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혜영 작가, 2017 셜리 잭슨상 수상

 

편혜영의 장편소설 『홀』(문학과지성사, 2016)이 2017년 셜리 잭슨상을 수상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이며, 역대 수상작으로는 2015년 스티븐 킹의 『악몽을 파는 가게』, 2016년 에마 클라인의 『더 걸스』 등이 있다. 셜리 잭슨상은 미국의 유명 미스터리 작가 셜리 잭슨의 문학적 성취를 이어가기 위해 2007년 설립되었으며, 후보작은 심리 서스펜스, 다크 판타지, 호러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총 6개 부문(장편, 중편, 중단편, 단편, 단편집, 앤솔러지) 중 『홀』은 장편novel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셜리 잭슨은 한국에 『제비뽑기』 『힐 하우스의 유령』의 저자로 알려져 있으며, 20세기를 대표하는 고딕 미스터리의 대가로서 그녀의 작품은 이후 장르를 막론하고 많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왔다. ‘공포의 제왕’이라 불리며 미국 스릴러소설로 유명한 스티븐 킹은 『힐 하우스의 유령』을 지난 백 년간 등장한 초자연적 소설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꼽았으며,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샤이닝』이라는 걸작을 탄생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편혜영의 『홀』은 작가의 네번째 장편소설로서, 단편 「식물 애호」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이후 장편으로 개작하며 완성되었다. 특히 「식물 애호」는 2017년 『홀』의 미국 출간 직전, 잡지 『뉴요커The New Yorker』에 게재되어 현지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홀』에서 작가는 느닷없는 교통사고와 아내의 죽음으로 완전히 달라진 오기의 삶을 큰 줄기로 삼으면서, 장면 사이사이에 내면 심리의 층을 정밀하게 쌓아 올렸다. 또한 모호한 관계의 갈등을 치밀하게 엮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냈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벌어지는 일들과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들이 교차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인간에 대한 적나라한 일면이 서로 단단히 연결된 문장들로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편혜영의 특기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작품이다.

5 + 9 =