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미니 리뷰 선정작-7 “차가운 사탕들”

글쓴이_독자 ID 한모네 님
리뷰 작품_이영주 시집 『차가운 사탕들』

020_차가운(시448)_앞

 

화요일마다 가래떡이 나오니 사랑해달라는 떡집을 지날 때였다.
할머니와 손녀가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아이에게 등을 내주며 어부바, 어부바 하며 말을 붙이고 있었고 아이는 등에 업힐락 말락 하면서 까르르르 웃었다. 곱게 굽은 할머니의 등에 아이는 팔을 쫙 펴 둥글게 제 몸을 던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단순한 동작이 서너 번 이어지는 동안 걸음이 떠나질 못했고 아이의 웃음에 맞장구로 웃었다. 아이는 말랑한 제 가슴이 굽은 등뼈와 닿는 순간 가장 크게 웃었다. 시간이 간지러움을 태운 것일까. “생활은/이해 할 수 없는/깊고 따뜻한 구덩이.”라는 시인의 말이 떠올랐다. 처음 보는 문장이 이미 알고 있던 일처럼 친밀하게 들어와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데. 지금은 흔하디흔한 장면이 낯설게 지나고 있어 좀 놀랐다. 이 둘은 어쩌면 동일한 것이 아닐까. 집에 오면서 나는 저녁을 먹으려고 상 끝에 사탕을 뱉어둔 어린 눈이 되었다. 시와 닮은 풍경에 오래 눈을 맞추던 저녁이었다. 그렇게 이영주 시집 『차가운 사탕들』을 읽었다.


낯선 것이 친밀하게 느껴지고, 흔한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일. 『차가운 사탕』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아직 겪지 못한 분들은 어서 시집을 펼쳐보세요. 세상 달콤하고 새삼 시큼한 사탕이 아직 녹지 않고 거기에 있으니까요.
“상반기 결산 리뷰”가 이제 막바지에 다 왔습니다.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상반기에 나온 여러 책을 살펴보며 하반기에 나올 또 다른 책들을 가늠해봅니다. 어디선가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그 소리가 정겹고 반갑습니다.

이영주 지음
카테고리 문학과지성 시인선 | 출간일 2014년 3월 31일
사양 변형판 128x205 · 148쪽 | 가격 8,000원 | ISBN 9788932026169

이영주 시인

이영주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0년 『문학동네』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108번째 사내』 『언니에게』가 있다. 현재 ‘불편’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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