석을 사상사적인 맥락이나 문화비평사적인 맥락, 개론적인 틀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라캉 원문에 입각해 본래의 출발점인 임상적인 맥락으로 되돌아가 정신분석의 장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현안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그 사상사적 의의를 살피고 있다.

이어서 루이-조르주 탱의 『이성애 문화의 발견』(이규현 옮김)이 3월에 나올 예정이다.

 

_‘현대의 문학 이론’ 시리즈로 폴 드 만의 『독서의 알레고리』(이창남 옮김)와 페터 V. 지마의 『모던|포스트모던』(김태환 옮김)이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근간 독자 여러분께 선보일 예정이다. 『독서의 알레고리』는 니체, 릴케, 프로이트 그리고 루소의 텍스트 분석을 통해 전통적 의미론과 해석학의 전제들을 해체하는 책이다. 또한 1997년 처음 출간된 『모던|포스트모던』은 당시까지 활발하게 전개되어온 포스트모더니즘 논의를 사회학, 철학, 문학 이론과 문학의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총결산한 책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_인문서 단행본으로 복거일의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와 찰스 버그먼의 『오리온의 후예─사냥으로 본 남성의 역사』(권복규 옮김)가 각각 지난 11월과 2월에 출간되었다.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는 소설가이자 시인, 사회 평론가로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해온 작가 복거일의 사회비평집으로, 최근 빠르게 부상 중인 이웃나라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진단하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바를 모색한 책이다. 또한 『오리온의 후예─사냥으로 본 남성의 역사』는 영웅적인 사냥꾼 ‘오리온’이라는 신화적 메시지를 핵심 은유로 사용하여 남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주장하는 방식을 규정하는 데 있어 사냥꾼과 사냥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탁월하게 써내려간 책이다.

 

_‘문지푸른책’에서는 ‘문지 푸른 문학’ 시리즈로 김종광 연작소설 『착한 대화』와 오승은의 『서유기』(전 3권, 임홍빈 편역/김종민 그림)가 12월과 1월에 출간되었다. 『착한 대화』는 ‘풍자의 달인’ 김종광 작가가 14가지 테마에 맞춰 ‘일대일 대화 맞장 형식’으로 풀어놓은 ‘수다들’을 연작 형식으로 엮은 소설집으로, 한 편의 정제된 ‘청소년 보고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지나치게 ‘고딩’스러워서, 도리어 전혀 ‘고딩’스럽지 않은, ‘고딩’들의 거침없는 수다는 학교와 교육제도, 그리고 우리 사회와 권력 계층을 향해 속사포 같은 독설들을 뿜어낸다. 포복절도할 웃음보를 비집고 터져나오는 ‘고딩들’의 ‘희로애락애오욕’은 청소년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일반 독자들에게는 각성을 일깨워줄 듯하다. 중국의 4대 기서(奇書) 중 하나로 알려진 『서유기』는 삼장법사와 세 명의 제자들, 즉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대승 경전을 구하러 떠난 ‘십사 년─십만 팔천 리’의 모험담을 담고 있다. 지난 2003년 ‘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로 전 10권을 완역 출간한 바 있는 임홍빈 선생의 편역을 통해 청소년 독자를 위한 전 3권짜리 ‘보급판’ 『서유기』를 출간한 셈이다. 이 이야기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1천 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갈고 닦고 집대성하여 이룩한 낭만주의 소설 문학의 결정체이다. 동양적 판타지와 동양적 상상력의 집대성이자 새로운 원천으로 유교 불교 도교의 3교와 그 이전 고대의 신화와 전설이 모두 이 소설 속에 녹아들었고, 훗날의 수많은 문학적 상상력이 이 소설로부터 흘러나왔다. 이 소설의 놀라운 환상과 상상을 온전히 체험해보자.

이어서 조명숙, 김도연, 손홍규, 이상운 작가의 성장소설 들이 ‘문지 푸른 문학’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다.

 

_‘문지아이들’에서는 유타 괴츠의 『돌고래가 춤춘다』(햇살과나무꾼 옮김/문희정 그림), 수잔 쿠퍼의 『녹색 마녀』(김서정 옮김),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의 『카프카와 인형의 여행』(펩 몬세라트 그림/김정하 옮김)이 11월과 12월, 2월에 출간됐다. 『돌고래가 춤춘다』는 자폐증에 대한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한 가족의 분투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자폐아 동생을 둔 누나의 심리가 솔직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주인공 맥스와 돌고래들의 만남을 통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녹색 마녀』는 2008년에 출간된 『어둠이 떠오른다』의 연작으로, 도난당한 성배와 녹색 마녀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한 윌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각종 신화와 전설에서 따온 모티프 등의 다채로운 요소들이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고 흥미롭게 만든다. 『카프카와 인형의 여행』은 카프카와 한 어린 소녀의 참된 우정을,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이야기다. 인형을 잃어버려 슬픔에 잠긴 소녀를 위로하기 위해 카프카는 인형이 여행을 떠나 여행지에서 아이에게 편지를 보내오는 멋진 이야기를 생각해낸다. 이 우연한 만남은 카프카는 물론 어린 소녀의 인생을 단숨에 행복이 충만한 삶으로 바꾸어놓는다.

이어서 페르 올로브 엔퀴스트의 『할아버지와 늑대들』(슈티나 비르센 그림/박종대 옮김), 신시아 라일런트의 『파란 눈의 데이지』(최순희 옮김/홍기한 그림)가 나올 예정이다.

 

_제6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으로 정옥 씨의 「이모의 꿈꾸는 집」이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책에 관한, 가볍고 사랑스러운 판타지이다. 엄마 말을 잘 듣는 모범생 진진이가 특목고 진학을 위한 특별 캠프 대신 엉뚱한 캠프인 ‘꿈꾸는 집’에 초대되어 자신의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 깨달아 가는 과정을 활기차고 개성 있게 그리고 있다. ‘이모’가 엄마의 자매를 가리키는 낱말이 아니라 책으로 둘러싸인 집에 사는 어른의 이름이라는 점부터 신선했던 이야기 안에는 작가의 톡톡 튀는 개성이 한껏 드러난다. 모든 등장인물은 물론 사물과 동물, 책과 두레박까지 성격 있는 캐릭터로 등장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어린 아이들에게나 통할 법한 이 물활론적인 세계가 아기자기한 매력을 발산하며 읽는 이의 시선을 잡아끈다. 더불어 꿈에 관한 통찰력 있는 문장들이 작품 곳곳에 포진해 있어 작품을 읽다 보면 어른도 저절로 ‘이모의 꿈꾸는 집’에 가고 싶다는 꿈을 잠시 꾸게 된다. 자신의 꿈보다는 획일화된 부모의 꿈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짓눌린 아이들의 삶을 예리하면서도 유쾌하게 담아내 건강한 웃음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수상자 정옥 씨에게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시상식은 2010년 5월 중에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있을 예정이며 그즈음에 수상작도 독자들에게 소개하려 한다. 해를 더할수록 우리 아동문학의 중추로 일신해가는 ‘마해송문학상’에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의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_<웹진 문지>가 2월, 독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문학과지성사가 온라인 공간에서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변화된 문화적 환경에서 문지의 문학적 스펙트럼을 개방하기 위함이다. 이 웹진은 소설을 중심으로 한 특정 문학 장르의 발표 지면으로서의 제한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매체의 언어들과 인문적 담론들이 서로에게 길을 트고 서로의 언어들을 내적으로 변화시키는 창조적 융합의 장이 될 것이다. 이 공간에서 장르와 매체의 위계와 경계는 사라지는 것이며, 인간과 문화에 대한 모든 언어들은 자기 내부로 향하는 말이 아니라, 웹 공간에서의 익명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또 다른 생성의 언어들이 될 것이다. 문학과 인문학의 창의적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서, 이 공간은 웹 사용자들을 향해 무한대로 열려 있다. 더불어 <웹진 문지>는 한국문학의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호흡과 언어를 발굴하고 이를 웹진의 문학 독자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웹진 문지 문학상>을 제정하였다. <웹진 문지>의 편집위원과 신진 비평가들로 구성되는 추천위원들이 등단 7년차 이하의 젊은 작가의 단편 중에서 그 계절의 개성적이고 문제적인 작품을 선정하여 인터뷰와 추천의 말 등을 통해 소개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매월 1일 이달의 추천작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1년에 걸쳐 매달 추천된 작품 가운데 한 편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여 <웹진 문지 문학상>을 수여할 것이다. 한국문학의 진보적인 에너지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이 뜨거운 자리에 웹진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_문학과지성사

『문학과사회』 봄호를 엮으며

특집
4·19와 모더니티 2―4·19와 담론의 정치학
홍태영    4·19와 국민국가의 계기
소영현    ‘대학생’ 담론을 보라―4·19정신의 소유권에 관한 일고찰
권명아    죽음과의 입맞춤: 혁명과 간통, 사랑과 소유권

4·19 50주년 기념 특별대담
최인훈·김치수     4·19정신의 정원을 함께 걷다


황동규    브로드웨이 무작정 걷다 외 2편
박라연    그의 귀를 박물관에 외 2편
이  원    브로콜리가 변론함 외 2편
심보선    필요한 것들 외 2편
김행숙    침대가 말한다 외 2편
최규승    유서 외 2편
위선환    수평을 가리키다 외 2편
안현미    카이로 외 2편
송승환    에테르 외 2편
이우성    부서지기 쉬운 배 외 2편
박성준    혀의 묘사 외 2편

소설
김태용    웅덩이
최제훈    괴물을 위한 변명
이동욱    야간 비행
편혜영    서쪽 숲에 갔다 [장편 연재 1회]

선택, 젊은 소설 _이유
이  유    낯선 아내
김형중    인식장애 시대의 추리소설

이 작가 _한강
한  강·강계숙    삶의 숨과 죽음의 숨 사이에서 [작가 인터뷰]
우찬제    진실의 숨결과 서사의 파동─한강의 소설 [작가론]

사유의 발견
번역이란 무엇인가
조재룡    번역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문학공간
2010: 봄
시    

김형영 시집 『나무 안에서』 이성혁
김명인 시집 『꽃차례』 이 찬
박주택 시집 『시간의 동공』 이광호
김소연 시집 『눈물이라는 뼈』 박상수
김민정 시집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김나영
위선환 시집 『두근거리다』 박슬기
김경주 시집 『시차의 눈을 달랜다』 강동호


소설    

이승우 장편소설 『한낮의 시선』 이도연
이기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서희원
조영아 소설집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 이소연
김사과 장편소설 『풀이 눕는다』 양윤의
이 홍 장편소설 『성탄 피크닉』 권희철


평론    

김치수 비평집 『상처와 치유』 이수형

서평공간
국내 신서    

조르조 아감벤 『목적 없는 수단』/이진경 『외부, 사유의 정치학』/프란시스코 J. 바렐라 『윤리적 노하우』


제6회 마해송문학상 발표 _ 정  옥, 「이모의 꿈꾸는 집」
심사 경위 및 심사평, 수상 소감    

색인  『문학과사회』 79~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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