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편지] 파리에서의 일주일 – 소설가 윤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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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온 지 일주일째.
도심 구석구석을 헤매다 소르본 대학 근처에 도착했다. 6월의 파리는 밤 11시가 되어야 날이 어두워진다. 며칠 전엔 대학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며 축구를 봤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지만 그들은 서로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소르본 대학 주변에는 카페와 분수대, 헌책방이 있었다. 길을 걷다보면 책방 앞에서 로맹가리나 까뮈, 샤르트르의 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엊그제 까뮈의 책을 한 권 구입했다. 불어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방인』을 사고 싶었다.
며칠 전엔 사르트르와 베케트, 보들레르가 잠들어 있는 몽파르나스 무덤에 다녀왔다. 한낮의 묘지는 적막했고 사람이 별로 없었다. 어렵게 샤르트르 무덤을 찾았을 때 묘지엔 사람들이 놓고 간 꽃과 지하철 티켓이 보였다. 그러나 베케트의 무덤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마저 베케트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파리 북역에서 기차를 타고 런던에 다녀왔다. 밤에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일정이라 몹시 고단했다. 다시 파리로 돌아오니 마음이 편안했다.
파리에 머무는 동안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세느강 주변과 도심 구석구석을.
아름다웠다.

01_소르본대학

소르본 대학

03_몽파르나스묘지

몽파르나스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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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은 뒤 뤽상부르 공원을 찾았다.
며칠 전에 잠시 들렀는데 한 번 더 와보고 싶었다.
공원엔 산책을 하러 나온 연인들과 벤치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소르본 대학 근처에서 뤽상부르 공원까지는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었다. 공원에 도착한 뒤 나 역시 사람들을 따라 의자에 누워 한참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방해되는 건 없었다.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이었다.
해질녘엔 차가운 맥주 한 캔을 들고 센 강 근처로 걸어가려 한다.

02_뤽상부르

뤽상부르 공원

 

04_파리야경

파리의 야경

윤보인 지음
카테고리 장편소설 | 출간일 2014년 6월 13일
사양 변형판 129x188 · 277쪽 | 가격 12,000원 | ISBN 9788932026299

윤보인 소설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7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뱀」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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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ddle
    2014.07.04 오후 2:13

    야경 하늘 사진 정말 멋지네요. 색이 정말 예쁩니다!

  2. 뭉게
    2014.07.02 오후 3:39

    참 아름답네요! 몽파르나스 묘지, 뤽상부르 공원… 기억이 새록새록 🙂 이래서 파리병 걸리나 봐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