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 「눈길」 이어쓰기 공모전 당선자 발표

2020년도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사단법인 이청준 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이청준 문학의 미래와 장흥의 상상력> 사업에서 이청준 선생의 「눈길」 이어쓰기 공모전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번 공모전에는 약 50여 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본심 심사는 소설가이자 전 동국대 국문 문예창작과 교수인 이원규 선생과 전 독협대 교수를 역임하신 심원섭 선생이 맡아주셨습니다. 공모전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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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 한현옥

최우수상 : 윤여미, 서서진

우수상 : 박경남, 최시원, 엄승은

수상자분들에게는 사단법인 이청준 기념사업회에서 준비한 상장 및 소정의 상금과 부상이 수여될 예정이며, 코로나19 국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에 맞게 별도의 시상식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단법인 이청준 기념사업회 배상


심사평

서사와 정조 이어가기

이 원 규 / 소설가. 전 동국대 국문 문예창작과 교수

저명한 소설 이어쓰기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과정이다. 이청준 선생의 「눈길」은 귀향 모티브 소설로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다. 그러나 노인(어머니)과 아내를 화자로 내세운 시점 변용의 형식미학과 시대상 간격 때문에 이어쓰기는 쉽지 않다.
이번 응모작들은 문체 감성, 서사를 끌고 가는 힘 등 상당한 소설수련의 흔적들이 엿보였다. 문제는 원작과 이어 쓴 부분을 붙여서 읽을 때 독자가 깜빡 속아주겠는가, 얼마나 비슷한 분위기로 상상력을 발동하였는가였다,
최우수상 서서진 씨 글은 노인이 옛날 장남인 형을 편애함, 손주들을 걱정해 집수리를 하려 했음 등 사사의 확장이 무리없이 전개되었다. 윤여미 씨 글은 아침에 돌아온 조카들에게 어릴 적 내 모습을 투영하는 상황, 형수가 노인이 비축한 지붕개량 자금을 내놓은 것, 돌아가신 것, ‘나’가 무덤앞에서 오열하기 등의 서사의 확장이 전개되었다.
장원 한현옥 씨 글은 아침에 노인이 그 옛날 그 집의 된장국을 다시 끓여줌, 옷궤를 만지다가 내가 손을 다친 일, 끝내 집수리를 해드리지 못한 채 별세하신 것 등 서사가 원작에 이어 매끈하게 이뤄지고 전체적 정조(情調) 또한 그대로 계승되었다. 정진을 바란다.


심 사 평

심원섭(전 독쿄대 교수)

작품의 이어쓰기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원작의 결말부에 이어쓰기가 가능한 ‘개방적 공간’이 존재해야 한다. 두 번째, 이어쓰기 작자는 원작자의 사상과 인생 스타일, 원작품의 주제와 형상화 방법,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역사 문화적 공간을 자기 것으로 충분히 체화한 뒤에 그것을 잘 계승하면서 작품을 보완해 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훌륭한 이어쓰기 작가는, 고예술 복원가와 같은 정밀한 감식안과 복원 능력, 원작의 빈 공간을 창조적으로 채워넣는 창작가로서의 능력,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의 충족 여부를 기준으로 응모작들을 심사하였다.
한현옥 씨의 작품은 문장력과 묘사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작가의 라이프 스타일, 원작의 주제와 형상화 방법을 보전, 발전시키는 면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결말부 처리 역시도 가장 자연스러웠다.
서서진 씨의 작품 역시도 수준급의 문장력을 갖추고 있으며, 캐릭터의 구성이나 방언 구사력이 뛰어났다. 주인공의 윤리적 갈등의 해소나 플롯의 구성력도 자연스러웠다. 마지막 부분에 작자가 단정적 어투로 개입한 내용이 옥의 티였다.
윤여미 씨의 작품은 주인공의 윤리적 갈등을 서서히 해소시켜가면서 자연스러운 결말로 유도해 간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디테일 묘사가 많이 부족했던 점, 재검토 바란다.
박경남 씨의 작품은 이청준의 플롯 성향, 인물의 캐릭터들을 풍성하게 계승, 발전시킨 점이 인상적이었다. 모친의 어조가 급변한 점, 방언 구사가 약한 점이 유감이었다.
최시원 씨의 작품도 문장력이 돋보였다. 인물의 캐릭터와 원작의 흐름 역시도 잘 이어받은 수작이었으나 모친 사망, 신앙 모티브의 설정이 통일성 확보에 마이너스로 작용한 감이 있다.
엄승은 씨의 작품은 원작의 흐름을 대담하게 바꿔 새로운 플롯에로 확대 발전시켜 나간 시도를 살 만했다. 그 과정에서 내면 심리 독백 스타일이 약화된 점, 플롯이 산만해진 점 등은 차후 검토를 바란다.


당선 소감문

한현옥 / 대상 수상자

시간 날 때 짬짬이 쓴 글이 뜻하지 않게 큰 상을 받게 되어 기쁘면서도 한 편으론 어안이 벙벙합니다.
한평생 애증의 관계이던 어머니의 사랑을 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결국 주인공 스스로 어머니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힘들었던 시절의 기억이 주인공에게는 나을 수 있는 아픔이지만, 노인에게는 자식에게 제 도리를 하지 못했단 죄책감에 평생의 마음의 짐이었을 거라 생각했고, 그것을 옷궤로 인한 상처로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도 운이 좋아 대상까지 받게 된 것 같고, 이 기회를 계기로 앞으로도 더 발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공모전 추천해 주신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청준 지음
카테고리 이청준 전집 | 출간일 2012년 12월 7일
사양 변형판 140x210 · 421쪽 | 가격 12,000원 | ISBN 9788932020938

이청준 소설가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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