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송문학상 3회 - 2007

김려령 / 기억을 가져온 아이

선정 개요

우리 창작 동화의 첫 길을 연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된 ‘마해송문학상’ 제3회 공모를 2006년 11월 30일 마감했다.
마해송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예심위원 3인과 본심위원 3인을 위촉했다. 예심위원 3인은 심사 요강에 따라 응모된 작품들을 검토하고, 2006년 12월 7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린 예심 결심 회의를 통해 5편을 예심 통과작으로 결정했다. 예심 결과는 12월 13일 오후 3시에 열린 본심 1차 회의에서 본심위원 3인에게 보고되었다.
본심위원 3인은 개별 심사 기간을 거쳐, 12월 22일 오후 4시에 본심 결심 회의를 가졌다. 회의 결과 김려령의 「기억을 가져온 아이」를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합의했다.
마해송문학상 운영위원회는 김려령의 「기억을 가져온 아이」가 판타지 형식을 빌려서 기억과 망각에 대해 이야기할 뿐 아니라 건망증과 착각, 기시감과 기억 상실에 이르기까지 기억의 비밀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채롭고 유쾌하게 보여주는 솜씨가 빼어나고 남다른 깊이의 주제를 재미있고 개성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솜씨를 높이 살 만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본 위원회는 이 작품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심사평

동화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 의미가 담겨야 한다. 마치 음식이 맛이 있고 거기 영양분이 녹아 있어야 하듯.
물론 맛만 좋아도 안 되고 영양분만 불거져도 문제다. 그래선지 글쓰기가 어렵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글 쓰는 사람이 귀하고 존경의 대상이던 시절이다. 그런데 지금은 애 어른 할 것 없이 글을 쉽게 쓴다. 문만 나서면 평생학습관, 문화센터, 문예창작과, 논술학원 등이 너도나도 글을 쓰게 하고, 누구나 매일 메일을 쓴다.
“그 사람 글은 잘 쓰데”라는 말은 “그 사람 말은 잘해”의 경우같이 결코 칭찬이 아니다. 말을 문자로 적었다고 다 글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을, 왜 썼느냐가 문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형식과 내용을 부정하는 데서 창작은 시작된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이온의 「헬로키티 라면박스」, 김정숙의 「태양의 나라에서 온 공주」, 오시은의 「멍든 하늘」, 배미주의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 김려령의 「기억을 가져온 아이」, 이렇게 다섯 편이었다.
「헬로키티 라면박스」는 작가의 말대로 ‘모자이크 동화’다. 수많은 등장인물의 종횡, 빈발하는 우연, 일관성 없는 시점 등이 어지럽다. 채 배제되지 못한 감상도 걸러져야 한다. 「태양의 나라에서 온 공주」는 요즘 흔히 보는 TV 역사극같이 이야기도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 그러나 그뿐, 아유타국 공주와 수로왕의 혼인 얘기로 그냥 끝난다. 역사 동화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듯싶다. 「멍든 하늘」은 ‘매 맞는 아이’라는 눈길 끄는 소재 선택과 구성 등이 작품을 적잖이 써본 솜씨다. 그러나 아이는 끝까지 매만 맞고 그 밖의 역할이 별로 없다. 현실 고발이 나름대로 작품성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볕에 단 철봉에 매달린 학대 받는 아이의 현실’이 끝내 답답하기만 했다.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는 다섯 편의 단편 모음이다. 표제작인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가 보여주는 마지막 반전의 묘미라든가 마르셀 에메의 상상력을 연상시키는 「내 로봇 친구의 장례식」의 비평적 안목, 이솝 우화를 떠올리는 「물고기 도둑」의 화법 등 다양한 이야기 기술과 상상의 기발함이 단연 돋보였으나 응모작의 수준이 고르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당선작 「기억을 가져온 아이」는 동화가 갖춰야 할 조건을 고루 갖춘 작품이다. 벽으로 들고 나는 환상성, 꼬마 무당의 역할 등이 레이몬드 브릭스의 『스노우 맨』처럼 ‘마지막에 열쇠고리가 남는 것’까지(『스노우 맨』에서도 눈의 나라에서 받은 목도리가 현실에서도 남는다) 틀에 맞춘 감이 있어 오히려 거슬릴 정도였다. 다만 경쾌한 시작에 비해 벽을 넘기까지 한참이나 늘어지는 도입 부분, 필요한 소도구들이 그때그때 눈앞에 턱턱 놓이다 보니 긴장 끝에 오게 마련인 ‘휴우……’ 싶은 쾌감이 약해 아쉬웠다. 어찌 보면 주인공의 신기한 세계 여행 보고서 같다는 얘기다. 작가의 정진을 빈다. _강정규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 중에서 주제가 모호하거나 서사의 구조가 부실하거나 문제적 현실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문학적 형상화에 성공하지 못한 세 작품 「헬로키티 라면박스」 「태양의 나라에서 온 공주」 「멍든 하늘」을 제외한 나머지 두 작품, 「기억을 가져온 아이」와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를 놓고 심사위원들은 오랜 시간 토론을 벌였다. 이 두 편은 모두 세상을 보는 따뜻한 눈과 동화적인 단순함을 잃지 않으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흐뭇한 작품들이었다.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에는 모두 다섯 편이 실려 있는데, 존재와 존재(사람과 사람 혹은 동물 혹은 로봇)가 맺는 관계의 중심은 상호 존중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리얼리즘, 가상현실, 알레고리, 신화 등 다양한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는 작가의 역량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다섯 편이 모두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한 점과 단편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한편, 「기억을 가져온 아이」는 판타지 형식을 빌려서 기억과 망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살아 있는 것과 기억되는 것, 잊혀진 것과 죽은 것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자로 꼬마 무당을 등장시켜 무속의 세계와 잇닿아 있는 우리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이 작가는, 기억의 호수에 등장하는 기억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건망증과 착각 그리고 기시감과 기억상실에 이르기까지 기억의 비밀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채롭고 유쾌하게 보여주는 솜씨가 빼어났다. 두 작품이 다 안정된 문체로 균형 잡힌 가치관을 보여주고 있어서 당선작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들을 통해 이혼이나 노인 문제라는 문제적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생의 모습을 잔잔하게 드러낸 「기억을 가져온 아이」를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합의했다. 수상자 김려령에게는 한 아름 축하를, 그리고 안타깝게도 수상자가 되지 못한 배미주에게는 각별한 격려를 보낸다. 두 분 모두의 정진을 빈다. _최윤정

예심에서 올라온 저마다 다른 개성의 작품 다섯 편을 보면서 우리 동화계의 저변이 조금씩 더 두툼해지고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뒤집어 본 단군신화에서부터 엄마가 아이를 학대한다는 새로운 가정폭력 문제까지 소재 군이 폭넓은 것도 바람직했고, ‘모자이크 동화’라는 정의를 스스로 내릴 만큼 실험적인 기법을 시도하는 과감성과 모험성도 고무적인 현상이었다.
「헬로키티 라면박스」는 밀입국한 외국인 노동자와 추방당한 조선족 노동자와 한국에서 남의 손에 크는 그들의 딸 그리고 짝퉁 키티 인형 사이의 조각 이야기 모음집이다. 이제는 예사로운 소재가 되어버린 이 이야깃감을 예사롭지 않은 기법으로 엮어낸 전략이 돋보인다. 한 조각, 한 조각의 이야기들도 모두 섬세하고 애처롭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모여 만드는 무늬가 선명치 않다. 장편 한 편 분량의 이야기를 거의 모두 현재형으로 일관하는 시제 구사도 작품의 윤곽을 흐리는 데 한몫한다. 서사의 줄기를 좀더 정리해서 도드라지게 배치했으면, 그리고 동화적인 마무리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태양의 나라에서 온 공주」는 아유타국 공주가 가락국 수로왕과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신화와 역사가 서로 얽혀 있는 수로왕 이야기에 걸맞게 이 작품은 소설과 동화를 얽으려는 시도를 하는 듯하다. 풍랑으로 위태로운 배의 묘사, 국제적 거래에 나서는 상인들의 풍속 등이 소설적이라면, 고난에 처한 어린 공주의 고난 극복, 성장기는 동화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요소와 더불어 스케일 크고 현란한 사건들이 읽는 재미를 주지만, 구조와 캐릭터와 문장 모든 면에서 성급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감이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공주의 시종일관 어른스럽고 능란한 처세술과 말투가 독자와 작품 사이에 거리를 만든다.
「멍든 하늘」은 아동 학대 문제를 진일보(?)시킨 작품이다. 아빠나 친구가 가하는 폭력에 이어 이제는 엄마까지 가세한다. 여자가 생겨 집을 나간 아빠가 가끔 들러 이혼을 요구할 때마다 엄마는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아이를 때린다. 우리 시선의 사각 지대에 놓인, 혹은 마지막까지 외면하고 싶은 병리 현상을 이 이야기는 진저리쳐질 정도로 끈질기고 끈적하게 묘사한다. 우울해지고, 화가 난다. 그러나 그뿐, 그 이상의 비전이라든가 어떤 통찰, 혹은 연민 같은 것들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의 아쉬움이다. 동화는 자극적인 고발 다큐멘터리 영상물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나머지 두 작품,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와 「기억을 가져온 아이」가 당선작 자리를 놓고 꼼꼼히 검토되었다. 단편 모음집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에 실린 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소재나 문체의 범위가 아주 다양했다. 이 지은이의 문학적 스펙트럼이 넓음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장점이기도 했지만, 작품 세계의 맥을 잡을 수 없다는 면에서 단점이기도 했다. 단군신화를 파격적으로 뒤집으면서 오늘날 인간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은 준엄하지만 구성은 영리하고 문장이 아름다운 수작이 있는가 하면, 그다지 눈이 머물지 않는 범작도 있어서 선뜻 뽑기가 망설여졌다.
결국 「기억을 가져온 아이」가 가려졌다. 우리 동화에 ‘기억’이라는 깊은 문제를 화두로 삼아 이만큼 성공적인 판타지로 형상화해낸 경우도 없을 거라는 중론이었다. 주요 판타지 세계의 역할이 그다지 뚜렷하지 않고 할아버지 실종의 원인과 경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남다른 깊이의 주제를 재미있고 개성적인 이야기에 담아 풀어낸 솜씨는 충분히 높이 살 만했다. 소심하지만 사려 깊고 따뜻한 차근이와 거침없이 활달한 기세로 차근이를 판타지 세계로 데려가는 다래, 두 캐릭터의 어울림도 조화롭다. 무엇보다 ‘기억의 호수’ 부분은 이 작품의 주제를 부각시키면서 독창적인 환상 코드를 만들어낸 명장면이다. 멋진 판타지를 당선작으로 뽑을 수 있어서 기쁘다. _김서정

예심평

예심위원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성향의 작품이든 한 편의 이야기로서 합당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을 것을 요구했다. 이후 작가 자신이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있게 성찰하고, 이를 어린이와 호흡할 수 있도록 풀어냈는가를 유의해서 살폈다.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문학으로 등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일은 즐거웠다. 그리고 현재의 동화 문학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갈 힘을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지 기대감에 들떴다. 그 결과 응모작 46편에서 다음 다섯 작품을 추려내었다.
「헬로키티 라면박스」는 인형을 매개로 하여 소외된 자들의 삶을 따뜻하게 조명한 작품이다. 치밀하고 세심한 구성이 돋보였다. 「멍든 하늘」은 엄마의 아동 학대를 다룬 작품이다. 엄마로부터 학대를 받는 아이의 괴로움을 ‘에어리염낭거미’ ‘가시고기’ 등의 적절한 비유를 동원해 상황을 잘 묘파했다. 그뿐 아니라 사실적이고 실감난 심리 묘사로 눈길을 끌었다. 「기억을 가져온 아이」는 노인 계층의 소외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사라진 할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판타지를 활용한 것이 강점이었다. 「태양의 나라에서 온 공주」는 가락국 수로왕의 부인이 인도에서 온 공주라는 설화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이다. 허 황후를 주인공으로 삼았기에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 옛이야기를 되새기게 했다는 점, 서사의 흡인력이 상당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우정빌라에 이사 왔다」에 담긴 단편들은 미래 사회, 설화 시대 등 작가의 시선이 폭넓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을 소재로 하든 이야기를 새롭게 다듬어낼 줄 알고,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 잃지 말아야 할 따스함을 담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비록 예심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경상도 토속어를 잘 구사하면서 입담 좋은 이야기꾼의 자질을 보여준 「매운 바위 아래로」, 발상과 상상력이 눈에 들어왔던 「학교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가해자였다가 피해자가 된 주인공을 통해 왕따 문제를 두루 조명하고자 했던 「깜짝 별에서 온 왕자님」, 한 지역의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위아래 마을 아이들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꽃댕이 마을 돌테미 산」도 다음을 기약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역사, 환경, 전쟁, 소수인의 삶, 아동 학대와 왕따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만날 수 있었다. 양식 면에서 볼 때도 아동 판타지나 아동 소설 어느 쪽으로도 편중되지 않았다. 이는 그만큼 다양한 경향의 작품들이 응모되었음을 알려준다고 하겠다. 이야기로 다듬어내는 손길에서도 상당한 능란함을 보였다. 전문 용어의 과감하고 효과적인 사용, 충실한 기초 조사와 이것을 이야기 속으로 매끈하게 끌어들이는 솜씨는 선자들을 미쁘게 했다. 동화가 읽을거리를 뛰어넘어 문학 작품으로 나가고 있는 이때, ‘마해송문학상’이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들이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우려도 감출 수 없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탄탄한 문장으로 쉬이 읽혔다. 그러나 동화를 한 편의 문학 작품으로서 다가서는 면모가 단단하게 여물었는가를 물었을 때, 전반적으로 글쓴이들의 동화문학에 대한 의식은 아직 흡족스럽지 못했다. 동화를 무엇을 가르치려는 수단으로 여기거나, 아이들의 삶과 동떨어진 채 글쓴이의 상상 속으로 시나브로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음 ‘마해송문학상’에서는, 문학에 대한 치열한 자의식 속에서 어린이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들을 더욱 빈번하게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김려령

수상자: 김려령

작품: 기억을 가져온 아이

수상 소감:

내 어머니가 우리 삼남매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경우,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꾸며진 이야기다. 그중, 유독 꾸며진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나다. 언니 오빠에 비해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수려하지도 못한 탓이었다. 이제는 덜 꾸며도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너 어쩌자고 동화를, 그런 건 학교 선생님들이 쓰는 거 아니냐?”

어머니 역시, 내가 전에 동화 앞에서 머뭇거렸을 때와 같은 심정인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뭔가를 가르쳐주는, 그런 장르의 문학인 줄로 안 것이다. 뭐 하나 빼어난 것 없는 막내가 동화를 썼다니 어머니의 어수선한 심정을 백 번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보여주는 문학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이해시키기까지 얼마나 고됐었나.

아이들은 아직 어른들보다 솔직하다. 빨간 사과를 초록색으로, 무지개 빛깔로 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다고 말한다. 어른처럼 남을 의식해서 얼렁뚱땅 ‘빨갛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이 각자의 솔직함이 종종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분명히 자신들 눈에는 그렇게 보였으니까. 아이들은 세상 역시 이 맹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옳고 그름, 기쁨과 슬픔, 잃은 것과 얻은 것의 기준이 어른의 그것과 다르다.

세상에 비정상적으로 적응이 잘 된 내 눈을, 아이의 눈으로 충분히 개안하지 못하고 「기억을 가져온 아이」를 썼다. 그러니까 나는 아이의 눈을 얻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 출발점에서 잘할 수 있을 거라며 토닥여주신 내 고마운 선생님들, 그런대로 방향 잃지 않고 가고 있다며 격려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 혼자 가는 길 쓸쓸하지 않도록 같이 가고 있는 내 동료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작가 소개:

김려령은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증조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것이 자양분이 되어 『기억을 가져온 아이』로 제3회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했고,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로 제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완득이』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마해송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