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문학상 5회 - 1993

김지하 / 시 / 결정본 김지하 시전집(3권)

선정 개요

본사 주관의 제5회 이산문학상 수상자가 시인 김지하씨로 결정되었다. 이산문학상 운영위원회는 본심위원들의 성실한 검토와 진지한 토론 끝에 『시 전집』 3권을 간행한 김지하씨로 원만한 합의를 본 것이다. 그의 전집은 신작집에만 한정하던 심사 대상의 관례를 깨트린 것인데, 여기에는 정치적, 현실적 이유들로 그의 작품들이 올바른 문학적 접근을 거의 받아보지 못했다는 그만의 특유한 사정이 십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실상, 60년대말부터 그의 시들은 대지적 상상력과 그 밑에 깔린 자유와 사랑에의 열정, 그것들을 언어로 형상화하는 독특한 기법들로 우리 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한국 시의 보다 높은 경지를 보여주어왔다. 그럼에도, 그의 문학은 탄압과 투옥의 고난스러운 그의 생애와 결부되어 저항적인 행동주의와 참여적인 문인 활동에 주로 연계되어 평가되어옴으로써 시인으로서의 순수한 업적은 홀대되어왔다. 이미 로터스 상을 비롯한 해외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 처음 주어지는 이번의 이산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그의 뛰어난 시적 작업과 성취들이 새로이 평가, 연구되기를 바란다.

김지하

수상자: 김지하

장르: 시

작품: 결정본 김지하 시전집(3권)

수상 소감:

뜻밖이다.
문단에서 내게 상을 줄 만큼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이 뜻밖이다. 나는 너무 오래도록 뒷골목에, 감옥에, 그리고 술집과 병원에 갇혀 살았다. 친숙하고 따사로운 문단의 교우와는 그만큼 거리가 있었다. 상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이 상은 무슨 상일까?
내게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말년의 이산(怡山)처럼 아파트에 갇혀서 오히려 우주 중생과의 두터운 교감을 성취하라는 것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내 문학에 대한 문학적 관심이 살아나서 반갑고 시상에 애써주신 모든 분들이 고맙다.
내 길을 꾸준히 가겠다.

작가 소개: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본명은 김영일(金英一)이며, 김지하는 필명이다.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1964년 6.3사태(1964)때 서울대 한일굴욕회담 반대 투쟁위원회에 관계하면서 처음으로 투옥되었고, 1972년 유신헌법이 공포되면서 인혁당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가 형 집행 정지로 10개월 만에 출옥했으나 재수감되어 6년이 넘는 옥고를 치렀다. 1980년 출옥 이후 전래되어 온 민중사상을 독자적으로 재해석하는 생명사상을 전개하고 민중적 실천을 모색하였다. 이후 생명사상이 중심이 되는 생명·평화 운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좌교수와 사단법인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1969년 『시인詩人』지에 시 「황톳길」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 『황토』『타는 목마름으로』『五賊』『애린』『별밭을 우러르며』『중심의 괴로움』『花開』『절, 그 언저리』『유목과 은둔』등을 펴냈으며『밥』『남녘땅 뱃노래』『살림』『사상기행』『예감에 가득 찬 숲 그늘』『김지하 사상전집』『김지하의 화두』『흰 그늘의 길』등 산문집과 회고록을 비롯한 여러 저서를 펴냈다.

노벨문학상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었으며 로터스 특별상(1975), 브루노 크라이스키 인권상(1981), 위대한 시인상(1981), 이산문학상(1993), 정지용문학상(2002), 만해문학상(2002), 대산문학상(2002), 공초문학상(2003) 등을 수상하였다.

이산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