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복화술―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동시대 작가가 새의 언어를 전달하는 강력한 시집”
-뉴디렉션 퍼블리싱 책 소개 카피
2019년에 출간된 김혜순 시인의 열세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의 영문판 시집이 2023년 5월 2일, 미국 뉴디렉션 퍼블리싱에서 출간된다. 1936년 설립되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문학, 학술 분야의 책을 출간하고 있는 뉴디렉션 퍼블리싱은 2018년,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 2016) 영문판을 출간한 출판사이기도 하다.
이번 『날개 환상통』의 번역도 바로 이 『죽음의 자서전』을 번역한 최돈미 번역가가 맡았다. 최돈미 번역가는 2020년에 시집 『DMZ 콜로니』로 전미도서상을, 2021년에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두번째로 맥아더 펠로우십을 수상하며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기도 하다. 김혜순 시인은 최돈미 번역가를 “나의 시뿐 아니라, 시간과 역사를 번역하는 사람”이라 말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오랜 시간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이기에, 김혜순 시인의 시를 영어로 옮기는 일에 있어서 최돈미 번역가를 대체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돈미 번역가는 2011년 『전 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에 이어 2019년 『죽음의 자서전』까지 김혜순 시인의 시집 번역으로 2회에 걸쳐 루시엔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죽음의 자서전』은 영어로 번역된 시집에 수여되는 영미권 최고의 상이라 할 수 있는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을 2019년 한국 시집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날개 환상통』은 김혜순 시인의 등단 40주년이 되던 2019년에 문학과지성 시인선 527권으로 출간되었다. 『죽음의 자서전』 이후 3년 만에 펴낸 이 열세번째 시집으로 김혜순은 또다시 독창적인 하나의 시 세계를 이루어냈다.
5부로 나뉘어 총 72편의 시가 실린 이 시집에서 김혜순은 “시가 나를 ‘새하게’ 했다”고 밝힌다. ‘새’의 위치가 주어도 목적어도 될 수 없거나 혹은 둘 다 될 수 있는 이 모호함이 이 문장을 시적인 것으로 만든다. 주어와 목적어, 주체와 객체 사이의 저 완강한 문법적인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김혜순만의 언어가 또 한 번 탄생한 것이다. 주체와 대상 혹은 인간과 동물의 위계를 지워버리는 이 강력하고 매혹적인 수행문은 이 시집을 관통하는 동력 장치이다.
김혜순은 새의 실체를 재현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는 이 시집을 새가 태어나는 리듬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삼는다.
김혜순의 시적 상상력이 작별의 자리에서 ‘새하기’를 통해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물고, 젠더와 상징질서의 구획을 돌파해가는 이 시집에는 “늘 순환하는. 그러나 같은 도형은 절대 그리지 않는” 김혜순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겨 있다.
2021년 스웨덴 시카다상, 2022년 삼성 호암예술상 등 명망 있는 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온 김혜순 시인은 2023년 6월부터 베를린 시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폴란드, 스톡홀름을 거쳐 가을 미국 동부 뉴욕과 보스턴 을 중심으로 순회 낭독회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 김혜순 공식 사이트 김혜순 | Kim Hyesoon (poetkimhyes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